잠시 혼자 있겠습니다 - 복잡한 세상, 나를 지키는 자유의 심리학
마이클 해리스 지음, 김병화 옮김 / 어크로스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118
: -)
제일 처음 생긴 이모티콘은 콜론, 하이픈, 괄호 한쪽으로 만들어진 미소 짓는 표정이었다. 다양한 도형적 선택지가 있는 지금과 비교하면 동굴벽화 같은 수준이다. 하지만 그 최초의 작은 미소 얼굴은 1982년에 처음 제안되었을 때는 언어적 혁명이었다.
컴퓨터과학자 스콧 팔먼은 인터넷 메시지의 기판에 잘못된 소통으로 인해 구멍이 숭숭 나 있음을 발견했다. 사람들이 문자를 보낼 때 아이러니와 비꼬기는 의도대로 전달되기 힘든데, 이로 인해 불필요한 감정적 상처가 생긴다. 거의 모든 사용자는 실제 얼굴 표정과 음성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량을 과소평가했던 것 같다. 그래서 호감 가는 곰 같은 인상의 팔먼은 해결책을 제안했다. 메시지 끝에다 스마일 이모티콘을 달면 당신이 호의적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그 뒤로 등장한 밝은 느낌의 이모티콘들은 문학적 표현의 인조잔디 같은 것이지만, 반짝이기만 할 뿐 공격 능력은 없으며 다른 결점도 없다. 우리는 그것들에게 매달린다. 왜냐하면 자신들의 목소리 때문에 말썽이 생길까 봐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우리식으로 말해보자면 인터넷이 그 목소리를 비틀고 잘못 소개할까 봐 겁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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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성질로서, "기술적 수단에 의해 복제될 수 있는" 것일 때는 사라져버린다. 오래된 편지가 그 사람의 성품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그 축적적인 아우라 때문이다. 편지에 대한 아주 초기의 주석자이면서 별로 유명하지 않은 데메트리우스라는 아테네인도 "편지를 쓸 때는 누구나 자기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진다."라고 지적했다. 스냅챗에 그런 것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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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쓰는 것은 다른 사람을 가상으로 앞에 불러놓고 내 생각 속에서 홀로 있는 것이다. 내게는 상상 속 동반자가 있다. 나는 빈 방을 차지하고 있다. 나 혼자서 침묵 속으로 녹아들어간다."(평론가 비비안 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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