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폭력 - 영혼을 파괴하는 폭력에 맞서는 법
퍼트리샤 에반스 지음, 이강혜 옮김 / 북바이북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41
언어폭력은 그 타고난 특성상 피해자의 현실 인식력을 손상시키고, 그들의 경험을 별 것 아닌 것으로 축소한다. 인터뷰에 응한 여성 중 자신이 겪고 있는 일이 언어폭력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사람은 거의 없었고, 따라서 자신이 피해자라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들은 그저 뭔가 잘못됐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131
언어폭력이란 심리적 폭력의 일부로서, 타인을 공격하거나 타인에게 상처주는 말, 상대에게 틀린 것을 믿게 하는 말, 또는 상대방을 사실과 다르게 묘사하는 모든 말을 아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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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을 가장한 언어폭력은 인터뷰에 응한 모든 여성이 빠짐없이 경험한 언어폭력의 유형이다. 모욕적인 언사를 내뱉든, 재치와 품위로 감추든 농담을 가장하여 배우자를 깎아내리는 방법을 생각해내려면 머리회전이 빨라야 한다. 이러한 종류의 학대는 농담과 달리 즐거움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파트너에게 깊은 상처를 주고, 그녀의 가장 아픈 부분을 건드리며, 가해자만이 승리에 도취된 표정을 짓는다. 농담을 가장한 언어폭력은 다른 사람의 눈에도 전혀 재미있어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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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 못하는 것은 나쁘다. 그러나 알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은 더 나쁘다.(나이지리아 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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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관계 안에서 존중받고 안전하다고 느껴야 한다. 두 사람 사이에 존중과 선의가 있다면 다른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착수할 수 있다. 그러나 통제력에 대한 가해자의 숨은 욕구와 언어폭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관계는 발전할 수 없다. 반대로 언어폭력이 사라지면 서로 간의 희망과 두려움, 바라는 것, 필요한 것, 기대하는 것 등에 대해 터놓고 의논하려는 마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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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폭력이 피해자의 경계선을 침해한 두 번째 경우를 보자. 상대방이 당신에게 욕을 하거나 비하하는 명칭으로 부를 경우, 당신은 경계선을 침해당한 것이다. 당신은 가해자의 입장에서 본 대로 정의된다. 스스로 만들고 정의한 경계선, 즉 당신의 개성이 존재하지 않는 양 취급된다. 이것은 명백한 폭력이다.

257
가해자가 자신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으며 당신이 모두 지어낸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우, 그가 한 말 때문에 기분이 나쁘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려야 할까? 핵심은 이것이다. 이미 다 지나간 다음에 "그때..."라면서 말을 꺼내지 말고, 그가 불쾌한 말을 했을 때 즉시 "그만해"라고 딱 잘라 말한다.

258
언어폭력으로 인해 상처나 고통, 혼란을 느낀다면 가해자를 이해하려고 하거나 그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었는지 생각하느라 시간을 쓰지 마라. 불쾌함을 느꼈다면, 그런 행동을 멈추기를 바라는 당신의 마음을 확실하게 알리는 방향으로 대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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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의 부인은 이상적인 자기 이미지와 폭력적으로 행동하려는 충동이 충돌하면서 발생한다. 이러한 현실 부정은 이상적인 자기 이미지가 깨져 정체성이 위기에 직면하는 것을 피하기 위한 방어 기제다. 자신이 한 행동을 인정한다면 정체성이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언어폭력 가해자들은 상대방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는다.
"긴정한 강자는 약점을 인정할 줄 안다.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실수를 인정한다. 자신이 약하고 열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만이 약점과 실수를 인정하지 못한다."

403
피해 당사자가 폭력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피해자를 보호해야 하는 사람들이 언어폭력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큰 문제다. 실제로 언어폭력의 은밀하고도 교묘한 특성을 알지 못하는 일부 치료사로 인해 두 번 상처받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경찰이나 사법 관계자도 예외는 아니다. 가해자의 ‘가면’ 속 모습을 알아차리지 못해 경찰이나 사법 관계자가 폭력을 단순한 ‘사랑싸움’이나 ‘집안싸움’으로 규정하고 피해자를 다시 위험 속으로 몰아넣은 경우도 있었다.(역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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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을 알아차려야 할 때는 물론 그것이 발생한 그 순간입니다. 그러나 은밀한 학대는 사람의 분별력을 극도로 흐려놓을 수 있습니다. 상대가 당신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고서 농담이었다고 주장한다면, 당신은 학대자와 만나고 있는 것입니다. 상대가 당신의 감정에 귀 기울이려 하지 않거나 당신을 하찮은 사람처럼 대한다면 당신은 학대자와 만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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