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옛이야기 백가지 1
이우정 그림, 서정오 글 / 현암사 / 199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야기 듣기를 좋아하는 큰 애는 잠 들기 전에 또, 멀리 가는 차 안에서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라댄다.  아는 얘기 다 동원하고, 이렇게 저렇게 지어서도 해주지만 밑천이 딸려 도서관을 뒤져 찾아낸 책이다.

 내가 읽어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있어 아예 구입해 머리맡에 두고 하나씩 들려준다. 1권에 백가지 이야기가 있고 2권에는 새로 추가된 이야기가 60가지가 있어 마음이 든든하기까지 하다.

글도 '이랬거든', '그랬는데' 하는 이야기체로 되어 있어 내가 미쳐 소화하지 못한 이야기는 슬쩍 컨닝해가며 읽어주기에도 좋다. 다양한 주제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많아 아이도 듣고 나면 꼭 "재밌다"하며 그 내용을 되새기며 잠이 든다. 한 번은 무심한 엄마가 자기전에 구미호가 나오는 이야기를 해주어 아이가 무서워 잠을 못이룬 적도 있었지만...

아이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것은 책을 읽어주는 것과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이 책을 쓴 서정오 님의 '옛 이야기 들려주기'란 책을 읽고 나도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의 중요성을 많이 알게 되었고 내친김에 한 권 더 구입해 아이 유치원 선생님께도 선물하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1995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그저 책을 읽는 내가 이런데 실제로 겪고 그것을 다시금 떠올리며 글을 쓴 작가는 어떠했을까. 그리고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또 부모님들은...지나고 보니 아름다웠다? 견딜만 했다? 그렇진 않았나보다. 아직까지도 그 '지겨운' 이념 논쟁이 그치질 않는걸 보면.

초등학교시절 배운 기념일 노래중 가장 기억에 남는건 '아 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로 시작하는 6.25기념 노래이다. 비장미가 넘치는 곡조와 처절(?)한 가사가 웬지 멋있게 느껴지고 마음이 울렁거리게 했었다.   

내가 아는 6.25는 그것 뿐이었다. 할머니나 부모님도 특별히 전쟁을 겪은 일을 생생하게 이야기해 준 기억도 없었고 ...생각해보니 어릴때 안타까운 마음으로 읽은 '전쟁과 소년'이란 책이 있긴 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며 6.25와 휴전 이후의 상황을 생생하게 읽었다. 이 땅에서 정말 이런 일이 있었었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전쟁이란게 이런 거구나. 당시 최고의 지성인이라 할 수 있는 '서울대학생'이 먹고 살기 위해 이 집 저 집, 빈 집을 따고 들어갈 수 밖에 없는 것, 폭격에 맞아서가 아니라 어느 편에 손을 흔들어주었느냐에 따라 목숨이 왔다갔다 할 수 도 있는 것. 그리고 우리의 구원자 미군에게서 느끼는 동경과 굴욕감.

작가의 감수성이 예민할 때 겪은 일이어서인지 사건 하나하나가 섬세하게 마음에 와 닿았고 이 땅의 역사에 대한 나의 무지가 부끄럽게 느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기에 사는 즐거움 - 시인으로 농부로 구도자로 섬 생활 25년
야마오 산세이 지음, 이반 옮김 / 도솔 / 2002년 5월
평점 :
품절


오랫만에 리뷰를 쓴다. 이 책을 읽으며 계속 내 마음속에서 뭐라고 뭐라고 말을 한다.

처음엔 그저 니어링 부부와 비슷한 사람이네. 이렇게 여유롭게 자연을 즐기며 살면 좋겠다. 나도 한 번...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제비꽃을 보며, 나무에 올라가 매실을 따며, 땔감으로 목욕물을 데우며, 때론 뱀장어를 손질하며 또, 마을 사람들과 함께 떡을 치며..  저자는 정말 즐거움을 느끼며 썼구나 하는 것이 와 닿았다.

하지만 곧 드는 생각은 이것이 저자의 일상이라는 것이다. 그가 즐거움을 느끼는 건 특별히 자연 경관이 아름다운 곳이어서가 아니고, 때묻지 않은 사람들과 살아서도 아닐 것이다. 사슴이 와서 밭을 망쳐놓고, 태풍으로 문짝이 날아가기도 하고, 원숭이들이 뛰어 지붕이 망가져 집에 비가 새기도 한다. 내가 거기에 산다면 어떨까? 과연 이런 글이 나올 수 있을까? 얼마 버티지 못하고 뛰쳐나왔을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의 제목이 여기에 사는 즐거움이다. 일상에서 벗어난 즐거움도 아니고 자연 속에서 느끼는즐거움도 아닌 그냥 '여기'에 사는 즐거움. 물론 저자가 추구하는 가치에 나도 전적으로 동감이다. 하지만 내가 당장 섬으로 들어가 그처럼 살 수도 없는게 (왜 없을까...) 현실이다. 

그렇다면 나도 여기에 사는 즐거움을 적극적으로 찾고 누려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 삶을 불평속에 흘려 보내지 말고, 즐거움을 붙잡고 살아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
무하마드 유누스 외 지음, 정재곤 옮김 / 세상사람들의책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가난한 사람에게 담보없이 소액융자를 해주는 그라민 은행의 설립자인 무하마드 유누스 총재의 자서전이다. 그는 섣부른 동정이나 적선은 오히려 가난한 사람의 존엄성을 해치는 것이지만, 소액 융자는 그들이 희망과 꿈을 가지고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돕는 것이라 하였다

방글라데시의 한 대학 경제학과 교수였던 그는, 글을 모르고 더구나 담보도 없어 은행에는 가까이 갈 수도, 대출을 받을 수도 없이 고리대금에 묶인 사람들을 보며 안타까워 하다 은행을 설립하기에 이르렀고, 그가 설립한 그라민 은행의 소액 융자 프로그램은 이제 전 세계에 도입되어 빈곤 퇴치에 큰 몫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신나는 조합'이라는 이름으로 도입되었다고 한다)

이 책을 처음 읽을 때는 과연 융자를 받은 사람이 돈을 제대로 갚기나 할까 하는 의구심이 생겼었다. 하지만 그라민 은행의 대출 상환율은 98%에 이른다고 한다.그가 말했던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일반적인 편견을 나도 갖고 있었다...

그는 융자의 대부분을 여성에게 해주었는데 그 이유는 집안에 식량이 떨어지면 제일 먼저 굶는 것이 여성이며, 남성은 돈이 생기면 자신을 위해 쓰지만, 여성은 자녀를 교육시키고 집안을 돌본다는 이유에서였다. 초기에는 돈이 필요없다며 기피하는 마을 여성들을 설득해가며 융자를 받아 자신의 소규모 사업을 (주로 가내 수공업)을 시작하도록 도왔다.

 여성들이 경제력이 생기면 남편을 무시하여 사회질서가 어지럽혀진다하여 이슬람의 지도자들까지 나서 반대를 하고 심지어 융자 받은 사람을 기독교로 개종시킨다는 소문까지 퍼뜨렸다고하는데 그런 모습들 속에서  이슬람 여성들의 삶이 얼마나 종교적 계율에 의해 억압되고 있는지도 사실적으로 볼 수 있었다. 

그라민 은행의 또 다른 특징은 5명을 한 그릅으로 하여 대출을 해주어 서로 상환을 하는데 협력하고 격려하도록 한 점이며 상환을 매일 조금씩 나누어 하도록 한 점이다.  어떻게 이런 은행을 생각하게 되었느냐는 누군가의 질문에 그는 일반 은행이 하는 방법의 반대로만 했다고 대답하였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의 자립을 위해 그토록 창의적인 생각을 해낸다는 것조차도 놀랍기까지 했다.

어느 책에서 "지구상에 굶어 죽는 사람이 있는 것은 인구가 많아서도 아니고, 식량이 부족해서도 아니며 한 사람의 이기주의자가 있기 때문이다"라는 글을 본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이 땅에서 가난을 몰아내고자 하는 꿈을 지닌 한 사람이 일궈낸 갚진 성과를 읽을 수 있어 감동적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헬렌 니어링 지음, 이석태 옮김 / 보리 / 199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대로 살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머지않아 당신은 당신이 사는 대로 생각할 것입니다."

나에게 소름을 돋게 했던 이 말은 헬렌 니어링이, 스콧 니어링이 어떤 사람인지 표현하기 위해, 책 속에서 폴 발레리라는 사람의 글을 인용하여 쓴 구절이다.

"덜 갖고 더 많이 존재하라"는 명제를 따르며 스콧 니어링과 동반자로 살아온 헬렌 니어링이 그를 떠나 보내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쓴 이 책에서는 평화주의자, 채식주의자 사회주의자로 살아온 스콧 니어링의 생각과 삶을 엿볼 수 있다.

물론 그의 사상에 모든 사람이 공감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세상에 휩쓸리지 않고 사방이 막힌 것 같은 순간에도 정말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원칙을 지키며 살아간 그 모습에 고개가 숙여지게 된다.

내 속에서는 정말 많은 생각들이 스치고, 결심들도 세워졌다 흩어지고를 반복하고 있다. 그러면서 내 생활은 그냥 흘러가고 있고. 정말 이러다 뒤바뀌는게 아닌가...자신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놓지않고 이루며 사는 것 (하긴 어떤 때는 뭐가 중요한지조차 헷갈리기도 한다)이 정말 어려운 일인가, 망설이지 말고 그냥 살면 되는데...

그의 100세 생일날 누군가 "스콧 니어링이 백년동안 살아서 이 세상이 더 좋은 곳이 되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나는 어떻게 살것인가...그리고 내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