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사는 즐거움 - 시인으로 농부로 구도자로 섬 생활 25년
야마오 산세이 지음, 이반 옮김 / 도솔 / 2002년 5월
평점 :
품절


오랫만에 리뷰를 쓴다. 이 책을 읽으며 계속 내 마음속에서 뭐라고 뭐라고 말을 한다.

처음엔 그저 니어링 부부와 비슷한 사람이네. 이렇게 여유롭게 자연을 즐기며 살면 좋겠다. 나도 한 번...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제비꽃을 보며, 나무에 올라가 매실을 따며, 땔감으로 목욕물을 데우며, 때론 뱀장어를 손질하며 또, 마을 사람들과 함께 떡을 치며..  저자는 정말 즐거움을 느끼며 썼구나 하는 것이 와 닿았다.

하지만 곧 드는 생각은 이것이 저자의 일상이라는 것이다. 그가 즐거움을 느끼는 건 특별히 자연 경관이 아름다운 곳이어서가 아니고, 때묻지 않은 사람들과 살아서도 아닐 것이다. 사슴이 와서 밭을 망쳐놓고, 태풍으로 문짝이 날아가기도 하고, 원숭이들이 뛰어 지붕이 망가져 집에 비가 새기도 한다. 내가 거기에 산다면 어떨까? 과연 이런 글이 나올 수 있을까? 얼마 버티지 못하고 뛰쳐나왔을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의 제목이 여기에 사는 즐거움이다. 일상에서 벗어난 즐거움도 아니고 자연 속에서 느끼는즐거움도 아닌 그냥 '여기'에 사는 즐거움. 물론 저자가 추구하는 가치에 나도 전적으로 동감이다. 하지만 내가 당장 섬으로 들어가 그처럼 살 수도 없는게 (왜 없을까...) 현실이다. 

그렇다면 나도 여기에 사는 즐거움을 적극적으로 찾고 누려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 삶을 불평속에 흘려 보내지 말고, 즐거움을 붙잡고 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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