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4
알랭 로브그리예 지음, 박이문·박희원 옮김 / 민음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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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권유도 3

 

모르겠다.

나만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단순하게 살아온 사람들이라면 아마도 작품을 열면 하고

숨이 막혀옴을 느낄 것이다.             

그래서 난 작품을 세 번씩 읽었는데 아직도 작품 전체적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여러 수치적

표현이 나를 아주 힘들게 하는 과정에서도 어떻게든 작품의 본질과 작가가 의도하고 있는 주제를

파악해 보려 노력에 노력을 기우리기 위해 집중하였으나 작품에서 언급되고 있는 제반 생활

주변의 표현 내용은 작품을 덮는 그 순간까지 장벽아닌 장벽으로 존재하였고 나를 작품에

기가 질리게 하는 역할을 하고 말았다

쉽게 이야기해 머리 나쁜 놈인 나를 헷 갈리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어찌되었던 간에 나름 그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작품 해설을 접하는 순간 작품내내 나를

괴롭혔던 모든 것들은 이내 아무 의미도 없는 그냥 어느 의처증많은 치밀한 놈이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 모습을 아주 세밀히 표현한 단순한 묘사였다는 것을 알고는 전신에 힘이 빠지고 말았다. 짜증나는 순간이었다.

 

작품을 덮고 맥이 빠진 상태에서 곰곰이 생각하다 우리 방송에서 공전의 히트(?)를 쳤던 질투

라는 드라마가 생각났다. 작품 내용보다는 노래가사가 말이다.

 

넌 대체 누굴보고 있는 거야

내가 지금 여기 눈 앞에 서 있는데

날 너무 기다리게 만들지마

웃고 있을거라 생각하지마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아

그저 사랑의 눈빛이 필요할 뿐야

나의 마음 전하려 해도

너의 눈동자는 다른 말을 하고 있잖아

서로를 잘 안다고 느꼈었지

그래서 사랑이라 생각했어

너무 멀지 않은 곳에 있어줘

언젠가 너는 내게 말할거야 사랑한다고

 

 

사람이 살면서 질투를 느껴보지 못한 사람이 있을까?

누구든 살아온 순간을 돌아보면 질투의 시간이 조금씩은 다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것은 몰라도 작품처럼 같이 살고 있는 마누라한테 질투를 느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을 깊이 해 보는 시간이었다. 마누라에게 질투를 느끼는 그 순간 개인의 삶은

피폐해 질 것이다. 왜 그러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이 작품을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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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일까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공경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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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권유도 7

 

작품으로부터 받은 느낌을 한 마디로 요약하라고 한다면 우리들의 국보급 가수 이승철의 노래

'사랑 참 어렵다'라는 노래 가사만도 못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이런 작품에 우리의 젊은이들이, 독자들이 열광을 했다고 하니......참으로 서글픈 생각이 심하게

들었다. 그 이유는 작가의 년보를 보니 그닥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주장하기엔 그리 많지 않은

연배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런 사람이 집필한 내용에 우리의 지성인들이 열광을 하였다고 하니 책을 읽고 열광한 우리의

독자들이 한 편으로는 딱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불쌍하기도 하다. 아니 안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본 작품에 웬지 마음이 끌리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사랑]이라는 고귀하고도 아름다운 것을 저자의 짧은 지식과 얼치기같은 성찰에 근거한 분석으로

인해 가뜩이나 결혼보다는 자신의 삶에 집중하려는 젊은이들과 결혼 적령기의 남녀들에게 또

다른 쓸데없는 관점을 던져 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노파심이 생길 뿐이다.

분명한 것은 작품에서 언급되고 있는 남녀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부분적으로는 적용이 가능할지는 몰라도 전체적인 내용이 어떤 규범으로 작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 본다.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작품 중간에 우리의 정서적인 시각으로 보았을 때 정말 말도

안 되는 내용이 마치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작가가 작품에서 주장하는 대목을 살펴 보면(176~177) 아주 아주 이상하다.

- 나는 이 대목을 심도 있게 이해해야 하고 잘 분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혼에 실패하거나

사랑에 속은 여자들의 가장 큰 맹점을 너무도 리얼하게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

애인 사이인 '앨리스''에릭'이 동문서답하는 상황에 대한 설명을 보면

[[한 눈을 파는 에릭(남친)을 보면서, 앨리스(여친)는 머리에 더 수준 높은 일을 담고 있는 사람과

같이 있다는 특권을 되새겼다. 그 남자는 한 눈을 팔았다. 그녀보다 더 중요하고 훌륭한 일을

다루는 남자라면 틀림없이 사랑할 가치가 있는 사람이었다. 이것은 사랑의 직각을 보여 주는

전형적인 경우였다. 사랑의 직각은 다른 일이나 사람에게 관심을 두는 사람에게 헌신하는 태도를

설명해 준다]]

  

사랑하는 남녀가 있다. 서로 이야기하다 갑자기 상대편이 자기의 질문과는 영 동 떨어진 답을

한다. 다시 말해 질문하는 여인에 관심이 별로 없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모습을

본 여자 친구는 자신의 질문에 엉뚱한 답을 하는 남자 친구를 바라보면서, 내 이야기 보다 더

가치있는 일을 하느라 나의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증거라고 안위하는 내용이 맞는

해석이라 당신은 생각하는가?

 

우리의 청춘남녀 사이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난리가 나도 한 참 났을 것이다.

전체적인 작품의 내용이 전부 이런 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사랑이라는 고귀한 명제를 어디서

주워들었는지는 몰라도 자기가 살아오면서 주워들었음 직한 밑도 끝도 없는 이론적, 분석적

논리로 합리화를 시키고 있는 그런 작품이었다는 생각 밖에는 다른 느낌이 들지 않는다.

(기둥에 관한 이론, 현수교 전선줄 이론은 쉬운 이야기를 어렵게 풀고 있다)

 

나는 이 자리에서 과감하게 이야기한다.

진정한 사랑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본 작품을 읽지 말라는 권고를 하고자 한다.

자칫 제목만 읽고 나도 지금 나의 남친과 하고 있는 행동이 '우리는 사랑일까?'라고 느끼고

작품에서 이야기하는 방법으로 실천에 옮기거나 나중을 기약하는 행동을 한다면 반드시 후회

한다는 것을 이야기해 주고 싶다.

 

사랑은 그런 게 아닙니다.

사랑은 작가보다 훨씬 더 많이 산 나도 아직 이렇다 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명제가 아니

라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작품의 말미를 보아도 그들은 헤어진다. 그러자 마자 또 다른 짝을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작품 제목은 '우리는 사랑일까?'라고 했는데 주인공이 펼치는 이야기는

'우리는 장난한다라고 밖에는 이해가 안 되는 그런 작품이다.

작품에서 언급되고 있는 주인공 남자의 모습이 조금이라도 현실의 남자에게서 보이면 가차없이

돌아서서 '안녕'을 고하는 것이 여성들에게 득이 될 것이다.

주인공 '에릭'과 헤어진 뒤 바로 만나는 '필립'도 남자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절대 안 된다.

남자는 다 똑 같다. '절대로 잡은 물고기에 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말이다.

어찌되었던 읽어 볼만한 작품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변함이 없다.

 

작품에서 생각을 깊게 하려고 한 이야기들

- 다른 사람의 관심이 보통을 넘어선 정도여야 고독은 끝날 수 있다. 우정은 비겁의 한 형태일

  뿐이며, 사랑이라는 더 큰 책임과 도전을 회피하는 것(P 12, 푸루스트)

 

- 자기 연민에 빠지게 되면 평범한 실연을 당해도 스스로를 비극의 주인공으로 생각하게 

  된다.(P 12)

 

- 예술이란 삶을 모방하고자 분투하지만 결국 실패할 뿐이다.(P 26, 플라톤)

 

사람들은 누군가 자기를 알아준다고 믿고 싶어하고, 자신에 대한 권위적인 설명을 들으면

  녹아 버리는 경향이 있었다.(P 60)

 

- 인생이란 불충분한 증거에 기인하기 쉽다.(P 67)

 

- 이 사람 마음에 들어/안 들어그러한 반응은 생물학적 욕구의 원초적 유산이다.(P 67)

 

- 침묵에 특권을 주는 것은 단순한 협잡이요, 제대로 말하지 못하거나 그보다 못한 것에 대한

  변명으로 평가될 수도 있다.(P 76)

 

- 사랑의 첫 단계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지만, 욕망은 사소한 실마리에서도 피어났고,

  공백을 메우고자 상상력이 발휘되었다.(P 80)

 

- 믿음이란 바람 빠지는 타이어와 같아서 늘 다시 채워 주어야 한다. 그게 불가능해지면 이전의

  낙관이 오만한 허위로 보이는 상태로 급속히 빠져 든다.(P112)

 

- 사람들 사이의 불균형을 읽으려면 부수적인 세부 사항에서 명백히 드러나는 성격을 찬찬히

  살펴봐야 한다.(P115)

 

- 감정적인 벌거벗음은 남에게 자신의 약함과 모자란 부분을 드러내는 데서 시작한다.(P132)

 

- 경제의 세계에서는 빚이 나쁜 것이지만, 우정과 사랑의 세계는 괴팍하게도 잘 관리한 빚에

  의지한다.(P140)

 

- 지성인들은 천재로 보이는 것이 멍청이들에게 광증이 되며, 이는 모든 게 가능해지고 정상적

  인 규칙이 기적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극단의 상태를 뜻한다.(P153)

 

- 편집증은 사랑이라는 감정에 따르는,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상대를 높이 평가하니

  내가 버려질 가능성이 점점 커질 수밖에, 하지만 일단 재앙의 시나리오에 들면 사랑은 상처를

  악화시킬 뿐이다.(P160)

 

- 배반을 당할 때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배반하는 존재이므로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이론이 굳건해졌다.(P162)

 

- ‘신뢰부재를 합리적으로 해석하는 방식(P164)

 

- 권력이란 사전적 의미로 '어떤 일을 하거나 어떤 영향을 미치거나, 사람이나 사물에게 작용을

  가하는 능력'인데 사랑에서는 권력이 무엇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아무 것도 안 해도 되는

  능력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사랑의 권력은 아무 것도 주지 않을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온다.(P170)

 

- 사랑의 권력은 아무것도 주지 않을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온다.(P171)

 

- 자신의 말을 권력의 저울에 올려놓고, 두려워하면서 상대방이 똑같은 무게로 다가오기를

  바라야 한다.(P173)

 

- 중세가 끝날 무렵 신을 향한 헌신이 약해지기 시작하면서 미술과 문학의 주제가 인간을 향한

  사랑으로 바뀌었다고 역사가들은 말한다.(P178)

 

- 신성한 사랑의 특징은 숭배를 강조한다.(P180)

 

- 신약성경에 나오는 ''은 불평하지 않고 고난 중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신이 옳고

  자신이 그르다는 굳은 믿음 때문이었다. 일상 생활에서 우리는 욥과 같은 인내심이 없다.(P185) 

 

- 신들은 자주 자리를 비우거나 있어도 잘하지 않는 특징이 있기에, 인간들은 부엌에서 커피를

  마시며 느긋하게 터놓고 수다를 떨기보다는 기도나 꿈을 통해서 의사소통한다.(P186)

 

- 침묵과 마주하면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죄가 발각되었다고 느끼고, 아둔한 사람은 멍청한

  걸 들켰다고 생각한다. 신체적으로 위축된 사람은 못 생겨서 그러리라고 여긴다. (P186)

 

- 특정한 학문 영역에서는 명쾌한 설명에 편견을 갖고 난해한 글을 존중하는 오랜 경향이 있다.

  학구적인 자기 학대는 은유적인 편견을 반영한다.(P188)

 

- 학구적인 자기학대는 은유적인 편견을 반영한다.(P189)

 

- 내면적으로는 육체가 우리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타인을 파악하는 데 이런 생각

  을 적용하기한 어렵다. 우리 자신도 대개 육체적인 외모에 연연하여 사람들을 본다. 그들의

  정체성의 위기에 공감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그들의 내면보다는 외양이 바로

  그들의 정체성으로 보이기 때문이다.(P201)

- 육체를 우연한 현상으로 보는 데 반해, 남자들은 육체를 여자의 확장된 형태로 받아 들인다.

   (P203)

 

- 불안감은 사회적인 압력과 기대에 직면해서 개인이 겪는 두려움이다.(P216)

 

- 유쾌증 환자들은 수많은 일에서 재미를 찾지만, 단 한 가지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대상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자신들이 관여하는 활동의 성공과 진지함에 매몰되어서 모순을 인식하는 폭이

  좁다. 그들은 바나나 껍질을 밟고 넘어지는 사람을 보고 웃지만 자기비하는 꺼리며, 본인의

  성격이나 인간 본연의 깊은 결함과 때로 우스꽝스런 습관을 드러내는 걸 피한다.(P250)

 

- 진정하라(calm down)라는 개념에는 느긋해지라(relax)는 제안에는 없는 책임감이라는 요소가

  뒤따랐다.(P258)

 

- 생각이 모든 것을 위로한다.(샹포르) 생각은 심리적인 우울증의 한 형태이다.(P262)

 

- 자연주의는 인간과 이성의 개입 없이 일어난 일들이 문명의 참견을 받아 오염된 것들 보다

  훨씬 우월하다고 주장하며 찬란하고 유구한 새월을 보냈다.(P262)

 

- 상식주의에서는 복잡성이 아니라 과도한 단순함과 순전한 명백함을 바탕으로, 사유 너머

  영역을 표시한다.(P264)

 

- 자기에 대한 사랑으로 신을 경멸하는 것은 지상의 도시’, 신에 대한 사랑으로 자신을 경멸하는

  것은 천상의 도시’(P265)

 

- 여행은 흥미롭게도 지리적이라기보다 심리적인 활동으로 읽을 수 있다. 외적인 여정은 내적

  으로 욕망하는 여정의 은유다.(P282)

 

- 누구와 사귈 때 사람만 달랑 올 수가 없다. 어린 시절부터 축적된 문화가 따라오고, 관계를 맺은

  사람들과 관습이 따라온다.(P292)

 

- 개성은 차이와 다양성을 기반으로 나온다.(P297)

 

- 타인들이 우리를 이해하는 폭이 우리 세계의 폭이 된다. 우리는 상대가 인식하는 범위 안에서

  존재할 수밖에 없다.(P312, 비트겐슈타인)

 

- 인간은 기계이며, 전 우주는 다양하게 변형되는 단 한 가지 재료로 되어 있다.(P322, 라메트리)  

 

- 낭만주의 시대에 영혼의 개념이 감정과 연결되었다면 감정은 곧 쾌감보다는 아픈 감정으로

  통했다는 것이 의미 심장하다.(P328)

 

- 아픔을 통해서만 영혼이 성장할 수 있다.(P329, 조지산티아나)

 

- 행복은 배타적이지만 불행은 끌어 안는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행복한 표정이 아니라 불행한 표정을 짓고, 명랑함에 수반되는 독립심, 고통에 대한

  무감각을 피하는 일이다.(P330)

 

- 언어란 공유된 의사소통 체계(P355, 비트겐슈타인)

 

- 불평을 표시하는 행동 뒤에는 상대가 잘못을 빌 거라는 낙관적인 믿음이 깔려 있을 것이다.

  불평은 대화에 대한 믿음을 암시한다.(P357)

 

- 보는 것은 항상 다른 요소에 의해 보강된다. 심지어 이미 알고 있거나 바라는 것에 따라 보는

  것이 달라지기도 한다.(P365)

 

- 망상은 오직 두 번째 정보에 과도하게 초점을 둘 때 시작된다.(P367)

 

- 사랑은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점을 과장하는 흥미로운 과정이다.(P368, 버나드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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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방한담 법정 스님 전집 9
법정 지음 / 샘터사 / 198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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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권유도 7

 

작품을 삼십 년 만에 다시 읽게 되었다.

이유는 없다.

불현듯 세상을 떠나신 법정 스님을 존경해서도, 그 분의 작품에 대한 느낌이 좋아서도 꼭 다시

읽어보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에서이기 보다는 내 기억 한 편에 언젠가는 꼭 한 번 더 읽어 보겠

다는 마음이 남아 있어 자연스레 손이 간 것이었다고 생각된다.

또 하나의 이유를 들라면 아마도 법정 스님께서 바라보시던 당시(1980년대 초중반)사회와

당시 우리 사회를 억누르고 있었던 현실적인 문제가 얼마나 오늘날까지도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을까가 궁금하던 차에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 사족으로 한가지를 더 붙여 본다면 우리가 초등학교 국어책을 처음 잡던 그날의 떨리던 마음이

  반백이 되어 다시 펼쳐보았을 때 느껴지는 그런 감정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었다고나 할까? -

그런 저런 생각을 갖고 작품을 접하기 시작했으나 내가 관심을 갖고 있던 부분보다는 오히려

생뚱맞게 작품을 덮는 순간 마주한 즉시현금 갱무시절(卽是現今 更無時節)’이라는 문구를 마주

하면서 나도 이제는 나이를 먹었구나하는 느낌을 크게 받은 그런 시간이었다.

이와 함께 갑자기 든 또 하나의 생각은 바로 어느 누군가의 비문으로 쓰여 있다는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렇게 될 줄 알았다!"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라는 문구가 갑자기 떠올랐다. 이유는 없다.

사족을 단다면 해당 문구의 주인공은 아일랜드의 극작가 겸 소설가인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로 그는 95세의 나이에 임종을 앞두고 본인이 직접 남긴 말을 묘비에 새겨 달라

했는데 이 문구가 바로 그의 유언을 받아들여 작성된 것이라고 한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를 몇날 며칠을 생각해 보았는데 뚜렷한 이유는 찾지 못한 채 단순하게 또 다른 버나드 쇼와 같은 비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무엇인가를 후회없이 정말 열심히 살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해 보는 시간이었다.

     

- 귀는 좀 보수적이고 눈은 제보 진보적인다,

- 우리가 보는 법을 안다면 그때는 모든 것이 분명해질 것이다. 그리고 보는 일은 어떤 철학도,

  선생도 필요하지 않는다. 아무도 당신에게 어떻게 볼 것인가를 가르쳐 줄 필요가 없다.

  그냥 당신이 보면 된다.(‘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인도 철학자)

- 자비(慈悲)란 기쁨과 고통을 함께 나누어 가진다는 뜻이다.

- 진리를 찾아가는 사람은 티끌보다도 더 겸손해야 한다. 세상은 티끌을 그 발밑에 밟지만 진리를

  찾는 사람은 티끌한테조차도 짓밟힐 수 있을 만큼 겸손해야 한다.(마하트마 간디)

- 사바세계(娑婆世界)란 참고 견디면서 살아가는 세상을 말한다.

- ‘보살사상이란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관용(寬容)의 정신이다.

-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이란 부처님이나 교리 같은 것에 의존함이 없이 곧바로

  사람의 마음을 가리켜 본래적인 자기 자신을 발견, 인간다운, 인간이 되게 하는 것을 말한다.

- 가까이 지내던 사람이 멀리 떠나갔을 때 내게 축적되고 정제되어 떠오르는 모습이 그 사람의

  뒷모습이다. 사람은 이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하고 이 뒷모습을 볼 수 있는 눈을 길러야 한다.

- 우리들의 마음이 어떤 소유욕에 얽매여 있으면 마음의 창인 그 눈도 함께 멀어, 봄밤의 정취도

  저녁놀의 아름다움도 느낄 수가 없다. 그러니 차지할 향편이 못되는 사람들은 볼 줄 아는

  길러야 한다.

- 인간의 목표는 남보다 많이 차지하는 데 있지 않고 풍성하게 존재하는 데 있어야 한다.

- 구개신기산 설동시비생(口開神氣散 舌動是非生) 입을 열면 신기로운 기운이 흩어지고 혀를

  함부로 놀리면 시비를 일으킨다.

- 입에 맞는 떡은 없다. 떡에다 입을 맞추어라.

- 종파적인 것에 구애받음 없이 여러 종교가 지닌 좋은 특성을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인다면 내가

  믿고 의지하는 종교의 영역이 그만큼 풍요로워질 것이다.

- 일반적으로 선승(禪僧)들의 표혐이 과격한 것은 산 체험을 죽은 문자와 언어로 나타내기 때문에

  파격적인 표현법을 쓰지 않을 수 없다.

- 남의 이야기를 들을 때 들리는 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무엇이 진실인가 가려내겠다는 태도롤

  들으라.

- 여가를 어떻게 보내느냐는 문제는 곧 삶의 밀도를 결정짓는다.

- 사랑의 실천이란 자기와 타인이 서로 대립하고 있을 경우, 자기를 부정하고 타인에게 합일

  (合一)하려는 노력이며 사랑의 구체적인 작용이 곧 ()’이다.

- 역사란 죽어버린 과거가 아니라 현재 속에 살아 있는 과거이고, 먼 미래에까지도 이어질

  과거다.

- 교육이 해야 할 일은 우리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간이라는 사실을 자각케 하고 삶의 전과정을

  이해하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 빈곤과 차별은 자본주의가 낳은 2대 악()이다.

- 절대 고독의 한 가운데 우뚝 설 때 우리는 비로소 하나님과 함께 하게 될 것이다.

- 무엇보다 침묵을 사랑하라 침묵은 입으로 표현할 수 없는 열매를 가져온다.

- 두타행(頭陀行)이란 털어버린다는 뜻이다.

- 종교는, 불교는 그 요체가 말에 있지 않고 일상적인 행위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 가장 근원적인 번뇌로는 탐욕과 증오와 무지이다.

- 계율이란 창문과 같아서 닫아놓은 데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활짝 열리 수도

  있어야 한다.

- 부처님께서 입춘날 절에 가서 삼재풀이를 해야 한다는 말은 그 어떤 경전을 통해서도 절대로

  말씀하신 적이 없다.

- (, 원할 원)은 나만이 아니라 남에게까지도 덕을 입히는 이타적 소망이다.

- 선가(禪家)에 한고추(閑古錐)란 용어가 있는 데 이는 닳아져서 무딘 송곳을 의미한다.

- 그 사람의 행위가 그 사람의 지시고다 뛰어날 때 그 지식은 유익하다.

- 사람은 상대의 말에 팔릴 게 아니라 행동을 보고 가치판단을 해야 한다.

- 우리가 내일을 걱정하고 불안해 하는 건 오늘을 제대로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 즉시현금 갱무시절(卽是現今 更無時節) 바로 지금, 다시 시절은 없다.

 

책을 덮으면 드는 생각은 '사람은 유한하지만 책은 영원하구나' 하는 생각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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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경제 이야기 - 화폐통일 진시황부터 거시경제학자 제갈량까지
왕링옌.왕퉁 지음, 이서연 옮김 / 시그마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추천 권유도 : 5

 

작품을 읽은 소회를 이야기한다면 결론적으로 모든 역사적 사실 뒤에는 경제가 알게 모르게

숨어 있었다라는 사실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작품은 그 어떤 국가보다 시대적 변천사가 뚜렷하게 남아 있는 중국중국인들에 의해 씌여

졌으니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이지만 배경으로 주()나라로부터 춘추전국 시대로 이어지면서

벌어졌던 역사적 사실 뒤에 숨겨져 있거나 역사적 사실이 품고 있으나 일반 세상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없거나 알 수 없는 여러 경제적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는데 작품의 내용이나 깊이가

우리가 경제에 있어서 문외한에 가까운 이들이 알 수 있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다시 이야기해 단순히 무력에 의해 이루어진 전쟁의 역사 속에 복잡다단하게 얽혀져 있는 경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학창 시절 우리가 단순하게만 받아들였던 진시황이 이룬 여러 업적 중 도량형 통일문자

통일등에 관한 이야기는 단순히 여러 부족국가를 병합해 통치를 원활히 하기 위해 진시황이

취할 수 밖에 없었던 개혁 조치의 일환으로만 생각해 왔던 사실에 경제개념을 덧입혀 설명을

하는 순간 진시황의 통일 국가와 그의 통치술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 학창시절 주입식 교육의 결과로 단순히 그의 여러 치적 중 일부로만 알고 외우고 있었던

사실이 그 보다는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좀 더 안정적인 경제기반을 닦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취한 조치였다는 점을 느끼면서 그의 통치술에 경의를 표하게 되었다.

* 후세 학자들이나 후세 사람들이 진시황을 폭군에 가깝게 설명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그에 대한

  치적 내지는 여러 활동에 대해 경의라는 표현이 너무 과하지 않은가 하는 반론도 있을 수

  있겠으나 그에 대한 여러 역사적 사실, 예를 들어 아방궁 건설, ’병마 무덤, ‘분서갱유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진위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한편의 일방적 주장만을 받아

  들여 폄하하기에는 나의 지적 수준이 아직은 일천하기 때문에 경의라는 표현을 썼다.

- 앞전에 읽은 진시황가의 CEO이라는 작품에서도 상기의 역사적 내용에 대한 학설이 분분

  하여 진시황을 폭군의 범주에 넣지 않았다. -

(나의 이런 주장이 궁금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해당 작품을 읽어 보았으면 한다)

또한 중국의 역사 속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수십만 대군끼리의 전투 뒤에 숨겨진 또 다른 경제

이야기는 자못 감탄을 불러 일으킬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일례로 과거 중국의 부족국가에서 직분을 매매할 수 있었으며 그 폐해가 굉장히 많았던 것으로

배웠고, 알고 있었는데 그런 모습이 마치 부패한 무력에 의해 세워진 국가의 모순된 모습의 한

단면으로 이해되고 있었지만 경제적 관점에서 그 속내를 자세히 들여다 보았을 때 위에서

언급된 그런 관점은 짧은 상식에서 비롯된 인식의 오류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고 당시

권력자들이 전쟁을 준비하고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한 하나의 정책적 전략이었다는 점에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울러 작품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진시황이 도입했던 반량전이란 무엇인지 또 동전으로

구리가 사용될 수 밖에 없었는지 등에 대해 평소 역사나 경제에 다소간의 궁금증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상식을 넓힌다는 차원에서 도전해 볼만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작품을 접해 본 결과, 역사적으로 곳곳에 숨어 있는 경제 이야기를 경제 분야에 있어 거의 까막눈

수준에 가까운 이들에게 많은 지식과 정보를 알려주려고 작금의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금융 사고와 과거의 역사적 사건을 연계시키며 설명하고 있는 나름 의미있는 작품이었다고

생각되는데, 한가지 아쉬운 점은 역사 이야기에 경제 이야기를 가미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역사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나도 상당히 작품 내용에 부담을 느끼며 읽었는데 그러한

지식 조차없는 이들이 해당 작품을 접하게 되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생각이 크게

작품이었다.

 

작품의 목차를 살펴보면

1. 혼돈의 전국시대와 천하를 통일한 진나라의 경제

2. 한나라의 화폐 전쟁

3. 한나라를 재정위기에서 구한 금융상품

4. 한무제의 국영기업과 시장독점

5. 공신의 운명과 게임 이론

6. 황금과 백옥으로 장식된 칼

7. 광무제의 등장과 동한의 운명

8. 동탁이 초래한 악성 인플레이션

9. 제갈량의 경제외교

10. 위진시대의 토지 개혁과 인재 경영

11. 망국 황제의 마지막 선택

12. 천하를 손에 넣은 북방 민족의 한화 개혁

13. 제어가 불가능한 총체적 난국

14. 수문제의 제도 개혁과 철권 통치

경제학 용어 해설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진시황 못지 않게 눈여겨 볼 대목이 불세출의 책사로 알려져 있는 제갈량의 경제관 및 이를

전쟁에 어떻게 이용했는지에 대한 분석 내용은 현세를 사는 우리들도 한 번쯤은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었다는 게 나의 개인적인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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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현자
김상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추천 권유도 7 

 

작품을 덮으며 이 시대의 진정한 마키아벨리마키아벨리즘을 실현하고 있는 개인 혹

집단은 누구일까를 짧은 지식을 동원해 나름대로의 이유를 들어 찾아보는데 내가 내린 결론은

정의를 외치며, 불의한 권력에 맞서고, 언제나 한없이 약한 자의 편에 서서 그들을 대변하고

있다고 자처하고 있는 미디어 집단이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사실과는 달리 그들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약자의 편에 서기도

하였지만 어느 순간에는 특히,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사항이 발생되면 침묵과 외면으로 진실에

다가서기를 주저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오로지 자신들의 생존과 관련된 구독율시청율만 중요했지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자세도, 약자를 위하는 마음도, 권력을 견제 하려는 정의감도, 사회의 모순을 바로 잡기 위해

분연히 일어서는 모습도 이제는 어느 신화 속에 존재하는 이야기처럼 회자될 뿐 현실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었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관심사는 월드컵 중계권을 누가 먼저 획득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관심사였고

사회적 문제에 기인한 각종 사건 사고를 좀 더 자극적으로 뽑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으며

공공의 선을 위한 근본적 처방을 위한 제언 보다는 보다 어떻게 하면 구독자와 시청자의 눈과

귀를 먼저 사로잡아 자사의 이익에 부합이 되게 할 수 있을까를 더 고민했지 진정으로 서민과

가지지 못한 자들이 목말라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외면해 온 게

사실이 아닌가 생각한다.

앞 작품을 읽고 올린 서평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우리는 역사에 남을 만한 지도자의 출현을 고대

하고 있으면서 역사에 남을만한 팔로워가 되기를 주저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우리의 선량들이 서민 문제를 외면하고 국회에서 감투(?)를 놓고 이전투구를

벌일 때 모든 매스콤은 '친박이다', '친노다', '비박이다', '낀박이다' 라는 용어를 동원해 싸움만

부추겼지 서민의 입장에서 무엇이 가장 시급한 문제이고 서민의 눈물을 닦는 일인지에 대한

분석 기사를 심도 있게 취급한 매체는 거의 없었다고 본다.

또한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나 '바이러스'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문제를 분석함에 있어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지저분하기 이를데 없는 중국에 대한 쓴 소리 한마디 못하고 미세 먼지에 대해서는 삼겹살고등어’ 탓과 폭스바겐으로부터 시작된 매연 저감장치 조작으로 촉발된 경유차문제만 갖고 관료들이 이야기할 때 거기에 장단을 맞춰 난리를 치기만 했고,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는 이즈음에는 '신천지'가 '중국에서 돌아온 우리 국민이 문제'라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만 하고 있을 때 문재의 본질에 접근도 못한 채 그냥 변죽만 울리고 있다.

그런 그들이 정의 사자사회 정의 수호자라 할 수 있는지 묻고 싶을 뿐이다.

뿐만 아니라 경제적 강자가 주는 달콤한 광고에 목을 매고 중소기업과 하도급 업체들이 받아야

할 피와 눈물로 얼룩진 돈인 광고료에만 관심이 있었음을 알고 있고 그런 달디단 달콤함에

도취해 강자들의 잘못된 행위에 오늘도 그들은 침묵하고 있을 뿐이다.

 

나의 이런 느낌은 언론에 간혹 흘러나오고 있는 과거의 잘못된 판결을 뒤집는 - 특히, 간첩단

조작 사건 - 사건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들고는 한다.

그 사건이 최초에 불거졌을 당시 매스콤들은 어디서 무얼 했는지가 정말 답답하다.

사건의 조작을 담당했던 권력의 실세들이 당시 사건을 조작해 발표를 할 때 진위 여부를 파악도

하지 않고 앵무새처럼 기관이 불러주는 대로 외치고 있다가 관련 기관의 힘이 빠졌다고 생각되자

자신들이 진정한 민주화 투사인양, 정의 사회를 구현하는 최첨병인양 난리를 치고 있다.

어디 그뿐이랴. 너무도 많아 일일이 열거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아무리 서슬퍼런 독재 정권

시절이라 어쩔 수 없다고는 할지라도 군부시절 그런 정권에 맞서 무광고로 전면 백지 신문을

발간하던 그런 패기의 인물과 조직들은 다 어디로 가고 여기 저기 눈치를 보며 구차한 생명을

연장하고 있는 미생같은 존재들만이 살아서 활개치는 것만 같아 가슴이 답답할 뿐이다.

 

우리의 미디어들이 중세 암흑기 시절 살아남기 위해 또 권력의 핵심부에 진입하기 위해 치열하게

군주론을 집필했던 마키아벨리의 심정으로 오늘날 약자들 편에서 미디어들이 다시 살아나기를

열망하는 마음에서 간단한 나의 생각을 여기에 적어 보았다.

 

작품을 통해 핵심적인 여러 단상이 떠올랐으나 나름대로 작품을 읽으며 스스로에게 던졌거나

저자가 강조하였던 주제를 중심으로 작품을 정리해 보았다.

 

1. 진정 마키아벨리는 천하의 나쁜 놈이었던가?

- 영국에서 발간된 영어 사전에서 조차 통치술 전반에서 권모술수를 부리는이라는 의미의

  마키아벨리안이란 형용사로까지 표현되고 있다. , 사악함의 대명사란 뜻.

- 하지만 그가 집필한 군주론은 원래 철저한 약자의 입장에서 약자를 위해 집필됐는데, 작품의

  가공할 만한 가치를 알아본 당시의 강자들이 다른 사람들이 읽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그를

  악의 축으로 몰고 간 것이다.

  , 권력을 가진 강자들은 마키아벨리의 책을 혼자서만 읽고 싶어 했다.

- 그의 작품은 약자들에게 더 이상 당하고 살지 마라고 조언한 것이다.

 

2. 약자들이 마키아벨리의 작품을 읽어야 하는 이유?

- 그는 늘 약자였고 권력을 지닌 자들이 서로 부와 명예, 영토와 백성을 놓고 무한 경쟁을 펼칠

  때 철저한 약자의 삶을 살았다. 그는 늘 가난에 쪼들리면서 공직에서 해고당할까 두려워했고,

  줄을 잘못 서 공직에서 파면되고 실업자로 15년 동안 빈둥거리며 살았다.

- 피렌체의 외교와 국방을 책임지고 있던 그는 유럽에서 권력을 잡기 위해 이전투구를 벌이는

  피렌체 정치가들의 한심한 작태를 지켜보면서, 정작 두려워해야 할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약자들의 한심한 현실 인식에 혀를 찼던 것이다.

- 공직에서 쫓겨난 그는 피렌체의 정치 실세로 복권된 메디치 가문으로부터 일자리를 얻기 위해

  일종의 자기 추천서와 같은 성격의 군주론을 집필했던 것이다.

  그는 군주에게 참모와 책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군주론의 내용을 극단으로 몰고 갔던

  것이다, 약자로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읽어 볼 가치가 있다.

 

3.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인문학이 자주 언급되는 이유?

- 예술과 인문학을 적극 후원하던 메디치 가문의 관심을 끌기 위해 마키아벨리는 과도할 정도로

  인문학적 정보를 집필에 활용했지만 인문학적 정보에 능숙하지 않은 현대의 독자들은 그

  부분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포기하고 결국 읽고 싶은 부분만 골라 읽으면서 마키아벨리는

  권모술수를 가르쳤다는 일반적 선입관과 결합해 군주론각자가 읽고 싶은 대로 읽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그의 작품에 수시로 등장하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마키아벨리 사상

  전체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것과 같다.

- 그는 현실의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고전의 가르침으로 돌아가는 것을 주장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이며 스스로도 군주론’, ‘로마사 논고’, ‘전쟁의 기술과 같은 명저를 남기고 있는데 그의

  고전 사랑은 가난과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었다.

- 또 그는 고전과의 대화를 통해 현재의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모색함으로써 한 시대를

  버텨낼 수 있는 지혜를 얻게 된 것이다.

 

4. 마키아벨리의 저서가 음모전쟁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이유?

- 메디치 가문을 몰아내기 위한 파치가의 음모’(8)피렌체 - 나폴리 전쟁’(9)경험하면서

  음모가 꾸며지는 동기와 과정, 성공하는 음모와 실패하는 음모의 차이점 그리고 음모를 효과적

  으로 진압하는 방법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 프랑스(샤를 8) 군대가 어마어마한 대포를 이끌고 피렌체 시내를 관통할 때25세의 청년

  마키아벨리는 조국 피렌체의 약한 국력에 대한 현실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 강자의 무자비한 폭력 앞에서 어쩌지도 못하는 약자의 설움에 힘겨웠을 것이고 이를 반복

  하지 않기 위해 나름 연구를 했을 것이다.

 

5. 연속된 불운이었지만 그는 긍정형 인물이었고 항상 적극적인 인물이었다.

- 1512년은 마키아벨리에게 비극의 해였다. 공직에서는 파면과 메디치 가문을 전복시키려

  한다는 반역 혐의로 체포 및 구금되었으며 구금된 감옥에서는 '고문까지 당했으나 유쾌함과

  금정적인 삶의 태도는 바꾸지 않았다.

- 그는 한때 유능한 외교관이었으나 공직에서 파면된 직후 피렌체 중산층 상공인들이 주축된

  라 피에타라는 조직에서 하찮은 일을 수행하며 삶을 영위하고 있었지만 자신 속의 희망을

  잃지 않았는데 그런 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내용이 군주론끝부분에 나타나 있다.

  [인간의 자유로운 의욕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잃어서는 안 된다. 가령 운명이 인간 활동의

  절반을 주재한다고 해도, 적어도 나머지 반은 우리의 지배에 맡겨져 있기 때문이다]

  , 이것이 마키아벨리가 고난과 시련을 견뎌낸 방식이다.

 

6. 마키아벨리가 바라본 이상주의자 지롤라모 샤보나롤라의 몰락에 대한 분석

- 교황 알렉산데르 6세의 아들은 군주론의 실제 모델인 체사레 보르자였는데 교황이 자식을 둘

  정도로 당시의 종교계는 썩어 있었는데, 이런 교황에 반기를 든 자가 지롤라모 샤보나롤라

  그는 교황청의 타락과 피렌체 시민들의 향락에 물든 삶을 격렬하게 비판하면서 대중적 인기

  몰이에 성공하나 시뇨리아 광장에서 화형당한다.

- 마키아벨리는 샤보나롤라가 권력을 잡은 후 시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변절한 정치가의 모습을

  보면서 어떤 사람이든 권력을 잡으면 변하기 마련이고 무장을 한 예언자는 승리를 차지할 수

  있으나, 말뿐인 예언자는 멸망하고 만다는 권력자의 실패원인을 정확히 분석한다

- 메디치 가문 몰락 이후 생긴 권력의 공백 속에서 피렌체 정치판은 충돌과 대립으로 얼룩지는데,

  위기가 지속적으로 닥치면 이상주의자들은 인기를 끌게 마련이다. 곤경에 처한 대중들은 이상

  주의자들의 견해를 통해 마음의 위로와 평안을 갈구하지만 이상주의와 정치 현실은 함께 오랜

  길을 가지 못하는 길동무이다.

  결국 공화정의 수호자로 임명된 샤보나롤라는 공화정의 수탈자가 되고 만다.

 

7. 마키아벨리가 바라본 군중의 모습과 통치방법에 대한 분석

- 마키아벨리의 눈에는 대중의 모습이 얼빠진 짐승이었고, ‘우리에 갇혀 있는 노예불과했다.

  뿐만 아니라 대중이란 늘 강자의 논리에 휘둘리고 힘을 가진 포식자에게 잡아먹히는 나약한

  존재였다.

- 고전 연구를 통해 대중이란 결국 권력을 가진 강자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며, 이런 나약한 대중은 강경한 규제로 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면서 현명한 

  지도자는 권력을 잡은 초기에는 단 한 번만 대중에게 잔혹한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것이. 그러나 계속해서 잔혹하게 행동하면, 그는 자기 욕심에 사로잡혀 대중을 탄압하는

  독재자로 인식되기 때문에 이런 행동은 절대 금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대중은 자신이

  누리고 있는 자유를 빼앗기는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며 대중을 이끄는 방식에 대해

  예리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8.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무장하라

- 마키아벨리는 공직에서 쫓겨 난 후 정권의 실세로 복귀하며 또 자국의 안위를 위해 고용한

  용병과의 사용료 협상을 통해 그간 자신이 느꼈던 사항을 피력하고 있는데 짧은 문장으로부터

  그의 사상을 단적으로 엿볼 수 있다 

 

   ‘사람이 박복한 처지에서 높은 신분이 되는데 있어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지위를 갖고

    있지 않는 한, 실력 내기 책략을 쓰지 않고 출세하는 경우는 드물다

 

  항상 다른 사람의 칼에 의존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적이 침입해 올 때 언제나 허리에 찰 수

    있도록 칼을 몸 가까이 두는 게 좋다

 

   있는데 결국 모략만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외치고 있다.

 

9. 때를 기다리고 단호하게 결정하라

- 마키아벨리는 약자의 위치에서 프랑스와의 용병 계약을 추진할 때 상대의 특징을 간파하고

  100% 확실한 해결책이 없을 때는 시간을 끄는 것이 상책이라고 믿었으며, 번개와 같은 단호함

  과 과감한 실행력을 상실한 지도자는 항상 적과 동지를 구별하지 못하는 아노미 상태로 조직을

  이끌게 마련인데, ‘세상에서 가장 나쁜 지도자는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아니라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10. 인간의 본성에 대한 냉혹한 관찰과 신중함보다는 과단성 

- 마키아벨리는 권력을 잡기 위해서는 타인의 무력이나 호의에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

  , 남의 호의나 외부의 판단에 내 운명을 맡기지 않겠다는 체사레 보르자의 정세 판단과

  인간의 내면이 가지고 있는 속성에 대해 배우면서 극찬하게 되는데, 그와의 거듭된 만남을 통해

  마키아벨리는 마키아벨리즘(냉혹한 현실 인식에 바탕을 둔 마키아벨리의 정치공학)’을 전수

  받게 된다. 체사레 보르자가 위대했던 점은 그가 용의주도하기 보다는 오히려 과단성 있게 ' 

  행동했기 때문이다.

- 마키아벨리는 체사레 보르자의 영향을 받아 군주론에서 군주는 자기 백성을 단결시키고

  충성을 지키게 하려면 잔인하다는 악평쯤은 개의치 말아야 한다. 그것은 자애심이 너무 깊어서

  혼란 상태를 초래하여 급기야 시민들을 죽거나 약탈당하게 하는 군주에 비하면, 소수의 몇몇을

  시범적으로 처벌하여 질서를 바로잡는 잔인한 군주가 훨씬 인자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라고 일갈하고 있다.

 

11. 사랑받지 말고 두렵게 하라

- 마키아벨리는 권력의 속성을 냉정한 시선으로 관찰하면서, 대업을 이루는 리더의 자세와

  품격 을 정확히 지적하고 있는데, 교황 율리우스 2세의 사고와 행동 양식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대업을 이루려는 리더는 냉혹할 정도로 인색해야 하고, 권력을 절대 남과 나누지 말 것

  강조하고 있다

 

12. 무능한 노예근성이 나쁜 지도자를 만든다.

- 탁월한 리더가 없다는 것은 그 리더의 품격이 문제가 아니라, 그 조직에 탁월한 팔로워가 없기

  때문이다. 탁월한 팔로워가 없는 사회에 나쁜 리더가 등장하며 리더가 우리의 문제를 모두

  해결해 줄 것이라는 잘못된 노예근성이 우리를 나쁜 팔로워를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그들을

  나쁜 리더로 만들게 된 것이다. 탁월한 리더를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니라 우리 자신이다.

작품 속에 피렌체 시민들의 타락한 모습을 보면 등장한 지롤라모 샤보나롤라를 보며 우리의

정치계를 바라 볼 때, 너무도 많은 인간들이 그의 모습과 닮았다는 느낌이 많이든다.

(그의 모습에 대해서는 작품을 직접 읽으며 느끼시길...)

또 하나는 군주론의 실제 모델이라고 여겨지는 위대한 지도자 체사레 보르자라는 인물이 한낮

미물에 불과한 모기때문에 자신의 뜻도 펴보지 못하고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를 크게 느꼈다는 점이다.

(이 부분 역시 독자들이 작품을 접하며 느끼시길....)

 

마지막으로 작품에 일본인이며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라는 여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작자는 우리 위안부 할머니들을 아주 폄하하는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

앞으로 절대 이 인간의 책은 읽지 않을 예정이다. 아주 나쁜 인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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