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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일까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공경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1월
평점 :
추천 권유도 7
작품으로부터 받은 느낌을 한 마디로 요약하라고 한다면 우리들의 국보급 가수 이승철의 노래
'사랑 참 어렵다'라는 노래 가사만도 못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이런 작품에 우리의 젊은이들이, 독자들이 열광을 했다고 하니......참으로 서글픈 생각이 심하게
들었다. 그 이유는 작가의 년보를 보니 그닥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주장하기엔 그리 많지 않은
연배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런 사람이 집필한 내용에 우리의 지성인들이 열광을 하였다고 하니 책을 읽고 열광한 우리의
독자들이 한 편으로는 딱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불쌍하기도 하다. 아니 안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본 작품에 웬지 마음이 끌리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사랑]이라는 고귀하고도 아름다운 것을 저자의 짧은 지식과 얼치기같은 성찰에 근거한 분석으로
인해 가뜩이나 결혼보다는 자신의 삶에 집중하려는 젊은이들과 결혼 적령기의 남녀들에게 또
다른 쓸데없는 관점을 던져 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노파심이 생길 뿐이다.
분명한 것은 작품에서 언급되고 있는 남녀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부분적으로는 적용이 가능할지는 몰라도 전체적인 내용이 어떤 규범으로 작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 본다.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작품 중간에 우리의 정서적인 시각으로 보았을 때 정말 말도
안 되는 내용이 마치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작가가 작품에서 주장하는 대목을 살펴 보면(176~177쪽) 아주 아주 이상하다.
- 나는 이 대목을 심도 있게 이해해야 하고 잘 분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혼에 실패하거나
사랑에 속은 여자들의 가장 큰 맹점을 너무도 리얼하게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
애인 사이인 '앨리스'와 '에릭'이 동문서답하는 상황에 대한 설명을 보면
[[한 눈을 파는 에릭(남친)을 보면서, 앨리스(여친)는 머리에 더 수준 높은 일을 담고 있는 사람과
같이 있다는 특권을 되새겼다. 그 남자는 한 눈을 팔았다. 그녀보다 더 중요하고 훌륭한 일을
다루는 남자라면 틀림없이 사랑할 가치가 있는 사람이었다. 이것은 사랑의 직각을 보여 주는
전형적인 경우였다. 사랑의 직각은 다른 일이나 사람에게 관심을 두는 사람에게 헌신하는 태도를
설명해 준다]]
사랑하는 남녀가 있다. 서로 이야기하다 갑자기 상대편이 자기의 질문과는 영 동 떨어진 답을
한다. 다시 말해 질문하는 여인에 관심이 별로 없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모습을
본 여자 친구는 자신의 질문에 엉뚱한 답을 하는 남자 친구를 바라보면서, 내 이야기 보다 더
가치있는 일을 하느라 나의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증거라고 안위하는 내용이 맞는
해석이라 당신은 생각하는가?
우리의 청춘남녀 사이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난리가 나도 한 참 났을 것이다.
전체적인 작품의 내용이 전부 이런 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사랑이라는 고귀한 명제를 어디서
주워들었는지는 몰라도 자기가 살아오면서 주워들었음 직한 밑도 끝도 없는 이론적, 분석적
논리로 합리화를 시키고 있는 그런 작품이었다는 생각 밖에는 다른 느낌이 들지 않는다.
(기둥에 관한 이론, 현수교 전선줄 이론은 쉬운 이야기를 어렵게 풀고 있다)
나는 이 자리에서 과감하게 이야기한다.
진정한 사랑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본 작품을 읽지 말라는 권고를 하고자 한다.
자칫 제목만 읽고 나도 지금 나의 남친과 하고 있는 행동이 '우리는 사랑일까?'라고 느끼고
작품에서 이야기하는 방법으로 실천에 옮기거나 나중을 기약하는 행동을 한다면 반드시 후회
한다는 것을 이야기해 주고 싶다.
사랑은 그런 게 아닙니다.
사랑은 작가보다 훨씬 더 많이 산 나도 아직 이렇다 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명제가 아니
라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작품의 말미를 보아도 그들은 헤어진다. 그러자 마자 또 다른 짝을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작품 제목은 '우리는 사랑일까?'라고 했는데 주인공이 펼치는 이야기는
'우리는 장난한다’라고 밖에는 이해가 안 되는 그런 작품이다.
작품에서 언급되고 있는 주인공 남자의 모습이 조금이라도 현실의 남자에게서 보이면 가차없이
돌아서서 '안녕'을 고하는 것이 여성들에게 득이 될 것이다.
주인공 '에릭'과 헤어진 뒤 바로 만나는 '필립'도 남자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절대 안 된다.
남자는 다 똑 같다. '절대로 잡은 물고기에 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말이다.
어찌되었던 읽어 볼만한 작품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변함이 없다.
작품에서 생각을 깊게 하려고 한 이야기들
- 다른 사람의 관심이 보통을 넘어선 정도여야 고독은 끝날 수 있다. 우정은 비겁의 한 형태일
뿐이며, 사랑이라는 더 큰 책임과 도전을 회피하는 것(P 12, 푸루스트)
- 자기 연민에 빠지게 되면 평범한 실연을 당해도 스스로를 비극의 주인공으로 생각하게
된다.(P 12)
- 예술이란 삶을 모방하고자 분투하지만 결국 실패할 뿐이다.(P 26, 플라톤)
- 사람들은 누군가 자기를 알아준다고 믿고 싶어하고, 자신에 대한 권위적인 설명을 들으면
녹아 버리는 경향이 있었다.(P 60)
- 인생이란 불충분한 증거에 기인하기 쉽다.(P 67)
- 이 사람 ‘마음에 들어/안 들어’ 그러한 반응은 생물학적 욕구의 원초적 유산이다.(P 67)
- 침묵에 특권을 주는 것은 단순한 협잡이요, 제대로 말하지 못하거나 그보다 못한 것에 대한
변명으로 평가될 수도 있다.(P 76)
- 사랑의 첫 단계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지만, 욕망은 사소한 실마리에서도 피어났고,
공백을 메우고자 상상력이 발휘되었다.(P 80)
- 믿음이란 바람 빠지는 타이어와 같아서 늘 다시 채워 주어야 한다. 그게 불가능해지면 이전의
낙관이 오만한 허위로 보이는 상태로 급속히 빠져 든다.(P112)
- 사람들 사이의 불균형을 읽으려면 부수적인 세부 사항에서 명백히 드러나는 성격을 찬찬히
살펴봐야 한다.(P115)
- 감정적인 벌거벗음은 남에게 자신의 약함과 모자란 부분을 드러내는 데서 시작한다.(P132)
- 경제의 세계에서는 빚이 나쁜 것이지만, 우정과 사랑의 세계는 괴팍하게도 잘 관리한 빚에
의지한다.(P140)
- 지성인들은 ‘천재’로 보이는 것이 멍청이들에게 ‘광증’이 되며, 이는 모든 게 가능해지고 정상적
인 규칙이 기적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극단의 상태를 뜻한다.(P153)
- 편집증은 사랑이라는 감정에 따르는,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상대를 높이 평가하니
내가 버려질 가능성이 점점 커질 수밖에, 하지만 일단 재앙의 시나리오에 들면 사랑은 상처를
악화시킬 뿐이다.(P160)
- 배반을 당할 때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배반하는 존재이므로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이론이 굳건해졌다.(P162)
- ‘신뢰’란 ‘부재’를 합리적으로 해석하는 방식(P164)
- 권력이란 사전적 의미로 '어떤 일을 하거나 어떤 영향을 미치거나, 사람이나 사물에게 작용을
가하는 능력'인데 사랑에서는 권력이 무엇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아무 것도 안 해도 되는
능력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사랑의 권력은 아무 것도 주지 않을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온다.(P170)
- 사랑의 권력은 아무것도 주지 않을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온다.(P171)
- 자신의 말을 권력의 저울에 올려놓고, 두려워하면서 상대방이 똑같은 무게로 다가오기를
바라야 한다.(P173)
- 중세가 끝날 무렵 신을 향한 헌신이 약해지기 시작하면서 미술과 문학의 주제가 인간을 향한
사랑으로 바뀌었다고 역사가들은 말한다.(P178)
- 신성한 사랑의 특징은 숭배를 강조한다.(P180)
- 신약성경에 나오는 '욥'은 불평하지 않고 고난 중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신이 옳고
자신이 그르다는 굳은 믿음 때문이었다. 일상 생활에서 우리는 욥과 같은 인내심이 없다.(P185)
- 신들은 자주 자리를 비우거나 있어도 잘하지 않는 특징이 있기에, 인간들은 부엌에서 커피를
마시며 느긋하게 터놓고 수다를 떨기보다는 기도나 꿈을 통해서 의사소통한다.(P186)
- 침묵과 마주하면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죄가 발각되었다고 느끼고, 아둔한 사람은 멍청한
걸 들켰다고 생각한다. 신체적으로 위축된 사람은 못 생겨서 그러리라고 여긴다. (P186)
- 특정한 학문 영역에서는 명쾌한 설명에 편견을 갖고 난해한 글을 존중하는 오랜 경향이 있다.
학구적인 자기 학대는 은유적인 편견을 반영한다.(P188)
- 학구적인 자기학대는 은유적인 편견을 반영한다.(P189)
- 내면적으로는 육체가 우리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타인을 파악하는 데 이런 생각
을 적용하기한 어렵다. 우리 자신도 대개 육체적인 외모에 연연하여 사람들을 본다. 그들의
정체성의 위기에 공감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그들의 내면보다는 외양이 바로
그들의 정체성으로 보이기 때문이다.(P201)
- 육체를 우연한 현상으로 보는 데 반해, 남자들은 육체를 여자의 확장된 형태로 받아 들인다.
(P203)
- 불안감은 사회적인 압력과 기대에 직면해서 개인이 겪는 두려움이다.(P216)
- 유쾌증 환자들은 수많은 일에서 재미를 찾지만, 단 한 가지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대상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자신들이 관여하는 활동의 성공과 진지함에 매몰되어서 모순을 인식하는 폭이
좁다. 그들은 바나나 껍질을 밟고 넘어지는 사람을 보고 웃지만 자기비하는 꺼리며, 본인의
성격이나 인간 본연의 깊은 결함과 때로 우스꽝스런 습관을 드러내는 걸 피한다.(P250)
- 진정하라(calm down)라는 개념에는 느긋해지라(relax)는 제안에는 없는 책임감이라는 요소가
뒤따랐다.(P258)
- 생각이 모든 것을 위로한다.(샹포르) 생각은 심리적인 우울증의 한 형태이다.(P262)
- 자연주의는 인간과 이성의 개입 없이 일어난 일들이 문명의 참견을 받아 오염된 것들 보다
훨씬 우월하다고 주장하며 찬란하고 유구한 새월을 보냈다.(P262)
- 상식주의에서는 복잡성이 아니라 과도한 단순함과 순전한 명백함을 바탕으로, ‘사유 너머’의
영역을 표시한다.(P264)
- 자기에 대한 사랑으로 신을 경멸하는 것은 ‘지상의 도시’, 신에 대한 사랑으로 자신을 경멸하는
것은 ‘천상의 도시’(P265)
- 여행은 흥미롭게도 지리적이라기보다 심리적인 활동으로 읽을 수 있다. 외적인 여정은 내적
으로 욕망하는 여정의 은유다.(P282)
- 누구와 사귈 때 사람만 달랑 올 수가 없다. 어린 시절부터 축적된 문화가 따라오고, 관계를 맺은
사람들과 관습이 따라온다.(P292)
- 개성은 차이와 다양성을 기반으로 나온다.(P297)
- 타인들이 우리를 이해하는 폭이 우리 세계의 폭이 된다. 우리는 상대가 인식하는 범위 안에서
존재할 수밖에 없다.(P312, 비트겐슈타인)
- 인간은 기계이며, 전 우주는 다양하게 변형되는 단 한 가지 재료로 되어 있다.(P322, 라메트리)
- 낭만주의 시대에 영혼의 개념이 감정과 연결되었다면 감정은 곧 쾌감보다는 아픈 감정으로
통했다는 것이 의미 심장하다.(P328)
- 아픔을 통해서만 영혼이 성장할 수 있다.(P329, 조지산티아나)
- 행복은 배타적이지만 불행은 끌어 안는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행복한 표정이 아니라 불행한 표정을 짓고, 명랑함에 수반되는 독립심, 고통에 대한
무감각을 피하는 일이다.(P330)
- 언어란 공유된 의사소통 체계(P355, 비트겐슈타인)
- 불평을 표시하는 행동 뒤에는 상대가 잘못을 빌 거라는 낙관적인 믿음이 깔려 있을 것이다.
불평은 대화에 대한 믿음을 암시한다.(P357)
- 보는 것은 항상 다른 요소에 의해 보강된다. 심지어 이미 알고 있거나 바라는 것에 따라 보는
것이 달라지기도 한다.(P365)
- 망상은 오직 두 번째 정보에 과도하게 초점을 둘 때 시작된다.(P367)
- 사랑은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점을 과장하는 흥미로운 과정이다.(P368, 버나드 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