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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 첫걸음 - 조선 최고의 고전을 만나는 법
박수밀 지음 / 돌베개 / 2020년 6월
평점 :
추천 권유도 7
본 작품은 연암의 ‘열하일기’를
대하는 독자의 읽는 방법과 작품 속에 숨겨진 행간의 의미를 곱씹어 보는
방법에
대해 언급한 작품으로 본 작품을 비롯한 고전을 접하는 방법론을 언급한 작품으로 이해하고 싶지만
저자께서 십 수 년간 ‘연암 박지원’을 연구해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너무도 연암을
불세출의 인물로 내세우며
그 시대를 대표하는 선각자적인 인물로 극대화해 평가하고 있는 면이 약간은 아쉬운 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작품을 비롯한 고전을 접하는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는 일반론에 있어서는 훌륭한
‘고전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작품이라는 점이었다는 평가를 하고 싶다.
아래 내용은 일반적인 사실과 함께 저자의 개인적인 주장이고, 해석이기 때문에 작품을 접하는 각자가
저자의 이런 주장을 절대 절명의 기준점으로 세울
필요는 없다고 보며 각자의 시각과 판단으로 각 내용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것이 이 작품을
비롯한 일반적인 고전을 대하는 올바른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 저자는
열하일기에 대해
“형식으로 보면 특별 장르 복합서, 문학적 성취로는 삶과 제도를 성찰한
특별한 여행기이며, 사상의 깊이로
는
심오한 사상서이고, 문제의식으로 보면 성리학의 틀을 뛰어넘어 사대의 모순을 극복하고
새로운
사상을 말해 주고 싶었던 한 경계인의 ‘발분저서(發奮著書)’이다.
- 열하일기는 연암의 친척 ‘박명원’이
최고 책임자가 되어 총 270여명이 사행 갈 때 연암을 개인 수행원
자격(‘반당’이라 했으며 이들은 자신의 개인비용으로 갔다)으로 데리고 갔는데 청의 건륭제가
자신의 생일
축하연을 예정에 없던 북경이 아닌 북경에서 400리 떨어진 ‘열하’라는 곳에서 치르게 되는데 사행단이
이곳을 찾아가는 여정을 글로서
적은 것이다.
- 열하일기는 사행
당시 아무 벼슬도 없던 일개 야인이 쓴 글을 국왕까지 읽어 보았을 정도로 숱한 화제를
뿌린 작품이며 그 파격적 문체와 새로움, 아슬아슬한 내용 때문에 격렬한 찬반 논쟁을 일으킨 작품으로
추후 ‘문체반정’의 단초를 제공하기도 한다.
- 작품은 출발지점인 한양에서부터 기록되지 않았고, 출발 날짜보다 한
달 뒤인 압록강을 건너는 시점부터
시작되고 있다.
- 명나라 시절에는 천자(天子)에게
조회를 간다는 의미로 조천록(朝天錄)이라고 불렀고, 청나라 때는
연경으로 사행 간다는 의미로 ‘연행록(燕行錄)’이라 했다.
- 열하일기는 여행 감상문처럼 읽어서는 안 되며 어떤 장면, 어떤 시간에
사건 연암의 숨은 의도를 생각하며
읽는다면 작품은 더욱 생생하게
다가 올 것이다.
또한 열하일기의 형식적인 구성을 보면, 맨 처음엔 날짜를 적고 다음에는 날씨, 다음에 들르는
공간과
거리를 일일이 기록하고 있다.
- 연암은 ‘북학의서(北學議序)’에서 조선 선비들은 좁은 땅에서 태어나 우물 안 개구리처럼 보고 들은 것이
적은 탓에 선입견과 편견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경’은
앞을 보지 못하기에 마음으로 보고 듣는 자다. 기존의 지식에 갇히지 않았으니 선입견과 편견이
없다. 소경은 은유의 일종이며 연암의 세계관을 대표하는 핵심어다.
- 열하일기에는 현상에 숨은 새로운 세계, 새로운 인간, 새로운 질서에 대한 경계인의 갈망이 담겨져 있다.
* ‘경계인’이란 복수의 이질적인 집단에 동시에 속하거나 어떤 집단에도 명확하게 속하지 못하는 처지에
있어서 두 사회나 집단
사이에서 얼치기가 되는 자.(크루트 레빈, 미국)
- ‘이용후생(利用厚生)이라는
단어는 ‘북학파(북학派)’의
핵심단어로 당시 조선의 선비는 실제의 삶보다
형식에 집착했고, 백성의 가난한 삶은 방치했으나 연암은 먹고 사는 문제를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
이용과 후생이 이루어져야 ‘정덕(正德)’이 바로 선다고 생각했다.
- 열하일기의 3분의 1 가량이
필담의 결과물로 필담을 쓴 종이를 ‘담초(談草)’라 했다.
- 남에게 보고 들은 것을 가지 생각 없이 그대로 전하기만 할 뿐 조금도 제 것으로 만들지 못하는 배움을
‘구이지학(口耳之學)’이라고
한다.
- ‘춘추’는 공자가 엮은 책으로, 본래 ‘춘추’는 노나라 사관이 자기 나라 240년 역사를 기록한 궁정
연대기
였다. 공자가 여기에 자신의 역사의식과 세계관을 담아 필삭(筆削)하여 ‘춘추’를 지었다.
'춘추’에서 공자는 주(周)나라를 높였는데 이러한 존주(尊周)정신을
담은 공자의 정신이 불변의 의리를
담은 책으로 조선에서 받들어져 왔다.
- 연암은 한 나라의
지도자라면 그 제도가 오랑캐에서 나왔더라도 백성의 삶을 나아지게 하고 부국강병에
도움이 된다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 똥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조선, 똥을 소중한 자원으로 이용하는 중국, 연암은 여기에서 문명의 차이를
확인하였고, 똥을 이용하는 중국으로부터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 백이와 숙제가 같은 발자취로 살다 갔음에도 백이만 호명할 때가 많은
이유는 백이가 맏이이다
보니
대표해서 거론하는 것일 뿐, 백이와 숙제가 다른 위상을 지닌 것은 아니다.
- 조선의
사신이 북경으로 들어가는 문은 ‘조양문’이다. ‘유리창’은 본래 각종 유리와 벽돌을 굽는 가마공장
이었는데, 북경에서 가장 번화한 시장으로 중국을 대표하는 문화 중심지이자 서적 출판과 유통의
중심지로
변한다. 조선 선비들이 바라본 유리창은 서적의 메카, 물품을 사고파는 시장, 지식교류의 장, 연회의
공간이었다.
- 연암은
이별할 때 물가를 배경으로 하면 그 정서가 극대화 된다고 생각한다.
이른바 ‘장소성’에 대한 자각이라고 할 터인데, 공간을 추상적인 배경으로 생각하지 않고 인간의 정서와
긴밀하게 연결된 체험의 장소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것을 공간의 장소화라 부른다.
- 일상의
지식도 왜곡된 진실을 담은 경우가 많으므로 따져 살피지 않을 수 없다. 눈과 귀를 통해
들어온
정보를 주체적으로 판단할 때 실체에 가깝게 다가설 수 있다. 연암은 이를 ‘명심’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 연암은
중국의 땅을 새로운 배움의 기회로 생각하고 새로운 장소 경험을 했다.
중국이라는 공간을
거대한 문명 체험의 장소로 바라보고 미지의 세계를 향해 떠나는 새로운 체험의
공간으로
생각했다.
나는
작품을 읽으며 생뚱맞게도 작금의 시대에서 중국과 우리에게 벌어지고 있는 이상한 현상과 나름대로의
해법에 대해 생각을 해 보았는데,
- 먼저 중국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면,
작품 속에 중국인들의
과거부터 가자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청심환’이다.
연암이 활동하던
시기에 중국인들이 조선의 사신단들을 환대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진짜 청심환’을 얻을
요량이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
이 작품에 이어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추사 김정희’와 관련된 이야기도 연암의
시대와 거의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추사 역시 중국인들에게 호감을 살 때 조선의 ‘청심환’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오는
데
중국인들이 조선의 청심환 효과가 우수해 그런 것도 있겠으나 중국산에는 ‘가짜’가 너무 많아 믿을 수가
없어 조선의 청심환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 작품을 떠나 과거나
지금이나 중국인들의 ‘위조 상품’ 제조 능력이 아주
뛰어났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하여간 현재 벌어지고 있는 문제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닌 고래로부터 생활 습성이 그리 형성된 것
같아 씁쓸할 뿐이다.
공자와 맹자, 법가와 한비자 등등의 도덕적 인물이 태어나면 뭐하는가 후손들이 도덕이 출장 가고 사기성
특질이 보초를 서는 저 모양이니 참으로 답답할 뿐이다.
그러면 우리는 이상한 국민이 아닌가?
요사이 집 값이 최근 미친년 널 뛰듯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데, 특정 지역에는 손바닥 만한 작은 평수가
‘억대’를 넘는다고 합니다.
집을 가진 주인은 집 값이 올라 좋을지는 몰라도 그 가격의 폐해는
반드시 언젠가 자신의 자식과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사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가진 자들의 ‘담합’과 ‘투기’로 집 값을
올려놓고서는 정부 정책이 잘못되어 그러니 못살겠다 난리를 치고
있지만 웃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맨날 하는 이야기지만 남 탓하지 말고 인간의 입은 왜 한 개이고, 귀가 왜 두 개인지를 정확히 그 의미를
알고, 가장
훌륭한 리더와 구성원간의 통치 및 관리 도구는 ‘소통’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며 살아야 하는 데
그것을 잊고 사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나는 십 여 년 전부터 집이 두 채 이상이거나 소위 땅값 급등지역에
사는 공무원은 절대 부동산 정책을
검토하는 부서에서 일하게 하면 안 된다는 주장을
했었는데, 그게 최근에 이야기되고 있는 모양입니다.
한가지를 더 첨언하면 강남쪽 부동산 정책은 강북에 사는 공무원이, 강북의 부동산 정책은 강남에 사는
공무원이 주관하게 하고 – 적당한 인물이 없으면 외부 용역을 주어서라도 – 현직에서 해당 기획을 맡은
공무원은 해당 업무를 떠나도 10년 이내에 자신이 부동산 관련 업무를 기획한 지역으로 이사는 물론
투자도 못하게 만드는 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역별, 업무별 ‘상피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요즘 같은 저성장 시대이면서 확실한 돈벌이 아이템이 없는 시대에
단시간 안에 돈 버는 방법은 아주 아주
간단합니다.
‘작전세력과 결탁해 주가를
조작’하거나 ‘막강한 힘을 등에 업고 카더라 프로젝트를 내세워 금융권을
상대로 화이낸싱을 추진’하거나, ‘인천공항에 배만 들어오면 항구가 대규모 카지노 단지가 만들어진다’는
말도 안 되는 대본으로 만든 ‘부동산 기획’ 이렇게 3가지 일 것입니다.
굳이 하나를 더 추가하라면 요새 뜨고 있는 ‘백신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일 겁니다.
이 중에서 머리에 든 것 없이 입으로만 단 시간에 돈 버는 매력적인
방법은 ‘부동산’이기 때문에 너도 나도
‘기획
부동산’에 몰려드는 것이고 돈 싸 들고 찾아 다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답은 간단합니다.
자유 민주국가이니 부동산으로 돈을 벌든, 허황된 백신으로 돈을 벌던 투자하는 인간들은 스스로의 책임
으로 투자를 할 것이고 이익을 보던 손해를 보던
자신의 책임 아래 일어난 일이니 국가가 그런 사업이
아주 부도덕한 방식이 아닌 이상 뭐를
하던 그런 상업적 행위를 터치하면 안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런 방식으로 돈을 번 사람들은 이유가 뭘까요?
세금을 많이 내기 위해서, 국가
발전을 위해서 할까요? 아닐 것입니다.
일단은 자신이 더 잘살기 위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남는 돈 자식에게 물려줄 요량으로 그리 했을
것이니 결국 조세정의를 위해, 결과가 공평하기 위해 출구를 틀어 쥐면 됩니다.
다시 말해 ‘부의 세습’이 원천적으로 차단되도록 하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집 값 잡는 방법의 출발은 ‘부의 세습’을 막는데서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한 진단을 하고 있습니다.
재벌들의 자식들이 수 조 원씩의 재산을 상속받으면 눈에 불을
켜고 덤벼드는 하이에나들이 수 억 원씩
버는 부동산 갑부들에 대해서는 왜 침묵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찌 되었던 할 이야기가 무지하게 많지만 이렇게 글을 맺으려
합니다.
용인 에버랜드 뒤편에 가면 삼성그룹 창업주의 묘소가 있는데 몇 평인지
확인해 보시고
죽은 자의 수의에 왜 주머니가 없는지 생각해 보시고
여러 방송에서 나오는 각종 살인사건 프로그램을 유심히, 찬찬히 들여다 보시기 바랍니다.
모든 사건의 시발점은 ‘돈’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상한 짓이던 좋은 짓이던 간에 돈 많이 벌면 행복하고 오래갈
것 같나요?
분명한 것은 돈이 적으면 약간은 불편할 수 있을지 몰라도 불행하지는
않다는 사실입니다.
돈이 없어 불행하고 돈이 있어 행복한 세상이라면 세상 살 맛
나지 않지요 비록 개천에서 용이 사라져가는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세상은 절대 불편부당하지
않습니다.
한 인간에게 모든 것 – 권력, 명예, 부귀, 건강 등 - 을 주지 않습니다.
굳이 이 자리에서 있는 자들의 불행을 일일이 열거하지 않겠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반드시
있는 자들에게도 모자라고 부족한 것이 있을 것입니다.
그 모자라고
부족한 것을 우리 같은 서민들은 분명 갖고 있을 것이니 너무 상대적인 평가를 통해 자신을,
환경을, 부모를, 세상을 탓하지 맙시다. 죽어도 짊어지고
가지 못할 땅이고 돈인데……
마지막으로 돈이
없어 세상이 힘들어 자살을 예정한 사람들 – 자살하신 분에게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에게
한마디 합니다. 절대 자살하지 맙시다.
자살하면 정말로
있는 자, 가진 자, 돈 많은 자들에게 진짜로 패배한 것이
됩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복만 생각하시고 줄기차게 뛰어다닙시다. 미친 놈처럼 말입니다.
나도 그렇지만 아직도 당신에게도 기회가 있습니다. 용기를 내서 살아봅시다.
열하일기를 쓴
연암이 연경을 다녀오면 기존의 조선 사회를 지배하던 이념을 뒤집는 새로운 관점을 던져
주었듯이 나는 본 작품을 통해 위와 같은 생각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어 답답한 마음에
몇 줄 적어
보았습니다.
책에서 주워들은
이야기
- 양반들이
말의 고삐를 잡고 앞장서 가는 이를 ‘견마잡이’라고 했는데, 고삐는 ‘거덜’이라고도 했다.
견마를 치장하는 데 많은 돈을 쓰다 살림이 기울어지는 일이 생기자 ‘거덜
나다’라는 관용어까지 생겨났다.
- 우리나라는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수작(酬酌) 문화다. 수작이란 술잔을 주고 받는다는 뜻이다.
술잔을
주고받으면서 서로 말을 주고 받다가 농을 하기도 한다. ‘수작 부리다’라는 말은 여기서 유래된
것.
- 사람의 성품이나 능력을 잘 알아보는 식견을
지인지감(知人之鑑)이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