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는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보고왔다.

​- 시작은 창대했지만 마무리는 보잘 것 없었던, 아니 마무리는 할리 퀸과 조커였던 수어사이드 스쿼드

 

사실 개봉하기 얼마 전부터 이래저래 이야기가 많았다.

 

외국에서의 혹평과 함께 수어사이드 스쿼드 관련 트레일러/기사 댓글에는 할리 퀸의 대사 번역에 대한 의문문 제기와, 번역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영어를 못 해도 한국어를 할 줄 안다면. 번역을 이상하게 느낄 것이라는 것)와 함께 내용이 왜 이따구냐는 이야기가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나온다고 했을 때는 나 역시 기대가 엄청 났으나, 반복적인 조롱 댓글에 "아. 보지 말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덕혜옹주와 수어사이드 스쿼드, 둘 중에 어느 영화를 볼까 고민하던 와중에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선택하게 된 것은 "영화 초반 할리퀸이 감옥에서 철창을 핥는 장면이 섹시하다."라는 댓글를 보았기 때문이다.

- 그렇다. 할리 퀸의 수작질에 나는 미끼를 문 것 뿐이었다.

 

영화를 본 나의 전체적인 감상평은 [역시] 외신의 혹평과 네티즌이 댓글로 알려준 것과 같이 "별 쓸데없는 영화"이자 "돈값 못 하는 영화"이고. "연출과 스토리라인이 엉망인 영화"였다.

- 댓글에 본 대로 할리 퀸 혼자서 영화 멱살잡고 스토리 진행한 그런 영화였다.

 

그래도 이 영화를 선택해서 후회하지 않는 이유를 대라면 역시 할리 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할리 퀸은 예쁘고, 할리 퀸은 섹시하며, 할리 퀸은 사랑스럽고, 할리 퀸은 진리이다.

 

할리 퀸을 제외하고 이 영화에서 볼 만한 것을 찾으라면 사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주인공은 할리 퀸이요, 지원사격은 데드풀이고, 그냥 나온 빌런이 몸빵을 해주며, 민폐커플 준 문&락 플레거는 제발 없었으면 좋겠다.

- 조커는 할리 퀸의 감정 변화를 위한 도구랄까?

 

별로 볼 것도 없는 영화지만 맘에 들었던 몇 가지 대사를 선택하자면 [할리 퀸, 우리는 모두 겉은 아름답지만 속은 추악하지], [킬러 크룩, 나는 아름다워]

- 할리 퀸의 대사가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추악한 속내를 감추려고 하는데 할리 퀸은 남의 기준에서 "나쁘다는 것"과 상관없이 자신의 생각대로 말 하고 움직이는 것이 좋았기 때문이고

- 할리 퀸이 크룩에게 겉모습도 추악하다는 이야기에 오히려 크룩이 나는 아름답다고 이야기한 당당함이 좋았다.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악당이 세상을 구한 것과는 상관 없이 DC를 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영화가 워낙 별로라.

- 영화 만들기 전에 DC에서 감독한테 시간도 별로 안 주고 영화대본 등을 만들라고 해서 엉망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이건 뭐 나랑 상관없는 문제.

 

근데 할리 퀸 솔로 무비는 꼭 나왔으면 좋겠다. 할리퀸 멋쟁이. 할리 퀸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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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한국의 발견 2
임재천 글.사진 / 눈빛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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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시작되기에 앞서 강원도에 대한 설명을 읽다보니, 강원도가 한국영토에서 가장 넓은 곳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한국인이고 한국에서 나고 자랐음에도 한국 지리에 대한 기본 정보가 매우 적다는 것을 다시 알게되었다.

- 그럼에도 고등학교 다닐 때 한국지리 성적이 나쁘지 않았음에 놀랍다.


암만 성적을 위해 책이나 설명으로 배우고 시험 답안지를 맞추는 한국 교육이지만, 내가 아는 것은 그냥 지식이나 지혜가 아니라 글자 나부랭이였던 걸까?


MT로 자주 갔고, ITX가 생겨 이제 좀 더 쉽사리 갈 수 있는 춘천이나 강촌이 경기도가 아니라 강원도라는 사실에 놀랐고, 사진으로 본 강원도는 내가 기억하는 그냥그런 MT촌이나 엘리시안 같은 곳이 아니었다.

- 내가 노을을 많이 좋아하지만, 한국의 발견으로 제주도의 노을과 강원도와 노을이 이토록 다를 수 있음을 알았다.


한국인이지만 한.못.알. 1人이 한국에서의 위치는 어떤가?


나고 자란 한국보다는 스페인 여행을 더 많이 했고, 스페인 지리에 대해 더 잘 아는 인간이 되어버린 것에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껴야하는걸까?

-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과는 별개로 스페인 여행을 접고 한반도 국토 여행을 시작하지 않을 인간이기에 이런 부끄러움도 사실 필요가 없는 일이다.


임재천 사진가의 "한국의 발견" 시리즈는 내가 정말 한국을 다시 볼 수 있게 해주는 사진집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곳을 제대로 볼 수는 없지만, 내가 누군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한국의 발견.


다음 한국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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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8-04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의 재발견..이게 다시 본다는 의미가 좋죠..요즘처럼 해외로 낯선풍경 찾아가는 분들 많은 시대인데 말이죠..

sijifs 2016-08-04 15:59   좋아요 0 | URL
좋은 사진집이 나와 한국을 볼 수 있어 좋습니다
 
제주도 한국의 발견 1
임재천 지음 / 눈빛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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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명의 후원자가 사진을 한 장씩 예약 구매하는 형태로 돈을 마련하여 시작된 한국의 발견 1편, 제주도.


사진가 임재천의 1년 중 120일이 담겨있는 사진집 한국의 발견, 제주도의 발견.


나는 제주도를 알지 못 한다.


몇 년전에 유행이었고 아직도 현재진행형 유행 제주도의 올레길은 걸어본 적도 없고 걷고 싶지도 않다.


나에게 제주도 여행이란 "아마도" 10세 미만이었을 어렸을 적, 부모님과 친한 몇몇 가족이 단체로 떠난 제주여행 2-3번이 전부였고, 기억이 나는 것은 바다와 말이었다.

- 그나마 바다에 대한 기억은 서해와 동해와 남해가 제주도와 구별이 가지 않아 내가 기억하고 있는 바다가 제주바다인지 아니면 육지에 인접한 바다인지조차 모르겠다.

- 말은. 지금 생각하면 일종의 말 학대 같은데, 동물을 좋아하는 내가 돈을 내고 말을 타는 곳 옆에 서성이고 있으니 아빠가 꽤나 거금을 내고 태워준 기억이 있다. 아마 1바퀴당 5천원-1만원정도 였을건데 몇 차례를 돌고 있었으니.


최근에 간 제주도는 일 때문에 간 겨울 제주도였고, 일로 간 기억이래봤자 짜증이 치밀어오르는 아쿠아리움과 코끼리 쇼 조사였다.

- 그나마 주상절대 비슷한 이름을 가진 곳에서 본 바다직박구리 한 마리가 제일 인상깊었던 여행 아닌 출장 제주도.


한국의 발견 제주도는 내가 전혀 모르는 섬이었다.


산, 바다, 나무, 사람.


어떤 것은 내가 봤어도 기억이 안 나거나 관심있게 보지 못 한 것이겠지만, 애초에 제주도에서 내가 무언가를 관심있게 본 적이 있었나 싶었다.


한국에 살면서 한국을 보지 않는 많은 사람이 이 책을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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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강구 씨, 오늘은 어디 가요? : 30일간의 유럽 여행 툰일기 갯강구 씨, 오늘은 어디 가요?
최지수 지음 / 참좋은날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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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책은 늘 나온다. 많이 나온다.

 

 

글만 가득찬 책 일때도 있고, 사진과 글이 적절히 섞인 책 일때도 있다. 어쩔 때는 만화로도 나온다.

 

 

서점에서 딱히 화사하지 않은 이 책을 집어든 것은 일부러 꾸미지 않은 무채색의 그림이 마음에 들어서였다.

 

 

10대, 20대, 30대 여성 취향인 화사하고 이쁜 그림은 다른 사람 눈에는 좋겠지만 딱히 내 취향은 아니다.

- 싫은 것은 아니지만, 딱히 좋아하지는 않는다.

 

 

있어보이려고 이런 저런 색을 엄청 많이 칠하지도 않았고, 있어보이려고 괜한 무용담을 어설프게 쓰지도 않은 책이 좋았다.

 

 

내가 가고 싶었던 혹은 갔었던 곳이 아니라 그 지역이 마을이 골목길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딱히 와닿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덤덤한 여행 일상은 나름 괜찮았다.

 

 

파리-벨기에-네덜란드-독일-체코, 5개 국가 5개 도시로 이어지는 (국가 수에 비해서) 짧은 겨울 여행이 참 추워보이기는 했지만.

 

 

저(본인, 여기 블로그 주인)는 이번 가을에 대략 3주 정도 바르셀로나에 가서 사진을 찍습니다.

 

 

갯강구씨의 다음 여행은 또 어디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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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고양이 - 사계절 게으르게 행복하게
미스캣 지음, 허유영 옮김 / 학고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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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야옹야옹 나와서 귀여운 책 이었다.


대만에서 고양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는 되게 애매한 동물이다.


특히나, [일명] 길고양이라고 분류되는 개체는 어떤 사람에게는 귀여운 고양이인데 어떤 사람에게는 혐오의 대상이다.


단체로 오는 고양이 관련 전화를 받다보면 [1. 길고양이가 아파요 구조해주세요 2. 길고양이가 아파트 계단(혹은 내 집 마당)에 있는게 보기 싫으니 데리고 가라] 크게 두 가지 전화가 들어온다.


1. 길고양이가 아파요 구조해주세요의 경우

-> 어쩌다보니 다친 고양이나 아픈 고양이도 있고

-> 사실 별로 아프지도 않은데 사람의 괜한 걱정

-> 사람의 무지함으로 어미 고양이가 먹이찾으러 잠깐 나가고 어린 고양이가 집 지키고 있는건데 괜한 오지랖인 경우도 있지만서도

-> 몇몇 사람이 나쁜 맘을 먹고 일부러 고양이를 죽이려고 쥐약 내지는 비슷한 독극물을 먹이에 섞어두는 경우도 있다.


2. 길고양이를 치워달라는 전화에는 -> 길고양이는 야생동물이고 멀쩡한 길고양이가 잘 살고 있는 마당에 너님이 싫다고 마구잡이로 길고양이를 데리고 갈 수는 없습니다. 암요.


작년 가을에 대만 여행을 갔을 때, 유독 사람을 잘 따르는 길고양이를 몇 마리 본 적이 있다.


게다가 핑시선의 허우통은 고양이 마을로 불리면서 일본 관광객이 꽤 많이 간다고

- 나도 갔다. 고양이 보러

- 고양이가 엄청 많았고 귀여웠지만, 몇몇 주민이 고양이를 좁은 곳에 가둬두고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모습을 보니 딱히 평화로워 보이지는 않았다.


그래도 미스캣이 그린 일러스트를 보면 좋은 방향으로 많이 발전한 허우통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평화롭고 평화로워 보이는, 실제로도 평화로운 고양이 마을.


뭐. 고양이가 나를 별로 안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런 곳이 있다면 놀러가고 싶다.

- 나는 고양이가 좋은데, 왜 고양이는 나를 싫어하니.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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