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그 해 여름, 손님의 영화 버전.
책은 몇 달 전에 정독도서관에서 빌려 읽어 어설픈 기억 만이 남아있다.
책을 읽고 쓴 글에서 겨울에 읽은 책인데 '뜨거웠다.'라는 느낌과 함께 Hailee Steinfeld의 Straving이 생각난다고도 썼었다.

영화는 며칠 전, M이 (이런저런 이유로) 추천해주었었다. 음악이 좋다는 이야기와 함께.

CGV라이브톡으로 개봉일보다 하루 먼저 보러 갔던 영화관에는 사람이 가득 차 있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M의 말처럼 음악과 도입부가 잘 어울렸다.
피아노 연주가 가득 차서 좋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 누구도 과격하게 감정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서서히 들어간다는 느낌이었다. 몇몇 부분에서는 오히려 정확하게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뇌를 자극할 때도 있었다.
'왜 일까? 왜 저렇게 행동했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났다.
영화와 책에서 다른 부분도 비슷한 부분도 많았다. 영화를 보면서 가끔은 책이 생각날 때도 있었다.
책과 영화가 가장 다르게 느껴졌던 부분은 두 명 모두 게이일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올리버와 엘리오가 헤어졌을 때, 엘리오의 아버지가 엘리오에게 했던 말이 좋았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마지막 신에서 전화를 받은 후, 벽난로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엘리오의 시선이 서글퍼 보였다.

영화를 보면서 중간에 불편했던 것은 [누군가 낚시를 하여 물고기를 잡아 왔을 때, 엘리오가 생선 앞에서 뻐끔뻐끔 거리면 물고기를 놀리는 장면]과 엘리오가 [마치 여성을 좋아하는 사람처럼 보이려고 여성과 사귀는 것]이었다.
- 낚시에서 잡혀온 물고기한테 왜 장난을 치고 싶었던 걸까?
- 게이라는 정체성을 드러내기 싫었을까? 자신이 유대인인 것을 드러내기 싫었던 것처럼. 그래서 여성하고 사귀었던 걸까? 왜? 그것도 폭력인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시 Paper Present, 너를 위한 선물

2017. 12. 7. ~ 2018. 5. 27.

대림미술관

 

 

전시를 보면서 나와 윤정이가 가장 자주 했던 말은 "우와~ 이거 종이 자르느라 진짜 힘들었겠다."
종이로 만든 작품인데 정말 정교했고 엄청나게 집중하면서 만들어야 했을텐데 엄청난 고통이 뒤따랐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맨 마지막 층에 있던 전시를 보고는 말미잘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림미술관은 아트샵이 엄청 잘 되어있다. 윤정이 충동구매의 욕구를 참고 나와 함께 나왔다.

 

 

익숙한 풍경에 숨은 놀라움

그 많은 것들 중 너는 왜 하필 꽃이어서,
걷던 나를 멈추게 해 너만 바라보게 만들어.

그 많은 꽃들 중 그게 왜 하필 너여서,
그 자리에 주저앉아 너만 쓰담듬게 만들어.

오밤 이정현. [달을 닮은 너에게]. "꽃"

 

고요한 새벽의 별 빛

너의 하늘로 내려가 깜깜한 너의 밤에
옅은 빛이라도 보태어 주고 싶어서.

오밤 이정현. [달을 닮은 너에게]. "야광별" 중 발췌

전시장 바닥에 시가 몇 편 쓰여있었다. 전시장 바닥에 쓰여져있는 시보다 종이 위에 쓰여져 있는 시가 읽고 싶어졌다.

대림미술관에는 평일인데도 사람이 많았지만, 잠깐이나마 윤정과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연극 전쟁터의 소풍

2018. 3. 15. ~ 4. 1.

창작집단 아르케
Cast
자뽀 - 김혜은, 칼 - 박시내, 떼빵씨 - 이형주, 떼빵부인 - 조은경,
제뽀 - 유성준, 위생병1 - 김관장, 위생병2 - 정다정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에서 본 공연이 무엇이 있었는지 생각해보았다.
아마 10년 전쯤에 정다운 배우(라고 쓰고 언니라고 읽으며 소식이 궁금하고 각종 포털사이트에 이름 검색하면 나오는 그 남자배우 아님)가 출연했던 연극 이후로 갔던 적이 없었던 듯 싶다. 아니면 간 기억이 사라졌었거나.

전쟁터의 소풍에서 어떤 이유로 전쟁을 하는지 나오지 않았다.
이등병 직급의 병사는 전쟁의 이유를 알 필요가 없어서 알려주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정말 이유없는 전쟁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이유를 모르는 사람이 굳이 전쟁에 참전할 필요가 있었던걸까?
그렇게 전쟁이 아니면 전쟁놀이가 하고 싶었다면 이해관계에 얽힌 사람이 직접 싸워야지 치사하게 이유도 모르는 사람을 데려다 쌈박질 시키는 꼴이라니.

페르난도 아라발의 원작 희곡을 읽고 싶었지만, 한국어로 번역 출간된 책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사진신부 진이
앨랜 브렌너트 지음, 이지혜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앨런이라는 미국 작가가 쓴 한국인 이야기.
책을 읽으면서 잠깐씩 작가가 한국인이 아니라는게 놀라울 때도 있었고, 한국인이 쓴게 아닌가하고 착각이 들었던 때도 있었다.
소설의 배경이 되었던 당시의 한국 배경묘사가 많지 않았도 상관 없었다. 어차피 그 때 당시 시골마을의 풍경은 나도 본 적이 없으니까.
오히려 한국인이 아닌 사람이 쓴 소설이라서 그런지 하와이에 사는 다른 인종에 대한 한국인의 편견이 적지않았나 생각이 들었고, 각 인종간의 차별이나 미국사회 내 인종차별문제를 더 심도있게 다루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인이 쓴 하와이 이주민 소설인 블루 하와이보다 이 책이 더 현실감 넘쳤다. 그리고 더 다양한 인종 간, 계층 간 충돌도 엿볼수 있었다.

단지 책을 읽으면서 슬프고 불편했던 부분은 역시나 한국인을 비롯해서 각 나라(일본, 중국, 필리핀 등) 하와이 이주노동자가 제대로 돈을 받지 못하는 부분이라든가 일을 하다 다쳐도 치료를 받지 못 하는 부분이었다.

어느 나라나 천대받는 계층은 있는 법이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랑스 영화였다. 몰랐는데 영화관에 들어가서 보니 프랑스 영화였다.
프랑스에서 에이즈 확산에 무책임하게 대응하는 정부와 제약회사에 대항하는 액트업 활동가의 영화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내가 영화를 보니 살기위한 싸움이었다. 정말 죽기 싫어서 더 이상 고통받기 싫어서 살기위해 싸우는 투쟁.

나는 에이즈 아니 HIV바이러스 확산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무지하고 무식하다.
영화에서 나오는 약품 이름도 모르고 실제로 HIV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삶이 어떤지 모른다.

액트업의 수장으로 생각되는 남성(회의 진행을 주도하고 인터뷰를 자주하던 캐릭터)에게 한 번은 션이 화를 내며 말했다. "너는 살 수 있을 것 같아?"
살 수 있을 것 같아? 살 수 있을 것 같아? 살 수 있을 것 같아?

영화 120BPM 영화평에 들어가면 악플이 많이 달려있고 똥꼬충이라는 단어와 함께 성소수자를 욕하는 댓글이 많이 올라와있다.
근데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나도 최소한의 것은 안다. HIV바이러스는 성관계로도 감염될 수 있으나 병원에서 주사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 하는 등(주사기 재사용)의 문제로도 감염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프리카의 경우는 오랜 내전으로 남성에 의한 여성 성폭력으로도 HIV바이러스가 감염되는 경우도 많다.
영화에서 고등학교에 들어가 HIV바이러스 예방 "강제" 캠페인을 할 때, 두 교사의 행동이 매우 달랐다. 한 명은 청소년에게 그런 것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며 막았서고 있는데 한 명은 중요한 내용이니 잘 들으라고 했다.
공포는 무지에서 나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