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기로 했다 - 사내 성희롱을 폭로한 전 폭스 뉴스 앵커, 직장 내 여성 인권을 외치다
그레천 칼슨 지음, 박다솜 옮김 / 문학수첩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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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영화 밤쉘을 보았다. 미국 방송사 FOX에서 상사에 의한 성추행 폭로를 그린 영화였다. 상사이자 FOX를 이끄는 인물은 로저의 성추행을 제일 먼저 세상에 알린 것은 FOX사의 앵커였던 그레천 칼슨이었다. 내가 영화를 보고 난 뒤 이틀 정도 지난 후, 박원순 서울시장의 '위력에 의한 비서 성추행' 고소건이 있었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자살을 선택하였다. 그가 성추행을 했다거나 자살을 했다는 사실보다는 자살 직후 '성추행 고소'건이 수사 종결 났다는 사실에 더 화가 났다.

그레천 칼슨이 쓴 '나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기로 했다.'에는 그녀가 직접적으로 당했던 위력에 의한 성추행 부분이 서술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영화 밤쉘에도 나왔듯이 그녀는 피해 보상을 받는 대신에 이 사건에 대해서 함구한다는 내용의 서류에 사인을 했기 때문이다. 그레천 칼슨은 그녀의 성추행 피해에 대하여 쓰는 대신 성추행 피해 사례와 함께 여성에 대한 억압이 일상적은 교육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이야기를 쓴다. 그것이 이 책의 주 내용이다.

대부분 남성에 해당하는 많은 사람은 '위력에 의한 직장 내 성추행'에 대하여 이해도 공감도 하지 못한다. 그리고 사건이 있었던 당일 그 시간에 그 성추행을 바로 고소하거나 문제 제기하지 않았는지에 대하여도 알지 못한다. 여성은 이 책을 읽지 않더라고 그 이유에 대해 상세하게 알고 있다. '직장 내 성추행'에 대하여 문제 제기를 하는 그 순간부터 피해자는 직장 내에서 따돌림을 당하게 되고 당연히 진급은 어려워진다. 아무리 직장 내에서 좋은 성과를 내더라고 그 성과는 묻히기 일쑤이고, 직장 내 상사나 동료가 하는 가벼운 농담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회 부적응자 취급을 받게 된다. 가정을 경제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여성의 경우에는 자신의 직장에서 잘릴 위험이 높은 '성추행 문제 제기'보다는 해당 사건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쪽'을 택하는 게 더 안전하다고 느낀다. 게다가 '직장 내 성추행'을 일삼는 대부분의 남성은 인사과에서 근무하는 사람보다 직위가 더 높기 때문에 인사과에서 해당 사람을 '조사'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생각해봐라. 그레천 칼슨은 FOX사에 다닐 때 자신의 상사인 로저를 성추행 건으로 고소했는데 로저는 FOX사의 회장이었다. 인사과에서 그 누구 자신 회사의 회장을 성추행 건으로 조사할 수 있겠는가?

그레천 칼슨을 비롯한 성추행을 당하고 그것을 극복한 여성들은 '성추행 사건'을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 않았다. 만 5세 이전의 아동에게 '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고르라고 할 때 대부분 자신의 성별과 같은 사람을 선택한데 비하여 만 6세가 넘어가는 시점에서는 같은 질문에서 개인의 성별과 상관없이 '남성'을 선택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사회적으로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남성'으로 무의식 속에 사회화를 시키는 문제이고, 능력이 뛰어나고 직급의 높은 사람의 의견이 더 중요하다고 인식시키기 때문이다.

우리는 성별과 상관없이 누구나 강하고 자신감이 넘치며 가정적이고 감성적인 사람이 될 수 있게 교육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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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You & It

공연일시 2020. 7. 21. - 9. 27.

공연장소 드림아트센터2관




2020. 7. 22. Cast

규진 - 백승렬, 미나 - 권소이





2인극이었고 공연을 한 배우, 각종 무대준비팀, 연주자의 합이 좋은 공연이었다.

공연을 보면서 몇 년전에 읽은 소설 '굿바이, 욘더'가 생각났다. '굿바이, 욘더' 또한 아내를 잃은 남성이 가상현실에서 아내의 기억조각을 가진 AI를 만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소설 '굿바이, 욘더'와 뮤지컬 '유앤잇'의 차이란 AI로 되살아난 기억이 가상현실에 존재하느냐 아니면 실제현실에서 로봇으로 존재하느냐의 차이와 남성이 그 AI를 원했느냐의 차이였다.

'굿바이, 욘더'에서 남성은 자신의 아내의 기억조각 모음이 가상현실에서 되살아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여성이 자발적으로 한 선택이었고, 남성의 아내가 그리워 가상현실세계로 아내를 만나러 가지만 AI로 재현된 아내가 실제인지에 대하여 매우 혼란스러워했다.

'유앤잇'에서는 남성이 스스로의 의지로 AI를 주문한다. 규진은 아내 미나를 매우 사랑했고, 미나가 죽자 정신과 치료를 받지만 극심한 고통에 시달린다. AI에 미나의 기억을 집어넣은 휴먼노이드를 주문했을 때, 아내를 그리워하는 마음도 있었겠지만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고싶다는 생각도 했을거다. 뮤지컬을 보면서 사랑하는 사람이 죽고 난 뒤에 남은 사람이 매우 고통스러워하며 상실감이 높다는 감정에는 동의했지만, '지 혼자 할 줄 아는 것은 1도 없는 찌질한 남성'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냥 남성이 아내를 많이 사랑했다는 것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가야지 내 마음이 편할 것 같다.

뮤지컬 '유앤잇'의 배경은 2025년이다. 현재 과학기술 속도로 미루어봤을 때, 2025년에는 어떨지 몰라도 죽은 사람의 기억과 사진을 사용하여 가상현실에서 인공지능으로 그 사람을 재현할 수 있는 기술은 머지 않았을 것 같다. 문제는 우리가, 사람이 '죽은 사람을 인위적으로 가상현실에서 살리는 선택을 할 것인가?'이다. 그리고 '가상현실에서 살아가는 인공지능이 감정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서 어떻게 답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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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웨이 다운
제이슨 레이놀즈 지음, 황석희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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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 교보문고에서 이 책을 봤다. 책을 본 첫날, 첫 장을 읽고 덮었다. 그다음 날 또 이 책을 봤고 두 번째 페이지까지 읽다 다시 책을 덮었다. 너무나 슬픈 글이라서 책을 끝까지 읽기 힘들 것 같은 느낌이었다.

도서관에서 이 책을 찾아보니 누군가 빌려 간 상태라 대출 예약 신청을 해두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난 후 나의 핸드폰으로 책이 도서관에 반납되었으니 기간 내 대출을 해가라는 안내가 오게 되었다. 대출 예약 신청을 한 뒤 거의 2달 만에 연락을 받은 것인데, 아마 코로나로 인한 장기 휴관 탓이리라.

책을 빌려 집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늦은 시간이었다. 조용한 방에서 한 장 한 장 빠르지 않은 속도로 책을 넘겼다. 가족이 타의에 의하여 살인을 당했을 때, 그것도 총격이라면. 아직 15세가 되지 않았을 것 같은 화자가 받았을 충격이 글자 하나하나에서 느껴졌다. 짧은 시간, 인지할 수 없는 찰나의 순간부터 죽음을 받아들이는 순간까지 고통스러움이 적혀있었다.

번개같은 즉각적인 충격 이후에는 형제와의 기억이 떠올랐고, 그 형제가 서랍 안에 보관해둔 총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복수를 하겠다며. 결국 죽은 것은 자기 자신이었을 테지만.

슬픈 책이었다. 누가 죽었는지 누가 죽였는지는 아무 상관이 없어 보일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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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이니즘 선언 - 포스트모더니즘을 넘어 미래네트워크사회의 지배이념으로
이정엽 지음 / 박영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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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이니즘 선언

자본주의와 산업사회를 지탱해온 이성 중심의 모더니즘을 비판하며 나타난 포스트모더니즘은 인터넷과 정보혁명에 따른 사회변화를 비판만 할 뿐 이끌어갈 수 없었다.

미래 네트워크정보사회로의 진화를 위한 새로운 지배이념의 등장을 이 시대는 원하고 있다. 아는 이것을 '블록체이니즘'으로 부르고 싶다.

블록체이니즘 선언, 이정엽 저, 박영사

책을 펴면 제일 앞 장에 나와있는 문구이다. 저자 이정엽이 생각하는 블록체이니즘에 대한 개념이 적혀있다.

네이버에서 블록체인을 검색하면 '가상 화폐로 거래를 할 때 해킹을 막기 위한 기술'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정확한 정보가 아니다. 블록체인이라는 명사 상세보기에 들어가면 '‘블록(Block)’을 잇따라 ‘연결(Chain)’한 모음을 말한다.'는 정의와 함께 제일 유명한 블록체인 기술이 2년 전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비트코인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블록체인 기술에서 블록은 온라인에서 일정 시간 동안의 거래 내용이 담긴 하나의 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인터넷 상을 떠돌아다니는 전자화폐가 개인 간 거래를 통해 지불 될 때, P2P(Peer to Peer)을 사용하여 이중 지불을 막는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이다.

책은 주로 알라딘에서 사고파는 1人이 쉽게 이야기를 하자면 내가 알라딘 중고서점에 책을 팔고난 뒤 책 값은 현금이 아닌 예치금으로 넣어달라고 한다. 이것도 일종의 가상 화폐이고 내가 예치금을 사용하여 책을 살 때, 두 번 결제가 되지 않게 하는 것도 블록체인 기술이다. - 라고 우기면 너무 억지스러운가?

책을 읽으면서 2년 전 광품이었던 비트코인이 생각났다. 한동안 내 주위에 비트코인을 사서 돈을 벌거나 망한 사람이 존재했고 몇 명은 비트코인을 사면 과연 돈을 벌 수 있을지 고민을 하던 적이 있었다. 많은 사람이 가상화폐나 블록채인 기술이 일확천금을 얻기위한 금맥 같은 것으로 생각했다.

블록체이니즘 선언을 정독하면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이 가상화폐를 통해 돈을 벌 수 없으며, 블록체인은 누군가 돈을 많이 벌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블록체인을 통해서 세계는 경제적으로 더 긴밀하게 연결되며, 여러가지 이유로 기존 금융권에 접근하지 못 하는 사람이 보다 쉽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만 이용하면'

새로운 시대가 올 때마다 어떤 사람은 그 기회를 노려 자본을 쉽게 벌 때가 있다. 비트코인 열품에서 떼돈을 번 사람처럼. 하지만 블록체인을 기술을 제대로 잘 사용하려는 사람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닌 보다 편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목적이다. 몇 번 책을 더 읽어서 더 깊이있는 이해가 필요하지만 신선한 개념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단순히 비트코인 같은 것을 이용해서 돈을 벌려는 사람보다 미래 경제의 네트워크에 더 관심있는 사람이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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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트 페이션트
알렉스 마이클리디스 지음, 남명성 옮김 / 해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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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북 카페 채그로에서 가지고 온 책이다. 스릴러 장르이고 반전이 있는데 최대한 반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지만 언제나 생각하는 대로 글을 쓰기 때문에 책에 대한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다면 나의 글은 더 이상 읽지 않고 뒤로 가길 바란다.

전체적인 내용은 정신과 병동의 심리상담사 테오가 남편을 살해하고 정신질환 범죄자 감호 병원에 구금/입원한 화가 앨리샤를 상담하는 내용이다. 앨리샤는 남편 가브리엘을 총으로 쏘아 죽이고 난 뒤 스스로 자해를 하였으며, 체포가 되고 나서는 말을 한 마디도 하지 않았기에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정신질환 범죄자 감호 병원에 있었다.

테오와 앨리샤 모두 가족으로부터 정서적 학대를 당했기에 어떤 이유에서든 상담이 필요했다. 둘의 차이점이라면 테오는 자발적으로 상담을 받았고, 앨리샤는 그 상담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상담 여부와 별개로 두 명은 결혼을 하면서 각자의 배우자에게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 문제는 각자의 배우자가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는 것이지.

테오의 아내 캐시와 앨리샤의 남편 가브리엘은 서로 내연관계였다. 책이 막바지에 끝나기 전까지 나는 캐시가 바람을 피우고 있는 시점이 테오가 앨리샤를 상담하고 있는 시점과 동일하다고 생각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상담을 통해 아니면 정신과 치료를 통해서 마음의 상처가 치료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테오는 지속적인 상담을 받는 상태였지만 그가 가진 상처가 완벽하게 회복되는 것은 아니었다. 난 모든 사람이 약간이라도 정신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문제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면 괜찮지만 통제할 수 없을 때는 상담이나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것이겠다. 하지만 정신적인 문제가 상처로 고착되었을 때, 그것은 치료가 가능한 것일까? 나는 이 문제에 대하여 전문가가 아니기에 뭐라 단정 지을 수 없다. 다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상담이나 정신과 치료로 마음의 상처를 치료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오가 앨리샤의 집에 찾아가고 가브리엘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한 것과 앨리샤가 가브리엘의 말에 상처를 입어 총을 쏜 것은 그에 대한 반증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상황일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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