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클릭 - 클릭의 종말, AI 시대의 생존 전략
손승완 지음 / 길벗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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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로클릭'을 읽으면서 콘텐츠 생산자로서 블로거가 AI에게 어떤 영향을 받는지 고민이 되었다. 기존의 블로그 운영은 사람의 검색의도에 맞는 키워드를 선정하고,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한 가독성 좋은 글을 쓰며, 클릭을 유도하기 위한 제목을 고민해야했다. AI 최적화 시대에서 블로그를 읽지 않는 사람을 위하여 어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할까? 블로거는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AI가 답변을 만들기 쉬운 질문 구조를 이해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AI가 받은 질문을 고민하고 답변을 할 때, 명확하고 단정적이며 구조화된 콘텐츠가 되어야 한다. 블로그는 트래픽의 종착지가 아닌 AI의 답변을 구성하는 지식의 공급처 중 하나가 되었으며 개인적인 감상이나 간단한 정보의 집합이 아닌 명확하고 의미 중심의 답변이 필요하게 되었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블로거에게 경쟁상대는 다른 블로거가 아니라 AI의 판단기준이다. 빠르게 AI 최적화에 대응해야 살아남는 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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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유토피아를 찾아서 - 2025 3월 책씨앗 인문교양부문 추천도서
룽위안즈 지음, 강수민.김영화 옮김 / 산지니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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룽위안즈는 개인이 경험한 아주 개인적인 기록이자 동아시아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동물권 활동의 기록서가 된 '동물 유토피아를 찾아서'는 개인이 역사의 한 부분이 되는 과정을 아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룽위안즈는 중국에 도착하여 동물권 활동을 처음 시작한 뒤 현장에서 동물이 처한 현실을 온 몸으로 통과한다. 룽위안즈는 때론 보호와 복지라는 이름 아래 정당화된 폭력이 작동하는 국가주의에 맞서기도 한다. 룽위안즈의 글이 슬펐던 이유는 동아시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동물학대의 실태를 폭로해서라기보다 동물권 활동가로서 개인적으로 겪은 실패, 좌절, 무력감을 숨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룽위안즈는 동물을 연민하는 감정이 또 다른 폭력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았고, 특정 동물을 귀여움의 아이콘으로 소비하는 사회의 뒷편에서 고통받는 또 다른 종의 동물에 대한 인간의 이중성에 치를 떨기도 했다. 룽위안즈가 겪었던 동물권 운동 내부의 문제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부분 같았다. 룽위안즈는 중국에서 동물권 운동이 시작되는 시기의 초기 활동가였고, 소수의 문제의식이 사회적 이슈로 확장되는 과정을 목격했다. 동시에 초기 활동가의 권력이 다른 활동가에게 폭력으로 작동하고 동물을 위한 활동이 돈과 명성을 위한 활동으로 변질되는 과정 역시 기록되었다. 나는 내가 겪고 보고 느꼈던 한국의 동물권 활동이 중국의 동물과 활동과 묘하게 겹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도 소수의 사람으로부터 시작된 동물권 활동이 사회적 관심의 증가로 폭발적인 성장을 겪게 된다. 한국의 특정 동물권 단체와 대표는 이제 더 이상 동물을 위한 활동이 아닌 대표의 명예와 돈을 위하여 동물을 이용하는 단체로 변화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룽위안즈가 경험한 실패와 고통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유토피아가 부재한 세상에서 계속 흔들리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인간으로서 남아있다. 룽위안즈는 상처와 고통을 끌어안고 나아가듯이 나 역시 동물권 활동을 미약하게나마 지속하기 위해 노력한다. 변화는 느리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다른 사람이 만든 완벽한 세상을 기다리기 보다 세상을 바꾸기 위하여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스스로 움직여야만 한다. 우리는 느린 변화의 일부가 되어 어떤 방식으로든 활동을 지속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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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 SPAIN 엔 스페인 - 30 days in Barcelona
도은진 지음 / 오브바이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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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스페인의 많은 지역을 여행했고 발렌시아에서도 살았다. 도은진 작가가 스페인이라고 기억하고 있는 바르셀로나와 카탈루냐는 나의 기억 속에 있는 스페인과 전혀 다르다. 바르셀로나는 관광지다. 기본적으로 사람이 많고, 스페인 내에서 상당히 정치적인 곳이다. 예술적인 감각이 강하고 혁신적이다. 발렌시아는 바르셀로나와 같은 지중해 지역이지만 더 남부에 위치해있다. 그러다보니 겨울에는 덜 춥고 여름은 더 뜨겁다. 쌀로 만든 빠에야의 본고장이면서 바르셀로나보다 맛이 더 풍부하고 전통적인 스페인 음식의 느낌이 더 강하다. 발렌시아의 일상에서 만나는 스페인 사람은 바르셀로나 사람보다 더 친근하고 말이 많으며 걸음이 느리다. 도은진 작가는 스페인에 대한 책을 쓴 것이 아니라 바르셀로나와 카탈루냐에 대한 책을 쓴 것이고 그마저 역사에 대한 부분은 강조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도은진 작가는 산 펠리프 네리 광장을 영화 향수의 촬영지로만 설명하고 있다. 산 펠리프 네리 광장은 역사적으로 더 중요한 곳이다. 스페인 내전 기간 중 바르셀로나는 주요 공습 피해지 중 하나였다. 산 펠리프 네리 광장에 몰려있던 민간인은 프랑코의 군대에 의해 폭격으로 사망하였고, 그 중에서는 어린이, 여성, 노인도 다수 포함되었다. 산 펠리프 네리 광장의 벽면을 보면 당시 폭격과 총질로 인해 돌로 된 벽이 부숴져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저 영화에 나온 장소로 소개할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아니다. 도은진 작가가 바르셀로나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만큼 역사에 대해 더 잘 알았다면 그렇게 쉽게 산 펠리프 네리 광장을 소개하지 않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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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크라임 이판사판
덴도 아라타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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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크라임같이 성범죄와 관련된 소설은 읽는 내내 불편한 감정이 치솟는다. 잔혹한 범죄 묘사 때문이 아니라, 집단 성폭력을 저지른 사람의 그 뻔뻔함 때문이다. 사회와 법이 처벌하지 못하고 외면한 폭력 앞에서 가해자에게 동일한 고통을 돌려주는 행위는 과연 정의라고 할 수 있을까? 무엇이 정의라고 확답할 수 없지만, 이런 범죄가 전세계적으로 반복되는 이유는 성범죄 가해자의 폭력을 '합의'라는 명목아래 축소한 사회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젠더 크라임이 인상적이었던 것은 성범죄를 개인의 일탈이 아닌 경찰 조사 내에서 성차별적인 언어를 계속 문제시하고 성역할 규범을 불편하게 만들며, 암묵적으로 허용된 폭력에 대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끄집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성에게서 보기 힘든 시선이라서 놀라웠다. 통쾌하고 허를 찌르는 복수는 아니지만 사회의 결함과 정의를 가장한 폭력에 대해 고민하고 질문할 수 있는 부분을 계속 생각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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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Aziz Ansari - Good Fortune (굿 포춘) (2025)(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Various Artists / Lions Gate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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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즈가 사회에서 성공이라고 부르며 개인의 안전을 책임져주는 안락한 삶이 아닌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려는 이유는 플랫폼 노동이 행복해서가 아니다. 엘레나에 대한 사랑, 아버지에 대한 책임감, 몸을 씻기 위해 자주 가던 헬스장에서 늘 마주치던 흑인 노숙인과의 유대감 때문이다. 엘레나의 경우 플랫폼 노동자 아르즈가 속한 세계에서 불안정한 노동의 조건을 연대, 문제제기, 집단 행동을 통해 구조를 바꾸고 서로의 존재를 존중하고 인정받는 관계로 만들고자 한다. 누군가에게 기억되는 존재로 산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남아있는 관계와 감정을 일깨워주고 세상을 보다 좋은 곳으로 변화하게 만드는 조건 중 하나이다. 인생을 살면서 필요한 좋은 행운은 사랑과 애정이 남아 있는 삶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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