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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유토피아를 찾아서 - 2025 3월 책씨앗 인문교양부문 추천도서
룽위안즈 지음, 강수민.김영화 옮김 / 산지니 / 2024년 11월
평점 :
룽위안즈는 개인이 경험한 아주 개인적인 기록이자 동아시아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동물권 활동의 기록서가 된 '동물 유토피아를 찾아서'는 개인이 역사의 한 부분이 되는 과정을 아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룽위안즈는 중국에 도착하여 동물권 활동을 처음 시작한 뒤 현장에서 동물이 처한 현실을 온 몸으로 통과한다. 룽위안즈는 때론 보호와 복지라는 이름 아래 정당화된 폭력이 작동하는 국가주의에 맞서기도 한다. 룽위안즈의 글이 슬펐던 이유는 동아시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동물학대의 실태를 폭로해서라기보다 동물권 활동가로서 개인적으로 겪은 실패, 좌절, 무력감을 숨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룽위안즈는 동물을 연민하는 감정이 또 다른 폭력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았고, 특정 동물을 귀여움의 아이콘으로 소비하는 사회의 뒷편에서 고통받는 또 다른 종의 동물에 대한 인간의 이중성에 치를 떨기도 했다. 룽위안즈가 겪었던 동물권 운동 내부의 문제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부분 같았다. 룽위안즈는 중국에서 동물권 운동이 시작되는 시기의 초기 활동가였고, 소수의 문제의식이 사회적 이슈로 확장되는 과정을 목격했다. 동시에 초기 활동가의 권력이 다른 활동가에게 폭력으로 작동하고 동물을 위한 활동이 돈과 명성을 위한 활동으로 변질되는 과정 역시 기록되었다. 나는 내가 겪고 보고 느꼈던 한국의 동물권 활동이 중국의 동물과 활동과 묘하게 겹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도 소수의 사람으로부터 시작된 동물권 활동이 사회적 관심의 증가로 폭발적인 성장을 겪게 된다. 한국의 특정 동물권 단체와 대표는 이제 더 이상 동물을 위한 활동이 아닌 대표의 명예와 돈을 위하여 동물을 이용하는 단체로 변화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룽위안즈가 경험한 실패와 고통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유토피아가 부재한 세상에서 계속 흔들리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인간으로서 남아있다. 룽위안즈는 상처와 고통을 끌어안고 나아가듯이 나 역시 동물권 활동을 미약하게나마 지속하기 위해 노력한다. 변화는 느리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다른 사람이 만든 완벽한 세상을 기다리기 보다 세상을 바꾸기 위하여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스스로 움직여야만 한다. 우리는 느린 변화의 일부가 되어 어떤 방식으로든 활동을 지속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