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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크라임 ㅣ 이판사판
덴도 아라타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5년 2월
평점 :
젠더 크라임같이 성범죄와 관련된 소설은 읽는 내내 불편한 감정이 치솟는다. 잔혹한 범죄 묘사 때문이 아니라, 집단 성폭력을 저지른 사람의 그 뻔뻔함 때문이다. 사회와 법이 처벌하지 못하고 외면한 폭력 앞에서 가해자에게 동일한 고통을 돌려주는 행위는 과연 정의라고 할 수 있을까? 무엇이 정의라고 확답할 수 없지만, 이런 범죄가 전세계적으로 반복되는 이유는 성범죄 가해자의 폭력을 '합의'라는 명목아래 축소한 사회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젠더 크라임이 인상적이었던 것은 성범죄를 개인의 일탈이 아닌 경찰 조사 내에서 성차별적인 언어를 계속 문제시하고 성역할 규범을 불편하게 만들며, 암묵적으로 허용된 폭력에 대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끄집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성에게서 보기 힘든 시선이라서 놀라웠다. 통쾌하고 허를 찌르는 복수는 아니지만 사회의 결함과 정의를 가장한 폭력에 대해 고민하고 질문할 수 있는 부분을 계속 생각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