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모든 크고 작은 생물들 수의사 헤리엇의 이야기 1
제임스 헤리엇 지음, 김석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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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때 이후 몇 년만에 보는 제임스 헤리엇인지 모르겠다.


어렸을 때부터 개, 고양이를 비롯한 온갖 동물을 좋아한터라 동물에 관련된 책이 있다고 하면 엄청 어려운 전문서적이 아니고는 한 벅씩 읽어봤다.


제임스 헤리엇의 책도 마찬가지였다.


중학교 때 웅진에서 나온 제임스 헤리엇의 책을 사서 대학교에 진학해서까지 책이 찢어질 정도로 많이 읽었었다.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책장을 정리하면서 이미 낡을대로 낡고 여기저기 찢어진 제임스 헤리엇의 책을 버렸던 것 같은데 정확한 기억은 없다.

어느 순간 내 책장에서 없어져 버렸는데, 집을 뒤지다보면 어디서 나올지 모르는 일이다.


그러다 갑자기 제임스 헤리엇의 책이 재출간되었다. 굉장히 반갑게.


다시 읽은 제임스 헤리엇의 책은 재미있었고, 영국의 요크셔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소와 말이 있고 소규모 농장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마을로.


물론 지금 요크셔에 간다고 하여도 그런 풍경은 볼 수 없을 것이다. 지구에 있는 거의 모든 축산업은 공장식으로 바뀌었고, 소규모 농장은 없다시피하니까.


제임스 헤리엇. 오랜만에 다시 만난 친구처럼 반가운 이름. 그리고 그 글귀와 이야기.


공장식 축산업과 도축으로 바뀌기 직전의 농장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고, 반려동물을 키우기 시작할 무렵의 그 때.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제임스 헤리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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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 어떤 영화를 볼까 고민을 했었다.

 

보고싶었던 영화 [햄릿:고스트]는​ 개봉관이 없는 것 같아 그냥 집 근처 영화관에서 하는 영화 중 시간이 맞는 영화를 찾아보니

 

[걷기왕], [임페르노], [럭키]가 있었다.

 

퇴근 후. 티켓을 끊을 때 자리가 있고 가장 빨리 들어갈 수 있는 것은 [걷기왕] 뿐이라 이 영화를 봤다.

 

꿈과 열정으로 인생을 살라는 담임의 이야기에 세상 사는 데 꿈과 열정이 중요할 수도 있지만 뭐 굳이 그것을 모든 반 학생에게 강요하고 다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 모든 사람의 생각이 다른건데.

- 만복이 친구 지현이가 그냥 공무원 되서 퇴근 후 집에서 맥주나 마시고 싶다고 하니 담임이 꿈과 열정을 이야기 하는데, 지현이가 그런다. "그렇게 사는 것은 뭐 쉬운 줄 아세요?"

- 맞다. 세상에 쉬운 것이 어디있다고 남의 인생을 그리 쉽게 말하나.

 

담임이 굳이 만복이가 잘 하는 것을 찾아주려는 노력이 대단하고, 만복이도 나름 열심히 해보려고 하고

빡세게 훈련하다 다쳐도 빡세게 재활해서 일어나는 수지도 엄청나지만 결론은 어차피 죽을만큼 노력하지 않고 끝까지 가지 않아도 괜찮아보였다.

어차피 힘들고 빡세게 살 수 밖에 없는 세상이지만 죽을만큼 끝까지 가지 않을 선택도 필요할 때가 있다고 생각했다.

 

마지막까지 소순이는 수컷인가, 아니면 암컷인가

소순이는 수컷인데 송아지를 낳은 것인가, 아니면 암컷임에도 소순이 스스로 자신을 수컷이라 정의한 것인가

소순이의 sex는 암컷인데, gender는 수컷인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

-> 소순이에 대한 심각한 고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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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12인의 성난 사람들


2016.10.13 ~ 2016.10.30


출연

홍성춘, 강진휘, 남동진, 이종윤, 유성진, 신용진, 한상훈, 현은영, 김애진, 박시유, 반인환, 홍현택, 서유덕


미마지 아트센터 물빛극장

 

 

 

 

<대학로 미마지아트센터 물빛극장>



연극이 시작하면서부터 끝날 때까지, 나는 2가지 의문이 있었다.

1. 2명의 증인이 했던 정확한 증언을 왜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을까?

2. 왜 유죄와 무죄, 죽음과 삶.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가?


연극은 3일 간의 재판 직후, 12명의 배심원이 범인의 유죄와 무죄를 선택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사건 내용은 "아들"이 "아버지"를 죽였다. "아들"은 무죄인가? 아니면 유죄인가?

"아들"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명제 하나만 보았을 때는 유죄였다.

12명의 배심원이 재판에서 "들었다."고 이야기한 "증언"에서는 분명했다.

"아들"이 "아버지"를 죽였다.


문제는 "아들"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명제가 사실이냐, 사실이 아니냐였다.


11명은 사실이라고 생각했고, 1명은 사실이 아닐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에 11명은 소년이 범인이며, 유죄라고 했다.

1명은 무죄라고 이야기했다. 좀 더 정확하게 따지자면 소년이 범인이 아닐 가능성을 보았다.

- 그 이유는 법정에서 나왔던 증언과 증거자료에 대한 변호사의 변호가 너무 허술했다는 것이었고,

- 오히려 증언과 증거자료를 토대로 "아들"에게 기회를 준 것이라 생각된다.


1명이서 11명에게 이야기한다. 우리 좀 더 생각해보자고.

이야기를 하고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재판과는 다른 추론이 생겼고, 증인이 한 이야기가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가정이 생겼다.

그리고 "아들"은 무죄가 된다.


나의 의문. 1. 2명의 증인이 했던 정확한 증언을 왜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을까? 2. 왜 유죄와 무죄, 죽음과 삶.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가?


일단 1번.

재판에서는 2명의 증인이 나왔다고 한다.

중풍에 걸려서 제대로 걷는 것도 힘든 할아버지 한 명과 살인장소 건너편 아파트에 살고 있는 여성.

이 2명의 사람은 정말 정확하게 진술하고 증언한다.

"12시", "12시 10분", "15초"라는 정확한 시간 표현, "6칸의 기차가 지나가고, 마지막 2칸이 지나갈 때" 살인장면을 목격했다.라는 증언.

->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아마 12시쯤이라거나 잠이들 때쯤이라는 표현이었으면 더 신뢰가 갔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나 정확한 표현에 오히려 두 명의 증인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 근데 경찰, 검찰, 배심원 모두 의심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2번. 도대체 왜! 유죄면 무조건 사형인가? 

"아들"은 이제 겨우 16살이다. 진범일 경우, 살인이라는 큰 죄를 저질렀지만 도대체 왜 무조건 사형이냐는 거다.

-> 아무리 심한 범죄를 저질러도 일정 나이가 지나지 않은 청소년의 경우, 보통 사형까지는 안 가는데.

-> 1957년은 2016년과 조금 달랐나보다.


극이 진행되면서 12명의 배심원이 퍼부는 말과 행동에서 각종 혐오와 차별에 화가 나기도 했고, 짜증나기도 했지만 그것은 사실 아무 것도 아니었다. 현실에서는 더 한 사람도 많으니까.

- 극에서는 사실 "아들"의 유무죄 판결보다는 대화를 나누면서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혐오와 차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다.

- 많은 대화가 있었고 많은 말이 있었다.


그 수많은 대화와 말 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대사는 노인이 한 말이었다. "나는 저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소. 존중하오"

단순히 "아들"이 유/무죄를 따지기 전에 나와는 생각이 다른 사람도 존중하고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


무겁고 힘들지만 기억에 남는 연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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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재개봉한 록키호러픽쳐쇼를 봤다.

- 사실 재개봉이라고 인식하지 못 하고 "제" 제작&개봉이라고 생각하고 갔었는데, 시작함과 동시에 재개봉이라는 것을 인식함.


뮤지컬 영화, 게다가 줄거리, 연출, 특수분장 등등등 쌈마이 정신을 지향하는 이런 영화는 언제나 영화사와 뮤지컬사에 길이길이남지만 한국에서는 인기가 별로 없다.

- 완전 캐 마니악한 영화.


게다가 주인공은 바이섹슈얼이고, 과한 트랜스 분장을 하는데ㅋㅋㅋ 잘생기지도 않았어!

- 한국인, 특히 남성은 싫어할 듯.


한국에서는 영화보다는 뮤지컬로 더 많이 알려져 있고, 특히 예전에 홍록기가 프랭크 박사역을 맡은 것으로 화제가 되었었다.

- 초연할때는 미성년자 관람불가였고, 나는 고등학생이라 못 봤었는데

- 대략 2008년 정도에 재연 할 때는 15세 이상 관람가로 바뀌고, 나는 대학생.

- 뭔가 억울했다.


뮤지컬은 잘 생기고, 온 몸이 근육질인 남성배우와 + 인기많은 남성배우 프랭크 캐스팅으로 "여성"에게는 꽤 인기가 많았다.

- 여성관객이 압도적으로 많은 한국 뮤지컬 시장에서 몸 좋고 잘 생기고 인기많은 남성배우가 나오는 뮤지컬은 인기가 많다.


이번에 재개봉된 록키 호러 픽쳐 쇼는 구성도 화면 배치도 나레이션도 배우의 연기 톤도 일부러 쌈마이에 딱 1970년대 뮤지컬 영화라는 느낌이 들었지만, 꽤 재미있게 봤다.

- 사실 재미있게 만들면 쌈마이가 최고로 재미있는 컨텐츠가 된다.


미국에서는 10월 20일부터 록키호러픽쳐쇼를 드라마로 리메이크해서 TV방영을 한다고 한다.

- 한국에서는 뮤지컬이고 영화고 뭐고 당분간 안 할 것 같으니, 미국 드라마나 다운받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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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 앨런​의 영화는 언제나 그렇듯 말이 많다.

- 이게 좋을 때도 있고 싫을 때도 있다.

 

1930년대의 헐리우드와 뉴욕.

 

헐리우드는 지금이나 그 때나 배우로 성공하고 싶은 사람과 영화로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이 넘쳐나는 그런 곳이었나보다.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배우로 성공하고 싶었지만 실패한 영극영화과 졸업생 보니.

제시 아이젠버그는 고향을 떠나 성공하고 싶었지만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그 곳에서 성공한 바비.

 

내용은 다른 블로그 후기에도 영화 시놉시스에도 나와있으니 딱히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나는 단지 내가 스페인을 여행하고 있을 때 개봉했던 영화가 아직도 상영을 하고 있는 데서 한 번 놀랐을 뿐이고,

영화 죽여주는 여자가 개봉을 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본 영화였을 뿐이다.

 

딱히 우디 앨런의 영화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이쁘게 나온다는 후기를 어딘가에서 읽고 보러간 것이었다.

 

헐리우드건 뉴욕이건 어느 동네가 부자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가십거리와 돈이 넘치고, 바비는 그 가십과 돈으로 성공을 하게 된다.

 

보니는 성공한 남자와 결혼을 해서 안정적으로 살게 되고.

 

딱히 인상깊은 영화는 아니었다.

 

이미 각자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한 바비와 보니가 서로를 다시 만나 싱글일 때처럼 데이트를 하는 것도 그럴려니 했고.

 

바비와 보니에게 서로는 꿈일 뿐이었다.

 

베로니카가 중간에 바비에게 그런다. 잠을 자고 있을 때, "보니"라고 했다고.

보니도 바비를 다시 만나서 그런 이야기를 한다. "가끔 꿈에서 당신을 본다."

영화가 끝나기 전 보니와 바비가 듣는 말은 "뭔가 꿈에 젖은 얼굴이다."라는 대사이고.

 

현실이 아닌 꿈에서 서로를 그리워하던 두 사람이 현실에서 잘 될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잠에서 보는 꿈은 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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