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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난민 되다 - 미스핏츠, 동아시아 청년 주거 탐사 르포르타주
미스핏츠 지음 / 코난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2015년에 발행된 책을 이제야 읽게 된 것에는 언제나 그렇듯이 별 다른 이유가 없었다.
도깨비 책방에서 보았던 생텍쥐베리의 르포르타주를 읽고 싶었는데 양천도서관에 책이 없었고, 도서찾기에서 르포르타주를 검색했을 때 제일 처음 나왔던 책이어서 빌렸다.
- 늘 이런 식이다.
한국의 주거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한국에서 사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알고는 있다. 그 문제를 실감하지 못 하는 이유는 내가 아직까지 아빠의 집에 얹혀 살고 있기 때문이다.
타이완, 홍콩, 일본, 한국의 청년 주거문제를 읽다보니 한국보다 조금은 좋아보이는 상황도 있었고 한국과 비슷하거나 나빠보이는 상황도 있었다.
한국보다 좋아보이는 상황이래봤자 홍콩의 대학교 기숙사가 한국의 대학보다 들어가기 쉽고, 대학교 기숙사가 아닌 곳에서 자취를 하여도 주거지원비를 장학금으로 준다는 것?
- 홍콩의 대학 기숙사 사례를 읽고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자퇴를 한 대학교 동기 하나가 생각이 났다. 나는 안양에 있는 4년제 대학교를 다녔는데, 동기 A는 경기도 동두천 부근에서 살았었다. 학교까지 왕복으로 최소 4시간 최대 6시간의 통학을 해야 했던 A는 대학교에 들어오기 전 학교 기숙사를 지원했지만 경기도에 산다는 이유로 거절을 당했었다. 근데, 동두천보다 안양과 훨씬 가까운 충북 천안에 사는 남자 동기 B는 충북권역이라는 이유로 기숙사에서 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A는 나름 공부도 열심히하고 단 한 번도 1교시 지각을 한 적이 없지만, 1학기가 끝나고 결국 자퇴를 했고 나중에 집 근처 다른 대학교에 입학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도 타이완, 홍콩, 일본의 주거는 한국과 대동소이했다.
- 사회생활 자체를 시민단체에서 했던 나라서 그런지 내 주위에서 들었던 사례와 왜 이리 판박이 같은 사연이 동아시아 각국에서 차고 넘치는 것일까?
- 월세가 너무 비싸고 보증금이나 연대 보증을 서주는 사람이 없다면 집을 구할 수가 없고.
- 집에서 보증금이나 일정부분의 월세지원이 없다면 사는 것이 너무나 팍팍해지고
- 책에서는 청년 난민에 대한 부분만 다루었지만, 여기에 "장애"라는 특수성이 더해지면 사는 것은 완전 미칠 것 같이 흘러간다.
나도 잠시 잠깐 독립을 해볼까 하여 직방, 다방, 네이버 부동산을 켜서 검색을 해 본적도 있었지만 결국 독립을 안 하기로 마음 먹었던 것은 내가 버는 돈으로 집값이 전혀 감당이 안 되기 때문이었다.
내가 혼자 살기위해 필요한 최고한의 공간 1 + 화장실 1 + 부엌 1이라는 덧셈에 최소한의 교통과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최대치의 월세를 계산해보니 보증금 6천만원이 필요한 현실이었다
- 보증금이고 나발이고 6천만원 없습니다.ㅜㅜ
- 그렇다고 월세를 무작정 다 내고 살기는 어려움.
타이완의 린위루가 했던 "악의적인 부동산 투기는 계속해서 수수방관해놓고, 이제 와서 그만큼 거품이 끼어버린 집값을 나더러 부담하라고 하는 건 말되 안 되는 일인걸."에 공감하고 동의한다.
젊었을 때 고생을 사서 해서 추후의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는 확신이라면 "고생"이라는 단어를 조금 달리 생각해보겠지만, 현실의 "고생"은 그냥 "개고생"일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