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삭스 지리 기술 제도 - 7번의 세계화로 본 인류의 미래 Philos 시리즈 7
제프리 삭스 지음, 이종인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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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가 있어서 무리 없이 이어서 읽을 수 있었던 제프리 삭스의 신간 '지리 기술 제도'이다. '지리 기술 제도'의 원서 제목은 'The Age of Globaliztion'인데, 직역하자면 '세계화의 시대'이다. 사실 영어 원서 제목이 제프리 삭스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에 더 겉 맞는다고 생각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지리 기술 제도'라는 한국어 제목을 새롭게 붙인 이유도 이해는 간다. 인류 문명의 역사가 발전을 할 때, 인류가 살기 적합한 환경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고 그 환경을 토대로 다양한 도시와 나라가 번성했다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지리와 환경이 인류 문명의 기술을 어떻게 탄생시키고 전파시켰는지에 대해서 더 중점적으로 다루어졌다.


'지리 기술 제도'를 읽다 보면 단순히 기후나 지대에 따른 통계나 도표가 아닌 기후 지역에 따른 인구분포나 위도에 분포한 도시 위치 등이 표시된 지도 같은 다른 책에서 보기 힘들었던 통계자료나 지역에 따른 그림 분포도 등을 볼 수 있었다. '인간이 살기 좋은 지역'이라는 것이 정확하게 정해져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구분포나 위도에 따른 기대수명 등은 생각지도 않았던 자료였는데, 통계자료 등으로 해당 내용이 너무 선명하게 보여서 오히려 충격이었다. 특히 저자가 행운의 위도라도 불리는 부분에서 역사적으로 유명한 고대 도시가 중점적으로 몰려있는 것은 물론이고 각 시대마다 대제국을 건설하였던 나라가 분포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놀라웠다.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되었던 내용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하기 전까지 '말'이라는 생명체 자체가 없었다는 것이다. 정확하게는 아주 오래전에 살았던 인류 때문에 아메리카 대륙에서 '말'이 멸종되었고 그로 인해서 기술이 효율적으로 퍼져나가지 못하고 제도가 정착하지 않았기에 유럽인에게 아메리카 대륙에 살던 원주민이 '침략' 당하게 된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물론 '말'이라는 것이 존재하였어도 아메리카 대륙 자체가 가로 형태가 아닌 세로 형태의 대륙이었기에 새로운 기술이 발견/발명되어도 제도로서 정착되지 매우 어려운 환경이었을 수도 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아메리카 원주민은 쉽게 동물을 학살하고 멸종시킨 선조의 죗값을 외지인의 침략으로 되돌려 받는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제프리 삭스는 21세기가 되어 이제 세계는 하나의 목적을 바라보는 '세계화의 시대'가 되었다고 공언한다. 아직 개선되어야만 하지만 UN이라는 국제기구에 모든 나라가 모여 SDGs를 이루어내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MDGs에 이은 SDGs(경제적 목표 - 극빈의 종식, 배고픔의 종식, 보편적 의료 혜택, 학교교육, 안전한 물에 대한 접근, 전기의 공급, 좋은 직장, 현대적 하부 기반 시설, 사회적 목표 - 젠더 평등, 소득 불평등의 차감, 평화롭고 준법적이고 포용적인 사회, 환경적 목표 - 지속 가능한 도시, 지속 가능한 생산과 소비, 기후변화의 통제, 해양 생태계의 보호, 지상 생태계의 보호)를 위해서 기업은 이익을 위해서뿐만이 아닌 함께 살아가기 위한 ESG를 위해 노력을 해야 하며, 각 국가는 우리 모두가 초연결 된 사회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인류 문명의 역사는 언제나 발전을 해왔고, 인류가 가지고 있는 지성으로 감당할 수 없는 발전이 있을 때마다 그 문명은 없어져 버려 제로베이스가 되거나 퇴보해왔다. 지금 인류의 집단지성은 세계화라고 불리는 초연결 사회를 감당할 수 있는가? 아니면 다시 멸망으로 되돌아갈 것인가? 인류 문명의 선택은 아직 한 치 앞도 알 수 없지만, 나는 우리 모두가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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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ine8 2021-08-18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총균쇠 저자는 제레미 다이아몬드입니다. 잠시 착각하셨나봅니다.

sijifs 2021-08-18 16:17   좋아요 0 | URL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정하였습니다.
 
생명 가격표 - 각자 다른 생명의 값과 불공정성에 대하여
하워드 스티븐 프리드먼 지음, 연아람 옮김 / 민음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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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문명를 바탕으로 하고 개인의 사유재산을 늘리는 환경이 활개를 치는 신자유주의에서는 이 세상의 모든 존재에 가격을 정한다. 목이 마를 때 마시는 물 한 모금, 배가 고플 때 먹는 음식 한 입에도 가격이 정해져 있다. 어느 나라에 가건 특정 재화가 정해져 있어서 그 재화를 지불하지 못 하면 사람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심지어 자연환경에도 가격을 매겨 경제적 가치가 낮다고 평가되는 자연은 그 경제적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개발'을 한다. 자연이 있는 그대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그 가치를 증명해야하는 시대이다. 심지어 지금 숨을 쉬면서 글을 쓰고 있는 나와 내가 쓴 글을 읽는 당신이라는 존재에도 가격이 정해져 있다. '나'와 '너'의 직업이 무엇인지, 한 달에 얼마를 버는지, 어느 정도의 학력 수준이 있는지, 몇 살인지에 따라 목숨에 가치가 붙는다.


희안하게도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자연적으로 가지는 권리가 존재한다는 '천부인권론'에 대해 동의하고, 자연권적인 법칙에 따라 볼 때 모든 사람이 동일한 가치의 '천부인권'을 가지고 있다. 근데 희안하게도 우리의 목숨 값은 전혀 같지가 않다. 책에서도 나온 사례처럼 911테러 같은 사고로 희생된 희생자로도 그 사람의 나이와 직업, 부양가족의 숫자에 따라서 보상금은 달라졌다.

우리는 모든 삶이 동등하다고 이야기하지만, 불의로 사고로 사람이 희생되었을 때 상당히 불평등하게 생명의 값어치가 정해지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심지어 웃기게도 소방관이나 사회복지사, 경찰관 같은 사람보다 단지 연봉을 많이 받는 이유로 펀드 매니저 같은 투자자가 더 높은 생명값을 가지고 있다는 결론을 얻기도 한다. 생명에 대한 가치가 직업의 사회적 기여가 아닌 당시 벌어들이고 있는 연봉으로 환상되는 것이다.

천부자연권과 천부동물권까지 바라보자는 외침이 그 사람의 연봉과 월급에 따라 생명의 값어치가 달라지는 사회를 맞닥뜨리면 솔직히 짜중나고 화가난다. 자연도 동물도 사람도 자신의 값어치를 경제적으로 증명해야만 인정받는 현실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물질문명을 자연문명으로 바꾸기 위해 어떤 노력과 논리가 필요할 지 고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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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의 심판 파비안 리스크 시리즈 2
스테판 안헴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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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안 리스크 1편 얼굴없는 살인자에 이은 파비안 리스크 2편 편지의 심판)이 출간되었다. 편지의 심판은 파비안 리스크 1편보다 과거의 일이다. 주인공이 같은 사람이니 '연결성이 없다, 아예 0%다.'라고 말을 하기는 힘들지만 꼭 1편 얼굴없는 살인자를 읽은 뒤에 2편을 읽을 필요는 없다. 상황에 따라 개별로 읽어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스웨덴 헬싱보리가 주 무대였던 1편과 달리 2편 편지의 심판은 스웨덴의 스톡홀름과 덴마크를 넘나들며 사건이 펼쳐진다. 사건이 일어난 이유가 여성에 대한 성범죄 때문은 아니었지만 소설 내에서 여성에 대한 범죄율이나 상사에 의한 강간 부분도 상당히 많이 다루어진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보다 나은 편이라고 여겨지는 스웨덴과 덴마크를 비롯한 북유럽 역시 여성에 대한 납치나 여성 살인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는 부분은 마찬가지인가 보다.

상당히 어둡고 추워서 북유럽 감성을 느끼기에 매우 제격이었으며, 일반적으로 읽던 추리소설과 다른 감성이 낯설고 이질적이기는 했지만 상당히 흥미롭게 읽기는 했다. 북유럽 소설을 한 번도 읽어보지 못 한 사람에게 추천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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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 리테일 4.0 - 마켓 4.0이 바꾼 리테일의 새로운 법칙
필립 코틀러.주셉페 스틸리아노 지음, 이소영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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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희망도서로 필립코틀러 마켓 5.0을 신청해두었는데, 이미 살 도서라고 희망도서신청 기각되었다. 3개월 정도 필립코틀러 마켓 5.0이 신간도서로 비치되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데, 안 되고 있어서 필립코틀러 리테일4.0부터 빌려서 읽었다.

Covid-19때문에 모든 사람의 삶이 바뀌었고는 하나 절대 바뀌지 않는 부분은 분명히 존재한다. 외출이 줄고 여행, 특히 해외여행은 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사람의 욕구 자체가 줄어들지는 않는다. 이미 2019년까지 팽창할대로 팽창된 인간의 욕구는 변화가 있을지언정 절대 줄어들거나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Covid-19에서 살아남은 기업이 이런 욕구를 제대로 캐치했을 뿐이다.

필립코틀러 리테일4.0에서 부각된 부분은 아무래도 옴니채널을 사용한 마케팅이 아닐까 싶다. Covid-19 때문에 마케팅이 힘든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욕구를 각종 SNS, 실물경제, 유통구조 등 각기 다른 채널에서 사용된 연결불가능한 구조인 멀티채널이 아닌 연결가능하게 바꾸어 둔 옴니채널로 자극하는 것이 힘든 것이다. 채널의 다양화는 각기 다른 연령대와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다양한 고객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업이 전달하고 싶은 마케팅의 핵심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마케팅을 잘 하는 기업은 모든 SNS을 하지 않고 자신의 주타깃층이 사용하는 단 하나의 SNS만으로도 성공하는 반면, 그게 아닌 곳은 각종 SNS을 통해 마케팅을 하더라도 망할 수 밖에 없다.

필립코틀러 리테일4.0에서 특이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이탈리아 소재의 기업 혹은 이탈리아의 마케팅 담당자의 글이었다. 각 기업마다 자신들이 하고있는 옴니채널과 마케팅의 지향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옴니채널 마케팅이 비교적 쉽다고 생각되는 엔터테인먼트나 레저부분보다는 비교적 마케팅이 어려운 안경회사인 사필로 그룹과 문구회사인 몰스킨의 글이 인상적이었다. 안경회사인 사필로 그룹은 안경이 가진 기능적인 특수성과 패션으로서의 부분을 더해서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부분이 특이하였고,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되는 세상에서 아날로그 감성의 특이점을 내세우는 몰스킨의 마케팅 철학은 꽤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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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 - 일과 나의 미래, 10년 후 나는 누구와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홍성원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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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이슈는 연일 상한가이다. AI가 인간과의 체스 대결에서 승리한 것은 꽤나 오래전 일이고,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 이후 더 이상 인간은 바둑이나 체스와 같은 경우의 수를 가지고 싸우는 영역에서 AI를 이길 수 없게 되었다. 그나마 아직 AI와 대결을 하지 않은 부분은 장기 정도 같은데, 장기는 대중적으로 관심사가 더 적어서 AI 경기를 하지 않는 건가 싶다.

2016년 이후 AI는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아니 상상하는 무언가를 현실로 만들어내는 기술력을 가지게 되었다. 현재 신한은행의 AI 모델인 로지를 비롯하여 버추얼 유튜버 루이같이 실제 사람 같지만 가상의 CG 라거나 사람과 CG의 합성 체인 안드로이드 같은 무언가도 존재하는 현실이 되었다. 심지어 AI를 이용한 딥페이크 기술로 보이스피싱이나 음란물을 만드는 범죄행위에 악용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면 어렸을 적 읽었던 사람 손톱을 먹고 사람이 된 쥐처럼, 나의 머리카락이나 손톱을 가지고 또 다른 나의 복제인간을 AI로 만들어 사칭할 수도 있는 것인 아닌가 무섭기도 하다.

AI의 등장 이후 노동환경과 산업이 극변하게 되고 상당히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기계와 생각하지 않는 인간의 일자리 싸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단순 번역이나 통역, 녹취록을 푸는 문제는 이제 사람이 아닌 기계가 해야 할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대다수의 기업이 새로운 인재를 찾으면서 기계로 대체되지 못할 만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원하게 되었다. 나는 이 부분에서 기업이 아닌 사람의 입장으로 이야기하자면 '기계로 대체되지 않을 인재'를 원한다면 기업에서 먼저 '사람을 노동력 취급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 능력 있는 인재를 원한다면 해당 기업에서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구체적으로 적어야 하는데 그런 것 없이 그저 일을 할 사람을 원한다면 생각하지 않는 인간도 생각하는 기계도 얻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하는 기계만이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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