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큰 개 파이
백미영 지음 / 텍스트칼로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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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웹툰을 넘어 인스타툰의 시대가 도래하였도다. 인스타툰은 모바일 사용 빈도가 높은 MZ세대가 화면 스크롤을 내려가며 정보를 읽기보다, 옆으로 페이지를 넘기는 카드뉴스 형태를 더 선호하는 데서 비롯된 것도 있고 아무래도 기존 웹툰보다 진입이 쉽다보니 더 다양한 사람이 시작할 수 있는 것도 한몫 한 것 같다.

개큰 개 파이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애니메이터인 저자 백미영이 래브라도 리트리버를 키우는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되면서 하루아침에 대형견 견주가 된 일상을 다루고 있는 인스타툰이 최근 정식출간되어 독자를 만나게 되었다.

결혼 직후에는 한국의 원룸에서 6개월 후에는 터키에서 파이와 함께 살면서 세 가족이 겪는 다사다난한 일상을 엿볼 수 있는데, 인스타툰이 대부분이지만 중간중간 만화로는 설명 불가능한 일을 짧은 에세이로 전해주어 파이와 함께 살아가는 여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한국에서 7년을 산 파이와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국적을 가진 한국인 2명이 함께 터키로 이주를 하여서 책 표지에 있는 파이의 캐릭터에는 한국 국기와 터키 국기가 함께 그려져 있다. 책 날개에 저자의 공식 인스타와 파이의 공식 인스타(@Pi_thatdog)가 적혀있는데, 파이의 공식 인스타에 들어가면 개큰 개 파이의 터키 일상을 더 볼 수 있으니 책이 끝나고 난 뒤의 파이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면 인스타에 들어가보길 바란다.


 

책의 목차는 크게 개큰 개 파이의 한국 버전과 터키 버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단순히 한국에서의 파이의 삶과 터키에서의 파이의 삶으로 나누기보다 저자와 파이의 관계의 발전도 읽을 수 있는 타이밍이다. 처음 개를 키우는 사람이 범할 수 있는 실수와 생각이 서로 적응하면서 조금씩 바뀌는 것도 눈에 보인다.


 

책을 읽으면서 제일 기억에 남는 부분은 파이와 저자가 함께 동물병원을 방문했던 내용과 초특대형 개껌 구매기였다. 동물병원에 수의사 선생님이 저자에게 물어보는 내용은 사료의 종류, 주로 급여하는 간식, 영양제를 먹이는지, 귀청소, 동물병원 정기검진 같은 기초적인 동물돌봄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저자이 이 질문을 듣고 '나쁜 견주가 되는 느낌'이라고 적었다. 많은 견주가 '개가 행복하면 된다.'와 비슷한 생각으로 둥물을 키우지만 개가 행복하려면 건강은 필수이며 적절한 관리와 돌봄을 해주어야 한다. 래브라도 리트리버인 파이를 비롯해서 코카스패니얼, 푸들같이 길고 큰 귀를 가지고 있는 개의 경우 각종 귀 염증 질환을 가지고 있어서 귀 청소를 자주 해주고 통풍을 시켜주어야 한다. 근데 기초적인 돌봄에 관한 내용에는 무지하고 해주지도 않으면서 '개가 행복하면 된다.'라는 생각을 하며 동물을 키우는 것은 동물방치이고 학대의 일종일 수도 있다. 반려동물이 행복하길 바란다면 반려인으로써 응당 해야만 하는 반려동물 돌봄에 신경을 써야만 한다.

초특대형 개껌의 경우 파이가 한국에서 터키로 가는 비행 시간 동안 최대한 스트레스를 덜 받게 하기 위하여 특별주문을 하여 구매한 것이다. 근데 이게 에버랜드 사자 사육사 납품을 곁들인... 파이를 위해 구매한거는 맞는데 왜인지 그 크기때문에 파이가 잘 씹어먹었을지도 의문이고 이 개껌으로 스트레스를 덜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사진 상으로도 상당히 커보이는 개껌이었는데 나중에 구경이라도 좀 해보고 싶었다.

개큰 개 파이를 읽으면서 대형견 임시보호를 하던 때가 생각났다. 집 주변에 대형견을 키우는 인구가 꽤 되다보니 대형견을 데리고 다닌다고 뭐라 한 소리를 크게 들은 적은 매우 적지만 가끔 '저런 큰 개는 입마개를 씌워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소리를 들으면 짜증이 밀려왔다. 하필 그 소리를 들을 때 임시보호를 하고 있던 개는 그 어떤 존재에게도 공격성이 1도 없었던 것은 둘째치고 개농장에서 학대를 받다가 구조된 녀석이었기에 그런 소리를 듣는 것이 더 싫었다. 뉴스로 기사화된 개물림 사고의 대부분은 '개의 문제'라기보다는 '사람의 문제'(일반 가정집에 낯선 사람이 무단으로 친입하여 개에게 물렸더나 애초에 반려인이 제대로 된 동물 돌봄을 하지 않았던 상황)때문에 일어난 일이 많았기에 그런 소리를 듣는 것은 더 싫었다. 개물림 사고를 방지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개에게 입마개를 씌우는 것'이 아닌 반려동물을 키우기 전에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받도록 하여, 책임감있게 동물을 돌볼 사람만 동물을 입양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저자 또한 파이와 함께 한국에서 산책을 나갈 때, 파이를 바라보는 공격적인 시선 때문에 상처를 받았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 부분은 한국 사회에서 동물에 대한 책임감이 없고 차별적인 생각이 뿌리깊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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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진화의 무기, 친화력 - 협력을 통해 무리에서 사회로 도약한 이야기
윌리엄 폰 히펠 지음, 김정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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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진화의 무기, 친화력은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 대학교에서 심리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윌리엄 폰 히펠의 저작이다. 약 600만 년 전 인간 조상이 열대 우림에서 사바나(열대초원)로 이주한 이후 이 사회를 어떤 식으로 진화시켰는지에 대한 부분을 심리학의 관점으로 다루고 있다.


나무에서 주로 살아가던 침팬지와 인류를 포함한 모든 유인원의 공통 조상에서 인류가 특별하게 진화한 이유는 바로 협력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로의 진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아직 수렵채집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다른 유인원과 달리 인간은 농경사회로 삶을 전환하였다. 현대의 도시국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작은 규모이기는 하지만 농경사회는 수렵채집사회에 비하여 상당히 고도화된 심리와 협력이 필요한 사회이다. 서로 다투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쉽게 갈라설 수 있고 재산 자체도 들고다닐 수 있는 물건으로 한정된 수렵채집사회에 비하여 농경사회는 보다 넓어지고 확산된 재산권을 비롯하여 협력적으로 일을 해야 하는 것과 다양한 사회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점에서 인간의 뇌가 더 다양한 생각과 심리를 표현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친화력을 바탕으로 협력적이고 유대적인 관계를 맺어야 할 필요성이 있으며, 자신의 모든 생각을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보다는 조금은 숨기도록 진화하였다. 그리고 이런 부분을 잘 하지 못 하는 사람을 사회화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심리학의 시선에서 진화에 대한 책을 썼다는 점이 흥미롭기도 하였지만 몇몇 동물을 사례로 들었을 때, 동물행동학이나 동물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한 예시를 들었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인간이 서로에게 친화력이 있고 협력적으로 행동하는 만큼 고도의 사회화된 몇몇 동물(코끼리, 몇몇 종의 고래류 등) 또한 그러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멋진 삶을 살기 위해 '1. 현재를 살아라, 2. 달콤한 순산을 찾아라, 3. 건강해지려면 행복을 지켜라, 4. 물건이 아닌 경험을 쌓아라, 5. 음식, 친구, 섹스를 중요하게 여겨라, 6. 남과 협력하라, 7. 공동체에 뿌리를 내려라, 8. 새로운 것을 배워라, 9. 강점을 살려라, 10. 조상들이 행복을 느꼈던 원천을 추구하라.'는 10가지 방향을 제시하는데 참으로 단순하고 쉬우면서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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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트랙션
만스 말린드 외 감독, 앨빈 글렌홀름 외 출연 / 킹미디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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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raction. 여러 의미가 있지만 이 영화에서는 놀이기구라는 의미로 제목을 지은 것 같다. 배경 자체가 놀이공원인 것도 있겠고, 이 두 사람의 인생이나 사랑이 롤러코스터 같았기도 하다. 실제로 이 둘의 사랑이 온전하게 이어졌을 때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도 완성되었다.

이 영화는 아직도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티볼리 그뢰나 란트(Tivoli Gröna Lund)의 역사와도 관련이 있는 영화이다. 2차 세계대전 직전인 1940년, 스톡홀름 최대의 놀이공원인 ‘그뢰나 룬드’과 ‘페어 그라운드’를 운영하는 닐손가와 린드그렌가의 분쟁이 끊이질 않던 그 시절 닐손의 딸 닌니과 린드그렌드의 아들 욘의 사랑과 결혼이 영화의 주 내용이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건 그 끝이 행복이든 불행이든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은 이야기는 널리고 널렸다.

동네 도서관 게시판에 추천 영화로 걸어두었기에 네이버 영화에서 다운받아 보게되었다. 영화를 보면서 내용이 참 재미가 없고 흥미롭지 않으며 지루했는데, 영상 자체는 상당히 예쁘고 호화로워서 중간에 끊기가 애매했다. 영상미 하나는 정말 끝내주게 잘 만든 영화라 시각적인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매우 만족할만한 영화 같다.

영화가 정말 흥미롭지는 않았지만 남자주인공 욘의 동생이 게이 캐릭터리고 시대 상황상 그 이야기를 쉽게 할 수 없어서 갈등을 다루는 내용이 아주 조금 다루어진다. 닌니의 경우 아마 욘의 동생이 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듯 싶다. 당시에는 아니 사실 꽤 최근까지도 유럽 내 몇몇 국가에서 동성애는 법적처벌의 대상이었기에 1940년을 살아가는 게이의 삶이 요절로 끝난다는게 이상한 일은 아니었을 듯 싶다. 그나마 위안인 것은 자살이 아닌 사고사로 죽었다는 것이 아닐까?

닌니와 욘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 등이 정말 공감되지 않지만 전쟁을 겪고 고아가 된 아이들을 위해 고아원 앞에서 공연을 해 준 장면은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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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비건 샌드위치 - 채식 초보자를 위한 맛있고 건강하고 만들기 쉬운 비건 레시피 60
박소현 지음 / 경향BP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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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 책 탐난다. 사고 싶다. 가지고 싶다. 너란 책.
일 때문에 비건 요리를 종종 하게 되는데 정말 가지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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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Ben Platt - Dear Evan Hansen (디어 에반 핸슨)(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Ben Platt / Universal Studios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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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Evan Hansen을 보았다. 개봉을 한 주에 영화를 보았지만 후기는 뒤늦게 쓰게 되었다. 영화 자체는 별 재미도 감흥도 없었다. 아니 사실 감흥이 없었다는 것은 조금 거짓말이다. 근데 엄청난 감동의 폭풍이 몰아치는 그런 영화는 아니었다. 영화를 보면서 사실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거나 감정적으로 엄청 동요가 된 것은 아니지만, 공감이 되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했다. 자살 시도자였지만 살아남은 에반 헨슨, 결국 죽어버린 코너, 활발한 교내 활동을 하고 늘 웃는 것 같지만 불안증세로 정신과 약을 복용하는 알라나 뿐만 아니라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 모두 심리적으로 조금은 어긋난 부분이 있다. 그것은 영화 캐릭터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그렇다. 우리는 살면서 조금씩 상처를 입고 심리적인 타격을 받는다. 차라리 에반 헨슨이나 알라나, 코너처럼 문제를 인식하고 뭔가 해결을 해보려고 노력을 하면 다행인데, 그 문제를 인식하는 것도 받아들이는 것도 너무 어려운 사람이 많다.

영화에 나온 노래가 모두 마음에 든 것은 아니었지만 알라나가 에반 헨슨에게 자신이 먹는 치료약을 말하면서 불렀던 노래 The Anonymous Ones는 기억에 남는다. 자신이 약해보이지 않고 다른 사람과 같은 것처럼 보여주려도 일부러 빨리 걷고 가짜 웃음을 짓고 어떤 질문도 받지 않아 익명인 상태로 타인과 자신을 분리하려고 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괜찮은 것은 아니라는 내용의 가사가 계속 머릿 속을 맴돌았다. 'The parts we can't tell, we carry them well But that doesn't mean they're not heavy'라니. 'The Anonymous Ones'이라는 제목의 이 노래는 원래 뮤지컬 원작에는 없었는데 영화 넘버에 추가된 곡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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