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면서 제일 기억에 남는 부분은 파이와 저자가 함께 동물병원을 방문했던 내용과 초특대형 개껌 구매기였다. 동물병원에 수의사 선생님이 저자에게 물어보는 내용은 사료의 종류, 주로 급여하는 간식, 영양제를 먹이는지, 귀청소, 동물병원 정기검진 같은 기초적인 동물돌봄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저자이 이 질문을 듣고 '나쁜 견주가 되는 느낌'이라고 적었다. 많은 견주가 '개가 행복하면 된다.'와 비슷한 생각으로 둥물을 키우지만 개가 행복하려면 건강은 필수이며 적절한 관리와 돌봄을 해주어야 한다. 래브라도 리트리버인 파이를 비롯해서 코카스패니얼, 푸들같이 길고 큰 귀를 가지고 있는 개의 경우 각종 귀 염증 질환을 가지고 있어서 귀 청소를 자주 해주고 통풍을 시켜주어야 한다. 근데 기초적인 돌봄에 관한 내용에는 무지하고 해주지도 않으면서 '개가 행복하면 된다.'라는 생각을 하며 동물을 키우는 것은 동물방치이고 학대의 일종일 수도 있다. 반려동물이 행복하길 바란다면 반려인으로써 응당 해야만 하는 반려동물 돌봄에 신경을 써야만 한다.
초특대형 개껌의 경우 파이가 한국에서 터키로 가는 비행 시간 동안 최대한 스트레스를 덜 받게 하기 위하여 특별주문을 하여 구매한 것이다. 근데 이게 에버랜드 사자 사육사 납품을 곁들인... 파이를 위해 구매한거는 맞는데 왜인지 그 크기때문에 파이가 잘 씹어먹었을지도 의문이고 이 개껌으로 스트레스를 덜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사진 상으로도 상당히 커보이는 개껌이었는데 나중에 구경이라도 좀 해보고 싶었다.
개큰 개 파이를 읽으면서 대형견 임시보호를 하던 때가 생각났다. 집 주변에 대형견을 키우는 인구가 꽤 되다보니 대형견을 데리고 다닌다고 뭐라 한 소리를 크게 들은 적은 매우 적지만 가끔 '저런 큰 개는 입마개를 씌워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소리를 들으면 짜증이 밀려왔다. 하필 그 소리를 들을 때 임시보호를 하고 있던 개는 그 어떤 존재에게도 공격성이 1도 없었던 것은 둘째치고 개농장에서 학대를 받다가 구조된 녀석이었기에 그런 소리를 듣는 것이 더 싫었다. 뉴스로 기사화된 개물림 사고의 대부분은 '개의 문제'라기보다는 '사람의 문제'(일반 가정집에 낯선 사람이 무단으로 친입하여 개에게 물렸더나 애초에 반려인이 제대로 된 동물 돌봄을 하지 않았던 상황)때문에 일어난 일이 많았기에 그런 소리를 듣는 것은 더 싫었다. 개물림 사고를 방지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개에게 입마개를 씌우는 것'이 아닌 반려동물을 키우기 전에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받도록 하여, 책임감있게 동물을 돌볼 사람만 동물을 입양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저자 또한 파이와 함께 한국에서 산책을 나갈 때, 파이를 바라보는 공격적인 시선 때문에 상처를 받았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 부분은 한국 사회에서 동물에 대한 책임감이 없고 차별적인 생각이 뿌리깊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