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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의 미래 시나리오 - 코로나19, 미중 신냉전, 한국의 선택
문정인 지음 / 청림출판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2019년 12월, 중국의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원인불명의 폐렴이 퍼져나갔다. 초기에는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질병이었다. 그 때 당시 나는 스페인에 거주하고 있었다. 스페인에서는 이 사건을 '세계뉴스'의 한 부분으로 다루었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은 안 나고 그나마 인터넷을 통해서 읽은 한국기사에서 스페인보다는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었다. 그 때만 해도 스페인은 커녕 한국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크게 이슈화되거나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2020년 2월, 한국에 확진자가 생겼고 이후 스페인과 이탈리아 곳곳에서 코로나, Covid-19 감염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한 때 유럽 내 Covid-19 사망자 1위하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기도 했으며, 전세계는 국경을 폐쇄하기 시작했다.
'문정인의 미래 시나리오'는 코로나 직후의 현 상황과 그 이후 미래가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에 대한 예측서이다. 이 책은 예언서가 아니기 때문에 혹시나 그런 글을 기대하고 온 것이라면 '노스트라다무스'같은 키워드로 다시 검색하길 바란다.
이 책의 주제는 크게 2가지이다. 2020년 4월 JTBC에 방영되었던 '차이나는 클래스'에서 강연된 '코로나와 국제정치'에 대한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2020년 6월 KBS에서 '코로나19이후, 대한민국의 길을 묻다'라는 특별프로그램에서 강연된 '코로나 시대의 미중관계와 한국의 선택'의 내용을 얼개로 1부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상을 바꾸다'와 2부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미중 신냉전의 미래'가 쓰여졌다.
저자는 정치외교학과 교수였으며, 한 때 통일외교안보특보를 지낸 적도 있는 사람이다. 정치학자라고 불러야 할지 아니면 연세대 명예교수라고 불러야 할 지는 잘 모르겠다. 저작의 이력을 살펴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상당히 '정치외교적'인 책이다. 그저 한국이라는 나라 안에서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한다거나 코로나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내용이 아니라 코로나 이전과 직후의 상황을 빠르게 판단하고 이 상황이 지나간 이후에 한국이라는 나라에 영향을 끼칠 정치적 변수를 여럿 제시하여 가장 좋을 것 같은 안을 쓴 것이다. 이 예측이 모두 다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몇몇 부분은 아주 중요한 문제를 집어주었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성이라던가 동맹에 대한 부분, 그리고 한국의 위치에 대한 것도 있지만 국민 합의가 필요하다던가 환경이나 인권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는 부분을 짧지만 약간이라도 집고 넘어가는 부분도 있었다.
정치적이지 못 한 인간이라 이런 정치외교적인 글을 읽는데 약간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새로운 시각에서 본 세계는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