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강 밤배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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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 그 특유의 문체가
정말로 매력적으로 녹아들어있는 책.
어쩌면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들을
번역해내고 있는 김난주란 사람도,
아주 대단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텍스트 자체를 즐기면서 읽을 수 있는 책.

불현듯 귀에 들리는 음악과,
밤에 창가를 찾아오는 친구들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의 흔적,
밤 풍경을 부각시키는 도시의 어둠에 묻혀,
정원수를 바라보면서 홀로 술을 마시고,
깊은 잠에 빠져 모든 것에 눈뜨려 하지 않는 자신을 아는 것.
그런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은 때도 있지만,
다만 이 소설집에서는 그런 때 몽롱한 의식으로 사는 사람들의
강함과 약함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구원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언젠가 깨어나리란 것을 믿고,
지금은 푹 주무세요."                               -by 요시모토 바나나.
 
_이현우는 이런 말을 한다.
음악이란 게 별거 있냐고. 내 마음을 담아 부른 노래가 우연히 동시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면, 그게 명곡이 되는 거라고.
이런 비슷한 말을 한다.
소설도 그런 것 같다.
우연히 읽은 소설이 그 사람의 마음을 울려 흔들면, 적어도 그 사람에게만은 최고의 책이 되는,그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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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비룡소 걸작선 13
미하엘 엔데 지음, 한미희 옮김 / 비룡소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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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도시에 모모라는 한 소녀와, 가난하지만 마음이 따뜻한, 행복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색 신사들이 나타나 사람들의 시간을 빼앗고 시간을 뺏긴 사람들은 조급하게, 삭막하게 웃음과 노래와 여유를 잃고 살게 된다.
모모는, 회색 신사의 존재를 알게 되고, 사람들에게 다시 시간을 되찾아 주려 한다.

'모모'는 동화이다.
동화는, 중요한 이야기를 별것 아닌 단순한 이야기인양 들려준다.
이 책도 마찬가지.
읽으면서 L.로우리의 책 '잃어버린 시간' 이 떠올랐다.
아주 좋아했던 이야기.
색채와 음악과 감각을 계획적으로 잃어버린 한 도시와 사람들, 그리고 그것을 되찾아주는 한 소년.


차라리 음악을 듣지 않고, 색채들을 보지 않았으면 하고 바랐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선택을 하라고 했다면, 이 세상 어떤 것을 준다고 해도 음악과 색채에 대한 기억과 바꾸진 않았으리라.
그 기억 때문에 목숨을 잃는다 해도 마찬가지였다. 이제 모모는 깨닫게 되었다. 이 세상에는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없으면, 그것을 소유함으로써 파멸에 이르는 그런 보물이 있다는 사실을.

 이 책도 마찬가지로 어떤 중요한 것을 말해 준다.

"너희들은 시간을 느끼기 위해 가슴을 갖고 있단다. 가슴으로 느끼지 않는 시간은 모두 없어져 버리지. 허나 슬프게도 이 세상에는 쿵쿵 뛰고 있는데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눈 멀고 귀 먹은 가슴들이 수두룩하단다."

뭔가를 이루고, 뭔가 중요한 인물이 되고, 뭔가를 손에 쥐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도리어 삶 자체가 상실될 수도 있는 것이다.

중요한 건 현재 한순간 한순간의 과정을 즐기는 것.
시간은 그 시간 동안에 어떤 일을 겪었느냐에 따라 다른 의미를 지니는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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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가 사는 법
이현우 글.그림 / 북폴리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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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특별한 관심이 있는 건 아니었다.
그냥, 궁금했다.
계기는 단순한 호기심이었는데,
호기심 이상의 것을 충족시켜 준 책.

새벽 한 시에 라디오를 듣는
그런 기분으로-
한 사람을 알게 되었다.
이현우.

멋진 사람.
그리고, 닮고 싶은 사람.
아니 어쩌면, 조금은 닮은 사람.
 
이 사람은 자신만의 분명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정말로, 이현우가 사는 법 이라는 자신만의 생활방식을 가지고 있다. 무엇을 해야할지를 알고, 무엇보다 자기자신을 뚜렷하게 알고 있다. 그렇게, 살아간다. 인정하고 추억하고 생각하고 열정적으로 일하고 즐기면서. 스스로를 아끼면서.

그의 앨범 속에 들어간 여러 장르의 음악들처럼, 이 책 역시 그의 가족, 친구, 사랑, 일, 그림, 음악, 가치관,, 등 삶의 여러 단면을 담고 있다.
읽는 내내 이현우의 음성이 들리는 듯한 기분.
단 한장도 빠뜨리고 싶지 않은 책.
만족도 백 퍼센트.
한동안 이 책을 놓지 못할 듯.

그에 대해서, 나에 대해서,
너무나 많은 공감을,
너무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책.

 
언젠가부터 사랑을 시작할 때 상대방에게 시험지를 내주는 나를 발견했다. 그녀 때문일 것이다. 그녀가 내게 준 상처는 '사랑 조심!'이라는 팻말로 가슴에 남았다.

이별의 기억은 쓰디쓰지만, 그로 인해 가슴 뛰는 사랑을 해보지 않았는가. 그것만으로도 앞으로 올 사랑이 진짜 사랑인지 알 수 있지 않겠는가.

홍보를 위해서라면 어릿광대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 상황으로 몰리게 된다. 개인기도 준비해야 하고, 못 추는 춤까지 춰야 한다.

"구차해지지 않고 나만의 음악을 계속하기 위해서죠."

음악을 잘하기 위해, 내 음악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이런저런 사업에 손을 대고 있는 내 현실이 문득 씁쓸해지곤 한다.

나에게 음악은 삶 자체이고, 방송은 음악을 하기 위한 투자이며 생계 수단이다. 그러나 이젠 즐기면서 할 만큼 익숙해진 것 같다.

그리고 혼자 준비를 했다. 곡을 쓰고, 좋아하는 노래를 수없이 반복해 불러보고, 미친 듯이 시집을 읽었다. 좋은 곡을 쓰려면 한국말을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소설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외국 패션잡지를 많이 봤고, 비디오를 통해 외국의 트레이닝복 관련 패션쇼를 보며 감각을 익혔다.

대중 앞에 서야 하는 직업이니만큼 자기 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서 술을 마신 횟수만큼 운동을 더 한다.

"그래요, 저 외롭습니다. 근데 그게 참을 만합니다."

싱글의 외로움은 위험하지 않다.  그들은 애초에 외로움 자체를 인정해버리기 때문이다. 혼자 살아야 함으로 외로움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적고, 외로움이 닥쳤을 때 대처할 요령들도 한두가지쯤 터득하고 있다. 외로움이 싱글에게 있어 공기와 같은 것이란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배우자에게 엄청난 기대를 하다가 그 기대가 무너지고 나서 크게 상처받는 영혼보다 훨씬 안전하다.

무엇보다 한 사람을 한 인간으로 깊이 있게 사랑하고 그것을 부족하지 않을 만큼 표현할 줄 아는 성숙한 한 인간이 되고 싶다. 그리하여 늦게 만난 몫까지 아낌없이 사랑하며, 그렇게 더불어 늙어가고 싶다.

책은 책을 부른다. 책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새 책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그것은 기대하지 않았기에 더 값지게 다가올 때가 많다.

한숨이 나왔다. 변해야 한다. 혼자 조용히 삶을 돌아봐야 할 시간이 왔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이현우가 사는 법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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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사랑하기
미셸 깽 지음, 김예령 옮김 / 문학세계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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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한 정원" 에 이어지는 연작소설.
 
처절한 정원에서 받은 인상이 너무 강렬했던지
아니면 읽기 전의 기대가 컸던 것인지
생각했던 내용이 아니어서 그랬는지
그다지 내 기대를 충족시키진 못했다.
책 자체는 괜찮은 작품인 것 같은데.

 
"가면들은 말이 없고

음악은 아득하여라

하늘에서 오는 듯

그래, 당신을 사랑할 수 있다면

겨우 조금만이라도 사랑할 수 있다면

나의 불행은 감미로우리"  

 -아뽈리네르의 시 '마리'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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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
칼레드 호세이니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림원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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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선물 받은 책.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끔 가긴 하는데,
책 제목도 표지도 처음 본 책.

성장소설인 동시에,
한 나라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해준 소설.

지루해보여서 던져두었다가 읽었는데,
정말이지 단숨에 읽어버렸다.
두 번의 반전에 놀라고 감탄하기도 하면서-.

읽어볼만한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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