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가 사는 법
이현우 글.그림 / 북폴리오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특별한 관심이 있는 건 아니었다.
그냥, 궁금했다.
계기는 단순한 호기심이었는데,
호기심 이상의 것을 충족시켜 준 책.

새벽 한 시에 라디오를 듣는
그런 기분으로-
한 사람을 알게 되었다.
이현우.

멋진 사람.
그리고, 닮고 싶은 사람.
아니 어쩌면, 조금은 닮은 사람.
 
이 사람은 자신만의 분명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정말로, 이현우가 사는 법 이라는 자신만의 생활방식을 가지고 있다. 무엇을 해야할지를 알고, 무엇보다 자기자신을 뚜렷하게 알고 있다. 그렇게, 살아간다. 인정하고 추억하고 생각하고 열정적으로 일하고 즐기면서. 스스로를 아끼면서.

그의 앨범 속에 들어간 여러 장르의 음악들처럼, 이 책 역시 그의 가족, 친구, 사랑, 일, 그림, 음악, 가치관,, 등 삶의 여러 단면을 담고 있다.
읽는 내내 이현우의 음성이 들리는 듯한 기분.
단 한장도 빠뜨리고 싶지 않은 책.
만족도 백 퍼센트.
한동안 이 책을 놓지 못할 듯.

그에 대해서, 나에 대해서,
너무나 많은 공감을,
너무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책.

 
언젠가부터 사랑을 시작할 때 상대방에게 시험지를 내주는 나를 발견했다. 그녀 때문일 것이다. 그녀가 내게 준 상처는 '사랑 조심!'이라는 팻말로 가슴에 남았다.

이별의 기억은 쓰디쓰지만, 그로 인해 가슴 뛰는 사랑을 해보지 않았는가. 그것만으로도 앞으로 올 사랑이 진짜 사랑인지 알 수 있지 않겠는가.

홍보를 위해서라면 어릿광대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 상황으로 몰리게 된다. 개인기도 준비해야 하고, 못 추는 춤까지 춰야 한다.

"구차해지지 않고 나만의 음악을 계속하기 위해서죠."

음악을 잘하기 위해, 내 음악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이런저런 사업에 손을 대고 있는 내 현실이 문득 씁쓸해지곤 한다.

나에게 음악은 삶 자체이고, 방송은 음악을 하기 위한 투자이며 생계 수단이다. 그러나 이젠 즐기면서 할 만큼 익숙해진 것 같다.

그리고 혼자 준비를 했다. 곡을 쓰고, 좋아하는 노래를 수없이 반복해 불러보고, 미친 듯이 시집을 읽었다. 좋은 곡을 쓰려면 한국말을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소설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외국 패션잡지를 많이 봤고, 비디오를 통해 외국의 트레이닝복 관련 패션쇼를 보며 감각을 익혔다.

대중 앞에 서야 하는 직업이니만큼 자기 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서 술을 마신 횟수만큼 운동을 더 한다.

"그래요, 저 외롭습니다. 근데 그게 참을 만합니다."

싱글의 외로움은 위험하지 않다.  그들은 애초에 외로움 자체를 인정해버리기 때문이다. 혼자 살아야 함으로 외로움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적고, 외로움이 닥쳤을 때 대처할 요령들도 한두가지쯤 터득하고 있다. 외로움이 싱글에게 있어 공기와 같은 것이란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배우자에게 엄청난 기대를 하다가 그 기대가 무너지고 나서 크게 상처받는 영혼보다 훨씬 안전하다.

무엇보다 한 사람을 한 인간으로 깊이 있게 사랑하고 그것을 부족하지 않을 만큼 표현할 줄 아는 성숙한 한 인간이 되고 싶다. 그리하여 늦게 만난 몫까지 아낌없이 사랑하며, 그렇게 더불어 늙어가고 싶다.

책은 책을 부른다. 책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새 책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그것은 기대하지 않았기에 더 값지게 다가올 때가 많다.

한숨이 나왔다. 변해야 한다. 혼자 조용히 삶을 돌아봐야 할 시간이 왔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이현우가 사는 법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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