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경제학 - 30대를 위한 생존 경제학 강의
유병률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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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시를 읽는데 시인이 자다가 갑자기 일어나서 "내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건가?"하고 되묻는 장면이 도통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자라나는 아이들과 함께 왜소해지는 내 꿈을 동시에 바라보며 한밤중에 한숨을 저절로 내쉬게 되었습니다. 또한 늘어가는 나이와 함께 버거워지는 변화의 힘 역시 한숨의 한쪽끄트머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 해놓은 것 없고 이루어 놓은 것 없는데 어느덧 30대입니다.... 세상은 살아가는 게 아니라 살아 남기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일 없이 살아야 할 날들이 갈수록 늘어나지만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외환위기 직후 선배세대의 명퇴는 그래도 동정이라도 받았지만 지금은 일상사입니다.... 고령화와 저성장은 이제 30대를 갈라 놓을 것입니다. 살아 남을 30대와 도퇴될 30대, 품위 있게 늙어갈 30대와 돈도 힘도 없이 버틸 뿐인 30대..."(들어가는 글) 

저자는 서른살이란 나이가 경제학이 쉬워지는 나이라고 말합니다. 경제학은 업무와 인생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전략을 세우게 하는 사고 방식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100년 전의 경제학자인  알프레드 마샬은 " 종교나 도덕이란 형이상학적인 만족을 주는데 불과하지만,  경제학은 삶의 조건을 현실적으로 향상시키는 도구이다"라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의 한계이론은 우리에게 새로운 선택의 방식을 일깨워주었는데 그것은 "과거는 과거로 덮어두고, 지금 있는 이곳에서 더 나아갈지 말것인지만 생각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경제학을 지식으로만 보고, 경제학적인 문제해결이라는 과정이 더 중요함을 알지못했던 저에게 이 책은 뒤통수를 한 방 먹여주었습니다.

이책은 먼저 메가박스의 차별요금과 E마트의 최저가격 보상제를 통해  탄력성과 게임이론을 흥미진진하게 소개합니다.이어서 삼성, LG등 우리나라를 좌지우지하는 기업이야기를 통해 경영을 이야기합니다. 그 다음에는, 꽤 복잡한 환율, 금리, 금융에 대해 간략하게 핵심을 추려주고   고령화 사회의 트렌드, 미래 예측, 중국과 미국의 미래변화로 끝맺음을  합니다. 더 깊이 보려한다면 곽해선 선생의 300문 300답시리즈를 보아야 하겠지만, 알아듣기 쉽게 잘 설명해주는 까닭에 흥미롭고, 내용도 충실해서  책값은 하니까 마음놓고 일독을 권합니다. 끝으로 게임이론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인생을 바꾸는 게임의 법칙'이 정말 재미있으니까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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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김 2006-01-25 0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사실은 오래 전에 다음넷에서 글로나마 잠시 뵌 적이 있죠. 아빠가 쓰는 인상적인 육아일기를 연재하셨는데...반가왔습니다.^^

하늘연못 2006-11-03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휴, 저는 육아일기 연재한 훌륭한 분 아닙니다. 물론 애기 셋이있긴 한데 적당히 폭력을 행사하며 제 이상과 동떨어진 아빠로 살구 있어요. 관심 감사드립니다.
 
천천히 읽기를 권함 - 2004년 2월 이 달의 책 선정 (간행물윤리위원회)
야마무라 오사무 지음, 송태욱 옮김 / 샨티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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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별 다섯을 줍니다.

지난 몇 년동안 이토록 나를 매료하고 채찍질했던 책은 없었습니다. 세번째 읽을 때는 아예 한 줄 한 줄 외우면서 읽었습니다. 눈을 감으면 책속에 나온 사람 - 풀밭위에서 책을 읽다가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와 별이 떠오른 뒤에도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그 자리를 떠날 수 없었던 사람의 눈망울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나서 내 인생은 바뀌고 말았습니다. 

얼마전 다시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를 읽었을 때 다시 이 책을 떠올렸습니다. 아! 이 몇 년간 이토록 나를 뒤흔든 책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참된 이야기를 귓가에 속삭여 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책의 이야기는 날 이전과 다른 나로 바꾸어 버렸습니다. 

이 책을 다시 떠올리게 했던 '101가지 이야기' 속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야기는 그 자체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들려줘야 한다. 나의 할아버지는 본래 한쪽 다리가 불구이셨다. 한번은 사람들이 그에게 그의 스승에 대해 말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그의 스승이 기도중에 어떻게 뜀뛰기를 하며 춤을 추었는가를 설명했다. 할아버지는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에 심취되어 스승이 한 대로 보여 주기 위해 뜀뛰기를 하면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 순간부터 할아버지는 갑자기 다리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야기를 들려 준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마틴 부버)

천천히 읽기를 권함- 책 이름도 너무 핵심을 찌르지 않나요? 그 뒤에 몇 줄 더 적는다면 이런겁니다. '책읽기의 방식은 그대의 삶의 방식입니다. 그렇게 헐레벌떡 게걸스럽게 책을 읽는 게 뭐가 그리 좋습니까? 저는  평온한 마음으로 천천히 한 글자 한 글자 음미하면서 보렵니다. 저의 삶도 평온하고 기품있기를 바라듯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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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 전2권 세트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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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권 다 읽고 나서 합본이 나오면 선물하기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나왔네요.

이 책은 외과의사인 박경철 선생이 지켜봐야 했던 삶과 죽음, 대체로 고통스런 환자들에 대한 기록입니다. 그러나 선생도 병상르뽀나 투병일지로 보지는 말아달라고 부탁했듯이, 책의 내용을 병원안의 일로만 볼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책을 읽다보면, 삶과 죽음, 병고라는 것이 우리 모두의 것인 까닭에 어느 순간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맙니다. 그 결과, 이 책은 인생을 깊게 꿰뚫어 보게 하고, 흩어지는 일상의 소중함을 절절히 느끼게 해줍니다. 

저자는 아마도 '삶과 죽음이란 안개 속 같아서 이건지 저건지 모르겠군요. 다만  우리 서 있는 자리를 조금 벗어나서 다른 세상에 귀기울여 보고 자신을 돌이켜 보는게 좋을 거 같아요.' 정도의 말을 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책은 굉장이 긴박한 삶과 죽음의 드라마를 전해주는데 그 말투는 매우 담담해서 독자들에게 억지로 이래라 저래라 하지는 않습니다. 이 쯤해서 선생의 목소리를 직접 인용해봅니다.

" 내게 세상은 짧은 기호들로 가볍게 읽히지 않는다. 나는 내가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것, 혹은 알지도 못하는 것들을 약장수처럼 떠벌려 팔러 다닐 생각은 없다.... 하지만 나는 내가 발붙이고 살아가는 세상을 보고 싶을 뿐이다. 다만, 그것이 늘 불투명하기에 여러 가지 현상의 돋보기들을 잠시 빌려 쓰고 있는 것뿐이다.그나마 그것을 통해서야만 커튼 속에 가려진 세상의 속살을 겨우 살짝 훔쳐 볼 수 있다. " (1권, 에필로그)

책을 읽는 도중에, 언젠가 심야프로에서 종종 나오던 멘트가 종종 떠올랐습니다.-그것은 '당신의 오늘이란 어제 죽은 사람이 그토록 살고 싶어했던 내일'이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난 지금 제대로 사는걸까?' 그 질문이 강제되지 않으면서도 강하게 떠오르게 하는 것이 이 책의 힘이겠지요.

1권의 끝에 김근태 장관이 적은 짧은 글이 있는데 저는 이 글이 참 좋습니다. 사실 이 글에서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책이름이 나온 걸 두번째 읽으면서야 알았습니다. 글의 끝부분을 인용하며 행복한 독서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웃'과 '나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잊지 않을 생각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 많은 사람들의 아픔이 있고 또 그분들에게는 항상 아름다운 동행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을 생각입니다."(김근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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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반당한 혁명
레온 뜨로츠키 지음, 김성훈 옮김 / 갈무리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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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영 선생의 '레테를 위한 비망록'에는 당시 번역된 이 책에 대한 서평이 나오는데, 선생에 대한 추모와 함께 이 책의 소개로 서평을 인용합니다. 성의를 봐서 삭제되는 거나 피했으면 합니다

"11개장 280여쪽의 본문가운데 관료라는 말이 빠진 페이지가 거의 하나도 없을 만큼 트로츠키는 배반당한 혁명의 암호를 푸는 열쇠로 관료주의를 지목한다. 혁명적 노동자국가 소련을 '퇴보한 노동자 국가'로 전락시킨 관료주의의 출현은 우선  국제 정세의 결과이다. 유럽 혁명의 불발로 1920년대의 대외 정세가 혁명의 휴지기에 접어들자 러시아만이라도 지키자는 '일국 사회주의'노선이 국가 기구의 강화와 관료주의의 확대를 가져왔다. 그리고 혁명 후의 공적 소유를 떠받치지 못하는 생산성 낙후의 문제가 있다. 상점에 물건이 많으면 손님은 아무 때나 찾는다. 그러나 물품이 모자라면 줄을 서야하고, 이 줄이 아주 길면 질서 유지를 위해 경관이 달려온다. 이때 경관이나 당 간부나 정부 관리는 줄을 서지 않고도 물건 사는 '비결'을 배우는데, 트로츠키는 이것이 관료집단이 누리는 권력 특혜의 출발이라고 비판한다.

스탈린이 관료주의를 만들기보다는 관료집단이 스탈린 같은 인물을 필요로 했다는 말로써, 트로츠키는 관료주의의 원죄를 스탈린 독재의 앞에 세운다. 그리고 사회주의, 경제 계획, 대외 정책, 사회 관계, 문화와 예술 분야까지 소련 사회에 존재하는 온갖 무지와 오류와 부패를 모두 이 관료 주의의 책임으로 돌린다. 과도기적 '프롤레타리아 독재'가 국가의 소멸을 독려하는 대신 관료 지배를 강화하고, 이 관료 집단이 퇴보한 노동자 국가의 안전을 위해서 세계 혁명의 대의를 제국주의 세력에 팔아버렸다는 것이 관료주의 매도의 핵심이다. 거기서 혁명을 구출한 대안은 물론 소비에트 민주주의이고 '연속혁명'이고, 제 4 인터내셔널이다. " ( 303쪽)

"번역은 두번 읽지 않아도 뜻이 통할 만큼 부드럽다. 다만 몇 개의 용어는 낯이 설었는데, 이를테면 '유럽식 공산주의'나 '레니주의자 의무금'(Leninist levy)따위는 '유로코뮤니즘'이나 '레닌 추모 입당'처럼 구시대의(?) 역어가 낫지 않을까? 번역서에서 색인을 삭제하는 폭거가 출판의 관행으로 굳어진 풍토에서 '찾아보기'를 붙여준 수고는 아주 고맙다. 평자로서는 30여쪽의 '역자 서문'이 특히 흥미로웠는데, 그것이 내부비판이라면 무척 반가우나 어떤 분열의 조짐이라면 몹시 안타까운 일이다." (304쪽)

*** 원래 '시사저널'에 1996년 1월 25일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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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1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잭 캔필드 외 지음, 류시화 옮김 / 이레 / 199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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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제목이 Chicken Soup for the Soul인데 '영혼을 위한 닭죽'이라고 해야 겠지요. 왜 이런 이름이 붙었나 궁금했는데 존웨인 쉴레터라는 사람의 시에서 나왔다는 걸 알았습니다.

"당신의 삶에서 무엇인가 혼란스러울때 / 내 지혜에 귀를 기울이세요./ 당신의 몸이 아플 때/ 어머니가 따뜻한 죽을 끓여주시곤 했던 것처럼/ 당신의 영혼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나는 여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책을 펼치면, 뮤리엘 루키저의 유명한 말 "세계는 원자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가  나옵니다. 엮은이들은 '이야기야말로 삶을 변화시키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가능성 있는 도구'라고 말합니다. 이야기라는 것은 나날이 겪는 문제들을 위한 해결책을 주는 동시에 창조적인 모델이 되어주기 때문에  이야기는 자기 변화를 이루어주는 다리와 같다고 말합니다.

사실 8년만에 이책을 다시 읽으면서 정말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를 발견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아마 이 이야기를 읽는다면 여러분들은 이 책의 분위기와 엮은이들이 바라는 것을 깨닫게 되시겠지요.

"이야기는 그 자체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들려줘야 한다. 나의 할아버지는 본래 한쪽 다리가 불구셨다. 한번은 사람들이 그에게 그의 스승에 대해 말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그의 스승이 기도중에 어떻게 뜀뛰기를 하며 춤을 추었는가를 설명했다. 할아버지는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에 심취되어 스승이 한대로 보여주기 위해 뜀뛰기를 하면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 순간부터 할아버지는 갑자기 다리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야기를 들려 준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마틴 부버) 

아름다운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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