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 전2권 세트 ㅣ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두권 다 읽고 나서 합본이 나오면 선물하기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나왔네요.
이 책은 외과의사인 박경철 선생이 지켜봐야 했던 삶과 죽음, 대체로 고통스런 환자들에 대한 기록입니다. 그러나 선생도 병상르뽀나 투병일지로 보지는 말아달라고 부탁했듯이, 책의 내용을 병원안의 일로만 볼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책을 읽다보면, 삶과 죽음, 병고라는 것이 우리 모두의 것인 까닭에 어느 순간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맙니다. 그 결과, 이 책은 인생을 깊게 꿰뚫어 보게 하고, 흩어지는 일상의 소중함을 절절히 느끼게 해줍니다.
저자는 아마도 '삶과 죽음이란 안개 속 같아서 이건지 저건지 모르겠군요. 다만 우리 서 있는 자리를 조금 벗어나서 다른 세상에 귀기울여 보고 자신을 돌이켜 보는게 좋을 거 같아요.' 정도의 말을 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책은 굉장이 긴박한 삶과 죽음의 드라마를 전해주는데 그 말투는 매우 담담해서 독자들에게 억지로 이래라 저래라 하지는 않습니다. 이 쯤해서 선생의 목소리를 직접 인용해봅니다.
" 내게 세상은 짧은 기호들로 가볍게 읽히지 않는다. 나는 내가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것, 혹은 알지도 못하는 것들을 약장수처럼 떠벌려 팔러 다닐 생각은 없다.... 하지만 나는 내가 발붙이고 살아가는 세상을 보고 싶을 뿐이다. 다만, 그것이 늘 불투명하기에 여러 가지 현상의 돋보기들을 잠시 빌려 쓰고 있는 것뿐이다.그나마 그것을 통해서야만 커튼 속에 가려진 세상의 속살을 겨우 살짝 훔쳐 볼 수 있다. " (1권, 에필로그)
책을 읽는 도중에, 언젠가 심야프로에서 종종 나오던 멘트가 종종 떠올랐습니다.-그것은 '당신의 오늘이란 어제 죽은 사람이 그토록 살고 싶어했던 내일'이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난 지금 제대로 사는걸까?' 그 질문이 강제되지 않으면서도 강하게 떠오르게 하는 것이 이 책의 힘이겠지요.
1권의 끝에 김근태 장관이 적은 짧은 글이 있는데 저는 이 글이 참 좋습니다. 사실 이 글에서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책이름이 나온 걸 두번째 읽으면서야 알았습니다. 글의 끝부분을 인용하며 행복한 독서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웃'과 '나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잊지 않을 생각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 많은 사람들의 아픔이 있고 또 그분들에게는 항상 아름다운 동행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을 생각입니다."(김근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