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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 밥
토드 홉킨스 외 지음, 신윤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11월
평점 :
1. 이 책은 이상한 책이다. 그냥 윤리적인 이야기이리라 또는 경영의 노하우를 드라마를 통해 전달해주는 이야기리라 생각하지만 조금은 다른 책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책은 기독교 전도용 책자이다. 174쪽을 보면 청소부 밥이 로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이건 완전히 전도사님의 이야기이다.
"...자네는 기독교인일세. 직원들은 자네의 행동 하나하나를 주시하고 있고. 만약 자네가 코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돈을 위해 직원들을 부린다면, 아무도 자네가 믿는 그 신을 믿고 싶어 하지 않을 거야...."
"자네가 지금 하는 일이라는 것은, 단지 수단에 불과한 거라네. 자네는 그 수단을 이용해 하나님께서 자네에게 주신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하는 것이지."
그러고 보니 특별한 저자의 약력이 눈에 들어온다. 토드 홉킨스는 플로리다 주 펜서콜라 기독 실업인회 회장이고, 레이 힐버트는 남성 선교사역단체의 지부장이다.
2. 이 책이 기독교 서적이라는 것을 간파했을 때 청소부 밥의 여섯가지 지침이 모두 기독교 신앙을 바탕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리고 우리가 바랬던 류가 아닌 무언가 기묘한 조언들이라고 투덜거리는 것을 멈추게 될것이다.
이 책은 '기독교인이 자신의 신앙 생활과 일상의 업무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신앙을 품으면서도 세속에서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책이다.
3. 나는 언젠가 여호와 증인인 사촌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는 '어떻게 하나님의 말씀과 동떨어진 일반 교회를 다닐 수 있느냐? 목사님의 말을 들을 때 하나님과 더 멀어지게 된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불교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고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 불교는 깨달음의 모든 문에 대한 헌신을 인정하기 때문에 자신의 인연이 기독교에 있다면 기독교인으로 개종하고 헌신하는 것을 축복해준다.자신의 마음을 울리는 참된 소리에 귀기울이고 사랑의 심정으로 떠나가는 사람을 누가 막을 수 있는가?
그리고 우리를 잘못 인도하는 목사님이 있다면 그것은 그가 악마라거나, 잘못된 장소인 교회나 헛된 직책인 목사 면허를 가지고 있다기보다는 아마도 그가 참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일 뿐이다. 그는 진실한 헌신을 하지못하고있고 자신만의 교만한 자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상황은 누구에게나 어떤 종교인에게나 생기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기독교나 불교라는 거대한 종교권력에게 비판이 집중될 필요가 있을 뿐인 것이다."
4. 그 때 내가 그에게 권한 것이 이런 말이었다. "투덜대지 말고 기도하라."
그런데 공교롭게도 [청소부 밥]에는 똑같은 조언이 실려있다. 밥은 직장과 가정일에 끼어 샌드위치가 된 로저에게 기도를 통해 근원과 만나 새롭게 문제를 푸는 삶을 살라고 조언한다.
"...지금 자네가 겪고 있는 문제들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통찰력과 그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기도하는 걸세. 회사 문제나 가정 문제 모두 마찬가지지. 문제의 근본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네.
아무리 노력해봤자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좌충우돌하다가 힘만 더 들게 되지. 그러니 제일 먼저 필요한 건 문제를 올바로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구하는 거라네. 그런 다음에는 그 문제에 맞는 적절한 행동을 취하는 거지. 바로 이 순간에 지혜가 필요한 것이고...."
5. 솔직히 나는 이 책이 좋은 책인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만약 당신이 기독교인 비스무리한 사람이고 일과 가정에 짓눌린 가장이라면 한번 읽어보시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기독교인이 아니지만은 청소부 밥의 조언에 따라 기도라는 것을 해보고 있다. 그는 기도에 대해 이렇게 말했고 그게 마음을 울린 것이다.
"어려울 것 없네. 가장 친한 친구와 끊임없이 대화한다고 생각하면 돼."
사실 기도란 결국 자신의 근원과 대화하는 것, 참선 수행이나 명상의 다른 말이다. 누구나 쉽게 뛰어들수 있는 소박하지만 파워풀한 문제해결 방식인 것이다. 나는 기도를 권한 이 책에 감사한다. 나는 일상에서 언제 어디서나 근원과 마주하는 기도의 새로움과 힘에 놀라게 된다.
6. 공부 잘 못하는 나란 인간은 [청소부 밥]을 성룡의 영화 [취권]을 연상하며 읽었다.밥은 자신의 회사를 운영했던 유능한 사람이었지만 아내를 잃고 나서 청소부가 되었다. 청소부는 세상을 깨끗하게 하는 직업이지만 비천한 직업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생각해보라. 예수는 비천한 목수였으며 제자의 발을 씻어주는 것이 그의 가르침이었다. 그의 제자들이 예수를 시골 목수라고만 생각했다면 기독교는 생길 수가 없었을 것이다. 여하튼, 나는 청소부 밥을 보며 , 망나니 성룡을 노숙자나 다름없는 알콜 중독자 소화자가 거두고 훌륭한 무도인으로 키워내는 영화가 자꾸 떠올랐다.
7. 한걸음 떨어져 생각해보면, 사장인 로저의 착한 성품과 청소부에게 배우는 겸손한 태도야 말로 경영의 난국을 타파한 시작이었다. 그리고 깨달음에 대한 진지한 추구와 실천이야말로 난국의 극복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이거야말로 우리의 삶의 이야기고 우리의 신앙이 가야할 길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교만과 아집의 자리에서 내려와 근원과 대화하는 것!- 이거야말로 모든 참된 이야기의 시작이리라.
**** 배암발 : 외부 블로거이신 건이아빠님의 '의혹의 [청소부 밥]'이란 글이 재미있습니다. 저는 이글을 쓰고 나서야 읽어보게 되었는데 솔직하신 글이 무척 즐겁네요.
저도 이런 류의 책을 머리 식힐 겸 종종 읽는 편인데, 그저 '좋은 얘기야'라고 읽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도 건이아빠님처럼 '도대체 이 책을 좋다고 하는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나?'하는 의혹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읽었고 제가 처한 이런 저런 상황을 다시 볼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는 점에서 좋았습니다. 여섯가지 지침이 내적인 맥락이 통합되어 있지 못하고 달그락 거리는 것도 조금은 재미있게 느껴지고, 오히려 작가의 진정성을 담고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되네요.
여하튼 이런 류의 책이야말로 비판적인 독서가 필요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참고로 공병호 선생의 책[10년 법칙]에 대한 저의 리뷰가 그런 생각으로 쓴 대표적인 글입니다. 힘들여 쓴 글이라서 한번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 배암발2 : 밥 아저씨의 6개의 지침은 성서의 가르침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지쳤을 때는 충전하라'는 '안식일을 지켜라'가 되며, '투덜거리지 말고 기도하라.''소비하지 말고 투자하라'는 '하나님을 섬겨라'가 되고, '가족은 축복이다' '배운 것을 후대에 전달하라'는 것은 '네 이웃을 사랑하라' 가 되리라고 생각됩니다.
여하튼 이 책 [청소부 밥]은 미국의 기독교인들이 현실에서 겪게되는 일상적 갈등을, 로저라는 가상의 인물이 신앙으로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신앙과 직업에서 모두 성공하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을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기독교를 이런 식으로 변용해서 세속화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네요. 거창하게 말하면 21세기의 [프로테스탄티즘과 자본주의 윤리]라고나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