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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켄 블랜차드 외 지음, 조천제 옮김 / 21세기북스 / 200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1. 아이들을 키우면서 느끼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방을 난장판을 만들었을 때 꾸중을 하면 얻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아이는 저항하고 똑같은 일을 반복하며 나는 나대로 지쳐서 성질만 나는 것이다. 그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가 떨어져서 하던 일도 다 마치지 못하게 된다.
이런 경우도 생각해보라. 어떤 사람이 10킬로 정도 체중을 줄이겠다고 다짐한다고 하자. '나는 밥을 반만 먹을거야. 저녁도 굶고 안먹을 거야.' 사실 이런 식으로 해서는 감량하기 어렵다. 체지방 조성이 높은 안좋은 분포도를 만들어낼 뿐 여러 달을 지탱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또다른 문제가 있다. 자신에 대해 무능력하다거나 인내력이 부족하다는 식의 패배감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2. 로버트 런던의 책 [습관의 법칙]에 의하면 사람들은 습관을 '고치려고' 하기 때문에 나쁜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체중을 줄이려는 사람은 '음식을 적게 먹겠다'고 다짐을 한다. 즉, 지금 이대로 먹는 것은 나쁜 습관이므로 바꾸겠다고 다짐한다. 그렇지만 이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왜냐하면 '음식을 적게 먹겠다'는 다짐은 다음의 두 가지 명제가 합쳐져 있기 때문이다. 첫째, 나는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음식을 적게 먹으려 한다. 이 사람은 '음식을 적게 먹겠다'고 강렬한 다짐을 반복하지만 그 결과 첫번째 명제를 무의식적으로 반복해서 강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핵심은 이렇다. 어리석은 우리는 죽이려고 하는 대상에 계속 관심을 두고 열심히 증오의 물을 준다. 그런데 그놈은 증오를 거름으로 삼아 나날이 자라는 중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주지않는다. 대상에서 떠나버린다.
로버트 런던의 이전의 습관을 벗어나는 방법은 이렇다.
(1) 지금은 나쁜 습관이라 생각 하더라도 원래는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나에게 도움을 준 것이다. 이전의 습관에 저항하려 하지 말고 -버리려고 하지 말고- 가치를 인정하라. (2)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바뀌어 나는 그 습관에 의존할 필요가 없음을 생각하라. 이 때 중요한 것은 새로운 상황이 요구하는 가장 이상적인 삶에 집중하는 것이다. (3) 새로운 삶이 요구하는 새로운 습관을 창출하라. 새로운 삶을 살면 이전의 습관은 인적이 끊긴 길이 잡초에 묻혀 사라지듯 저절로 없어진다.
3. 켄 블랜차드의 책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에도 이와 비슷한 대목이 있다.
'잘못된 행동을 유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 행동에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는 잘못된 행동에 쓰일 에너지를 다른 곳으로 전환시켜야 합니다."(41쪽)
저항에서 전환으로 삶의 방식을 바꾸어라. 이것은 강렬하며 포괄적인 삶의 지혜이다. 이를테면 앞의 예에 나온 난장판을 만든 아이에게도 꾸중을 하는 것보다는 녀석들의 열망을 이해하고 새로운 재미를 찾아나서게 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아이를 잘 키우는 부모들이 물흘러가듯이 평화롭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대체로 전환의 방식을 터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오락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전자오락을 그만 두고 공부를 하라는 조언은 대체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아이에게 '나는 전자오락이 좋다. 그렇지만 공부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결국 전자오락에 대한 열망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한다. 반면 전자오락을 좌절시키는 공부라는 대상에게 남는 것은 혐오감과 저항감 뿐이다.
결과만으로 본다면 차라리 전자오락을 공부처럼 채점을 하면서 억지로 시키고 공부는 자유롭게 하게 하면서 칭찬을 하는 막가는 전략이 오히려 나으리라. 그러나 더 나은 방법은 아이의 열망을 찾아내고 그 열망을 더 효과적으로 채워줄 수 있는 전환을 하는 것이다. 다만 그 전환 안에는 전자오락도 들어가야 한다. 부모는 신이 아니며 부모의 최초의 판단이 틀릴 수도 있는 것이다. 즉, 아이가 전자오락에서 받는 순수한 재미와 흥미의 의미를 포용해야 한다.
4. 위의 예처럼 전자오락에서 공부로 선택을 바꾸려고 할 때 많은 사람은 채찍과 당근이라는 방식을 통해 이전의 선택을 처벌하고 새로운 선택을 강화하려고 한다. 그렇지만 이런 방식은 결국 자신에게 가혹하여 에너지를 떨어뜨리고 논리적으로도 모순을 야기한다.
예를 들면, 몇 년이 지나 대학을 졸업한 아이를 생각해 보라. 학업에 중심을 둔 생활을 버리고 경제적 성공을 목표로 할 때가 되면, 많은 모범생들이 위기에 처한다. 너무도 오랜 시간동안 억지로 다그쳐서 이룬 강력한 학업에의 집착 때문에 새로운 선택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범생은 성공적인 사회인이 되지 못한다.
결국 무슨 이야기냐면 계속 더 단단한 껍질을 만드는 식의 탈출은 변화의 시기마다 위기를 맞게 된다는 것이다. 억지로 이룬 전환이란 새로운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게 만드는 스스로 파는 무덤이라는 말이다. 이런 모순을 책에서는 이렇게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다.
"원하는 일을 샴에게 시킬 수 있는 경우란 배고플 때뿐이라는 건가요? 그렇게 된다면 항상 샴을 배고프게 만들어야겠군요."(43쪽)
삶에 있어서 변화 또는 변환이라는 것은 지속적 과정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고 즐거운 변환의 과정을 습득해야만 하는 것이다.
5.개인의 생활에서 더 나아가 회사와 같은 조직을 생각해 보면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무엇일까? 직원들이 회사에서 제시하는 목표를 이해하고 자율적으로 업무를 완수하는 것이다. 이 경우에도 월급인상, 승진과 같은 '당근'과 해고 등과 같은 '채찍'만으로 목표를 이루려한다면 끝없이 직원들의 저항 또는 전체적인 에너지의 감소만을 유발할 뿐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직원들은 회사를 위해 태어나지 않았으며 많은 경우 회사는 직원들이 바라는 만큼의 보상을 해줄수가 없다. 그런데 해고의 위협만으로 관계를 유지할 경우 그것의 논리적 귀결은 '더 나은 직장이 생기면 언제라도 때려치우겠다'는 것이 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직원의 열망을 발견하는 것이며 그것과 회사의 목표 사이의 교집합을 찾아내는 것이다. 따라서 직원에게 가장 좋은 자리를 찾아내는 것이야 말로 모든 일의 시작이 되는 셈이다.
직원에 맞는 자리를 찾아 그의 개인적인 열망을 채우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 회사 일이라는 사실을 설득할 수 있다면 빙고! 당신은 동기화된, 자율적이며 생산적인 직원을 발굴한 셈이 된다.
6. 이처럼 이 책은 개인적인 성장과 조직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통찰을 담고 있는 탁월한 책이다. 끝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을 인용한다.
(1) 좋은 인간 관계를 위한 3가지 지침
신뢰를 쌓아라.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라. 실수할 때에는 에너지를 전환시켜라. (51쪽)
(2) 전환 반응
잘못이나 문제점을 가능한 한 빨리, 정확하게, 책망하지 않으면서 설명한다. 잘못된 일의 좋지 않은 영향을 알려준다. 일을 명확하게 알려주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진다. 업무를 자세히 설명하고 명확하게 이해했는지 확인한다. 상대방에 대한 지속적인 신뢰와 확신을 표현한다. (78쪽)
(3) 고래를 춤추게 하는 방법
과정을 칭찬하라. 과정은 움직이는 칭찬의 목표다. (79쪽)
"여기서 중요한 점은 과정, 즉 나아지고 있는 상태를 계속해서 알아차리고, 인정하고, 보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범고래뿐 아니라 사람과도 바로 이렇게 일을 해야 합니다. 잘한 일을 알아채야 하고, 만일 정확하고 올바르게 처리되지 못한 일이라 하더라도 그 과정을 칭찬해야 하는 것이죠." (81쪽)
(4) 고래 반응
즉각적으로 칭찬하라. 사람들이 잘했거나 대체로 잘해낸 일에 대해 명확하게 말하라. 사람들이 한 일에 대해 느끼는 긍정적인 감정을 공유하라. 계속해서 일을 잘해나가도록 격려하라. (87쪽)
(5) 잘되고 있는 모든 일에 관심을 갖고 긍정적으로 말하라.
"인간에게 관심은 햇살과도 같은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행동에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그 행동은 더욱 향상되고, 반대로 무시하게 되면 사그라지게 되죠. 다시 한 번 자신의 상사, 배우자, 아이들, 부모님, 혹은 직장의 부하 직원들과의 관계에서 생겨나고 있는 문제들의 원인을 생각해 보세요.
보통 여러분은 언제 사람들에게 관심을 보입니까? 대부분 사람들이 잘못했을 때입니다. 관심을 쏟지 않을 때는 언제이죠? 모든 일들이 제대로 되어갈 때입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 가운데 아이를 가진 분들께서는 아이들이 잘하고 있을 때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아이들이 잘 놀고 있군. 아이들이 아주 조용한 걸 보니 말야. 이제야 좀 쉴 수 있겠네.'하지만 그 생각이 옳은 걸까요?"
"틀렸습니다! 그런 생각을 가지신 분들은 아이들을 동기화시킬 수 있는 최적기를 놓치고 있는 겁니다. 동기화시킬 수 있는 최적기란 바로 아이들이 생활을 가장 잘 하고 있을 때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반대로 하고 있는 거죠. 우리 모두는 점점 바보가 되어가고, 수동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겁니다.
잘 생각해 보세요. 만일 사람들이 일을 잘해낼 때마다 긍정적이고 상세한 피드백을 해준다면 사람들은 그 행동을 더 많이 하게 되겠습니까, 아니면 적게 하게 되겠습니까?" (91-92쪽)
7. 배암발 :
책의 원제목은 Whale Done!으로 책의 맨마지막에 나오는 구절을 옮긴 것이다. "고래야 잘했어" 또는 "고래반응이 이 모든 것을 이루게 한거로군!"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제목은 참 멋진 선택인 것 같다. 책의 핵심을 전달해주면서 제목을 읽는 것만으로도 기분좋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You Excell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