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한빛문고 1
이문열 지음 / 다림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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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역시 이문열이란 이름을 기억하면서 말이다. 난 책보다 영화로 이 이야기를 먼저 접했다. 그것도 영화가 만들어진지 몇 년이 흘러 tv에서 방송을 해 줄때 말이다. 엄석대역을했던 홍경인의 그 표독스런 연기에 놀랐고, 어찌 초등학교 교실에서 저런 일이 벌어질수 있는가에도 놀랐다. 우리가 살고있는 이 사회의 어두운면을 교실이란 작은공간속 어린아이들의 모습에 투영시켜 실랄하게 꼬집는 작가의 능력에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과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나? 영화를 보는 내내 난 참 많은 생각을 했다. 권력의 맛을 알아버린 석대, 그리고 그에 빌붙어버린 그의 추종자들과 진실을 애써 외면하는것인지 아님 편한 현실에 그저 안주하기만을 바라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선생님과 나약한 병태.. 하지만 그 권력이란 것의 속성이 그렇듯이 영원할 순 없다. 학년이 바뀌고, 선생님도 바뀌면서 상황은 변해버린다. 현실에만 안주하던 전의 선생과는 다르게 새로운 선생은 이미 익숙할때로 익숙해져버린 그래서 어느것이 옳고, 그른지조차 헷갈려하는 그 상황들을 바꾸어버린다. 무너져내리는 권력의 마지막이란.. 씁쓸함을 감출수가 없었다. 흔히 소설을 영화로 만들면 원작의 참맛을 못 살리는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는 홍경인의 멋진(?)연기덕에 꽤나 좋았던 것 같다.

솔직히 영화를 본후 책을 읽어서 많이 아쉬웠다. 머릿속의 상상은 한도 끝도 없이 무궁무진한데 영화속의 그 장면들로 생각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책읽기의 즐거움을 반감되는듯 해서 아쉬웠다. 삶엔 정답이 없다. 하지만 어느것이 옳고, 그른가의 판단은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자신의 편함을 위해 삶의 가치마져 혼동되는 일이 없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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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비늘 1
이외수 지음 / 동문선 / 199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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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연기를 해보고 싶을때가 있다. 그렇다고 내꿈이 연기자인건 아니고 막연하게 내가 살고있는 삶이 아닌 다른 삶을 살고싶단 생각이 든다. 아니면 내가 다른 사람의 몸속에 들어가서 그 사람의 생각을 훔쳐보고싶기도하고.. 왜냐구? 그냥 다른 사람은 어떻게 세상을 사는지도 궁금하고, 나니깐 할 수 없는 일들을 내가 아닌 내가되어 해보고싶은 충동이 생기기도 하니깐. 어찌보면 허황된 생각일수도 있지만 누구나가 한번쯤은 해보고싶은 일이기도 할것이다. 그런면에서 그 일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으니 연기자란 좋은 직업아니겠는가? 물론 그만큼 어려운 일도 많겠지만.. 그런데 연기자보다 더 좋은건 작가다. 연기자란 만들어놓은 인물을 표현하는것이지만 (그래서 어느정도의 제약이 따르기마련이겠지만) 작가란 한없이 자신의 맘대로 표현할 수 있으니깐. (창작의 고통은 따르겠지만)

그런의미에서 외수님은 다른 인생을 잘 사는 연기력좋은 작가인것 같다. 그를 알게된건 꽤 오래되었지만 그의 특이한(?) 외모로 인해 나로썬 왠지모르게 거부감이 들었던게 사실이다. 쉬이 다가갈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사람같은 기분이 들게 만드니깐. 그런데 그의 책을 읽다보면 그건 그저 고정관념일 뿐이였단 생각이 든다. 그는 내가 아닌 내가 되어서 해보고싶은 일들을 그냥 나의 모습으로 마음껏 표현하면서 사는 용기를 가진 사람인것이다. 많은 시선을 받으면서도 굴하지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삶이란 얼마나 멋진 삶인가? 육체란 영혼을 담는다는 말처럼 육체가 막힌 틀속에 있지않다보니 그의 생각도 틀이 없다. 요즈음 작품들을 읽고 그가 변한듯 보인다는 말들이 많은데 아직 옛작품들을 읽는 나로써는 그가 참 좋다. 변치않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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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좌파 - 김규항 칼럼집
김규항 지음 / 야간비행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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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내용이 쉬운듯보이지만 내겐 너무나 어렵게 느껴졌다. 역시 소설만 줄기차게 읽어오던 내 독서습관이 한몫을 했다싶은 생각이 든다. 뭐 소설읽기가 나쁜건 아니지만 내 문제는 언제나 한곳에 집중하면 다른 주변은 쉽게 놓쳐버린다는 것이다. 뭔가 다양하게 알고싶은 내욕구와는 다르게 언제나 한 방향만을 향하는 나의 안일함. 그러다 의식적으로 선택된 책이 바로 이 <B급 좌파>였다. 간간히 듣던 우파, 좌파란 말이 난 나완 아주 동떨어진 세상의 단어인줄만 알았다. 물론 이 책을 읽고난 후 그 생각은 달라졌지만 말이다.

솔직히 난 김규항이 누군지도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 물론 지금도 그다지 관심이 가질 않는다. 단지 난 그의 글이 맘에 든다. 직선적이면서도 삐딱하고, 무엇보다 솔직함이 가득한 그의 글. (어느 한부분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던건 흔한 일이 아니기에~) 초등학교때까지 반공포스터를 그렸던 그 시대엔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란 말을했던 내 또래의 아이를 영웅(?)시했고, 공산당 혹은 빨갱이는 정말 무찔러야할 악의 존재로만 교육받았었다. 이젠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할 줄 알만큼 나이를 먹었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의 말처럼 공부좀 했다고, 지식인의 대열에 낀다고 말로만 무엇을 지향한다며 너스레를 떠는것보단 그저 자신이 원하는바대로 사는게 바람직할것 같다.

그나저나 난 어떻게 살아야하나 다시 해묵은 고민이 삐질삐질 튀어나온다. 산다는건 언제나 선택의 갈림길이고, 고통의 연속이라더니 정말 언제쯤 저 고민앞에 명확한 답을 말할 수 있을까? 좌파냐 우파냐의 선택전에 문제이다. --;;;어쨌거나 오랫만에 썩 맘에드는 사람을 만난듯하여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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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화장법
아멜리 노통브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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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소개할때 빠지지않는 단어가 '반전'이다. '예상을 뒤엎는 반전'이라는 책소개에 눈길이 안갈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게다가 난 반전이라는 단어를 유난히 좋아해 그런 소개가 들어가는 영화나 책은 꼭 읽거나 보게된다. ㅎㅎ 아마도 몇년전에 봤던 '유주얼 서스펙트'란 영화를 보며 받았던 그 강열함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어 그러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언제나 결과는 나의 기준(유주얼 서스펙트)과 비교해 실망감만을 가져다주었다. 아~~ 왜 그럴까? 처음본 영화에서 느꼈던 놀라움이 너무나 커 기대치가 높아서 그런걸까?

이 책역시 썩 그리 놀랍지는 않았다. 반전도 책읽다보면 미루어 짐작되는 결말일뿐이였다. 물론 두 사람의 대화만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가 진행되는건 새로운 시도였던것 같지만 분열된 자아의 모습을 소재로 삼은건 그다지 새롭진 않았으니깐 말이다.(어린이 프로그램에 조차도 천사와 악마가 물풍선안에서 싸우는걸 많이 보아왔으니..) 하지만 읽으면서 내내 내 속에 존재하는 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수많은 나중에 적인 내가 나를 지배한다면 얼마나 무서운 일이 벌어질까? 그 적은 범죄를 일으키는것처럼 큰 모습일수도 있지만 매번 부딪히는 게으름과 나쁜 습관들 또한 다른 모습의 적일것 같다. 그 게으름과 습관들이 쌓여 먼 미래의 보잘것없는 결과를 초래할것은 분명할 것이기에..
게으름의 극치를 내달리는 내겐 무서운 책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이 책에서 얻으려했던 '반전'의 기대보다 더한 교훈(?)을 얻었으니 손해본건 없다. 오히려 멋진 작가 한명을 알게되었으니 큰 수확을 본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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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동화집
헤르만 헤세 지음, 정서웅 외 옮김 / 민음사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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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 내 예상과 맞아 떨어졌을때의 짜릿함만큼이나 벗어났을때의 그 황당함이란.. 솔직히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그랬던것처럼 작가의 인지도와 제목(환상동화집이라니 얼마나 멋진가? 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쯤의 이야기일꺼라 생각했다. --;;) 그리고 멋진 표지. 그런데 첫번째 이야기를 읽으면서부터 내 머리는 적색경고를 울리고 있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경험에의해 사무실에서 짬짬이 책을 읽을땐 장편소설보다 호흡이 짧은 단편이 좋을것같아서 구입했는데.. 이건 길이에 상관없이 너무나 생소한 이야기의 연속이였다. 환상소설이라 sf등등의 글을 읽어본적이 없는 나로써는 정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이해가 안되면 그저 부담갖지말고 슬슬 읽어가며 되것만 내 책읽는 스타일이 속도가 느리면서 작가의 의도를 무의식중에서도 찾으려고하는 그런 집요함이 있는지라 이해를 못하는중에 그 의도를 찾으려니 머릿속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일도 해야하니 흐름이 깨지면 다시 처음부터~~ 일주일을 그리 헤매다가 그냥 포기해버렸다.

요즘들어 자꾸만 중단되는 책들이 많아진다. 흥미위주의 책들만 읽는게 버릇이되어버려 고전이나 처음접하는 생소한 분야의 책들은 몇번을 시도하다 안되면 어김없이 책장에서 자리만 잡고있다. 이래서 처음부터 골라보는 습관을 들이지 말았어야했는데.. 뭐든 너무 좋고싫은게 분명해서 탈인것 같다. 암튼 쉽게 생각하고 읽으면 안될것 같은데 한번쯤은 읽어봐도 좋을듯한 책인것 같다. 나도 마음 가라앉히고 이번엔 꼭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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