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알베르 카뮈 전집 2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198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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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언제부터인가 읽고싶은 책과 소장하고싶은 책사이에 거리가 점점 벌어지고있다. 그냥 생각없이 술술읽어버릴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책들을 맘껏 읽고싶지만 그런책을 읽은후엔 뭔지모르겠지만 허전함이랄까? 뭐.. 그런 감정이 생긴다. 게다가 이런책들은 한번 읽은후에 다시 읽을 가능성이 없다는것또한 문제라면 문제다. 그러다보니 오래오래 대를 물려도 괜찮을만한 소장용 책들에 눈이 돌아가고, 책주문할땐 나도 모르게 그런책들의 비중이 늘어난다. 그런데 이것도 문제가 있는것이 쉽게 손이 안간다는것이다. 물론 구입한 돈이 아까워 처음엔 꾸역꾸역읽다 생각보다 괜찮았던 책들도 있긴했다. ^^ (그러고보면 책은 역시 내 돈주고 사야지 공들여 읽히는것 같다)

이방인이 바로 그런 책이였다. 난 까뮈에 관심도 없었고, 실존주의니 뭐니하는 철학적 이야긴 생각만해도 머리가 아프다. 하지만 제목이 맘에 들었다. 나 역시 날 이방인이라 생각하며 사는 인간이라서. 요즈음 힘든 생활속에서 나같은 사람이 있다는걸 확인해보고도 싶었고, 위로받고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까뮈를 만났고, 뫼르소를 만났다.

책은 생각보다 술술 읽혔다. 몇번을 도전해도 읽지못했던 카프카의 변신과는 대조를 이루는 속도에 놀라면서 후딱 읽어버렸는데.. 읽고나니 무슨 내용이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책 덮는순간 모든것이 휘리릭~ 사라져버린듯한 느낌!! 이래서 까뮈가 어렵다는건가? 그러면서 뭐에 홀린듯 페스트를 주문해버린 나. 뭐가 뭔지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건 까뮈를 알고싶어졌다는것과 여름햇살을 보면 뫼르소가 떠오르겠다는것이다. 첫만남으로 이 정도면 만족스럽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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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특별판)
로맹 가리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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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맹가리, 에밀 아자르.. 같지만 다른 사람. 가끔 나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보고싶단 생각을 해볼때가있다. 나를 표현하는 대표성이 바로 이름인데 어디에서나 무엇을할때나 우린 제일앞에 이름을 내세운다. 그리고 그 이름에 누가되지않게 행동하려고한다. 이름은 단순한 글자의 조합이 아닌 나를 대표할뿐만 아니라 가족, 학교, 회사등등 집단을 대표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행동엔 제약이 따르기 마련일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익명성이 가능한 인터넷에서 평소에 하지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보이며 남에게 해를 주기도하고, 자신과 다른 자신을 만들기도한다. 그렇게에 다른 이름으로 책을 발표한 작가의 생각이 궁금했다. 게다가 상을 두번이나 수상한 유일한 작가라고한 그의 이력과 권총자살 까지.

몇달전부터 구입목록에 들어있던 책을 주문하고, 도착했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쉽게 손이가질 않았다. 뒤로뒤로 미루기만하다 장마가 시작될즈음 읽기시작했다. 아무래도 무의식적으로 책도 날씨에 영향을 받는가보다. 날씨와 더불어 책도 우울함의 연속이였다. 책과 같은 제목인 <새들은 페루에가서 죽다>부터 시작해서 말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각은 마음에 들어는데 아직 이해하긴 좀 역부족이였던것 같다. 장마라지만 늘어지기만하는 여름이라 그런게 아니였을까? 찬바람부는 겨울 다시 읽어보리라 생각하고 책을 덮었다. 자기앞의 생도 꼭 함께 읽어봐야겠다. 우울함 우울함.. 우울함에 빠져죽을꺼 같을때 이해를 하든못하든 도움이 되었다는말로 끝을 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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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고로야, 고마워
오타니 준코 지음, 오타니 에이지 사진, 구혜영 옮김 / 오늘의책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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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친구들과의 약속엔 시간만 정할뿐 장소에 관한 말은 없다. 그러고보니 약속장소가 서점이 된지도 5년이 넘은것 같다. 소도시라 서울처럼 큰 서점이 없는게 못내 아쉽지만 그래도 책이 쌓여있는 모습만봐도 기분좋은 서점은 약속장소로 손색이 없다. 게다가 서점에서라면 30분정도 늦더라도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으니 이만한 장소가 어디있겠는가? 베스트셀러코너가서 요즘 사람들 관심분야도 살펴보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새로나온책 찾아보고, 사고싶은 책 미리 사전조사(?)도 하는등 할 일이 너무 많다. 그러다보면 시간맞춰 나온 친구가 반갑지 않을때도 있다. ^^ 서점에 서서 친구가 온것도 모르게 읽었던 책이 바로 <다이고로야 고마워>였다. 익히 유명한걸 알았지만 왠지 책이 갑작스레 유명세를 타면 알수없는 거부감이 드는지라 주문할때마다 뒤로 밀리기만한 책이였는데 서점에서 얼마나 감동을 받았던지..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외로움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사람들은 동물을 많이 키운다. 어릴적 강아지를 키워본 경험으로봐서 정말 왠만한 사람보다 동물이 더 큰 의미가 된다는걸 알기에 좋다고 생각하지만 애완동물의 수요가 클수록 버려지는 동물 또한 많다는건 슬픈 일이다. 버려지는 가장 큰 이유 또한 늙거나 병들어 온전하지 못한 상태여서 마음이 더 좋치않다. 다이고로 역시 너무나 맑은 눈을 가졌지만 사지가 없는 기형이였고, 그래서 버려졌지만 가족들의 사랑으로 짧지만 행복한 생활을 하다 하늘로 떠났다. 세월이 흘러 가족들은 다이고로의 영향으로 장애인 여관을 만들었다고한다. 2년 4개월의 그 시간들이 그들의 삶까지 변하게 만든것이다. 다이고로는 단순한 동물 그 이상의 의미를 남겨둔채 그들의 곁을 떠난것이다. 다이고로의 눈만큼이나 맑은 눈을 가졌던 우리집 강아지. 끝까지 지켜주지 못했던 아쉬움이 지금껏 남아있는데.. 꼭 다음생에서도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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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꽃 - 1999년 제30회 동인문학상 수상작품집
하성란 외 / 조선일보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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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종량제가 시작된지도 몇년이 흘렀다. 처음 시작될땐 그 취지가 어떻든간에 무슨 비닐을 돈주고 사며, 쓰레기조차 맘대로 못버리게하냐고 투덜거렸는데 역시 익숙해지는건 시간이 해결해주나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검은봉지에 쓰레기를 담아 버린 모습을 간혹 볼 수 있다. 지질이도 말을 듣지 않는 사람들. 낯설은 검은색봉지를 볼때마다 구청직원들이나와 범인을 잡으면 어쩌나하는 걱정이 앞서기도한다. 또 실제로 그런일이 몇번 있기도했고..

그런다 <곰팡이꽃>을 읽었다. 무서웠다. 항상 고지서용지를 버릴때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엄마의 행동도 이해가 갔고 말이다. '쓰레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정말 정확한 말인것 같다. 사람들은 아니 나부터도 쓰레기를 버릴때 아무 생각이 없다. 더러운걸 누가 볼까싶은 생각에서다. 그 속에 무언가가 들어가는가보다 봉투를 아끼기위해 최대한 많은 쓰레기를 어떻게하면 더 효율적으로 넣을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한다. 그런데 누군가가 그 쓰레기를 본다면? 내가 한달에 카드를 얼마나쓰는지, 어떤 생각으로 낙서를 했는지, 폰번호는 무엇인지, 내가 좋아하는 과자와 음료는 무엇인지 속속들이 다 알아버린다면 얼마나 무서울까?

너무 세세한 묘사에 매립지에 있는듯한 역겨움도 들었고, 옆에 구더기가 기어가는듯한 찝찝함도 들었다. 과연 작가는 무슨 말을 하고싶었을까? 세상엔 진실이 없다는것? 우리가 진실이라 믿고있는건 알고보면 진실이 아니라는것. 그러므로 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는것. 그것일까? 진실로 믿어버리는 순간 진실이 되는 진실. 정말 세상 복잡하다. 하지만 이 소설은 재밌다. 이거 역시 내가 느끼는 진실. 정말.. 진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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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속의 검은 잎 문학과지성 시인선 80
기형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8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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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 '시'란 참 '어려운'것이다. 그냥 어렵다. 이젠 더이상 시를 외울필요도, 시험문제를 맞추기위해 공부할 필요도 없것만 아직까지 무작정 어려운것에서 쉽게 벗어나질 않는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첫인상이 중요하듯 다른 모든것에도 첫인상 혹은 첫만남은 중요하다. 우리나라 교육탓을 해야하는 것일까? 시의 거부감에서 벗어나보려 이리저리 시집을 찾다가 만난 시집이 이 시집이였다.

기형도 그는 너무나 유명한 사람이였고, 그를 좋아하는 사람 대부분은 이십대초반에 그에게 빠졌다고한다. 그럼 난 이십대때 뭘했을까? 별 기억이 없다. 대학교 1학년땐 내 인생 최고의 암울한 때였으니깐 그 1년동안 난 책한권 읽을 여유도 없었고, 그저 물에 떠밀려가듯 그렇게 시간에 떠밀려 보낸 기억밖에 없다. 그때 그를 알았다면 조금은 위안을 받았을텐데란 생각도 해봤다. 조금 늦었지만 지금도 내인생은 그다지 발전이 없다. 여전히 난 시간에 떠밀린채 내 의지를 버린채 그렇게 살고있다. 다만 그때보단 책을 많이본다는게 다를뿐..

시집을 구입한지 반년이 지났는데 아직 다 읽지를 못했다. 그냥 한번에 읽어버리면 시가아닌 글만 남을것같은 느낌이 든다고할까? 아껴둔 무언가를 만나듯 그렇게 맘에드는 시를 하나씩 읽고있다. 밤을세운 어느날 새벽녁 창밖이 어슴푸레해질때 읽었던 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빈집'이였던걸로 기억되는데 옛기억과 창밖의 색과 시가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가끔 난 한없이 외로워지고싶을때가 있다. 혼자여서 외롭다거나 그런게 아니라 그냥 외로움 그 자체를 느끼고 싶어질때.. 기형도 그는 외로움, 새벽녁과 함께 내 기억속에 남겨질듯 싶다.

...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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