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뜨겁기도 했는데

언제부턴가 식더니

미지근해지고

이젠 차가워

다시 따듯해지면

좋을 텐데

 

델 만큼 뜨거운 것보다

얼지 않을 만큼

따스하다면

좋겠어

 

 

 

희선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서니데이 2020-10-10 0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좋은밤되세요^^

희선 2020-10-12 00:01   좋아요 1 | URL
지금도 밤이고 새로운 주가 시작하는 날이네요 서니데이 님 새로운 주 즐겁게 시작하세요


희선

sklee8811 2020-10-10 1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연은 때가 있듯이 사람에도 때가 있거군요. 최고의 보석 블루 다이아몬드 인생의 주인공이 되세요.

사실, 당신이 보석입니다

희선 2020-10-12 00:02   좋아요 0 | URL
인연도 흘러가는 거겠지요 늘 그자리에 있다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도 하는군요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희선
 
한밤중 달빛 식당 - 제7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난 책읽기가 좋아
이분희 지음, 윤태규 그림 / 비룡소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사람은 좋은 기억은 괜찮게 여겨도 안 좋은 기억은 잊고 싶어한다. 안 좋은 기억에는 어떤 게 있을까. 슬프고 괴롭고 부끄러운 기억. 안 좋은 기억이라고 다 안 좋기만 할까. 안 좋은 기억을 잊어버리면 다른 기억도 사라질 것 같은데. 좋은 기억과 안 좋은 기억은 그리 다르지 않다. 누군가를 만나서 좋았는데 헤어지면 차라리 만나지 않았다면 좋았을걸 생각하기도 한다. 사람이 누군가와 헤어지고 슬픈 건 다시는 말하지 못해서겠지. 만나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건 누군가 죽었을 때구나. 다시는 만나지 못하고 말하지 못해서 슬퍼도 가끔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면 괜찮을 텐데.

 

 언덕 꼭대기에는 밤이면 한밤중 달빛 식당이 나타났다. 거기에서는 여우 두 마리가 손님을 맞는다. 늦은 밤 연우는 우연히 언덕 꼭대기에 가고 한밤중 달빛 식당에 간다. 첫날 연우는 낮에 친구 자리에 떨어진 돈을 주운 기억을 음식값으로 냈다. 한밤중 달빛 식당에서 음식값으로 받는 건 나쁜 기억이다. 첫날에는 하나지만 갈수록 둘 셋으로 늘어난다. 좋은 기억이 아닌 나쁜 기억이라 하면 쉽게 그런 거 없어도 되지 할 것 같다. 연우도 그랬다. 다음날 연우는 가방속에 새 실내화가 있는 걸 보고 뭐지 한다. 그건 친구 돈을 주워서 산 거였다. 그걸 본 친구는 연우를 수상하게 여겼다.

 

 학교가 끝나도 연우는 학원에 가지 않아서 할 게 없었다. 연우는 어제 간 한밤중 달빛 식당을 찾아갔지만 없었다. 집에 갔다가 혹시나 하고 다시 밤에 가 보니 좋은 냄새와 따스한 불빛이 연우를 맞아주었다. 그날은 다른 아저씨 손님도 왔다. 아저씨는 자신이 가진 나쁜 기억을 모두 낼 테니 죽은 아내가 끓여준 청국장을 해달라고 한다. 음식값을 낸 아저씨 모습이 처음과 달라졌다. 이튿날 연우는 학교에 가다가 아무것도 기억 못하는 아저씨를 보게 된다. 지난밤 한밤중 달빛 식당에서 아저씨는 아내가 죽고 슬퍼서 아내와 있었던 기억을 모두 음식값으로 냈는지도 모르겠다. 연우도 이상했다. 엄마가 없는데 엄마를 찾았다.

 

 어릴 때 엄마가 죽으면 무척 슬플 것 같다. 그렇다 해도 엄마가 죽었다는 걸 잊어버리면 안 될 것 같은데. 다행히 연우도 그렇게 생각했다. 연우는 한밤중 달빛 식당에 가서 자기 기억을 돌려달라고 한다. 기억 돌려주지 않으면 어쩌나 했는데 돌려주었다. 나쁜 기억을 돌려받으면 다시 한밤중 달빛 식당에는 가지 못한다. 한밤중 달빛 식당은 괜찮은 곳이구나. 사람이 잊고 싶어하는 기억일지라도 소중하다는 걸 알게 해주니 말이다. 하지만 한밤중 달빛 식당에 간 모든 사람이 연우처럼 나쁜 기억을 돌려받았는지 그건 모른다. 돌려받은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 그건 자신이 결정한 일이니 받아들여야겠구나.

 

 사람한테는 좋은 기억뿐 아니라 나쁜 기억도 중요하다. 앞에서도 말했듯 기억은 모두 이어졌다. 하나나 둘이 빠지면 이상할 거다. 이상하다 해도 나쁜 기억 잊고 싶어하는 사람 있을 것 같다.

 

 

 

희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0-10-09 16: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10 0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언젠가도 한번 숫자를 썼는데, 이번에도 숫자야. 2017년부터 일백일 쓰기를 하고 그 뒤에도 썼어. 이번이 육백예순여섯번째야. 뭐든 쓰려고 하니 쓰게 됐어. 아쉽게도 그뿐이었지. 가끔 내가 썼지만 괜찮다고 느낀 적도 있지만, 이런 걸 왜 쓰나 하는 생각이 더 들었어. 한동안은 우울함에 빠져 그걸 쓰고, 그런 건 쓰지 않으려 했는데.

 

 글을 쓰고 나면 그때는 조금 괜찮아. 시간이 흐르고 다시 같은 생각에 빠진다 해도. 별거 아닌 글이라도 쓰는 날은 기분이 조금 나은데, 쓰지 못하면 아쉬웠어. 하루 이틀 쉬면 더 우울했지. 다음날은 꼭 써야지 하고 이튿날이 오면 어떻게든 썼어. 그렇게 써서 육백예순여섯번째가 됐군. 666(육육육)이야. 악마의 숫자라고도 하지.

 

 악마는 나쁜 것일까. 말 자체에 안 좋다는 뜻이 담겼군. 누군가는 악마한테 영혼을 팔았다고도 하잖아. 그건 영혼을 팔아 자기 힘이 아닌 다른 것의 힘을 빌리는 거겠지. 그렇게 하면 잘된다 해도 자기 것이 아닐 것 같아. 실제 악마는 없지만, 악마라 할 말한 건 있을 거야. 그런 데 넘어가지 않으려 해야겠지.

 

 무언가를 익히고 조금이라도 잘하려면 시간을 들여야 해. 글쓰기뿐 아니라 무엇이든 타고난 사람도 있어. 세상에는 그런 사람만 있는 건 아니어서 다행이야. 누구나 하나에 시간을 들이고 애쓰면 조금 나아지기도 하잖아. 글쓰기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 난 큰 꿈을 가지지는 않았지만(내가 이래).

 

 난 앞으로도 지금처럼 쓸까 해.

 

 

 

희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페크pek0501 2020-10-09 16: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기술을 연마하든 반복과 꾸준히, 가 답이라고 하더라고요.

희선 2020-10-10 00:18   좋아요 0 | URL
실제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도 있기는 해요 그런 사람은 그런 사람이고 평범한 사람은 자꾸하고 꾸준히 하는 것밖에 없겠지요 글도 그렇게 다르지 않으리라고 생각해요 아주 잘 쓰지 않아도 조금은 나아지겠지요


희선
 

 

 

 

 며칠 동안 친구한테서 연락이 없다. 전자편지를 보내도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다. 이런 일은 거의 없었는데. 친구한테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걸까.

 

 띠링.

 

 문자 오는 소리가 들려서 보니 그동안 연락 안 되던 친구가 보낸 거였다.

 

 <미안, 며칠 집을 떠나 다른 데 있었어. 여기는 휴대전화기 자주 못 써서 연락 못했어. 여기가 어디냐면 남극이야.>

 

 친구가 보낸 문자를 보고 조금 놀랐다. 언제 준비하고 남극에 갔을까. 언젠가 한번 남극에 가 보고 싶다고 했는데. 한국에서 남극에 가려면 많이 기다려야 했다. 남극에 가고 싶다고 말했을 때 신청한 뒤였던가 보다.

 

 띠링.

 

 문자가 또 왔다.

 

 <여기 무척 춥다. 남극이니까 그렇지. 그래도 지금 남극은 여름이야. 내가 돌아갈 때까지 잘 지내.>

 

 여기는 겨울이지만 남극은 여름이구나. 여름이어도 무척 추울 듯하다. 지구온난화로 남극 빙하가 많이 녹았다고는 해도. 여기에서 눈을 못 봐서 남극까지 보러 갔나 보다.

 

 난 친구한테 남극에서 잘 니내고 오라는 문자를 보냈다.

 

 내가 문자를 보내고 시간은 조금 걸렸지만 친구는 남극에서 만난 펭귄 사진을 보내주었다.

 

 

 

희선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20-10-09 2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10 0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13 2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14 0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웃집 공룡 볼리바르
숀 루빈 지음, 황세림 옮김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전 지구에는 아주아주 커다란 공룡이 살기도 했어. 공룡이라도 다 컸던 건 아니겠지만, 작은 공룡은 얼마 없었을 거야. 6천5백만년 전 지구를 지배한 공룡은 모두 사라졌어. 소행성이 지구에 부딪쳤대. 그 일이 일어났을 때 공룡들은 어땠을까. 죽어도 편하게 죽지 못했을 것 같아. 불에 타 죽었을까. 소행성이 지구에 부딪치고 지구 기후는 아주 이상해졌겠지. 무척 덥거나 무척 추웠을 것 같은데. 이건 다 상상일 뿐이군. 그때를 살아보지 않아서 나도 잘 몰라. 그래도 지금은 많은 걸 가상현실로 만들어서 볼 수 있어. 그러니 공룡이 살던 때도 재현해 봤을 거야. 난 그런 거 못 봤지만.

 

 지금 사람이 오래전 지구에 공룡이 살았다는 걸 아는 건 화석 때문이야. 화석은 아주 뜨거워야 만들어질까. 어디선가 그런 말 본 것 같기도 해. 어쩌면 공룡은 한순간에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르겠어. 그렇게 무섭지 않았기를. 공룡은 자신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몰랐으려나. 아무것도 모르는 건 그것대로 안 좋을 것 같아. 사람도 갑자기 죽을 수 있는데. 사람은 죽지 않을 것처럼 살기도 해. 예전에는 세상이 조금 천천히 흘렀는데 지금은 아주 빨리 흘러. 시간이 예전보다 빨리 가는 것도 아닐 텐데. 마차, 기차, 자동차, 비행기가 생겨서 그렇군. 인터넷은 세계 곳곳에 있는 사람과 바로 만나게 해주기도 해.

 

 한국에서 가장 빠른 도시는 서울이 아닐지. 그러면 미국에서는. 생각났지. 거기는 바로 뉴욕이지. 뉴욕 사람은 모두 바빠서 자기 곁을 지나가는 공룡 볼리바르를 못 봤어. 그건 다행한 일일지도 모르겠어. 만약 뉴욕 사람이 볼리바르를 알아봤다면 볼리바르가 지금처럼 조용하게 살았을까. 볼리바르는 지구에 남은 마지막 공룡이야. 혼자여서 쓸쓸하지 않았을까. 그런 모습 보이지 않기는 하지만. 볼리바르는 음악을 좋아하고 헌책방도 좋아해. 신문도 읽어. 볼리바르는 겉모습은 공룡이지만 거의 사람처럼 살아. 아무도 볼리바르가 공룡이라는 걸 눈치채지 못했는데 볼리바르 옆집에 사는 여자아이 시빌은 볼리바르가 공룡이라는 걸 알아챘어.

 

 시빌은 ‘이웃 사람’이라는 글에 볼리바르 이야기를 써. 옆집에 공룡이 산다고. 선생님이나 반 친구들은 지금 세상에 공룡이 어딨느냐고 하면서 웃어. 시빌은 볼리바르 사진을 찍어서 진짜 공룡이 있다는 걸 증명하려고 해. 볼리바르는 집세도 밀리지 않고 냈다는데 돈을 어떻게 벌었을까 하는 생각 잠깐 했어. 그런 건 그런가 보다 해야 할까. 그러고 보니 볼리바르는 신문도 사고 지하철도 타. 볼리바르는 그림 보는 것도 좋아해. 시빌은 미술관에서 볼리바르 사진을 찍으려고 하지만 잘 못 찍어. 자꾸 엄마가 시빌을 부르기도 해. 엄마도 시빌 말을 믿지 않았어. 자연박물관에서 시빌은 시장이 된 볼리바르를 보고 선생님과 경비한테 볼리바르를 잘 보라고 해. 그때서야 선생님과 경비 그리고 사람들은 볼리바르가 공룡이라는 걸 알아봐. 어떻게 그렇게 늦게 알아채지.

 

 공룡은 몸집이 아주 크니 무서울 수밖에 없겠어. 초식공룡도 있겠지만 육식공룡이 더 많을지도. 많은 사람은 볼리바르를 알아보고 달아나. 볼리바르는 놀라서 함께 달아나는데 사람들은 볼리바르가 쫓아오는 걸로 여겼어. 곧 볼리바르는 사람들이 자기 때문에 달아났다는 걸 알게 돼. 시빌은 사람들이 볼리바르를 보고 달아나리라는 걸 몰랐어. 볼리바르가 무서워서 달아나는 사람도 있었지만 볼리바르를 잡으려는 사람도 있었어. 시빌은 볼리바르가 자연사박물관에서 빠져나가게 도와줘. 볼리바르가 사람한테 잡히면 어떡하지. 볼리바르는 괜찮았어. 앞으로 볼리바르가 어떻게 살지 걱정했는데 뉴욕 사람은 바쁘잖아. 한순간 볼리바르를 알아봤다 해도 금세 잊고 자기 갈 길을 가겠지.

 

 바쁜 뉴욕 사람은 볼리바르를 그냥 지나쳐도 시빌은 볼리바르와 친구가 됐어. 엄마는 볼리바르가 사람을 잡아먹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볼리바르가 통조림 소고기를 넣은 호밀빵 샌드위치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마음 놓아. 다행이지. 지구에 남은 마지막 공룡 볼리바르는 앞으로도 조용하게 살겠지. 볼리바르는 사람도 좋아해. 시빌한테 공룡 친구가 있다니, 조금 부럽군.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