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19
사라 스튜어트 지음, 데이비드 스몰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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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책이 아니어도 재미있는 게 아주 많아. 옛날에는 사람이 즐길 게 책밖에 없었겠지. 아니 책을 읽을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았군. 누군가 이야기 해주는 걸 들었겠어. 그러다 인쇄술이 나오고 종이가 나와서 누구나 쉽게 책을 읽게 됐겠지. 아쉽게도 과학은 하나만 발달시키지 않아. 하나에서 여러 가지가 덤으로 나오기도 할 거야. 내가 과학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그런 느낌이 들어. 즐길 게 많다 해도 난 책 읽는 게 더 좋아. 나 같은 사람 아직 많겠지. 책이 여전히 나오는 걸 보면.

 

 책을 읽는 사람은 줄었을지 몰라도, 자기 책을 쓰려는 사람은 많아. 읽기도 쓰기도 하면 좋을 텐데. 책에는 오래전 지식과 지혜가 담겨 있잖아. 내가 그런 걸 많이 배우지는 못했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를 좋아해서. 어려운 책은 어쩌다 한번 만날까 말까 해. 나한테는 어려워도 누군가한테는 쉬울지도. 책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과 상상도 해. 이건 그림책이지만 그림이 없는 글만 보면 자기 마음대로 상상해도 되잖아. 같은 책을 봐도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는 건 살아온 환경이나 경험이 달라서겠지. 조금 다른 게 있어도 함께 느끼는 것도 있어. 책을 보면 자신만 생각하지 않고 남도 생각해. 이야기를 보다보면 거기 나오는 사람에 자신을 대입시키기도 하잖아. 그런 사람이 하나도 없을 때도 있지만. 그럴 때는 세상에는 자신과 다른 사람이 많구나 하면 돼.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나와 비슷하면서도 달라. 비슷한 건 책 읽는 건가.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하늘에서 떨어졌대. 그렇게 세상에 오다니. 하늘에서 떨어질 때 무섭지 않았을까. 어쩌면 재미있게 여겼을지도.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어릴 때부터 책읽기를 익히고 그걸 아주 좋아했어. 이건 나랑 달라. 난 어릴 때는 책 잘 몰랐어. 엘리자베스 브라운 둘레에는 책이 많았나 봐. 난 늘 그런 걸 부럽게 여겨. 다시 돌아갈 수도 없는데. 어릴 때부터 책을 봤다고 해서 내가 얼마나 달라졌을지 모르는데. 책은 언제 봐도 괜찮다고 생각할래. 그게 더 좋겠지.

 

 난 다른 걸 하면서 책 못 읽어.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어느 때든 책을 읽더군. 어떻게 그렇게 하지, 대단해. 밤에도 책을 보려고 이불 속에 손전등을 켜두었어. 기숙사에 들어갈 때는 트렁크에 책을 가득 채워서 갔어. 그 책을 침대에 올렸더니 침대가 무너져 내렸어. 길을 잃은 마을에서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거기에서 살게 되고 아이들을 가르쳤어. 그때도 책을 읽었어. 시내에 갈 때는 걸어갔다 걸어오고 다른 것보다 책을 샀어. 책을 읽고 읽고 또 읽다보니 집 안이 책으로 가득찼어. 집 안에 책 둘 곳이 없었어.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자신이 가진 책을 마을에 주었어. 마을에는 엘리자베스 브라운 도서관이 생겨.

 

 자신이 평생 모은 책을 마을에 주다니, 멋지군.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그 뒤에도 책을 읽어. 이제는 도서관에서 빌려서.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평생 책과 함께였군. 나도 죽기 전까지 책을 보고 싶어. 그러고 싶은데 눈이 나빠지면 지금보다 많이 못 볼지도. 아직은 괜찮은데. 본래 내가 걱정이 좀 많아. 그때 이런 그림책을 보면 괜찮겠어. 아니 그림책은 언제 봐도 좋겠지. 책은 언제나 나와 함께 하겠어. 책이 있어서 다행이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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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11-20 15: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구매 중에서 책을 살 때가 제일 안 아까워 하는 것 같아요.

희선 2020-11-21 01:08   좋아요 1 | URL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다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니 사고 또 사겠지요 세상에 책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희선
 

 

 

 

어디에나 있는 너

──시

 

 

 

저기에도

거기에도

여기에도

없는 너

 

넌 어디에

 

네가 꽁꽁 숨은 걸까

내가 못 찾는 걸까

 

아니

너를 보고도

내가 못 알아봤겠지

넌 어디에나 있는데

 

눈이 아닌

마음으로 느껴야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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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책들의 도시 세계문학의 천재들 2
발터 뫼르스 지음, 두행숙 옮김 / 들녘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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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내가 이 책을 본 건 2005년일 거다. 책이 처음 나왔을 때 말이다. 몇해 전에 다시 이 책 제목이 보이기도 했는데, 지난해인가는 그래픽노블로 나왔다. 그래픽노블은 소설보다 재미있을 것 같다. 여기 나오는 것을 그림으로 볼 테니 말이다. 내가 2005년에 이 책을 알게 된 건 라디오 방송에서 소개해서였다. 그때도 난 라디오 방송을 들었다. 지금은 책을 말하는 방송이 더 많은 듯하지만. 그때는 책이 두권으로 나왔다. 그 책은 운 좋게도 물난리에서 살아남았다. 하지만 그걸 다시 읽지는 않았다. 이 책 다 읽는 데 시간 많이 걸리지 않겠지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걸렸다.

 

 오래전이어도 한번 본 책은 조금이라도 생각이 나기도 하는데, 한번 보고 열해이상 지난 이 책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거의 처음 보는 것 같았다. 공룡이 나온다는 건 기억했는데. 차모니아라는 대륙에는 린트부름 요새가 있다. 거기에는 걸어다니는 용이 살고 시 쓰는 공룡이 일만이나 있었다. 어디서든 공룡을 보면 린트부름 요새에서 왔다는 걸 알았다. 이건 부흐하임(책마을)에서 그랬지만. 내가 기억하는 건 불이 나는 건데 그건 마지막에야 나왔다. 어떻게 마지막만 기억할 수가. 그때 책을 다 보고 뭘 본 거지 한 것 같다. 그 책 소개한 사람은 재미있다고 한 듯한데. 이번에는 어땠느냐 하면, 3분의 2 이상 지나고서야 조금 괜찮았다. 그럴 수가. 난 그랬다 해도 처음부터 재미있게 보는 사람도 있겠다.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건 린트부름 요새에 살고 언젠가 작가가 되려는 힐데군스트 폰 미텐메츠다. 공룡은 대부시인을 두고 글쓰기를 배운다. 힐데군스트 대부시인은 단첼로트 폰 질벤드레히슬러였다. 단첼로트 대부는 팔백여든셋에 죽었다. 공룡은 정말 그렇게 오래 살까. 힐데군스트는 일흔일곱살이다. 단첼로트 대부는 책은 한권밖에 쓰지 않았는데, 그건 누군가한테서 받은 편지 때문이었다. 힐데군스트는 단첼로트 대부가 죽기 전에 그걸 알게 되고 단첼로트 대부가 남긴 책에서 그 편지를 찾고 읽는다. 그 글은 완벽했다. 단첼로트 대부는 그걸 보고 다시는 글을 쓰지 않기로 했다. 힐데군스트도 그 글을 완벽하게 여기고 그 편지를 쓴 사람을 찾으려고 린트부름 요새를 떠나 부흐하임(책마을)으로 간다. 단첼로트 대부는 힐데군스트가 위대한 작가가 되리라 믿고 린트부름 요새를 떠나 넓은 세상을 만나라 했다.

 

 부흐하임이야말로 꿈꾸는 책들의 도시였다. 부흐하임에는 많은 책방, 출판사가 있었다. 책이 많은 도시는 어떨지. 힐데군스트는 어떤 책방에서 단첼로트 대부가 받은 편지를 보여준다. 책방 주인은 그 글이 좋기는 하지만 빨리 부흐하임을 떠나라 한다. 그런 말을 한번 더 듣는다. 그래도 힐데군스트는 부흐하임을 떠나지 않았다. 힐데군스트가 찻집에서 책 사냥꾼 레겐샤인이 쓴 책을 읽자 누군가 말을 걸었다. 그건 예술가 에이전트인 클라우디오 하르펜슈톡이었다. 하르펜슈톡은 돼지고 레겐샤인은 노루개다. 여기에는 사람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사람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힐데군스트는 하르펜슈톡한테 편지를 보여주고 그걸 쓴 사람이 누군지 아느냐고 물어본다. 하르펜슈톡은 그 글을 아무렇지 않게 보았다. 다른 사람과 반응이 달랐다. 하르펜슈톡은 힐데군스트한테 문서 감정가인 피스토메텔 스마이크를 소개해준다.

 

 앞에 이름을 썼지만 책 보면서는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스마이크와 하르펜슈톡은 부흐하임에서 힘을 가졌다. 처음에는 잘 몰랐다. 힐데군스트는 스마이크한테 속아 독이 묻은 책을 보고 쓰러지고 부흐하임 땅속 무덤에 갇힌다. 죽이지 않고 가두다니, 땅속에는 책이 많고 쓰레기와 벌레도 있었다. 책 사냥꾼은 돈을 벌려고 부흐하임 땅밑에서 책을 찾기도 했다. 책 사냥꾼으로 이름이 가장 잘 알려진 건 레겐샤인이었는데 레겐샤인은 몇해 전에 땅밑에 들어가고 돌아오지 않았다. 땅속에는 그림자 제왕이 산다는 소문도 있었다. 레겐샤인은 그림자 제왕이 자신을 도와줬다고 여겼다. 그 그림자 제왕은 힐데군스트도 도와준다. 뭐든 먹는다고 소문난 외눈박이 괴물 부흐링족 이야기도 거짓이었다. 부흐링은 그저 눈이 하나뿐인 난쟁이로 책을 읽고 외웠다. 부흐링 이름은 작가 이름과도 같았다. 그 작가 책을 읽고 또 읽고 외웠다. 부흐링에는 단첼로트도 있었다.

 

 땅속은 미로여서 한번 들어가면 다시 나오기 힘들었다. 힐데군스트는 처음에는 부흐링족과 지내고 책 사냥꾼이 부흐링족이 사는 가죽 동굴에 쳐들어오고는 더 밑으로 내려간다. 그렇게 해서 간 곳은 그림자 성이었다. 예전에도 읽었을 텐데 하나도 안 떠오르다니. 읽다가 하나 생각난 게 있다. 힐데군스트가 독에 중독되는 거였다. 그림자 제왕은 스마이크와 하르펜슈톡이 만든 거였다. 그림자 제왕은 본래 사람으로 글을 썼다. 단첼로트 대부한테 편지를 보낸 젊은 작가였다. 이런 건 말하면 안 되는 걸까. 스마이크는 그림자 제왕이 쓴 글이 세상에 나오면 출판계가 안 좋아진다면서 그게 아예 나오지 못하게 하기로 했다. 가끔 아주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 그걸 펼치지 못하게도 하는데, 스마이크가 그런 걸 했다. 자신이 힘을 갖고 돈을 벌려고 그랬겠지. 스마이크는 자기 삼촌을 죽이고 지하 서재도 자기 걸로 만들었다. 부흐하임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진 게 스마이크였다.

 

 글쓰기를 말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출판사 이야기도 하는 것 같다. 현실보다 더 크게 말했을지 모르겠지만, 아주 아니다 말하지 못하겠다. 내가 좀 더 알아봤다면 좋았을 텐데. 그림자 제왕과 힐데군스트는 힘을 합쳐 스마이크를 물리친다. 그림자 제왕은 사라지면서 자유로워진다. 그동안은 나쁜 저주에 걸린 듯했는데. 레겐샤인은 정말 그림자 제왕이 살 곳을 만들었을까. 그곳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아니 그림자 제왕은 이제 그만 쉬고 싶었을 거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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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바람에도

나무는 꽃을 피웠네

 

세상이 어떻든

나무는 제 할 일을 하겠지

 

나도

나무처럼 살고 싶구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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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라도 꾸준히 하면

조금이어도 보답이 있겠지 했어

 

어느 날

꾸준히 하는 것도

믿을 게 못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

거기에 발등 찍히는 날도 있더라구

 

이젠 뭘 믿어야 할까

 

보답을 바라지 않고

하나라도 꾸준히 하기,

이것밖에 없겠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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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11-15 16: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꾸준히 하다가 발등 찍힌 적이 한두 번이 아닌데, 그래도 할 수 있는 게 꾸준함밖에 없어서 꾸준히 했더니 좋은 운이 따르기도 하더라고요. 그 운이란 게 어쩌다 한 번, 인 게 문제지만요.ㅋ

희선 2020-11-17 01:07   좋아요 0 | URL
꾸준히 해도 잘 안 될 때가 있기도 하죠 그렇다 해도 그것밖에 할 수 없다면 그걸 해야죠 대가를 바라지 않고 하면 마음 편할 듯합니다 그렇게 한 사람은 거의 잘되지 않나 싶기도 해요 좋아서 꾸준히 하는 것으로... 그건 정말 다른 게 없어도 하겠지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