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곁에 있기를 바랐는데
어느 날부터 넌 보이지 않았어
아침엔 좀 싸늘해도
낮이 오면 기분 좋게 따스하고
예쁜 꽃도 만났는데,
꽃이 져도 푸른 잎이
기분 좋게 해줘
이번에 가도 다음해에 또 올 거지
꽃소식과 함께 꼭 와
봄아
*아직 겨울도 안 가고 봄도 안 왔는데, 봄한테 잘 가라니... 언젠가 그때가 오겠지요.
희선
기도는 자신보다
누군가를 위해서 하는 거지
당신이 아프지 않기를
당신이 자주 웃기를
당신이 바라는 일이 잘 되기를
멀리에서
기도해요
모두와 똑같이
대해주기만 해도
좋을 텐데,
그것도 바라면
안 되는 걸까
헛된 바람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래전 사람이 쓴 편지를 만났어요
그걸 보니
그때나 지금이나 많이 다르지 않더군요
잘 지내느냐 묻고
왜 연락이 없어 하거나
언제나 생각한다고 하더군요
그 편지를 받은 사람 마음은 어땠을지
귀찮았을지
좋았을지
좋으면서도
귀찮았을 것 같아요
그래도 답장 썼겠어요
다음 편지엔
편지 잘 받았다는 말이 있었어요
두 사람은
그 뒤로
얼마나 편지를 나누었을지
가볍게 여기고 싶지만
가벼워지지 않아
무거운 건
언제나
무거워
마음을 짓누르는 어둠은
사라지지 않아
언제까지나
죽어야
끝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