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JOR 2nd(メジャ-セカンド) 17 (少年サンデ-コミックス) (コミック)
미츠다 타쿠야 / 小學館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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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세컨드 17

미츠다 타쿠야

 

 

 

 

 

 

 메이저 세컨드 16권 본 건 몇달 전이지만 그게 나온 건 2018년 11월이다. 그 뒤로 시간이 가도 다음 권이 안 나와서 어떻게 된 건가 했다. 다음 권이 바로 나오지 않아서 마음 편하게 16권까지 다 보기는 했다. 그랬더니 17권 나온다는 소식이 들렸다. 앞으로는 전처럼 석달에 한권 나오지 않을까 싶다. 다음 18권이 나오기 전에 17권 봐야 하지 않을까 하고 이번 권 만났다. 다이고가 주장인 후린중학교 야구부는 오오비중학교와 지역 예선 결승전을 했다. 조금 더 하면 후린중학교가 이길 듯했다. 어떻게 될지 짐작은 갔지만 실제 보고 싶었다. 오오비중학교와 좋은 경기를 했지만, 아쉽게도 후린중학교가 졌다. 초등학생 때 팔꿈치를 다쳤던 사와가 공을 던졌는데 7회말에는 제구가 안 되고 포크도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 사가라(타오)는 사와를 걱정했다. 사와는 팔꿈치 아프지 않다고 했지만 아주 아무렇지 않은 건 아니었나 보다. 사와는 힘내려 했는데 오오비중학교 타자가 홈련 쳐서 경기는 끝났다.

 

 오랜만에 다이고 아빠 고로가 다이고가 경기하는 모습을 보러 봤는데. 고로는 다이고가 꽤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다. 다이고가 초등학생일 때는 아빠인 고로는 여전히 야구선수였는데 지금은 코치하는가 보다. 고로는 늘 야구할 것 같았는데 더는 못하게 됐구나. 예전 후린중학교 야구부는 실력이 좋았는데 다이고가 1학년일 때 2학년이 안 좋은 일을 해서 감독이 책임지고 그만뒀다. 야구부는 반년이나 활동을 쉬어야 했다. 야구부는 쉬었지만 다이고를 주장으로 뽑은 듯하다. 주장이 된 다이고는 집에서 쉬는 아빠 고로한테 야구를 알려달라고 한다. 고로는 다이고한테 야구를 알려주고 앞으로 자신이 갈 길을 찾았다. 고로는 가까운 데서 안 하고 먼 데서 야구 코치하는가 보다. 고로는 다이고를 만나지 않고 편지만 남겨두고 떠났다. 딸인 이즈미하고는 잠깐 캐치볼 하고.

 

 아홉 사람뿐인 후린중학교 야구부지만 봄 경기를 잘해서 다이고는 욕심을 냈다. 중간 시험이 끝나고 다이고는 야구부 아이들한테 앞으로 연습 시간 늘리고 여름에는 지역대회를 이기고 현대회에 나가자고 한다. 중학교 2학년이 된 다이고를 처음 봤을 때와 다른 모습이었다. 그때는 경기를 안 해서 그랬던 걸까. 다이고는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경기 이기고 싶어하기는 했다. 이번에는 그런 마음을 드러낸 거구나. 다이고는 쉬는 날에도 연습하고 야구부 실력을 올리려 했는데 자신이 먼저 몸이 안 좋아졌다. 다이고는 잠시 아프고 나서야 자신이 서둘렀다는 걸 깨달았다. 다른 부원도 좀 달라졌다. 지금까지는 다이고가 연습 계획을 짰는데 자신들이 알아서 연습하겠다고 한다. 잠깐 삐걱거렸지만 좋게 흘러 갔다.

 

 여름대회는 첫회에 졌다. 3학년인 단바가 빠지고 후린중학교 야구부는 여덟 사람이 돼서 경기에 나갈 수 없었다. 가을대회도 있을 텐데. 그래도 단바가 와서 연습경기를 함께 했다. 그런 단바가 다쳐서 연습경기도 못하게 됐다. 다이고는 신입생이 올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지금 학교에 다니는 사람 가운데 누가 없을까 한다. 1학년 치사토가 언니가 같은 학교에 다닌다고 말해서 다이고와 무츠코가 치사토 언니인 치요를 만나러 갔다. 치요는 키가 컸다. 그걸 본 다이고는 치요가 마음에 들었는데, 치요는 야구 할 생각이 없다고 한다. 다이고는 다시 치요를 찾아가고, 치요한테 몸이 커서 마음에 든다고 말한다. 그런 말을 하다니. 다이고를 찾으러 온 니시나가 그 말을 들었는지 여자한테 그런 말하면 안 된다고 한다. 그걸 치요가 들었다. 치요는 니시나한테 조금 관심을 가졌다.

 

 봄에 니시나와 함께 왔던 아이에서 하나가 야구부에 들어오려 했다. 다이고는 반겼지만 그 애는 좀 별로였다. 야구부를 우습게 본달까, 사람이 모자라니 자신이 와준다는 식이었다. 그런 애 야구 좋아하는 거 맞나. 니시나는 성실하게 연습하려고 하는데 그 애는 그런 니시나를 이상하게 생각했다. 누군가한테 잘 보이려는 거냐는 말도 했다. 다른 아이들하고도 좀 안 맞았다. 후린중학교 야구부 어떻게 되려나. 치요가 들어올 거다. 이번 책 맨 앞에 그림을 보면 여자아이 일곱이 있다. 공을 던지는 무츠코 뒤에 있는 아이에서 오른쪽 밑 안경 쓴 아이가 치요다. 치사토는 치요가 니시나한테 관심 가진 걸 알고 좋은 생각이 있다고 말한다.

 

 메이저 첫번째 것은 거의 만화영화로 만들었다. 이건 어떨까 했는데 다음해(2020) 4월부터 만화영화 한단다. 반가운 소식이다. 보게 되면 좋을 텐데 어떨지 모르겠다. 앞으로 후린중학교 야구부 더 나아질 것 같다. 중학생 시절은 1부 2부로 나뉜 것 같구나. 책이 오래 쉬었다 나와서 이런 느낌이 드는 건지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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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길지라도 우리 내일은 - 신동엽 50주기 기념 신동엽문학상 역대 수상자 신작시집
고재종 외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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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엽이라 하면 사람들은 개그맨 신동엽을 가장 먼저 떠올릴까, 시인을 떠올릴까. 개그맨은 알아도 시인 신동엽은 아예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아니 잊어버렸을까. 신동엽 시인 하면 <껍데기는 가라>가 생각난다. 난 그걸 언제 알았을까. 고등학생 때인지 그 뒤인지. 무척 신기하게도 내가 시집과 책을 읽게 되고 한해쯤이 지나고 신동엽 시선집을 샀다. 신동엽 책은 그거 한권밖에 없다. 산 다음에 한번쯤 봤을 텐데. <껍데기는 가라>에는 사월과 동학이 나온다. 왜 내 기억속에는 동학만 있었을까. 동학을 말해서 신동엽이 옛날 시인 같은 느낌도 들었다. 신동엽은 1930년 충남 부여에서 나고 1959년에 시인이 되고 1969년에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예전에도 이런 거 봤을 텐데 다 잊어버렸다. 신동엽이 시를 쓴 기간은 열해다. 시는 그전부터 썼을까. 시뿐 아니라 다른 글도 썼겠다.

 

 시인 이름으로 주는 상도 많겠지. 김수영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이상도 있구나. 이상문학상은 단편소설에만 주던가. 신동엽문학상도 있다. 어쩐지 이 상은 그렇게 잘 알려지지 않은 듯하다. 내가 잘 몰랐던 걸지도. 지난해 2018년이 38회였다. 예전에는 시 소설 상관없이 하나에만 줬는데, 제29회(2011)부터는 시집과 소설집에 주었다. 이 시집에는 신동엽문학상을 받은 시인이 쓴 시가 세편씩 실렸다. 모두 스물한사람이다. 2019년은 신동엽 시인이 죽고 쉰해가 된다. 벌써 그렇게 됐구나. 시집도 나오고 소설집도 나왔다. 그리고 《신동엽 시선집》과 《신동엽 산문전집》도 나왔다. 그 사람이 죽고 시간이 흘러도 글은 남아서 나중 사람도 그걸 볼 수 있구나. 신동엽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어서기도 하겠다. 지금 세상은 무척 빨리 흐르고 빨리 잊힌다. 그야말로 껍데기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이명박근혜 시절

국정원이 위법으로 관리한

문예예술인 249명 중점관리명단을 보았다

A, B, C 등급이 매겨져 있는데

조마조마했다 다행히

A등급 스물네명에 내 이름이 올라 있었다

열심히 살아온 것을 인정해준

국정원이 고마웠다 B나 C였다면

난 국정원의 존립 이유와

그 파일의 신빙성을 믿지 못했을 것이다

 

-<자존심>, 송경동, 102쪽

 

 

 

이만원 삼만원짜리

동네 재래시장표 구두만 산다

큰맘 먹고 처음으로 백화점에서

거금 120만원을 들여

사 신었던 랜드로바

 

공교롭게도 사고 난 며칠 후

기륭전자 앞 포클레인 점거농성에 들어가

벗어두어야 했던 아까운 구두

농성 중 실족해 발뒤꿈치뼈가 부서져

다시 몇개월 병원 수납장에서

심심해야 했던 그 깜찍한 구두

퇴원해서도 한짝은 목발에

내주어야 했던 안타까운 구두

깁스 풀고 신을 만하니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지명수배 생활

슬리퍼에 발 내주고

민주노총 전국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사무실 한쪽에서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먼지만 쌓여가던 서글픈 구두

다시 부산구치소 영치함에

나와 함께 갇혀 지내야 했던 억울한 구두

보석 석방의 기쁨도 잠시

다시 녹색병원 병실 수납장에서

외롭게 나를 지켜주던 구두

 

언젠가 그 구두를 반짝반짝하게 닦아주고

산으로 들로 바다로 데려다주어야지 했지

낯설고 먼 나라 구경도 시켜주고 싶었지만

늘 또다른 투쟁 현장으로만 끌려다니다

빛 한번 제대로 못 보고

낡아버린 구두 한켤레

 

-<사랑하는 구두>, 송경동, 108쪽~109쪽

 

 

 

 예전 70, 80년대에는 심의라는 게 있었는데 그건 대중음악뿐 아니라 시나 소설에도 있었겠지. 시대가 뒤로 간 적도 있었구나.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도 있었다니. 송경동은 A, B, C 등급에서 자신이 A등급에 올라있는 걸 자랑스럽게 여겼다. 웃음이 나면서도 어쩐지 씁쓸하구나. 이제는 이런 거 없기를 바란다. 세상에는 비싼 구두 비싼 옷이 있겠지. 그런 걸 아무렇지 않게 사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그렇게 못한다. 송경동은 처음으로 백화점에서 비싼 구두를 샀는데 제대로 신지 못했다. 구두 샀을 때는 앞으로 신을 걸 생각하고 기뻐했겠지. 여러 일이 일어나서 못 신고 낡아버리다니. 지금은 구두 잘 신을까. 난 비싼 거 사면 아까워서 못 신을 것 같다. 이런 난 늘 싼 운동화만 신겠구나. 그래도 괜찮다.

 

 

 

장모 떠난 빈집

부추꽃 피었다

오래 베어 먹지 않아서

부추에 꽃이 피었다

 

장모가 무쳐주던 부추겉절이

알싸하게 입안 맴도는데

장모는 먼 길 떠나고

부추꽃만 남았다

 

헝클어진 텃밭 모서리

철없이 부추꽃은 피어

하얀 꽃이 노란 꽃밥 물고

늦가을 벌 나비 부르는데

 

빈집처럼 나는 외로워

마당 헤적이는 바람처럼 외로워

가슴속엔

하얀 별꽃이 진다

 

-<부추꽃>, 윤재철, 132쪽

 

 

 

 식물은 모두 꽃을 피운다. 우리가 먹는 채소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우린 꽃을 쉽게 볼 수 없다. 무 파 부추는 꽃이 피기 전에 먹는다. 부추꽃이 핀 건 언제까지고 내버려둬서다. 그걸 거둘 사람이 없어서. 시인 장모는 세상을 떠났으니. 슬프구나. 집도 비었나 보다. 사람이 살다 죽고 집이 비면 집도 쓸쓸하겠다. 부추꽃이 피고 늦가을 벌과 나비가 찾아와도. 쓸쓸한 풍경이다. 시인만 그런 풍경을 보는 건 아니다. 사람은 다 언젠가 누군가 떠난 빈 자리를 본다.

 

 스물한사람이 세편씩 썼는데 옮긴 건 얼마 안 된다. 시집 제목은 신동엽 시인이 쓴 시 제목이기도 하다. 그 시 제목은 ‘밤은 길지라도 우리 내일은 이길 것이다’다. 오늘 싸워야 괜찮은 내일을 맞이할 수 있을지도. 난 그저 밤이 길어도 아침이 온다고 생각하는구나. 난 나대로 살 수밖에. 누구나 혁명가가 될 수는 없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하면 된다. 그게 별거 아닐지라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도 혁명이라 했던가. 시나 글을 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 좀 낫겠지. 다는 못 봐도 조금은 볼 거다. 세상은 바로 좋아지지 않는다. 그래도 조금씩 나아진다고 믿고 싶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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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의 마법
무라야마 사키 지음, 김현화 옮김 / 직선과곡선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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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백화점이 어떤 곳인지 난 잘 모른다. 한번도 가 본 적 없다. 내가 사는 곳에는 백화점이 없다. 백화점과 비슷한 곳은 있던가. 그곳은 가게가 많이 모여 있다. 그런 곳도 거의 못 가 봤구나. 백화점은 어쩐지 뭐든 비쌀 것 같다. 이런 내 생각 틀렸을까. 한국에도 처음 생기고 오래된 백화점 있겠지. 그런 곳은 서울이나 수도권에 있을 것 같다. 많은 사람이 좋아하고 좋은 기억이 많은 백화점은 있을지. 이 소설에 나오는 호시노 백화점은 가자하야 마을 서쪽 헤이와니시 상점가에 자리 잡았다. 헤이와니시 상점가는 전쟁을 겪은 사람이 만든 곳이다(헤이와는 평화平和구나). 그 중심에 호시노 백화점이 있다. 호시노 백화점은 1967년에 문을 열고 2017년에 쉰해가 됐다. 서민 백화점으로 가자하야 마을 사람한테 오랫동안 사랑받았다.

 

 호시노 백화점은 문화공간 노릇도 했다. 가자하야 마을 사람은 주말에 부모와 아이가 백화점에 왔다. 방학에는 아이들끼리 다녔다. 옥상에는 놀이기구가 있었다. 지금은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곳이 많구나.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바뀐 지금 호시노 백화점은 기울었다. 이건 더 전부터 그랬구나. 그래도 백화점을 세운 호시노 세이이치는 백화점에서 일하는 사람을 생각하고 백화점에 찾아오는 손님을 생각했다. 호시노 세이이치는 여든이 넘고 몸이 아팠다. 앞으로 호시노 백화점은 살아 남을지. 어쩐지 백화점을 다시 살리려는 이야기처럼 말했다. 그런 일이 아주 없지 않지만 그것만 나오지 않는다. 백화점에서 일하는 사람과 백화점에 찾아온 손님 이야기가 담겼다. 그게 감동스럽고 따듯하다. 책을 보다보면 이런 백화점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

 

 꿈을 꾸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꿈을 꾸게도 만든다. 누군가는 백화점에서 일하는 사람을 마법사라고도 했다. 백화점을 다니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겠지. 이룰 수 없는 꿈을 꾼 아버지를 떠올리고 꿈꾸는 엄마를 그리는 사람. 엄마가 자신을 사랑했을까 한다. 호시노 백화점에서는 태어난 아이한테 곰인형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거기에는 아이 이름뿐 아니라 아이가 태어난 날 태어났을 때 몸무게도 수놓는다고 한다. 곰인형 무게가 아이가 태어났을 때 무게와 같던가. 아이가 태어났을 때 몸무게를 엄마가 기억한다면 아이를 사랑하는 거겠지. 그 엄마가 사고가 났는데 불에 많이 탄 곰인형은 돌아왔다. 호시노 백화점에서는 그걸 고칠 수 있다고 한다. 좋은 백화점이구나. 이런 모습은 다른 이야기에서도 몇번 본 것 같기도 하다. 가게 사람이 손님한테 마음을 다하면 그곳에 다시 오려고도 하겠지.

 

 모모타 제화점은 백화점에서 자리를 빌렸다. 그곳 주인 사키코는 어릴 때 가수가 되고 싶었다. 엄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서 그 꿈을 접고 엄마가 하려던 신발 가게 일을 맡았다. 사키코와 함께 노래 한 친구 안은 여전히 노래했다. 사키코는 오래전에 밴드 마지막 공연을 제대로 하지 못한 걸 아쉽게 여겼다. 할 수 있다면 꿈속에서라도 그 공연을 하고 제대로 마무리하고 싶었다. 그 꿈은 이뤄진다, 꿈에서. 호시노 백화점에는 오드아이 흰 새끼 고양이가 마법을 쓴다는 이야기가 있다. 백화점에서 흰 새끼 고양이를 보면 바라는 일 하나를 들어준다고 했다. 여러 사람이 오드아이 흰 새끼 고양이를 만나고 바라는 일을 이뤘다. 흰 고양이가 정말 마법을 쓴 것일 수도 있고 사람이 바라는 마음이 커서 잘된 것일 수도 있겠지. 그래도 난 흰 새끼 고양이가 백화점 현관 스테인드글라스 안에서 나오고 사람들이 바라는 일을 이뤄줬다고 생각하고 싶다.

 

 어릴 때 어머니와 함께 호시노 백화점에 오던 사토 겐고는 지금 호시노 백화점에서 일한다. 사토 겐고는 어머니하고 둘만 살았는데 어느 날 어머니가 백화점에서 기다리라고 하고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도 사토 겐고는 어머니를 원망하지 않고 다시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 바람은 어떻게 됐을까. 사토 겐고는 어머니를 만난다. 어머니는 사토 겐고를 버린 걸 미안하게 생각해서 연락하지 않고 백화점에 몰래 와서 사토 겐고를 보고 갔다. 어머니는 사토 겐고가 호시노 백화점에서 일한다는 걸 알았다. 이제 어머니는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어머니가 참 외로웠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남은 시간 동안이라도 어머니가 사토 겐고와 즐겁게 지냈으면 한다.

 

 꿈을 접었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걸 좋아하고 호시노 백화점 자료실에서 일하는 사오토메 이치카한테도 마법 같기도 기적 같기도 한 일이 일어난다. 이치카는 중학생 때 잡지 그림 대회에서 일등한 그림을 보고 좋아하고 그 그림을 그린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치카도 그림을 그리고 냈는데 가작이었다. 일등한 사람은 이치카 그림을 보고 호시노 백화점에 와 보고 싶었고 그림을 그린 이치카도 만나고 싶었다고 한다. 그림만 보고 서로 같은 생각을 하다니. 이것도 기적이겠지.

 

 그동안 열심히 일한 부부는 이제 일을 그만두고 여유를 갖고 살려 했다. 가자하야 마을에서. 두 사람은 호시노 백화점과 인연이 있었다. 호시노 백화점에서 만났다. 두 사람을 호시노 백화점에서 일하는 사람도 알았다. 백화점 사람은 두 사람을 똑똑이와 복덩이라고 했다. 오래전 두 사람을 기억하고 다시 돌아온 모습을 보고 백화점 사람은 반겨주었다. 부부는 백화점 사람들이 자신들을 지켜본 걸 모른다. 아니 바로 몰랐다 해도 느꼈을지도. 이런 백화점은 오래 남아야 하지 않을까. 어쩐지 오래 남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느낌도 든다. 영원한 건 없다는 말이 나오니 말이다. 그래도 호시노 세이이치 손녀 유코가 백화점을 조금 살리지 않을까 싶다. 유코는 혼자가 아니다. 백화점에서 일하는 사람도 유코를 도울 거다.

 

 

 

희선

 

 

 

 

☆―

 

 “어른이 할 일은 어린이를 억지로 꿈에서 깨우는 게 아니야. 마법을 꿈꿨던 시절은 나중에 분명 행복한 기억이 될 거야. 괴로운 일이나 슬픈 일이 있을 때 기적을 믿었던 기억은 마음속 부적이 될 거야.”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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ビブリア古書堂の事件手帖 ~扉子と不思議な客人たち~ (メディアワ-クス文庫) (文庫)
스미 케이이치 / KADOKAWA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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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도비라코와 신기한 손님들

미카미 엔

 

 

 

 

 

 

 두해전(2017)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은 7권으로 끝났는데, 한해 지난 2018년에 또 나왔다. 책은 한해가 지나고 나왔는데 책속 시간은 일곱해가 흘렀다. 7권속 시간은 2011년이었고 2018년에 나온 건 2018년으로 맞추었다. 앞에 게 한두 권으로 끝나지 않아서 책 나오는 데 걸린 시간과 책속 시간이 맞지 않았다. 앞으로는 어떨까. 한해가 지나면 책속도 시간이 그렇게 흐를지 조금만 흐를지. 그건 다음 권을 봐야 알겠다(다음 권 나올까). 시오리코와 다이스케는 사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혼했다. 그리고 딸이 생겼다. 시오리코와 아주 많이 닮은. 그러면 삼대가 거의 같은 얼굴이라는 건가. 시오리코 엄마 지에코와 시오리코 그리고 도비라코. 그런 설정은 거의 만화에서 봤는데. 소설이라고 못 쓸 건 없고 실제로 삼대가 많이 닮을 수도 있겠지.

 

 비블리아 고서당은 헌책이나 오래된 책을 사고 파는 곳으로 주인은 시노카와 시오리코다. 시오리코 할아버지에서 아버지 그리고 시오리코로 이어졌다. 처음에 고우라 다이스케는 비블리아 고서당에 외할머니 책 《소세키 전집》을 가지고 가서 외할머니 비밀을 알게 된다. 그때 일자리를 찾던 다이스케는 비블리아 고서당에서 일하기로 한다. 다이스케는 시오리코를 고등학생 때 보고 말 한마디 못한 걸 아쉬워했는데 시간이 흐르고 다시 만나고 함께 일하게 됐다. 다이스케는 어릴 때 겪은 일 때문에 책을 오래 볼 수 없었고, 시오리코는 누군가한테 책 이야기를 하면 좀처럼 멈추지 못했다. 책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과 책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이 만난 거다. 시오리코는 책 이야기는 막힘없이 잘 했지만 사람 대하는 건 잘 못했다. 한가지라도 잘 알고 말하는 게 어딘가 싶다. 난 하나도 없다. 잘 아는 것도 말을 잘 하는 것도.

 

 두 사람 시오리코와 다이스케가 결혼하리라는 건 알았는데 그 뒤 바로 한 걸로 하다니. 하긴 딸인 도비라코가 좀 어리면 안 되니 그랬겠다. 다섯살보다는 여섯살이 말을 더 잘 알아듣겠지. 한국 나이로 하면 일곱살이겠다. 시오리코는 딸인 도비라코가 자기랑 비슷해지면 어쩌나 조금 걱정하는 듯했다. 여러 가지 문을 열어보라는 뜻으로 도비라코(扉子)라 이름 지었다. 그건 책뿐 아니라 사람도 들어간 거겠지. 앞에서 말했듯 도비라코는 여섯살이다. 그런데 벌써부터 책이 자기 친구라 했다. 난 그런 도비라코 부러웠다. 시오리코도 마찬가지였겠지만 도비라코는 났을 때부터 책에 둘러 싸였다. 책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둘레에 책이 많아도 별로 관심 갖지 않은 시오리코 동생 아야카도 있지만. 그런 사람은 적을 거다.

 

 여기 담긴 이야기는 지금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다이스케가 일하다 어딘가에 둔 책을 시오리코가 찾으면서 도비라코한테 해주는 이야기다. 다이스케는 자신이 가지고 다니던 책을 도비라코가 보지 않기를 바랐다. 지금은 다른 데 가서 그걸 찾을 수 없었다. 시오리코는 그걸 알고 도비라코가 그 책보다 다른 데 마음이 가게 하려고 책에 얽힌 이야기를 한다. 앞으로도 이렇게 한다면 다음에 한해가 지났다고 해도 그렇게 이상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늘 이럴지 그건 알 수 없구나. 오래된 책은 그 안에 담긴 이야기 말고도 책 자체에 이야기가 있기도 하다. 이건 사람 손에서 손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책에 얽힌 기억, 난 그런 거 없다.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 어떤 책 한권을 소중하게 여기거나 책과 얽힌 일이 있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겠다. 아니 꼭 그렇지만도 않을지도. 오래되고 비싼 책은 사람의 욕심을 부르기도 한다. 마지막 이야기가 그랬다. 남을 속이지 않고 성실하게 일한다면 다른 사람 탓은 하지 않을 텐데.

 

 어렸을 때 작은아버지를 오해하고 오랫동안 싫어했는데 시간이 흐르고 오해를 푼다. 부모와 작은아버지는 다시 좋은 사이가 되지 못해도 자신은 달라질 수 있다고 여긴다. 아들은 어머니 기대를 받고 어릴 때 이것저것 배우지만, 게임과 만화를 좋아하게 되고 일러스트레이터가 된다. 어머니가 보내준 자기 책을 보고 아들은 그 안에 어머니하고 추억이 담긴 책이 있다고 말하고 얼마 뒤 죽었다. 어머니는 아들이 말한 책이 뭔지 알고 싶어서 시오리코 엄마한테 그 책을 찾아달라고 했는데, 그 일을 시오리코와 다이스케가 하게 된다. 그 이야기를 보니 어릴 때 억지로 한 것도 조금 도움이 되는구나 했다. 하지만 아이한테 뭔가를 억지로 시키는 건 안 좋다. 어머니와 아들한테 추억이 된 책은 어머니와 며느리 사이를 조금 가깝게 해주었다. 이제 아들은 세상에 없지만. 그 이야기를 듣고 도비라코는 책이 사이가 나빴던 사람도 사이좋게 해준다면서 기뻐했다.

 

 다음 이야기도 책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거였다. 조금 거짓말도 있었지만. 사람은 누구와 어떻게 이어질지 알 수 없다. 누군가한테 나쁜 짓 안 하는 게 좋겠다. 아무리 자신이 힘들다 해도.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솔직하게 말하고 뉘우치면 좀 낫겠지. 책을 좋아한다고 다 좋고 착하다 말할 수 있을까. 시오리코는 도비라코가 그렇게 생각할까봐 걱정했다. 아직 여섯살인데 여러 가지 일을 겪고 더 자라면 알겠지. 다이스케가 어딘가에 두었는지 모르는 책은 뭘까 했는데, 그건 다이스케와 시오리코가 만나고 비블리아 고서당에 온 사람 이야기를 적은 거였다. 그게 바로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이구나. 다이스케가 책은 오래 못 읽어도 글은 오래 쓸 수 있을까. 자기가 쓴 글도 오래 못 볼까. 그런 건 나오지 않았구나. 예전과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예전에는 거의 다이스케가 이야기를 이끌어갔다. 이번에는 여러 사람이 이끌어간다. 그래서겠지. 이런저런 책에 얽힌 이야기 슬프기도 재미있기도 하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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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의 너에게 고한다
요코제키 다이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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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보려고 하니 이것보다 먼저 본 책과 같은 점이 있었습니다. 그건 뭘까요.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라는 말이 있는 것과 출판사 그리고 한국말로 옮긴 사람이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몰랐던 거예요.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라는 말은 제가 책을 보는 데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그 말이 있다고 해서 다 제 마음에 드는 책은 아닐 거예요. 그렇게 크게 쓰지 않았지만 책 앞면을 보면 눈에 들어옵니다. 그 말 저는 별로 마음 안 쓴다고 했는데 정말 그럴까요. 제 무의식에는 영향을 줄지도 모르겠습니다. 광고가 그런 거지요. 책도 겉이 괜찮고 뭔가 보증 있는 말이 있으면 많은 사람이 보지 않을지. 띠종이에도 책을 보고 싶게 만드는 말을 적기도 하고 뒷면에는 이런저런 곳에서 추천한 말을 싣기도 합니다. 책을 봐도 그런 걸 느끼지 못할 때가 더 많지만. 저만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지나친 말은 안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는 그런 말 없어요. 그냥 생각나서 한 말입니다.

 

 와쿠이 카즈사는 한해 전에 자기 아파트에서 누군가한테 죽임 당했어요. 한해가 흐르고 와쿠이 카즈사는 눈을 떴어요. 카즈사는 자신이 자신이 아닌 걸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카즈사는 모리 치즈루 몸으로 깨어났어요. 모리 치즈루는 카즈사가 죽임 당한 날 육교에서 굴러떨어지고 머리를 다쳤어요. 한해 동안 혼수상태였어요. 카즈사 영혼이 모리 치즈루한테 들어갔겠지요. 지금 모리 치즈루 영혼은 어디에 있을지. 그런 건 나오지 않습니다. 아직 잠들어 있을 듯합니다. 카즈사 기억은 자신의 아파트에 누군가 찾아와서 문을 열러 간 데서 끊겼어요. 죽은 사람은 자신을 죽인 사람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죽으면 살았을 때와 다를 거예요. 죽으면 그걸로 끝일 수도 있고. 그래도 영혼이 있으면 좋겠네요. 산 사람은 못 보겠지만, 누군가와 몸이 바뀌면 두 사람이 서로를 알게 되기도 하지만 이건 그런 이야기는 아니예요. 한사람은 벌써 죽었군요. 카즈사 영혼이 언제까지나 이곳에 머물 수도 없었습니다. 카즈사가 처음에는 몰랐는데 시계에 날짜를 나타내는 숫자가 10에서부터 줄어드는 걸 보고 자신이 이곳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열흘이라는 걸 깨달아요.

 

 다른 사람 몸으로 깨어나고 자신이 한해 전에 죽임 당했다는 걸 알면 놀라겠습니다. 카즈사도 자신이 한해 전에 죽었다는 걸 몰랐다가 알고 깜짝 놀라요. 카즈사는 한해 전에 곧 결혼할 사람이었던 소다 신스케를 찾아가지만 다른 사람 모습이어서 자신이 카즈사라는 걸 밝히지 못합니다. 카즈사가 자신이 모리 치즈루가 아닌 와쿠이 카즈사라는 걸 가장 먼저 털어놓는 사람은 모리 치즈루 동생인 모리 준이었어요. 준은 많이 놀라지 않고 그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합니다. 그렇게 바로 믿다니. 카즈사가 자기 누나와는 다른 식으로 말해서였겠지요. 카즈사는 바로 신스케(결혼하려던 사람)한테 말하지 못했지만 신스케 옆방을 빌리고 신스케가 어떻게 지내는지 살펴봅니다. 신스케가 자신이 기르던 개를 기르는 걸 알고는 그걸로 다가가고, 신스케가 카즈사를 죽인 걸로 보이는 야타베 아키라를 어떻게 하려 한다는 걸 알게 돼요. 야타베는 카즈사 사진을 몰래 찍기도 했어요. 경찰에 끌려갔는데 증거가 없어서 풀려났어요. 야타베는 정말 카즈사를 죽였을까요. 야타베가 카즈사를 죽이지 않았다는 말 같네요.

 

 하루하루 시간은 흘렀어요. 카즈사가 이곳에 있을 시간이 사흘 남았을 때 신스케도 모리 치즈루가 카즈사라는 걸 알게 됩니다. 카즈사는 이제 신스케가 자기 이름을 부르지 않으리라 여겼는데 다시 신스케가 카즈사라 해서 기뻤습니다. 엄마와 아빠한테는 밝히지 못했는데 말이지요. 카즈사는 신스케와 밥을 먹고 이야기를 하니 모리 치즈루 몸으로라도 살고 싶다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 들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자신은 죽고 몸이 없으니 이제 살 수 없잖아요. 그래도 그건 안 될 것 같아요. 모리 치즈루한테는 모리 치즈루 삶이 있으니. 카즈사도 그걸 알고 욕심 내지 않기로 했군요. 카즈사가 한해 전에 죽었지만 한해 뒤 열흘이라는 시간을 얻은 건 기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을 죽인 범인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아하는 사람과 그 시간을 보내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이건 그리 따스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책을 보다가 한순간 떠올린 일이 있어요. 그랬다가 아닌 것 같다 했는데. 카즈사 영혼이 떠나고 깨어난 진짜 모리 치즈루는 어떻게 살았을지. 한해라는 시간은 잃었지만 다시 깨어나서 기뻤을 것 같습니다. 치즈루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겠군요. 오늘이라는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살아야겠습니다. 그렇다고 아주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건 아니예요.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자신대로 살면 좋겠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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