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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의 너에게 고한다
요코제키 다이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9년 4월
평점 :

책을 보려고 하니 이것보다 먼저 본 책과 같은 점이 있었습니다. 그건 뭘까요.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라는 말이 있는 것과 출판사 그리고 한국말로 옮긴 사람이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몰랐던 거예요.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라는 말은 제가 책을 보는 데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그 말이 있다고 해서 다 제 마음에 드는 책은 아닐 거예요. 그렇게 크게 쓰지 않았지만 책 앞면을 보면 눈에 들어옵니다. 그 말 저는 별로 마음 안 쓴다고 했는데 정말 그럴까요. 제 무의식에는 영향을 줄지도 모르겠습니다. 광고가 그런 거지요. 책도 겉이 괜찮고 뭔가 보증 있는 말이 있으면 많은 사람이 보지 않을지. 띠종이에도 책을 보고 싶게 만드는 말을 적기도 하고 뒷면에는 이런저런 곳에서 추천한 말을 싣기도 합니다. 책을 봐도 그런 걸 느끼지 못할 때가 더 많지만. 저만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지나친 말은 안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는 그런 말 없어요. 그냥 생각나서 한 말입니다.
와쿠이 카즈사는 한해 전에 자기 아파트에서 누군가한테 죽임 당했어요. 한해가 흐르고 와쿠이 카즈사는 눈을 떴어요. 카즈사는 자신이 자신이 아닌 걸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카즈사는 모리 치즈루 몸으로 깨어났어요. 모리 치즈루는 카즈사가 죽임 당한 날 육교에서 굴러떨어지고 머리를 다쳤어요. 한해 동안 혼수상태였어요. 카즈사 영혼이 모리 치즈루한테 들어갔겠지요. 지금 모리 치즈루 영혼은 어디에 있을지. 그런 건 나오지 않습니다. 아직 잠들어 있을 듯합니다. 카즈사 기억은 자신의 아파트에 누군가 찾아와서 문을 열러 간 데서 끊겼어요. 죽은 사람은 자신을 죽인 사람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죽으면 살았을 때와 다를 거예요. 죽으면 그걸로 끝일 수도 있고. 그래도 영혼이 있으면 좋겠네요. 산 사람은 못 보겠지만, 누군가와 몸이 바뀌면 두 사람이 서로를 알게 되기도 하지만 이건 그런 이야기는 아니예요. 한사람은 벌써 죽었군요. 카즈사 영혼이 언제까지나 이곳에 머물 수도 없었습니다. 카즈사가 처음에는 몰랐는데 시계에 날짜를 나타내는 숫자가 10에서부터 줄어드는 걸 보고 자신이 이곳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열흘이라는 걸 깨달아요.
다른 사람 몸으로 깨어나고 자신이 한해 전에 죽임 당했다는 걸 알면 놀라겠습니다. 카즈사도 자신이 한해 전에 죽었다는 걸 몰랐다가 알고 깜짝 놀라요. 카즈사는 한해 전에 곧 결혼할 사람이었던 소다 신스케를 찾아가지만 다른 사람 모습이어서 자신이 카즈사라는 걸 밝히지 못합니다. 카즈사가 자신이 모리 치즈루가 아닌 와쿠이 카즈사라는 걸 가장 먼저 털어놓는 사람은 모리 치즈루 동생인 모리 준이었어요. 준은 많이 놀라지 않고 그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합니다. 그렇게 바로 믿다니. 카즈사가 자기 누나와는 다른 식으로 말해서였겠지요. 카즈사는 바로 신스케(결혼하려던 사람)한테 말하지 못했지만 신스케 옆방을 빌리고 신스케가 어떻게 지내는지 살펴봅니다. 신스케가 자신이 기르던 개를 기르는 걸 알고는 그걸로 다가가고, 신스케가 카즈사를 죽인 걸로 보이는 야타베 아키라를 어떻게 하려 한다는 걸 알게 돼요. 야타베는 카즈사 사진을 몰래 찍기도 했어요. 경찰에 끌려갔는데 증거가 없어서 풀려났어요. 야타베는 정말 카즈사를 죽였을까요. 야타베가 카즈사를 죽이지 않았다는 말 같네요.
하루하루 시간은 흘렀어요. 카즈사가 이곳에 있을 시간이 사흘 남았을 때 신스케도 모리 치즈루가 카즈사라는 걸 알게 됩니다. 카즈사는 이제 신스케가 자기 이름을 부르지 않으리라 여겼는데 다시 신스케가 카즈사라 해서 기뻤습니다. 엄마와 아빠한테는 밝히지 못했는데 말이지요. 카즈사는 신스케와 밥을 먹고 이야기를 하니 모리 치즈루 몸으로라도 살고 싶다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 들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자신은 죽고 몸이 없으니 이제 살 수 없잖아요. 그래도 그건 안 될 것 같아요. 모리 치즈루한테는 모리 치즈루 삶이 있으니. 카즈사도 그걸 알고 욕심 내지 않기로 했군요. 카즈사가 한해 전에 죽었지만 한해 뒤 열흘이라는 시간을 얻은 건 기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을 죽인 범인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아하는 사람과 그 시간을 보내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이건 그리 따스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책을 보다가 한순간 떠올린 일이 있어요. 그랬다가 아닌 것 같다 했는데. 카즈사 영혼이 떠나고 깨어난 진짜 모리 치즈루는 어떻게 살았을지. 한해라는 시간은 잃었지만 다시 깨어나서 기뻤을 것 같습니다. 치즈루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겠군요. 오늘이라는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살아야겠습니다. 그렇다고 아주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건 아니예요.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자신대로 살면 좋겠습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