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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프리다 ㅣ 웅진 세계그림책 189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공경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19년 2월
평점 :
프리다 칼로가 그림을 그렸다는 건 알지만, 내가 아는 건 그리 많지 않다. 프리다는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고 잘 걷지 못하고 십대에는 버스 사고로 여기저기 다쳤다. 병원에 있을 때 그림을 그렸던가. 그림이 프리다한테 힘든 걸 잊게 해주었겠지. 프리다 아버지는 사진관을 했구나. 아버지는 프리다한테 사진 색칠을 하게 했다. 프리다가 사진을 색칠해서 그림에 관심을 가졌을까 싶기도 하다. 아이는 왜 자기랑 다르다고 놀릴까. 잘 몰라서 그런 거겠지만. 프리다가 소아마비를 앓고 다리를 절고 걷자 아이들이 놀렸단다. 그때 프리다 마음 많이 아팠겠다.
여자 형제가 있었지만 프리다는 혼자 놀았다. 혼자 놀면서 하늘을 날고 싶어했다. 프리다는 자신이 태어난 날이 다가와서 엄마 아빠한테 장난감 비행기를 사달라고 했는데, 프리다는 우스운 날개를 받았다. 프리다는 실망했지만 그런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날개를 달고 자기 방으로 가서 창에 문을 그렸다. 그러자 문이 열렸다. 프리다가 그 문으로 나가자 자유로워졌다. 프리다는 거기에서 뛸 수 있었다. 그런 걸 느꼈을 때 프리다는 기뻤겠다. 어떤 작은 문으로 들어가 프리다가 땅 밑으로 내려가는 모습은 앨리스를 생각나게 했다.
땅 밑에서 프리다는 한 아이를 만났다. 그 아이는 오래전부터 알던 것처럼 보였다. 아이는 말은 안 하고 춤을 췄는데, 프리다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림을 보면 아이는 프리다 자신이다. 프리다는 어릴 때 상상의 친구를 만들기도 했던가 보다. 프리다가 그린 그림을 보면 프리다가 둘인 것도 있다. 그건 친구기도 했구나. 자신이 자신한테 친구가 되는 것도 괜찮겠지. 다른 사람은 사귀기 어렵기도 하다. 난 그런 생각 못했는데. 상상의 친구도 만들지 않았다. 없으면 없는대로 살았던가. 지금도 다르지 않구나. 아니 여전히 난 친구가 있기를 바란다.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해도 마음이 자유로우면 좀 낫겠지. 많은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고 자유롭게 상상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다르지 않다. 내가 마음대로 어딘가에 가지 못하면 무척 우울하게 하루하루를 보낼 거다. 걸어도 그러던가. 몸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마음에 문제가 있구나. 프리다는 이런저런 상상을 하고 자유로워졌다. 상상은 그런 거기는 하다. 지금은 저세상에서 프리다가 두 다리로 걷고 뛰고 마음대로 다닐 것 같다. 그러기를 바란다. 나는 내 마음을 자유롭게 해줘야겠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