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사진 촬영, 좋은 사진을 만드는 사진디자인 - 색, 다르고 남, 다른 사진디자인 강의
채수창 지음 / 앤써북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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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취미로 시작한 게 2006년이었던 것 같다. 장롱 카메라 SLR을 잠깐 거쳐 내 첫 DSLR 니콘 D80을 쓰다 D800으로 변경 후 스마트폰의 발달과 나빠진 체력으로 DSLR을 1년에 몇 번 꺼내보지 못하게 됐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사진은 찍고 있으나 과거에 비해 사진 책을 너무 안 읽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될 때 다가온 책이다. 오랜만에 DSLR을 꺼내 사용하려던 시기이기에 시의적절하게 만난 책이란 생각을 해본다.


  책은 '사진디자인'이란 용어로 다가온다. 사진을 찍으며 기본적인 이론을 책을 통해 배우고 찍어왔기에 '디자인'이란 말도 틀리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접한다. 책은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된다. 처음은 사진디자인 기초로 게슈탈트 이론과 포토 스토리텔링 기법 등을 다룬다. 여러 사진 이론서들을 통해 접해왔던 내용과도 중복되는 부분이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본문의 설명과 연관되는 이미지는 해당 이론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사진디자인 요소'로 각 요소들의 의미와 특징을 알아보고, 배치 등에 따른 효과도 접하게 된다. 각각의 사진 디자인 요소들을 분리해서 하나씩 공부하는 것은 어쩌면 지겹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이미 과거 읽어왔던 여러 사진 이론서들에서 비슷한 내용을 접했던 게 떠오르기도 하지만 잊고 지냈던 기억을 환기 시키는 역할도 해준다. 역시 사진을 많이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간중간 왜 이론서를 읽어야 되는지도 확인하게 해주는 순간이 아닐까 싶었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내용도 많다. 그만큼 중요하며 익혀두어야 할 부분들이라 할 수 있겠다.

  세 번째 파트 '사진디자인 원칙'의 내용들도 내게 말로 설명하라면 개인적으로는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울 듯하다. 시키는 대로 따라 하는 게 익숙한 내게 몸이 기억하는 내용들을 담고 있기에...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더라도 그 원칙에 뿌리게 두기에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사진이 괜찮아 보이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그 원칙이 틀에 박혀 버렸다면 "괜찮네~"하지만 오래 기억에 남는 사진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 보게 된다.

  마지막 파트는 23가지 사진디자인 실전 사례를 보여주고 해설하며 마무리된다. 앞 파트에서 나왔던 이미지들을 보다 자세히 볼 수 있는 시간이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사진 디자인이 앞선 파트를 읽고도 막연하다 싶은 이들에게 답과 해설이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


  오랜만에 만족스러운 사진 책을 만난 시간이었다. 사진의 기기적인 부분을 익히고, 재미를 들이며 한걸음 더 사진의 길에 발 들이려 할 때 읽기 좋은 내용의 책이라 생각된다. 사진을 시작하고 정체기가 올 때 읽는다면 그 정체기를 도약의 시간으로 만들어 줄 계기가 될 수 있을 듯하다. 멋진 사진 촬영과 좋은 사진을 찍고 싶은 이들이라면 곁에 두고 읽어보길 권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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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코난처럼 생각하라 - 코난의 사건 해결 사례로 익히는 맥킨지식 로지컬 씽킹
우에노 쓰요시 지음, 안선주 옮김 / 현익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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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는 만화영화를 참 좋아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며 특별히 추천받더라도 보는 작품 수가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명탐정 코난'은 시리즈를 다 보진 않더라도 종종 극장판이라도 찾아보는 애니메이션이었다. 추리소설을 좋아하진 않으나 읽었고, 나름 추리하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라 맞는 것인지 그 후로도 보게 됐다. 이 책은 그렇게 내게 익숙한 '명탐정 코난'이 제목에 들어가 먼저 시선을 끌었고, 맥킨지식 로지컬 씽킹을 다룬 책이라 관심을 가지며 읽게 됐다.



  책은 서장을 포함해 총 6장으로 구성된다. 서장에서는 로지컬 씽킹에 대해 다루는데 전형적인 일본인 저자의 요약정리가 돋보이는 책이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연연적과 귀납적 사고방식은 이미 우리도 배웠을 내용이지만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수도 있는 부분이다. 보다 체계적으로 만든다면 아무래도 무의식적으로 사용할 때보다 효과적인 결과를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에 로지컬 씽킹에 집중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면서도 나는 과연 앞으로도 그 룰을 지켜갈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1장 '이슈 설정하기', 2장 '구조 만들기', 3장 '초기 가설 세우기', 4장 '초기 가설 검증하고 진화시키기', 5장 '결론 내리기'로 이어지는 책 내용은 건조하게만 다가갈 수도 있었겠지만 '명탐정 코난'의 사건들과 연계가 되면서 흥미롭게 진행된다. 그렇다고 논리적 사고가 엄청난 재미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은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각 장에서도 소제목별로 정리되며 마지막에는 한두 문장으로 정리되는 내용을 보며 해당 글을 되새길 수 있게 해준다. 요약과는 거리가 있는 나지만 일본 저자의 이런 요약정리 내용은 마음에 든다. 어쩌면 뻔한 스타일일지 모르지만 독자들의 읽는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어 준다는 장점을 가진다. 전반적인 본문을 읽고 마무리로 환기 시키듯 정리된 문장은 본문을 되새기기에 좋은 방법이다.


  '명탐정 코난'의 사건 해결 사례로 익히는 맥킨지식 로지컬 씽킹. 맥킨지식 로지컬 씽킹을 무겁지 않게 접하기에 괜찮은 책이었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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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레이션 : 세대란 무엇인가 - 사일런트, 베이비붐, X, 밀레니얼, Z, 알파 세대 그들은 대체 누구인가?
진 트웬지 지음, 이정민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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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차이를 느끼지 않기란 어려운 일인 듯하다. 한 세대 정도는 그래도 심각한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갈수록 그런 생각도 바뀌는 듯하다. 어디서 들은 바에 의하면 고대 어느 신전에도 "요즘 젊은이들은 버르장머리가 없다"라는 낙서가 쓰여 있다고 하니... 이 책은 그런 세대에 대해 알아보고자 새해 처음으로 읽게 됐다. 나는 분류상 보면 밀레니얼에 들어가는데 X세대들과 오랜 시간을 공유했기에 또 그들에 가까운 듯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MZ에 속하지만 X세대와 공유할 게 더 많은 내게 이 책은 세대 간의 이해에 대해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기대하며 책을 읽기 시작한다.


  책은 '세대를 어떻게 나눌 수 있는가?', '사일런트 세대 - 1925~1945년 출생', '베이비붐 세대 - 1946~1964년 출생', 'X세대 - 1965~1979년 출생', '밀레니얼 세대 - 1980~1994년 출생', 'Z세대 - 1995~2012년 출생', '알파 세대 - 2013~20029년 출생', '미래'로 총 여덟 부분으로 구성된다. 나이로 분류를 했을 때 세대가 이렇게 나눠지는 것 같지만 그 나이가 명확하다고 하기에는 또 애매하다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책장을 넘기게 된다.

  기술의 발달이 세대를 나누게 되었다는 데에는 공감을 하게 된다. 분명 내가 어린 시절에 없던 것들이 현재 많이 생겨났고 그로 인해 많은 것이 변화됐다. 그나마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변화의 시기를 자라며 겪어왔고 배워왔기에 시대의 흐름에 편승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우리 부모님 세대들도 그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세대차가 더 크거나 적게 나타나는 것을 우리 부모님만 보더라도 알 수 있을 듯하다. 느려진 인생 주기는 현재 나 역시도 체감하고 있다. 분명 내 부모님 세대보다 더 젊게 살아가고 있음을 실감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책을 읽으며 나 같이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둘 다 된다는 이들을 엑세니얼 세대라 부르기도 한다는 것을 확인한다. 세대 구분이 딱 떨어지지 않지만 자신이 태어난 해에 따라 서로 다른 경험을 한다는 사실이 분명하다는 것도 이해한다 그 구분선을 어디에 긋느냐의 문제일 뿐이라는 저자의 말도... 첫 부분에서 전반적인 세대에 구분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라 할 수 있겠다.

  사일런트 세대에 해당되는 내 주변 사람은 우리 아버지뿐인 듯하다. 물론, 미국과 상황이 다르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비슷한 상황들을 겪으며 살아오신 것을 알아간다. 해당 세대를 간혹 겪긴 하는데 그리 조용한 세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니었나 보다 야누스적인 스타일이란 말도 적합하고 정신건강이 좋다는 것도 주변인으로 공감을 하게 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베이비붐 세대는 다른 책들에서도 종종 언급이 되기에 익숙한 명칭이었다. 또, X세대는 내 누나와 형이 그 세대이고 어린 시절 많은 시간을 공유한 지인들이라 크게 거리감이 없는 세대라 내가 속해있지만 모호한 밀레니얼 세대와 Z 세대를 관심 있게 보게 된다. 현재를 함께하는 이들이 MZ 세대라 어떤 이들은 잘 맞는 듯하나 전혀 갈피를 잡기 어렵기도 하기에 해당 세대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며 읽게 된다. 신앙의 감소는 현재까지도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확실히 체감하는 부분이었고, 성인기의 우울감은 나도 약간은 있으며 내 주위에 의외로 있으나 책의 가설을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문화적인 부분이 다르지만 어느 정도는 시대의 분위기의 영향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저자가 한마디로 정의하는 Z 세대는 자주적으로 시작해 불안함으로 끝을 맺는 듯하다. '진정성을 중시하고 표현의 자유를 추구하며 젠더 규범을 확장하는 한편 심리적 불안정을 겪는다.'라는 말은 어느 정도 맞는 듯하다. 내가 경험한 Z 세대에서 저자의 정의 속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책에서는 그 이유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을 내용들을 만나게 된다.

  각 세대의 마지막에는 '이 시대의 주요 사건'을 만나볼 수 있다. 내가 직접 겪어보진 않았도 간접적으로 아는 사건들이 세대를 구분하기도 한다는 것도 참고해야겠다. 아무래도 그 사건을 알고 모르고를 떠나 실질적으로 각 세대에 영향을 주는 사건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얼마 전까지 체감했던 코로나 팬데믹도 그러하다. 해당 사건들을 어떻게 마주했는가도 세대의 구분에 영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세대를 이해하려는 생각이 없었다면 이 책을 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기에 왜 그들은 다른가?에 대한 물음에 조금은 답이 되어 줄 수 있는 내용의 책이라 읽게 됐던 것 같다. 뭐 책을 읽어도 나와 10살 이상 차이 나는 MZ 세대가 왜 그런가는 여전히 모를 일이다. 뭐 하지만 내 스스로도 가끔 내가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를 모를 때도 있는 것을 생각하면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도 전혀 모르고 위 세대에게 배워온 방식대로 대하기보다는 낯선 세대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세대 간의 갈등이 조금은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너무 내 세대의 생각을 강요하거나 주장하기보다는 각 세대를 조금은 이해를 해보려는 노력이 그 갈등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이해를 위한 노력에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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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스페셜 에디션)
브로니 웨어 지음, 홍윤희 옮김 / 트로이목마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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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없는 삶이 가능할까? 인간은 부족하기에 어떻게든 후회를 남기게 되는 것 같다. 후회는 어떻게 해서든 남게 된다. 다만, 그 후회에 발목 잡혀 나아가지 못할 때가 가장 안타까운 게 아닐까?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도 후회에 발목 잡혀 나아가지 못할 때를 위한 준비의 이유였다. 책 표지에 있는 이금희 아나운서의 추천의 글 또한 선택의 역할을 해줬다.

일단 책이 휴대하기에 좋은 사이즈라 마음에 든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휴대성이 떨어지는 책은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장소에 따라 두고 읽을 책도 있겠으나 이 책은 가볍게 들고 다니며 읽을 수 있을 듯하다.

책은 1월부터 12월까지로 이뤄진다. 각 글들은 4~5 Week로 구분되는데 각 글의 제목을 선택해서 읽어도 되고, 순서대로 읽어도 될 듯하다. 나는 12월의 마지막에 와 있었기에 12월 글들부터 먼저 읽었다. 묘하게 현재 내가 가진 걱정과도 연계가 되는 내용이 첫 글에서부터 보여 신기했다. 그 '때'라는 것은 있는 것일까? 하는 느낌도 들었다.

글은 어렵지 않게 읽힌다. 어렵지 않게 읽히는 글은 쓰는 이들에게 고생이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게 한다. 각각의 글이 길지 않지만 생각을 할 내용들을 담고 있기에 한 번에 몰아 읽는 것보다는 여유 있게 읽으면 좋을 듯하다. 주별로 되어 있으니 한주를 시작하며 읽거나 한주를 마무리하며 다음 한주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읽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아니라면 먼저 전체를 다 읽어본 후 주 단위로 다시 한 주 한 주의 글을 읽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게 된다.

'지금 이 순간을 후회 없이' 보내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더 드는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으며 마음먹기에 따라 모든 것에서 배울 것을 찾을 수도 있고, 그냥 무시하고 살아갈 수도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나 역시도 최근 마음먹었던 계획을 돌렸는데 그 계기는 함께한 사람들에게서 였으니... 내 뜻대로 모든 것이 결정되고 이루어지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어쩌면 내가 더 머물러야 하기에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장면이 머리에 맴도는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읽을지는 독자 스스로 선택하면 될 것 같다. 책 표지의 이금희 아나운서의 조언을 따를 수도 있고 내가 위에 언급했던 방법을 활용하는 것도 있다. 결국 선택은 독자의 몫이다. 지금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살고 싶은 이들이라면 한 번 이상은 읽어보며 변화를 만들어 가면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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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뤼미나시옹 - 페르낭 레제 에디션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 지음, 페르낭 레제 그림, 신옥근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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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보라는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영화 <No.3>에서 랭보를 패러디한 시인 역할의 배우 때문이었다. 그 당시에는 시에 관심이 없었기에 랭보가 누군지도 몰랐고, 여전히 랭보의 대표작 시구를 아는 게 없다. 그나마 그의 시집 제목 『지옥에서 보낸 한 철』만 알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와 폴 베를렌의 사이는 다른 책에서 읽었기에 알고 있으니 참 나도 이상한 사람이다. 이 시집은 내가 알고 있는 랭보의 대표 시집 외에 처음으로 접하는 제목의 시집이자 그의 마지막 시집이라 관심이 갔다. 천재 시인이라 불리는 랭보의 시를 이제라도 접해봐야 하지 않겠나 하는 마음에 읽게 됐다.


  초판 서문부터 랭보 하면 함께하게 되는 폴 베를렌이 쓴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까? 랭보가 이미 열여섯 살에 이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를 썼다는데 천재들은 자신의 능력을 젊은 나이에 다 쏟아내서 단명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시를 읽으며 최근 읽었던 노벨상 수상 시인의 외국 시집의 내용에 비해서도 뒤처지지 않을 세련됨은 뭘까? 랭보를 괜히 천재 시인이라 하는 게 아니었다. 그의 시가 지금 읽히기에도 오랜 시간 전에 쓰인 시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문시의 운율이 톡톡 튀는 느낌은 시가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시인 랭보가 지금 내게 말하는 기분이 들었다. 여전히 산문시 쓰기는 어려워하는 내게 다시 다가갈 여지를 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시집 중간중간 보이는 삽화는 시의 이미지의 시각화를 돕는다. 얼마 전 계획을 재설정 하니 새로운 시작이 보이는 내게 「출발」이라는 시가 다가왔기에 전문을 인용한다.


출발


충분히 보았다. 비전은 어느 하늘에나 존재했다.

충분히 가졌다. 여러 도시의 소문은 저녁에도, 햇살에도 그리고 언제나.

충분히 알았다. 삶이 멈춘 순간들. ―오 소문과 비전이여!

새로운 애정과 새로운 소리에 휩싸여 출발!

p.34


  130년도 더 전에 쓰인 시가 현재 내게 다가오는 것은 우리가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체감하게 하는 듯하다. 여러 논란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이 시집이 랭보의 마지막 시집이든 아니든 그건 관심사가 아니었다. 내겐 그의 시를 왜 읽어야 했고 지금 이 시집이 내게 와 읽히는지가 중요할 뿐이었다.


  랭보의 시를 분명 언젠가 읽었을 것이다. 그와 폴 베를렌의 관계를 알고 있다는 것이 그 기억의 일부다. 다만, 특별히 시를 잘 외우지 않기에 당시에는 내게 보다 난해하게 다가왔을 그의 시가 기억에 남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시 역시 읽히는 때가 있는 듯하다. 랭보의 시는 지금 내게 읽힐 때가 아니었나 생각을 해본다.

  저주받은 천재 시인 랭보를 추앙하거나 그의 시를 접하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읽어봐야 할 시집이라 전하며 글을 줄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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