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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의 사생활 - 아침부터 저녁까지 내 몸 활용 가이드
제니퍼 애커먼 지음, 이수연 옮김 / 북섬 / 2010년 2월
평점 :
나이가 들어가면서 몸의 변화를 느끼게 되는 것 같다는 느낌을 전부터 받아왔다. 특히 20대 때 과도한 음주로 내 몸은 몇 번의 질환들을 겪었기에 더더욱 30대에 들어서며 느껴지는 건강에 대한 느낌은 조금은 두려워질 정도다(건간검진이 두려운 이유는 내가 내 몸에 대해 불안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얼마전 읽은 책을 통해 잠에 대한 것을 알았지만 여전히 사람의 몸이란 작은 우주라고 하는 만큼 난해하고 알수록 신비하기만 하다. 이 책은 그런 몸을 하루라는 단편적인 시간을 통해 몸 안에서 움직이는 일련의 활동들과 그 이유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차 있는 것 같아 읽게 되었다.
책의 구성은 크게 '아침, 한낮, 오후, 저녁, 밤'으로 나누어져 있고, 그리고 각각을 '아침-기상,출근,사무실','한낮-점심식사,휴식','오후-나른한 오후, 업무 마감, 퇴근','저녁-저녁 만찬','밤-사랑의 시간, 잠들기 전, 수면시간, 숙면'으로 세분화 시켜 우리의 몸의 변화를 설명해준다.
첫부분인 '기상' 부분을 읽으며 요즘 눈을 뜨자마자 성경쓰기를 하고 있는 내가 이상하게 평소보다 글씨를 더 못쓰고(원래 못 쓰지만 그보다 더 내 마음대로 잘 안써진다), 일어날 때 비틀거리는 이유와 알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내 몸의 신비스런 일들을 설명한다. 특히 인간의 생체 시계에 대한 설명은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의 차이가 왜 생기는지 알 수 있었다.
"우리는 냄새를 식별하기 전에 먼저 그 냄새를 기억하는 것이 틀림없다."라는 연구자의 말을 보면서, 읽어보지 못했으나 익히 들어알고 있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마들렌을 떠올릴 때 아니나 다를까 그것이 '프루스트 현상'이라는 글을 보며 왜 그렇게도 반갑던지, '내 눈은 단편적인 이야기의 기억을 전달해 준다!'라고 말하고 싶었다.ㅋ
점심식사 부분에서는 우측 전두엽의 손상이 과식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이야기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과식을 하지 않는 나지만 가끔은 많이 먹을 때가 있고, 워낙 살이 찌는 체질인지라 걱정이 되기까지 했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그들의 증상인 자주 먹을거리를 생각하거나 자세하게 식사를 기억하지는 않는 것 같아 괜찮을 것 같았다.ㅋㅋ 또한, 내가 음식을 씹을 때 턱이 치아에 약 82킬로그램이나 되는 압력을 가한다는 사실은 참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렇게 강한 힘이 작용하다니 그래서 치아로 무엇인가 물고 끌어당기는 차력이 가능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다.
이 책에는 이러한 것들 외에도 다양한 우리 몸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녁 만찬' 부분에서 나오는 오후5시~8시 사이에 술을 마셔야 해롭지 않다는 말은...한 때 애주가이자 이제는 술은 많이 마시지 않는 내게 가장 눈에 들어온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겨드랑이 냄새가 향수보다 이성을 자극한다는 부분을 읽을 때 동감하지 못하다 뒤에 나온 설명을 보며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수면시간에서는 그동안 TV나 여러 매체를 통해 익히 들어온 수면시간에 성장 호르몬이 많이 분비가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으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 수면시간을 지키기란 쉽지 않음을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이런 여러 가지의 일화를 통해 이 책은 우리의 몸에 대한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준다. 이 책을 통해 면도는 오전8시에 달리기는 이른 저녁에 혹시라도 모를 치과 치료는 오후에 예약을 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본다. 책을 읽으며 지루할 때도 있었지만 내가 관심을 가지는 이야기들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각각의 시작 첫부분에 자기계발서처럼 간단하게 요약되어 있는 글들이 이 많은 내용을 어느 정도 정리해 주기에 간편한 점도 있다. 여전히 우리의 몸은 낯설고 그 몸에 대해 모든 것을 알기란 힘들겠지만 내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이 몸을 통해 우리는 성장하고 살아가는 것 아니겠는가? 생판 모르는 것에도 관심을 가지는데 그렇게 중요한 우리 몸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우리 자신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닌가 생각해본다.-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