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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의 여왕
김윤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거길 둘러보다 보면 인간의 무한한 능력에 경의를 표하게 되고, 아울러 서울은 거대한 산악도시였구나, 라는 걸 깨닫게 된다. 사람이 평지에 집을 얻는 게 사치인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P.107 

대한민국에서 밥벌이를 하고 있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관심있고, 궁금해할 내 집 마련. 사람들이 그렇게 '내 집'에 목숨거는 이유는 서울에서 '내 집' 하나 마련하는게 결코 만만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빚을 얻어 집을 사고 그걸 갚아나가는게 훨씬 효율적인 재테크라는 게 당연시 되는 이 사회. 이 책은 바로 그 사회에서 '내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처음에 제목을 보았을 때, 경제/경영 서적이 여기 와있네- 라고 생각하면서 보았는데, 소설이었다. 소설이면서도 실제 내 집 마련을 위한 내용이 완전히 배제되어있지는 않은 것 같았다. 소설의 형식을 빌린 경제/경영 서적- 즉, 부동산 입문기로 괜찮지 않을까 라는게 나의 첫 인상이었다. 그리고 그 첫인상은 처음 몇페이지를 넘기면서도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주인공 송수빈은 대필 작가라는 일을 가지고 있고, 해외여행도 많이 했지만, 그렇게 특출나지 않은 여성이다. 그녀는 남편이 사라진 후 딸과 함께 지내다 특이한 제안을 받게 된다. 돈 많은 노인네의 부탁은 자서전을 대필해 달라는 그런 부탁이 아니라, 자신이 소개하는 사람들에게 '내 집'을 마련해주라는 내용이다. 부동산, 재테크에 썩 밝지 않던 그녀는 경매, 부동산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그리고 소개 받는 가족들에게 그들이 필요로 하는 집을 소개해준다.  

부자 노인네가 소개시켜주는 사람들은 그처럼 부자들은 아니다. 가난한 형제, 적당히 사는 게이 할아버지, 자폐증세를 보이는 아이가 있는 가족 등등 우리 주위의 사람들처럼 하나같이 자신들의 이야기와 사정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들의 사정에 맞춘 내 집을 마련해준다. 

각각의 집 찾기와 그리고 전체적인 스토리가 함께 어우러져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재테크 상식 등은 아주 기초적인 수준에서 다뤄지고, 결국 주인공의 '내 집 찾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속내를 풀어주는 과정을 거친다. 문득, '내 집'이라는 건 그런게 아닐까 싶었다. 요즘은 집에서 '살기' 위해 집을 산다기보다는 돈을 '벌기' 위해 집을 사는 느낌도 많이 들어 씁쓸한데, 진짜 내 집을 찾는 건 얼마나 행운이고 멋진 일인가. 집 뿐만 아니라 우리가 하는 모든 일들도 그런 것 아닐까. 나를 알고, 내 이야기에 맞추어 나에게 맞는 무언가를 찾는 것. 그제서야 우리가 만족스러운 집을 찾을 수 있듯이, 인생도 만족스럽게 변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나도 내 집을 갖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저 재테크 수단이 아니라 나의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갈 수 있는 그런 멋진 집을 만날 수 있는 그런 소울 하우스를 만날 수 있길 바래본다.   

한번 기적을 믿으면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다. ... 우리에게 집이란 건, 삶과 연동된 작은 일부일 뿐, 우리 삶이 변하면 집의 가치도 변할 것이다. 내 다른 소울하우스는 어딘가에서 날 기다리고 있을것이다. 아니 만나게 될 것이다. ... 희망, 나는 그걸 믿는다. P.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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