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날의 파스타>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보통날의 파스타 - 이탈리아에서 훔쳐 온 진짜 파스타 이야기
박찬일 지음 / 나무수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스파게티가 조개가 뱉어놓은 감칠맛 가득한 국물을 빨아들이면, 올리브 오일이 그 표면을 코팅해서 맛을 단단히 붙들어둔다. 스파게티 가락이 입에 들어가서 하나 가득 바다향을 뿜어낸다. 당신은 지금 바다를 먹는다. P.180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똑같은 문화재를 봐도 거기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보는 것과 아무 배경지식 없이 보는 것과는 느낌이 다르듯이, 음식 또한 같은 음식이라도 거기에 얽힌 이야기를 알고 있다거나 아니면 음식에 얽힌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다면 맛 또한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느덧 우리 식생활에 깊숙히 자리 잡은 스파게티. 지은이의 말처럼 학교 급식으로도 만나 볼수 있고, 적당하게 부담없이 한끼 식사를 해결하는데 김치찌개처럼 익숙해진 외식 메뉴가 되었다. 이렇게 익숙한 파스타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책은 우리가 먹는 스파게티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스파게티'는 알고보면 수많은 '파스타'의 한종류일 뿐이고, 파스타에는 또 얼마나 많은 면과 소스의 종류가 있는지 모른다. 우리가 즐겨먹는 까르보나라 스파게티는 '이태리'에서 먹는 '까르보나라'와는 전혀 다른 소스이고, 이태리에는 우리의 만두와 비슷한 라비올리 등과 같은 파스타도 있다. 저자는 우리가 잘 모르는 파스타에 대한 이야기를 세세하게 풀어놓는다. 다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알고 있는 내용도 있었고, 모르는 내용도 많았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문득, 한 끼 식사가 이렇게 방대한 역사와 이야기를 가진다는 점이 새삼 놀라웠다. 나야 워낙 먹는 것을 좋아하고 음식에 대한 이야기에는 대부분 흥미를 가지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있어서 이 책이 풀어놓는 이야기가 읽는 이에게 주는 재미가 조금 떨어질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맛깔스런 사진들과 레시피, 그리고 음식에 대한 설명들은 충분히 파스타 한그릇이 땡길만큼 매력적이었다. 한마디로 맛있는 책이었다.  

예전에 이태리 출장을 갔을 적이 떠올랐다. 당시 코스 음식을 먹으면서 메인이 두번 나온다는 이야기와 스파게티의 양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떠올랐다. 만약 그 전에 이 책을 만났으면... 아니, 출장전에 이태리 음식문화에 대해 조금더 공부를 하고 갔으면 식사를 좀 더 즐겁게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한국의 파스타 문화에는 이태리와 많이 비슷한 점도 있겠지만 우리의 입맛에 맞추어 변형된 맛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사람의 식도락가로서 그 나름대로 멋지고 좋다고 생각한다. 내일이라도 당장 우리나라의 '보통날의 파스타'를 즐겨보고픈 마음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꼭 이태리의 '보통날의 파스타'를 즐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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