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도, 두려움도 없이>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 - 20대 여자와 사회생활의 모든 것
이여영 지음 / 에디션더블유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벌써 회사를 다닌지 5년이 다되어간다. 함께 입사한 회사 동기들과 함께 우리가 회사를 다닌게 학교를 다닌 기간보다 길다고 농담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끔 그렇게 흘러가버린 세월에 등골이 오싹하기도 하다. 5년이 지나가면서 나는 많이 회사원의 꼴을 갖추게 되지 않았나 싶다. 옛날에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쩔쩔매던 업무도 이제는 대충 이러저러 하게 처리하라고 후배한테 이야기하기도 하고, 바짝 군기들어 긴장하던 회식 장소도 농담도 던지면서 즐겁게 보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생활은 여전히 나에게 넘어야할 어려움처럼 다가온다.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는 저자의 경력도, 나이도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직 서른도 안되었는데, 나와 1~2년차이가 날텐데... 무슨 할말이 있어서 이렇게 두툼한 책 한권을 세상에 내놓았을까.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확고하면 이렇게 만천하에 떠든 생각이 나중가서 부끄럽지나 않을까 이것저것 생각을 하면서도 그녀의 생각이 궁금해져 책을 펼쳐들었다.  

책은 어렵게 취직을 한 그녀의 사회생활 시작부터 그녀가 회사를 그만두게 되는 순간까지를 이야기 한다. 그녀의 회사 생활이야기에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었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부분도 있었다. 취중이라도 회식 때는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해야한다거나, 옷차림은 가장 무난한게 좋은 거라는 조언은 정말 실질적이고, 공감이 가는 조언이었다. 누군가를 설득할 때 써먹을 수 있는 방법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도 있어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언론사의 특성인지, 내가 운이 좋았던 건지 그녀가 겪었다는 여자 기자로서의 부당한 대우는 정말 깜짝 놀랄 정도였다. 아직도 이런 일이 세상에 벌어지고 있다니... 아직 내가 보지 못한 사회생활의 어두운 면은 많은 건가? 우리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일까?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가장 궁금했던 마지막 장, 그녀가 회사를 그만두는 이야기는 우리 회사에서 벌어졌던 일을 잠깐 언급한다. 대기업 사직서 사건. 바로 내 옆에서 일어났던 사건이다. 그 이야기와 함께 시작된 그녀의 퇴직 사건도 그 사직서 건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우리 모두 알고 있고 느끼고 있지만 행동을 못하고, 그녀나 그 사직서를 쓴 친구에게 박수를 보내거나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회사에 이것저것 일이 많아서 (어떻게 보면 지극히 사소하고 평범한 일인지도 모르지만) 머리가 아프던 찰나에 나의 모습을 반성하게 되는 책을 읽었다. 사실 이 책에 쓴 그녀의 이야기가 전부 맞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어느덧 지난 5년간의 세월이 지나면서 내가 원하지 않았어도 어느새 당연하다고 믿어왔던 것들에 대해 새로운 의견을 제시해주었다. 신선했다. 또 한편으론 나 역시 그녀보다 더 어릴지도 모르는데 이미 아무 생각없는 회사원이 되었다는 생각에 무섭기까지 했다. 그래도 나는 아마 월요일에 짜증을 내며 회사를 향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무섭다고 느낀 내가 부디 하나라도 좀 나은 행동과 생활을 할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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