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청년 바보의사>를 리뷰해주세요.
그 청년 바보의사
안수현 지음, 이기섭 엮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흔들리지 않는 굳은 믿음을 지닌 사람들이 부럽다. 종교도 없으면서 신은 믿고 그러면서 또 자유롭다는 것을 즐기는 애매한 태도를 취하는 내 자신도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종교를 가진 이들이 참 좋아보일 때가 종종 있는데 이 책을 통해 만난 바보의사 안수현씨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책을 읽을 때는 이상하게 종교적인 책은 선입견을 갖고 잘 안 읽게 된다. 이 책은 '시골의사 박경철 선생님'의 '아름다운 동행'과 같은 류의 책일 줄 알고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런 에피소드 모음집이라기 보다는 한청년이 자신의 짧은 삶을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책이었다.  

이 책의 지은이 안수현씨는 33세라는 젊은 나이에 유행성 출혈열로 세상을 떠났다. 그 전까지 그는 좋은 의사, 클래식 애호가 그리고 하나님의 삶을 몸소 실천하던 청년이었다. 이 책은 그의 글을 모아놓은 책이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하나님의 뜻을 환자들 그리고 동료들에게 전하고, 자신이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내주었으며 그야말로 자신의 소명에 대한 생각이 뚜렷한 사람이었다. 그의 부모님도 그랬고 나도 이해를 못했던 교회에 매달려 자신의 학업이 늦춰진 모습이라던지,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교회에 나가는 그의 모습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남이 보면 매우 느린 걸음일지도 모르지만, 천천히 자신의 길을 한걸음씩 밟아 나가는 그의 굳건한 모습이 감탄스러웠고, 또 부러웠다.  

이 책은 그가 돌보았던 환자뿐만이 아니라 후배 그리고 그가 좋아했던 음악의 이야기도 담겨져 있었다. 평범한 한 사람이 쓴 소소한 일상이 느껴지기도 하고 한편으론 음악에 대한 그의 해박한 지식이 놀랍기도 했다.  

사실 중간중간 너무 하나님과 종교에 치중되어있는 그의 글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빨리 빨리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내 자리를 못 잡고 우왕좌왕할 때, 우직하게 자신의 믿음을 실천하는 그의 모습은 큰 위로가 되어주었다. 그래서 이 책을 끝까지 붙잡고 있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뜬 그가 많이 아깝고 또 안타깝지만, 그가 남긴 이 짧은 책 한권으로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따뜻한 말 한마디와 하나님을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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