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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닥 끌리는 펀딩은 아니다, 근데 93권 펀딩, 천만원이 넘었네.
난, 낱권으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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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2024-02-01 0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선판과 양장판+박스케이스 차이인가 봅니다.

대장정 2024-02-01 06:57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양장을 캐치 못했네요. 감사합니다.
 

고대 이집트 인들이 화성을 가리키는 여러 가지 이름들 중에는 "세크데드 에프 엠 케트케트 sekded-ef em kheckhet" 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것은 ‘거꾸로가는 자‘라는 뜻이다. 이것은 거꾸로 가거나 공중제비를 넘는 듯한, 화성의 겉보기 운동이 갖는 특성을 의식해서 붙인 이름이 틀림없다. - P120

프톨레마이오스의 투명한 천구 모형을 두고 훗날 중세 사람들은 천구가 수정으로 만들어졌으리라 상상했다. 오늘날까지 사람들이쓰는 천구의 음악이나 제7천국 seventh heaven 같은 말도 여기에서 유래했다. 달, 수성, 금성, 태양, 화성, 목성, 토성 그리고 별들이 붙어 도는 구,
즉 ‘천국 heaven‘ 이 각각 하나씩이므로 모두 일곱 개의 천국이 있는 셈이다. - P121

1543년 폴란드의 가톨릭 성직자였던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Nicholaus Copernicus가 행성의 겉보기 운동을 설명하는 아주 색다른 가설을내놓았다. 그 가설의 가장 대담한 제안은 지구가 아니라 태양이 우주의 중심에 있다는 것이었다. - P122

그의 가설은 지구를 하나의 행성으로 강등시키고 태양으로부터 세 번째 자리에서 완전한 원 궤도를 도는 존재로 만들어 버렸다. (프톨레마이오스도 한때 이러한 태양 중심의 우주관을 고려했다고 한다. 그러나그는 그것을 즉시 내 버렸다. 이 경우 지구는 격렬한 회전 운동을 해야 하는데, 아리스토텔레스 물리학의 관점에서 볼 때, 그런 회전 운동이 관측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P123

마르틴 루터가 코페르니쿠스를 두고 한 이야기는 지금 읽어도 재미가 있다. 그는 코페르니쿠스를 가리켜 "벼락출세한 점성술사"라고 일컬었다. 한발 더 나아가 그는 코페르니쿠스를겨냥해서, "이 바보가 천문학이라는 과학을 통째로 뒤엎어 놓으려 한다. 그러나 성서에 분명히 쓰여 있듯이, 여호수아가 멈춰라 하고 명한것은 태양이지 지구가 아니다."라고까지 했다. 심지어 코페르니쿠스를존경하던 사람들 가운데서도 "그가 정말로 태양 중심의 우주를 믿은것이 아니라, 그저 행성의 움직임을 계산하는 데 편리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제안을 했을 뿐이다."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 P123

모든 자연 현상의 바탕에 물리 법칙이 있다는 생각은 그 시대 과학계에존재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한 사람의 용감하고 고독한 분투 덕분에현대 과학에 혁명의 불이 일기 시작했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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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을 발견해낸과학자들의 위대한 질문
 
밤하늘은 왜 어두울까
우리는 초등학생 시절 지구의 자전을 통해 하늘이 태양을 향하면 밝은 낮, 반대쪽을 향하면 어두운 밤이 된다고 배웠다. 이는 너무나 당연해 의심의 여지조차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 당연해 보이는 사실이 곰곰이 생각해보면 매우 신기한 현상임을 깨달은 사람들이 있었다.

밤하늘은 왜 어두울까? 독일의 천문학자이자 물리학자 하인리히 올베르스Heinrich Olbers에 의해 유명해진 이 질문을 흔히 ‘올베르스의 역설’이라 부른다.

올베르스의 역설을 처음 인식한 사람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모델에 기반해 우주가 영원하고 정적이라고 주장했던 영국의 천문학자 토마스 딕스Thomas Digges였다. 그는 신은 제한받지 않고 무한하기에 신의 속성을 반영하는 우주 역시 경계가 없고 무한하다고 생각했다.

유한한 공간에 존재하는 별들에게 중력은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가? 벤틀리의 이 질문을 통해 뉴턴은 자신의 우주관이 만유인력의 법칙과 모순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중력은 다르다. 중력은 질량만 있으면 서로 무조건 잡아당긴다. 서로 밀어내는 힘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주의 별들이 유한한 공간 안에 있다면 안정적인 상태에 머물 수 없을 것이다. 서로 잡아당기는 힘밖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질량의 중심점을 향해 붕괴할 수밖에 없다. 이는 정적이고 영원한 우주라는 믿음에 어긋난다.
이 사실을 깨달은 뉴턴은 자신의 우주관을 수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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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이란?天文學, Astronomy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학문 중 하나로 우주와 그 안에 있는 모든 천체를 연구한다. 지금은 물리학, 화학, 지질학, 생물학 등 다양한 학문과 융합하며 빅뱅으로 시작하는 우주의 기원과 진화, 그리고 외계 행성과 생명 등으로 그 대상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천문학의 연구 대상은 태양과 태양계, 항성, 성간물질, 은하, 블랙홀과 같은 것이지만, 우주적 관점을 통해 인류의 미래와 인간의 정체성을 다른 차원에서 한층 더 깊이 있게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빅뱅우주론(big bang theory)
138억 년 전 고온과 고밀도의 한 점으로부터 시작한 거대한 폭발을 통해 팽창하는 우주가 탄생했다고 말하는 이론으로서 우주가 영원하고 무한하다고 말하던 ‘정상우주론’과 대척점에 놓여 있는, 현대 천문학의 중심이 되는 이론이다.

천동설(geocentric theory)
우주의 중심에 지구가 있고 태양과 별은 지구를 공전한다고 믿었던 우주관이다. 지구중심설이라고도 불린다. 고대로부터 중세까지 이어졌으나 여러 새로운 천문학적 발견에 의해 오류로 판명되었다.

지동설(heliocentric theory)
우주의 중심에 태양이 있고 모든 천체는 태양을 공전한다고 믿었던 우주관이다. 태양중심설이라고도 불린다.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지동설은 꾸준히 제기되어왔지만 16세기 코페르니쿠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고, 케플러와 갈릴레이의 발견을 통해 정설로 자리 잡게 되었다.

전자(electron)
물질을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의 기본 입자 중 하나로, 원자 안에서 음의 전하를 지닌다.

양성자(proton)
중성자와 함께 원자핵을 구성하는 입자로, 양의 전하를 가지고 있다. 양성자는 다시 기본 입자인 쿼크로 분해될 수 있다.

중성자(neutron)
양성자와 함께 원자핵을 구성하는 입자로, 전하를 가지고 있지 않다. 중성자는 다시 기본 입자인 쿼크로 분해될 수 있다.

원자(atom)
원자핵 주변을 전자들이 둘러쌓고 있는 구조를 갖고 있으며 일상적인 물질의 기본 단위다.

초신성(supernova)
쌍성계에 있는 백색왜성이나 태양보다 8배 이상 무거운 별이 죽어가는 순간 일어나는 거대한 폭발을 말한다. 이때 각종 원소들이 은하 혹은 별 사이의 공간으로 퍼져나가 성간물질이 된다. 이 성간물질에서 새로운 별들이 만들어지고, 이 과정은 반복된다.

우주배경복사(cosmic background radiation)
빅뱅 직후 뜨거웠던 초기 우주에서 분리된 채 자유롭게 움직이움직이던 양성자와 전자가 우주의 온도가 떨어지자 서로 결합했다. 이때 전자와 상호작용하면서 물질에 갇혀 있던 빛이 자유롭게 우주 공간에 퍼져나가기 시작했는데, 이 빛을 우주배경복사라 한다. 우주 공간 어디에나 고루 퍼져 있으며, 빅뱅 직후 뜨거웠던 물질이 남겨놓은 흔적이다.

천문학에서 사용하는 단위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수학적 단위를 천문학에서 사용하면 숫자가 너무 커지거나 복잡해지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단위를 쓴다. ①켈빈(K): 물질의 특이성에 의존하지 않는 절대온도, 0켈빈은 섭씨 -273.15도 ②광년(ly): 빛의 속도로 1년이 걸리는 거리, 1광년은 빛이 초속 30만 킬로미터로 1년 동안 나아가는 거리 ③파섹(pc): 시차가 1초에 해당하는 거리, 1파섹은 3.26광년 등.

"인간은 별의 먼지에서 탄생했다. 인간의 몸 안에는 광활한 우주의 역사가 그대로 체현되어있다. 우주의 진리는 평범한 인간 안에 있다."

별과 행성의 차이는 무엇인가? 천문학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진부한 질문이다. 근데 이 질문은 우리나라 말에 대한 예의가 아닌 듯해서 마음이 불편하다. 더 나아가 이 질문은 복잡한 세계를 한두 개의 잘 정의된 개념을 통해 이해하려는 시도의 한계 또한 보여준다.

우주가 시간에 따라 계속 진화한다는 사실은 현대 과학의 가장 위대한 발견에 속한다. 우주의 정체성은 100억 년 전과 현재가 다르다. 인간이 지구라는 행성에 존재하기 시작한 것도 이 거대한 우주에 변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고대인들에게 우주는 이데아의 영역이자 신의 영역이었고, 인간은 신에 의해 창조된 우주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실제 우주는 정적이고 영원하며 무한한 공간이 아니며, 인간은 우연히 만들어진 우주 변방의 생명체일 뿐이다.

영원하고 변하지 않는 플라톤의 우주

영국의 과학사학자 존 헨리John Henry는 이렇게 말한다.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최고 권위자인 파라오나 황제가 내리는 선언이 곧 법이었다. 하지만 그리스에서는 모든 시민이 저마다 정부 내에서 또는 적어도 자신들이 바라는 통치 형태를 결정하는 데 어느 정도 역할을 했기 때문에, 법의 이념은 비록 추상적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는 뚜렷한 실체로 간주되었다. 달리 말하자면, 법은 독재자가 마음대로 부리는 변덕이 아니라 사회가 존재하면 으레 생기게 마련인 ‘자연적’ 요소로 여겨졌다. 법을 사회의 내재적 속성으로 본 것이다. 어쩌면 사회가 기능하는 방식과 이러한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법의 역할을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가 자연에 대한 탐구로 이어진 듯하다. 고대 그리스 철학에는 독특하게도 자연법칙이라는 개념이 있었다. (···) 이러한 자연법칙이 세계의 본성에 내재되어 있다고 보았다.

미국의 철학자 윌 듀란트Will Durant는 다음과 같이 평가한다.
 
그는 세계라는 활동사진을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는 그림으로 만들려고 애를 썼다. 그는 다른 소심한 철학자들처럼 오직 질서만을 사랑했고, 아테네 민주정치의 소란에 놀라서 개인의 가치를 극적으로 무시했다. (···) 그의 국가는 정적이다. (···) 이 국가에는 과학만 있고 예술은 없다. 이 국가는 과학적 정신에 소중한 질서만을 찬양하고 예술의 정수인 자유는 전적으로 무시한다.

공전의 궤도는 영원과 완전의 상징인 ‘원’이며, 맨 바깥쪽 천구에는 별들이 박혀 있다.

이런 세계관의 요점은 이렇다. 자연의 본질은 완벽한 질서다. 자연의 기본 구성 요소는 정다면체와 같이 완벽한 대칭과 비율을 지니고 있다. 해와 달과 행성은 완벽한 원궤도를 그리며 하루에 한 번씩 하늘을 공전한다. 인간이 살고 있는 지구는 이렇게 질서 정연한 우주의 중심이다.

완벽하게 아름다운천동설에 균열을 일으키다
 
아름다운 천동설
고대로부터 중세까지 이어졌던 우주관인 천동설에 따르면 지구는 우주의 중심이고 태양과 하늘의 별은 지구 주위를 하루에 한 번씩 공전하고 있었다. 물론 천동설만이 고대인들이 택할 수 있는 유일한 우주론은 아니었다.

시차의 발견은 독일의 천문학자 프리드리히 베셀Friedrich Bessel에 의해 1838년에 이루어진다. 베셀은 특수 망원경인 프라운호퍼 헬리오메터Fraunhofer heliometer로 지구에서 11.6광년 떨어진 백조자리Cygni 61번 별을 관찰해 0.314초에 해당하는 시차를 측정한 바 있다.

지구를 움직인 혁명의 시작
코페르니쿠스는 지동설의 주창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이름에는 ‘혁명’이라는 수식어가 뒤따르곤 하지만 사실 그는 과거의 사고방식에서 그다지 많이 벗어난 사람이 아니었다.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고려한 이유는 지동설이 당시 관찰된 우주의 현상을 더 잘 설명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단순한 원리로 우주를 설명하고자 하는 고대의 이상에 지동설이 더 부합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코페르니쿠스는 이 점을 언급하며 "전능하신 하나님의 작품은 의심의 여지없이 광대하도다!"라고 선언한다. 우주가 터무니없이 광활하다는 점은 지동설의 가장 큰 혁명적인 요소 중 하나였다.

천문학의 발전과 인간 굴욕의 역사
 
"생각만 해도 끔찍한" 타원
코페르니쿠스를 비롯한 많은 학자들은 르네상스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고대의 그리스적 사고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요하네스 케플러Johannes Kepler도 그중 하나였다. 케플러는 행성이 6개인 이유에 대한 답을 구하다 1595년 신의 ‘계시’를 받고 우주론 모델을 만들기 시작한다.

케플러는 이 시점에서 중요한 발견을 한다. 원궤도를 포기한다면, 즉 행성이 찌그러진 타원궤도를 따라 운동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경우 행성의 운동은 지동설의 틀 내에서 완벽하게 설명될 수 있었다. 케플러의 표현을 따르면 타원궤도는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하지만 케플러는 고뇌 끝에 이 끔찍함을 받아들인다.

그의 위대함이 바로 여기에 있다. 케플러는 관측이 보여주는 사실을 겸손하게 받아들이며 자신이 사랑하던 이데아적 질서를 포기한다. ‘원’이라는 아름다운 이상은 관측 데이터가 보여주는 추한 사실 앞에서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졌다. 이는 고대와 중세에서 근대 과학으로 향하는 과학사의 역사적인 전환점이었다.

긴반지름의 세제곱이 공전주기의 제곱에 비례함을 보인 것이다. 이 관계는 케플러의 제3법칙으로 알려져 있고, 흔히 조화의 법칙harmonic law이라 부르기도 한다. 타원궤도라는 추함 이면에 숨겨져 있던 신성한 하모니의 발견은 분명 케플러에게 큰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조화의 법칙은 후에 뉴턴이 중력에 관한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또한 갈릴레이는 지동설을 지지하는 또 하나의 근거가 된 금성의 위상 변화를 관찰해낸다. 달의 위상이 변하듯이 금성 또한 그 모습이 초승달이나 보름달처럼 달라진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나폴레옹이 프랑스의 수학자 피에르시몽 라플라스Pierre Simon de Laplace에게 "당신이 쓴 책에는 왜 신에 관한 언급이 없는가"라고 묻자 "내게는 그런 가설이 필요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는 일화는 당시 과학자들의 자신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했다.

나폴레옹이 프랑스의 수학자 피에르시몽 라플라스Pierre Simon de Laplace에게 "당신이 쓴 책에는 왜 신에 관한 언급이 없는가"라고 묻자 "내게는 그런 가설이 필요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는 일화는 당시 과학자들의 자신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했다.

일찍이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성운을 ‘섬우주Island Universe’라 부르며 우리 은하 밖에 있는 또 다른 우주라고 생각한 바 있다. 유한한 우주는 신의 무한한 속성을 반영할 수 없다고 생각한 칸트는 우리 은하와 같은 우주가 무한히 많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섀플리는 우주의 끝을 발견했다는 생각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고, 우리 은하가 우주의 전부라는 주장을 쉽게 굽히지 않았다.

안드로메다은하와 우리 은하는 중력에 의해 서로 다가가고 있는 중이며 45억 년 후에는 둘이 충돌해 하나의 은하로 합쳐질 것으로 보인다.

지구는 신의 보살핌을 받는 에덴동산이 아닌 차디찬 암흑의 공간을 떠도는 외톨이었다. 우리 옆에는 아무도 없다. 그 누구도 우리를 보호해주지 못한다. 코페르니쿠스의 혁명은 인간이 우주의 중심에서 가장자리로 밀려나는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천문학의 발달 과정은 사실상 인간 굴욕의 역사였다. 인간은 에덴에서 쫓겨났다.

뜨겁고 조밀한 점이었던 태초의 우주는 빅뱅을 통해 138억 년이라는 긴 역사를 시작한다. 빅뱅은 우연적이고 단회적인 사건으로부터 우주와 지구, 생명이 탄생했음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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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에 달 가리운 방금 전까지 인간이었다

구름에 달 가리운 방금 전까지 인간이었다 3화 | 미야베 미유키 저/이규원 역


혹시 언니에게 애인이 생긴 거 아냐? 하는 생각을 막연히 하고 있었다. 패션잡지를 사 오질 않나 화장품을 바꾸질 않나 면도기 들고 정성스레 제모하질 않나.

“미노리는 왜 이렇게 성미가 급할까.”

“노리카가 미노리를 나보다 더 잘 아는구나. 엄마만 갔으면 어떡할 뻔했니.” 

“반차 내시게 해서 죄송해요.”

언니와 다쓰야 씨의 관계는 순조롭게 발전 중인지, 황금연휴 즈음에는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오더니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8월이 되자 처음으로 아침에 귀가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다쓰야 씨가 그렇게(이상하다고 할까 별나다고 할까 위험하다고 할까) 변한 것은 두 사람이 연인이 된 직후부터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다정한 신사였지만 질투가 너무 심하고 금세 화를 내고 불만이 많고 언니를 깔보고 멸시하고 툭하면 비난하고 비웃는 위험하고 이상한 사람으로 변해버렸다. 언니가 (뭔가 단어를 신중하게 골라 완곡하게) 한 마디라도 대꾸하면 금세 발끈해서 손을 쳐들거나 때리는 시늉을 한다. 큰소리로 화를 낸다.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부수거나 의자를 발로 차기도 한다.

“쉴 새 없이 라인을 보내서 내가 어디서 무얼 하는지 확인하려 들고…….”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이 사람은 인간이 아니다.

이 세상의 존재가 아니다.

악마다. 악령이다. 그래서 유리 따위는 그냥 투과하여 이쪽을 공격할 거다─.

나는 달님의 한탄을 들었다.

이 빛으로도 정화할 수 없는 게 있단다. 미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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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8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양이준1174859

2024-01-28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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