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의미인가? 아직은 모르겠다.

누가 울새를 죽였나?
‘그건 나‘ 라고 참새가 말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p.388
글씨가 곧 그 사람이라
書如其人


댓글(9)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억의집 2022-09-18 17: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장정님께서 쓰신 글 인가요?!! 그렇다면 글 잘 쓰십니다. 저는 글씨체가 남 보기에 부끄러울 정도로 엉망이어서 …핑계 대자면 글을 쓸 일이 없다보니 메모라도 쓸 때 제 글씨 보면 창피할 때가 있어요.. 문장의 의미 보니 창피하네요…..

대장정 2022-09-18 19:54   좋아요 1 | URL
네~~부끄럽지만 제가 쓴 글씨예요. 졸필입니다만, 감사합니다. 요즘은 컴터로 다 하다보니 글씨 쓸 일이 별로 없어서 그럴꺼에요.^^.

그레이스 2022-09-21 07: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씨 넘 좋아요
내려쓰기 이렇게 잘 쓰기 힘든데...

scott 2022-09-21 07:41   좋아요 1 | URL
동감합니다
대장정님 내려쓰기 장인🤗

대장정 2022-09-21 08:11   좋아요 1 | URL
🙇🙇‍♀️ 과찬이십니다. 그냥 붓 가는대로 아니, 만년필가는 대로 썼습니다. 감사합니다 ~~^^.

그레이스 2022-09-21 08:13   좋아요 2 | URL
저는 축의금 봉투에 이름 석자 내려쓰기도 맘에 안들어서 가로로 써버리는데,,, 한글자 한글자가 예뻐도 균형맞추긴 쉽지 않은것 같아요.
👍

대장정 2022-09-21 08:21   좋아요 1 | URL
ㅎㅎ. 축의금 봉투를 가로쓰기로요?🥲사무실, 집 책상위에 잉크와 만년필, 종이를 친구삼고 있습니다.~~감사합니다.

scott 2022-09-21 08:21   좋아요 1 | URL
댸장정님 진정한 문필인☺

대장정 2022-09-21 08:23   좋아요 1 | URL
이거 오늘 아침 ✈️ 비행기가 너무 높이 나는군요 ㅎㅎ 감사합니다.
 

홍재전서(弘齋全書), 출처: 한국고전종합DB
홍재전서 제10권 서인(序引) 3
만천명월주인옹자서(萬川明月主人翁自序) 
무오년

萬川明月主人翁自序 戊午
萬川明月主人翁曰。有太極而後有陰陽。故羲繇以陰陽而明理。有陰陽而後有五行。故禹範以五行而㫼治。觀乎水與月之象。而悟契於太極陰陽五行之理焉。月一也。水之類萬也。以水而受月。前川月也。後川亦月也。月之數與川同。川之有萬。月亦如之。若其在天之月。則固一而已矣。夫天地之道。貞觀也。日月之道。貞明也。萬物相見。南方之卦也。南面而聽。嚮明而治。予因以有得於馭世之長策。革車變爲冠裳。城府洞如庭衢。而右賢而左戚。遠宦官宮妾。而近賢士大夫。世所稱士大夫者。雖未必人人皆賢。其與便嬖僕御之伍。幻黧晳而倒南北者。不可以比而同之。予之所閱人者多矣。朝而入。暮而出。羣羣逐逐。若去若來。形與色異。目與心殊。通者塞者。強者柔者。癡者愚者。狹者淺者。勇者怯者。明者黠者。狂者狷者。方者圓者。疏以達者。𥳑以重者。訒於言者。巧於給者。峭而亢者。遠而外者。好名者。務實者。區分類別。千百其種。始予推之以吾心。信之以吾意。指顧於風雲之際。陶鎔於爐韛之中。倡以起之。振以作之。規以正之。矯以錯之。匡之直之。有若盟主珪璋以會諸侯。而疲於應酬登降之節者。且二十有餘年耳。近幸悟契於太極陰陽五行之理。而又有貫穿於人。其人之術。莛楹備於用。鳧鶴遂其生。物各付物。物來順應。而於是乎棄其短而取其長。揚其善而庇其惡。宅其臧而殿其否。進其大而容其小。尙其志而後其藝。執其兩端而用其中焉。天開九閽。廓如豁如。使人人者。皆有以仰首而快覩。然後洪放密察以待通者。優游寬假以待塞者。柔以待強者。強以待柔者。明亮以待癡者。辯博以待愚者。虛曠以待狹者。深沉以待淺者。干戚之舞以待勇者。戈甲之容以待怯者。沕沕以待明者。侃侃以待黠者。醉之以酒。所以待狂者也。飮之以醇。所以待狷者也。車輪所以待乎方者也。圭角所以待乎圓者也。疏以達者。示我堂奧。𥳑以重者。奏我和鑾。訒於言者。戒以敏行。巧於給者。籲以退藏。峭而亢者。包之以山藪。遠而外者。奠之以袵帷。好名者。勸以務實。務實者。勸以達識。如仲尼之徒三千。而扣之則響。春工之化羣生。而著之則成。以至聞言見行。則大舜之沛然若決江河也。予懷明德。則文王之照臨于西土也。寸長不讓於人。萬善都歸於我。物物太極。罔咈其性。性性存存。皆爲我有。自太極而推往。則分而爲萬物。自萬物而究來。則還復爲一理。太極者。象數未形。而其理已具之稱。形器已具。而其理无眹之目。太極生兩儀。則太極固太極也。兩儀生四象。則兩儀爲太極。四象生八卦。則四象爲太極。四象之上。各生一畫。至于五畫。畫而有奇偶。累至二十有四。則爲一千六百七十有七萬餘畫。一皆本之於三十六分六十四乘。而可以當吾蒼生之數矣。不以界限。不以遐邇。攬而歸之於雅量己分之內。而建其有極。會極歸極。王道是遵。是彝是訓。用敷錫厥庶民。而肅乂哲謀之應。五福備具。而康而色。予則受之。豈不誠淵乎遠哉。夫子著易繫。首揭太極。以詔來人。又作春秋。而遂明大一統之義。九州萬國。統於一王。千流百派。歸於一海。千紫萬紅。合於一太極。地處天中而有限。天包地外而無窮。飛者之於空也。潛者之於川也。蠢動之自蠕也。草木之無知也。亦各榮悴。不相凌奪。語其大則天下莫能載。語其小則天下莫能破。是蓋參贊位育之功。爲聖人之能事也。予所願者。學聖人也。譬諸在水之月。月固天然而明也。及夫赫然而臨下。得之水而放之光也。龍門之水洪而駛。鴈宕之水淸而漪。濂溪之水紺而碧。武夷之水汩而㶁。揚子之水寒。湯泉之水溫。河淡海鹹。涇以渭濁。而月之來照。各隨其形。水之流者。月與之流。水之渟者。月與之渟。水之溯者。月與之溯。水之洄者。月與之洄。摠其水之大本。則月之精也。吾知其水者。世之人也。照而著之者。人之象也。月者太極也。太極者吾也。是豈非昔人所以喩之以萬川之明月。而寓之以太極之神用者耶。以其容光之必照。而儻有窺測乎。太極之圈者。吾又知其徒勞而無益。不以異於水中之撈月也。遂書諸燕居之所曰萬川明月主人翁以自號。時戊午十有二月之哉生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홍재전서 제10권 / 서인(序引) 3
(출처: 한국고전종합DB)
https://naver.me/FiW5wKvu

만천명월주인옹자서(萬川明月主人翁自序) 
무오년

만천명월주인옹은 말한다. 태극(太極)이 있고 나서 음양(陰陽)이 있으므로 복희씨(伏羲氏)는 음양을 점괘로 풀이하여 이치를 밝혔고, 음양이 있고 나서 오행(五行)이 있으므로 우(禹)는 오행을 기준으로 하여 세상 다스리는 이치를 밝혀 놓았으니, 물과 달을 보고서 태극, 음양, 오행에 대해 그 이치를 깨우친 바 있었던 것이다. 즉 달은 하나뿐이고 물의 종류는 일만 개나 되지만, 물이 달빛을 받을 경우 앞 시내에도 달이요, 뒤 시내에도 달이어서 달과 시내의 수가 같게 되므로 시냇물이 일만 개면 달 역시 일만 개가 된다. 그러나 하늘에 있는 달은 물론 하나뿐인 것이다.
하늘과 땅이 오직 올바른 것을 우리에게 보여 주고, 해와 달이 오직 밝음을 보여 주며, 모든 물건들이 서로 보는 것은 남방의 괘(卦)이다. 밝은 남쪽을 향하고 앉아 정사를 들었을 때 세상을 이끌어 갈 가장 좋은 방법을 나는 터득할 수가 있었다. 그리하여 무(武)를 숭상하던 분위기를 문화적인 것으로 바꾸고 관부(官府)를 뜰이나 거리처럼 환하게 하였으며, 현자(賢者)는 높이고 척신(戚臣)은 낮추며, 환관(宦官)과 궁첩(宮妾)은 멀리하고 어진 사대부를 가까이하고 있다. 세상에서 말하는 사대부라는 이들이 반드시 다 어질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금세 검었다 금세 희었다 하면서 남인지 북인지 모르는 편폐(便嬖)ㆍ복어(僕御)와는 비교가 안 될 것 아닌가.
내가 많은 사람을 겪어 보았는데, 아침에 들어왔다가 저녁에 나가고, 무리 지어 쫓아다니며 가는 것인지 오는 것인지 모르는 자도 있었다. 모양이 얼굴빛과 다르고 눈이 마음과 틀리는 자가 있는가 하면 트인 자, 막힌 자, 강한 자, 유한 자, 바보 같은 자, 어리석은 자, 소견이 좁은 자, 얕은 자, 용감한 자, 겁이 많은 자, 현명한 자, 교활한 자, 뜻만 높고 실행이 따르지 않는 자, 생각은 부족하나 고집스럽게 자신의 지조를 지키는 자, 모난 자, 원만한 자, 활달한 자, 대범하고 무게가 있는 자, 말을 아끼는 자, 말재주를 부리는 자, 엄하고 드센 자, 멀리 밖으로만 도는 자, 명예를 좋아하는 자, 실속에만 주력하는 자 등등 그 유형을 나누자면 천 가지 백 가지일 것이다. 내가 처음에는 그들 모두를 내 마음으로 미루어도 보고, 일부러 믿어도 보고, 또 그의 재능을 시험해 보기도 하고, 일을 맡겨 단련도 시켜 보고, 혹은 흥기시키고, 혹은 진작시키고, 규제하여 바르게도 하고, 굽은 자는 교정하여 바로잡고 곧게 하기를 마치 맹주(盟主)가 규장(珪璋)으로 제후(諸侯)들을 통솔하듯이 하면서 그 숱한 과정에 피곤함을 느껴온 지 어언 20여 년이 되었다.
근래 와서 다행히도 태극, 음양, 오행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또 사람은 각자 생김새대로 이용해야 한다는 이치도 터득했다. 그리하여 대들보감은 대들보로, 기둥감은 기둥으로 쓰고, 오리는 오리대로 학은 학대로 살게 하여 그 천태만상을 나는 그에 맞추어 필요한 데 이용만 하는 것이다. 다만 그중에서 그의 단점은 버리고 장점만 취하며, 선한 점은 드러내고 나쁜 점은 숨겨 주고, 잘한 것은 안착시키고 잘못한 것은 뒷전으로 하며, 규모가 큰 자는 진출시키고 협소한 자는 포용하고, 재주보다는 뜻을 더 중히 여겨 양단(兩端)을 잡고 거기에서 중(中)을 택했다. 그리하여 마치 하늘에 구천(九天)의 문이 열리듯 앞이 탁 트이고 훤하여 누구라도 머리만 들면 시원스레 볼 수 있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나서 트인 자를 대할 때는 규모가 크면서도 주밀한 방법을 이용하고, 막힌 자는 여유를 두고 너그럽게 대하며, 강한 자는 유하게, 유한 자는 강하게 대하고, 바보 같은 자는 밝게, 어리석은 자는 조리 있게 대하며, 소견이 좁은 자는 넓게, 얕은 자는 깊게 대한다. 용감한 자에게는 방패와 도끼를 쓰고, 겁이 많은 자에게는 창과 갑옷을 쓰며, 총명한 자는 차분하게, 교활한 자는 강직하게 대하는 것이다. 술에 취하게 하는 것은 뜻만 높고 실행이 따르지 않는 자를 대하는 방법이고, 순주(醇酒)를 마시게 하는 것은 생각은 부족하나 고집스럽게 자신의 지조를 지키는 자를 대하는 방법이며, 모난 자는 둥글게, 원만한 자는 모나게 대하고, 활달한 자에게는 나의 깊이 있는 면을 보여 주고, 대범하고 무게가 있는 자에게는 나의 온화한 면을 보여 준다. 말을 아끼는 자는 실천에 더욱 노력하도록 하고, 말재주를 부리는 자는 되도록 종적을 드러내지 않도록 하며, 엄하고 드센 자는 산과 못처럼 포용성 있게 제어하고, 멀리 밖으로만 도는 자는 포근하게 감싸 주며, 명예를 좋아하는 자는 내실을 기하도록 권하고, 실속만 차리는 자는 달관하도록 면려하는 것이다.
중니(仲尼)의 제자가 3천 명이었지만 각자의 물음에 따라 대답을 달리했고, 봄이 만물을 화생(化生)하여 제각기 모양을 이루게 하듯이, 좋은 말 한마디와 착한 행실 한 가지를 보고 들으면 터진 강하(江河)를 막을 수 없을 것 같았던 대순(大舜)을 생각하고, 현명한 덕이 있으면 서토(西土)를 굽어 보살피던 문왕(文王)을 생각한다. 그리하여 한 치의 선이라도 남이 아니라 내가 하고 이 세상 모든 선이 다 나의 것이 되도록 한다. 물건마다 다 가지고 있는 태극의 성품을 거스르지 말고 그 모든 존재들이 다 나의 소유가 되게 하는 것이다.
태극으로부터 미루어 가 보면 그것이 각기 나뉘어 만물(萬物)이 되지만, 그 만물이 어디에서 왔는가를 찾아보면 도로 일리(一理)로 귀결되고 만다. 따라서 태극이란 상수(象數)가 나타나기 이전에 이미 상수의 이치가 갖추어져 있음을 이름이며, 동시에 형기(形器)가 이미 나타나 있는 상태에서 그 이면에 보이지 않는 이치를 말하기도 한다. 태극이 양의(兩儀)를 낳았으나 태극 그 자체는 그대로 태극이고, 양의가 사상(四象)을 낳으면 양의가 태극이 되고, 사상이 팔괘(八卦)를 낳으면 사상이 태극이 된다. 사상 위에 각각 획(畫)이 하나씩 생겨 다섯 획까지 이르게 되고, 그 획에는 기우(奇偶)가 있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24로 제곱하고 또 제곱하면 획의 수가 1677만여 개에 달하는데, 그것은 또 모두 36분(分) 64승(乘)에서 기인한 것으로서, 그 수는 우리 백성 수만큼이나 많다. 그러므로 거기에는 한계를 지을 것도, 멀고 가까울 것도 없이 그 모두를 자기의 아량과 자기의 본분 내에 거두어들이고, 거기에다 일정한 표준을 세워 그 표준을 기준으로 왕도(王道)를 행하며, 그것을 정당한 길 또는 정당한 교훈으로 삼아 모든 백성들에게 골고루 적용하면 여러 방면의 훌륭한 인물들이 배출되고 오복(五福)이 고루 갖추어질 것이다. 따라서 그 온화한 빛을 내가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니, 그것이야말로 얼마나 깊이 있고 원대한 제도이겠는가.
공 부자가 《주역(周易)》의 계사전(繫辭傳)을 쓰면서 맨 첫머리에 태극을 내세워 후인들을 가르치고, 또 《춘추(春秋)》를 지어 대일통(大一統)의 뜻을 밝혀 놓았다. 구주(九州) 만국(萬國)이 한 왕(王)의 통솔하에 있고, 천 갈래 만 갈래 물길이 한 바다로 흐르듯이 천자만홍(千紫萬紅)이 하나의 태극으로 합치되는 것이다. 땅은 하늘 가운데 있어 한계가 있으나, 하늘은 땅 거죽을 싸고 있으면서 한도 끝도 없다. 공중에 나는 놈, 물속에서 노는 놈, 굼틀거리는 벌레, 아무 지각없는 초목들 그 모두가 제각기 영췌(榮悴)를 거듭하면서 상대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 큰 쪽을 말하면 천하 어디에도 둘 곳이 없고, 그 작은 쪽을 말하면 두 쪽으로 깰 것이 없을 정도이다. 이것이 바로 참찬위육(參贊位育)의 일인 동시에 성인이 하는 일인 것이다.
내가 바라는 것은 성인을 배우는 일이다. 비유하자면 달이 물속에 있어도 하늘에 있는 달은 그대로 밝다. 그 달이 아래로 비치면서 물 위에 그 빛을 발산할 때 용문(龍門)의 물은 넓고도 빠르고, 안탕(雁宕)의 물은 맑고 여울지며, 염계(濂溪)의 물은 검푸르고, 무이(武夷)의 물은 소리 내어 흐르고, 양자강의 물은 차갑고, 탕천(湯泉)의 물은 따뜻하고, 강물은 담담하고 바닷물은 짜고, 경수(涇水)는 흐리고 위수(渭水)는 맑지만, 달은 각기 그 형태에 따라 비춰 줄 뿐이다. 물이 흐르면 달도 함께 흐르고, 물이 멎으면 달도 함께 멎고, 물이 거슬러 올라가면 달도 함께 거슬러 올라가고, 물이 소용돌이치면 달도 함께 소용돌이친다. 그러나 그 물의 원뿌리는 달의 정기(精氣)이다. 거기에서 나는, 물이 세상 사람들이라면 달이 비춰 그 상태를 나타내는 것은 사람들 각자의 얼굴이고 달은 태극인데, 그 태극은 바로 나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것이 바로 옛사람이 만천(萬川)의 밝은 달에 태극의 신비한 작용을 비유하여 말한 그 뜻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또 나는, 저 달이 틈만 있으면 반드시 비춰 준다고 해서 그것으로 태극의 테두리를 어림잡아 보려고 하는 자가 혹시 있다면, 그는 물속에 들어가서 달을 잡아 보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아무 소용없는 짓임도 알고 있다. 그리하여 나의 연거(燕居) 처소에 ‘만천명월주인옹(萬川明月主人翁)’이라고 써서 자호(自號)로 삼기로 한 것이다. 때는 무오년(1798, 정조22) 12월 3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萬川明月 主人翁 自序 p.298~303

나는 물과 달을 보고서 태극, 음양 오행의 이치를 깨우친바 있다.달은 하나뿐이고 물의 숫자는 1만 개나 되지만 물이 달빛을 받을 경우, 앞 시내에도 달이요, 뒷 시내에도 달이어서 달과 시내의 수가 같게되므로 시냇물이 1만 개면 달 역시 1만 개가 된다. 그러나 하늘에 있는달은 물론 하나뿐이다.
내가 많은 사람을 겪어보았는데 아침에 들어왔다가 저녁에 나가고무리 지어 쫓아다니며 가는 것인지 오는 것인지 모르는 자도 있었다.
모양이 얼굴빛과 다르고 눈이 마음과 다른 자가 있는가 하면 트인 자막힌 자, 강한 자, 유한 자, 바보같이 어리석은 자, 소견이 좁고 얕은자, 용감한 자, 겁이 많은 자, 현명한 자, 교활한 자, 뜻만 높고 실행이따르지 않는 자, 생각은 부족하나 고집스럽게 자신의 주장을 하는 자,
모난 자, 원만한 자, 활달한 자, 대범하고 무게가 있는 자, 말을 아끼는자, 말재주를 부리는 자, 엄하고 드센 자, 멀리 밖으로만 도는 자, 명예를 좋아하는 자, 실속에만 주력하는자 등등 그 유형을 나누자면 천 가지 백 가지일 것이다.

처음 이 글을 읽을 때 나는 가슴에 찔리는 바가 있었다. 윗사람에게 나는 어떤 유형의 인간이었던가 생각하니 아차 싶었다. 그러나 정조는 이모두를 끌어안는 너그러움을 말한다.

내가 처음에는 그들 모두를 내 마음으로 미루어도 보고 일부러 믿어도 보고, 또 그의 재능을 시험해보기도 하고 일을 맡겨 단련도 시켜보고, 혹은 홍기시키고 혹은 진작시키고 규제하여 바르게도 하고, 굽은 자는 교정하여 바로잡고 곧게 하면서 그 숱한 과정에 피곤함을 느껴온 지 어언 20여 년이 되었다.
근래 와서 다행히도 태극, 음양, 오행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또 사람은 각자 생김새대로 이용해야 한다는 이치도 터득했다. 그리하여대들보감은 대들보로 기둥감은 기둥으로 쓰고, 오리는 오리대로 학은학대로 살게 하여 그 천태만상을 나는 그에 맞추어 필요한 데 쓴 것이다. 그의 단점은 버리고 장점만 취하고 선한 점은 드러내고 나쁜 점은숨겨주며, 잘한 것은 안착시키고 잘못한 것은 뒷전으로 하며, 규모가큰 자는 진출시키고 협소한 자는 포용하고, 재주보다는 뜻을 더 중히여겨 양쪽 끝을 잡고 거기에서 가운데를 택했다.

이어서 정조는 신하들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에 대하여 말했다.

트인 자를 대할 때는 규모가 크면서도 주밀한 방법을 이용하고 막힌 자는 여유를 두고 너그럽게 대하며, 강한 자는 유하게 유한 자는 강하게 대하고, 바보 같은 자는 밝게 어리석은 자는 조리 있게 대하며,
소견이 좁은 자는 넓게 얕은 자는 깊게 대한다. 용감한 자에게는 방패와 도끼를 쓰고 겁이 많은 자에게는 창과 갑옷을 쓰며, 총명한 자는 차분하게 교활한 자는 강직하게 대하는 것이다.
술에 취하게 하는 것은 뜻만 높고 실행이 따르지 않는 자를 대하는방법이고, 희석하지 않은 순주를 마시게 하는 것은 생각은 부족하나 고집스럽게 자신의 주장을 하는 자를 대하는 방법이며, 모난 자는 둥글게 원만한 자는 모나게 대하고, 활달한 자에게는 나의 깊이 있는 면을 보여주고 대범하고 무게가 있는 자에게는 나의 온화한 면을보여준다. 말을 아끼는 자는 실천에 더욱 노력하도록 하고 말재주를부리는 자는 되도록 종적을 드러내지 않도록 하며, 엄하고 드센 자는산과 못처럼 포용성 있게 제어하고 멀리 밖으로만 도는 자는 포근하게 감싸주며, 명예를 좋아하는 자는 내실을 기하도록 권하고 실속만 차리는 자는 달관하도록 면려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정조는 다음과 같이 결론지어 말한다.

내가 바라는 것은 성인을 배우는 일이다. 비유하자면 달이 물속에있어도 하늘에 있는 달은 그대로 밝은 것과 같다. 달은 각기 그 형태에따라 비춰줄 뿐이다. 물이 흐르면 달도 함께 흐르고 물이 멎으면 달도함께 멎고, 물이 거슬러 올라가면 달도 함께 거슬러 올라가고 물이 소용돌이치면 달도 함께 소용돌이친다. 거기에서 나는 물이 세상 사람들이라면 달이 비춰 그 상태를 나타내는 것은 사람들 각자의 얼굴이고 달은 태극인데 그 태극은 바로 나라는 것을 알았다. 이것이 바로 옛 사람이 만천(萬川)의  밝은 달에 태극의 신비한 작용을 비유하여 말한뜻이 아니겠는가.
그리하여 내가 머무는 처소에 ‘만천명월주인옹‘이라고 써서 나의호로 삼기로 한 것이다. 때는 무오년(1798) 12월 3일이다.

과연 통치자로서 정조의 철학이 밝게 드러나는 천하의 명문이다. 정조는 이처럼 만 가지를 생각하고 만 가지 고민을 하면서 지냈다. 그것이나라를 통치하는 분의 마음이고 자세였다. 글을 읽다보면 인간의 심성을그처럼 섬세하게 읽고 있다는 것이 놀랍고 무섭다.
정조는 실제로 ‘천명월주인옹‘이라는 호를 도장에 새겨 여러 작품에 찍었다. 또 수십 명의 신하들에게 이 글을 써오게 하여 자신의 방에붙여놓고 보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대신들이 점을 찍고 획을 그은 것을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와 기상을 상상할 수 있어 그 또한 만천명월 같았다고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