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뒤로 뺄 때 그녀의 안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이 깨어났다. 두려움과 수치, 디어링 부인에 대한 죄책감보다 더 깊은 것이었다. 잠들어 있던 삶의 싹이 전율하며 트여 맹목적으로 태양을 찾기 시작했다. -알라딘 eBook <석류의 씨> (이디스 워튼) 중에서
디어링 부인은 위층 휴게실에 누워 귀퉁이가 잔뜩 접히고 기름때에 전 책들만 연달아 읽었다
친절하고 충실하게 학생들을 대했으나 날개 달린 발로 그들에게 가지는 않았다. 그러나 어느 날 무언가가 삶의 얼굴을 바꾸어놓는 일이 벌어졌고, 그 이후로 디어링가로 올라가는 길은 천국의 계단을 오르는 꿈의 비행과도 같았다. -알라딘 eBook <석류의 씨> (이디스 워튼) 중에서
"왜 세상에는 이렇게 부조리한 일들이 일어나는 걸까. 왜 죄도 없는 사람이 아깝게 목숨을 잃어야 하는 걸까…….난 항상 그런 생각을 해. 내가 베토벤을 연주할 때도 이 세상 어딘가에서는 누군가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내가 모차르트의 선율에 마음을 빼앗겨 있을 때도 누군가는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런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마음이정말 참담해져."
"유난이라니. 말이 씨가 된다는 말처럼 모든 말에는 힘이 있다고.""에이, 설마, 논리적이지 않아.""정말 그렇게 생각해? 예를 들어 내가 뭔가를 마음먹었다고 해도 매일매일 주변 사람들에게 다른 말을 들으면 마음이 흔들리잖아. 말의 힘을 우습게 여기면 안 돼.""그런가."
미사키의 아버지가 한 말이 다시 떠올랐다. 자각없는 재능만큼 타인을 불쾌하게 하는 것도 없다. 미사키에게는 불합리하기 짝이 없는 말일 테지만 평범한 나로서는 아예수긍못할 이야기도 아니다.재능이 있으니 괴롭다. 없으면 더욱 괴롭다. 신이재능을 주는 것이라면 신이라는 존재는 정말로 심술궂다.나는 음악의 신이니 뭐니 하는 것을 향해 원망을주절주절 늘어놓으며 집에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