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대신 잡혀간 것 자체는 별로 힘들지 않았대요. 병으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그래서 사형도 두렵지 않았답니다. 하지만 자신 때문에 아들이, 즉 제가 세상의 냉대를 받고 직장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서 잠이 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괴로움이 바로 형벌이구나, 하고 깨달았다는 거예요. 이걸 감수하는 게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이라고."

내가 벌을 받는 것보다 내 가족이 박해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훨씬 더 고통스럽다는 것을.

"실은 아버지가 남겨주신 말이 있어요. 아사바 씨 가족을 돌봐줬으면 좋겠다, 만일 네가 여유가 있다면 유산의 몇 퍼센트는 증여해줄 수 없겠느냐, 라고 하셨습니다."

"사쿠마 선생님이 그러더라고요. 죄와 벌의 문제는 너무 어려워서 간단히 답을 낼 수 있는 게 아니다, 그걸 앞으로도 깊이 고민해봐야 할 테니까 자신의 일을 도와줬으면 한다, 둘이 함께 답을 찾아내자고."

"가즈마 씨의 그 마음, 정말 기쁘게 생각해요. 만일 언젠가 내가 어떤 식으로든 답을 찾아낸다면 꼭 알림 엽서를 보내겠습니다. 그때도 가즈마 씨가 내게 손을 내밀어줄 마음이 남아 있다면 그때는 저도 그 손을 잡고 싶으니까."

"오늘은 이만 가야겠군요. 하지만 잊지 말아요. 그날이 아무리 멀더라도 나는 손을 내밀 겁니다. 약속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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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사람의 행복을 우선 챙겨야 한다……. 차의 엔진을 켜면서 자신이 했던 말을 곱씹어보았다. 내가 한 말이지만 참 괜찮은 얘기였다고 내심 흐뭇해했다.
그게 큰 잘못이었음을 깨달은 것은 몇 년이 지난 다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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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가을.
창유리 너머로 보이는 하늘의 아래쪽 반은 빨갛고 위쪽은 회색이다. 저녁노을이 서린 하늘에 두툼한 구름이 번져가는 것이다. 인터넷으로 확인했던 날씨예보에 비 그림 같은 건 없었다.

"그런 건…… 다 아시니까 찾아온 거잖아요."
고다이는 웃음을 건넸다.
"본인 입으로 직접 듣고 싶어서요. 부탁합니다."

아버지가 사건에 대해 자세히 얘기해준 적은 없지만 변호사로서의 삶의 방식에 대해서는 자주 얘기하셨어요. 단지 감형만을 목표로 삼는 게 아니라 우선 피고인 스스로 죄를 깨닫게 하는 게 내가 정한 규칙이다, 그 죄가 얼마나 깊은지 정확히 헤아리기 위해 사건을 정사精査하는 것이 변호 활동의 기본이다, 라고 하셨어요. 그런 아버지가 누구에게 살해당할 만큼 원한을 사다니,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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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건은 죽음에 이르렀음을 깨닫는다.
"생명이 태어나고 죽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니 너무 슬퍼할 것 없다. 죽음은 집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으니 무슨 근심이 있겠는가." - P32

"뜬구름 같은 인생은 예로부터 그러하노라."
왕건은 말을 마친 후 눈을 감았다. 고려를 세운 지 26년이 지났고나이는 67세였다. - P33

고려 후기 대학자 이제현은 왕건의 북진정책을 이렇게 평했다.
"우리 태조께서는 왕위에 오른 후에, 신라가 아직 귀순하지 않았고 후백제를 평정하기 전이었는데도, 자주 평양에 행차하여 친히 북방의 변경을 살피셨다. 그 의도는 고구려의 옛 영토를 집안의 보배로여겨 반드시 되찾고자 한 것이다. 어찌 다만 계림(鷄林, 신라)을 취하고압록강(鴨綠江)만을 차지하려고 했겠는가!" - P33

"지금 인근의 적이 침입하여 나라를 어지럽히니, 짐이 직접 군대를인솔하여 적을 물리치러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 P71

자비령 넘는 길은 열여덟 번 꺾이는데
(慈悲嶺路十八折)
장검 하나 들고 지켜 서면 일만 군사를 막을 수 있다네
(一劒橫當萬戈絶)
이제는 온 천하가 태평하니 
(四海自昇平)
달은 기울어가고 두견새만 울어대는구나
(空有杜鵑暗落月) - P77

『고려사』에 의하면, 김치양은 이렇게 묘사된다.
"양기가 강해서 음경에 수레바퀴를 걸 수 있을 정도였다." - P120

"나는 고려 사람이다! 어찌 너의 신하가 되겠는가!" - P151

이 팔관회가 현종의 마지막 팔관회였다. 현종이 그 이듬해인1031년 5월 사망하기 때문이다. 나이는 40세였으며 22년간 재위했다. 그리고 이 해에 우연히도 고려 현종이 5월, 거란 황제 야율융서가6월, 강감찬이 8월에 모두 삶을 마감한다. - P317

고려 현종, 관용의 정신과 용기를 갖춘 위대한 왕 - P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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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프랑스, 오스만 제국 동맹군은 러시아의 흑해 연안 군사 거점인 세바스토폴을파괴하기 위해 크림 반도에 상륙했다. 그 뒤로 크림 반도가 주된 전장이 되었기 때문에1853년에 발발한 이 전쟁은 크림 전쟁이라고 불린다. 나이팅게일(1820~1910)이 간호사로 종군한 전쟁으로도 유명하며, 러시아 제국과 프랑스, 영국, 오스만 제국 동맹군이 싸운, 근대사에서 보기 드문 대규모 전쟁이다. 부동항을 원하는 러시아의 남하 정책이 부른 전쟁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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