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가을.
창유리 너머로 보이는 하늘의 아래쪽 반은 빨갛고 위쪽은 회색이다. 저녁노을이 서린 하늘에 두툼한 구름이 번져가는 것이다. 인터넷으로 확인했던 날씨예보에 비 그림 같은 건 없었다.

"그런 건…… 다 아시니까 찾아온 거잖아요."
고다이는 웃음을 건넸다.
"본인 입으로 직접 듣고 싶어서요. 부탁합니다."

아버지가 사건에 대해 자세히 얘기해준 적은 없지만 변호사로서의 삶의 방식에 대해서는 자주 얘기하셨어요. 단지 감형만을 목표로 삼는 게 아니라 우선 피고인 스스로 죄를 깨닫게 하는 게 내가 정한 규칙이다, 그 죄가 얼마나 깊은지 정확히 헤아리기 위해 사건을 정사精査하는 것이 변호 활동의 기본이다, 라고 하셨어요. 그런 아버지가 누구에게 살해당할 만큼 원한을 사다니,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에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