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듣는 게 제일이다. 무서운 이야기는.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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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하고 싶다."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집을 사면 더는 이사를 못 하잖아. 그럼 무슨 재미로 살아!"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요컨대 사야카에게 ‘이사’는 ‘무서운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인생의 중요한 재미다. 이사 없는 인생은, 종신형을 언도받은 죄수나 마찬가지라고 진심으로 생각할 정도였다.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이제 죽어도 이사 안 한다! 그렇게 마음에도 없는 생각에 빠진다.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잠에 빠지려면 무엇보다 ‘무서운 이야기’가 최고다. 그래서 평소 즐겨 찾던 ‘호러 게시판’에 들어간 것이 두 시간 전. 오후 11시를 조금 지났을 무렵이었다.
금요일이었다.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그 때문인지 게시판은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다. 사야카와 똑같이 내일부터 이틀간 실컷 재충전하려는 사람들이 우글우글 모여든 것이리라. 저마다 비장의 무서운 이야기를 들고서.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그래, 듣는 게 제일이다. 무서운 이야기는.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성욕에 굶주린 아귀축생들이 배회하고, 단말마의 비명 같은 교성이 여기저기서 울려 퍼지고, 포주라는 이름의 도깨비들이 엄니를 드러낸 채 눈을 번쩍이는…… 그런 지옥은 평생 모른 채 살고 싶었다.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남을 저주하면 무덤구덩이가 둘(남을 해치면 자신도 그 응보를 받으므로 무덤이 두 개 필요하다는 뜻―옮긴이)이라는 말처럼, 유미에 씨는 저주의 대가로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말았다.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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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였다면 풋내 나는 정의감을 앞세워 ‘그래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드높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다가 중고등학교 때 지독한 왕따를 당했다. 간신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했을 때 결심했다. 앞으로는 무사안일주의로 살아가자고. 최대한 남과 알력이 생기지 않도록 내 한 몸만 잘 챙기자고. 이것이 교코 나름의 처세술이다.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어머나, 육교에서 누가 떨어진 거 아니야?"
진짜? 누가?
유미에는 창문에 얼굴을 가까이 댔다. 이마가 딱 부딪쳤다.
하지만 창문의 냉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저거, 혹시. ……사토 씨? ……맞아, 사토 씨네. 이를 어째. ……살았나? ……아아. 아마도 죽었나 봐."
아오시마 씨의 입꼬리가 평소처럼 심술궂게 일그러졌다.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여자에게 경제력 다음으로 매력적인 건 ‘안정’이지. 기억해둬. 너도 남들처럼 결혼하고 싶으면 아빠와 똑같은 직업을 가지도록 해."
아버지와 똑같은 직업. 즉, 공무원이 되라는 소리다.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아버지와 똑같은 직업. 즉, 공무원이 되라는 소리다.

안 돼, 안 돼, 그 이상은 안 된다고!
꿈속에서 하야토는 몇 번이고 소리치지만 아버지 귀에는 다다르지 않는다. 밥상 뒤엎기가 아닌, 테이블 뒤엎기가 이어진다.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일어나, 일어나, 일어나!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요컨대 여기는 막힌 숨구멍을 틔워주기에 절호인 공간이다.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집주인이 실은 죽었어요.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모양이에요. 뉴스에도 났는데 모르세요? 묻지마살인범의 소행인가? 노인을 둔기로 마구 때려서……라는 뉴스. 머리가 깨지고 얼굴도 짓이겨져서 꼴이 말도 아니었대요. 지난주에 일어난 사건이에요. 그래서 부동산업체에서 우편물이 왔는데, 조만간 주인이 바뀔 테니 계약서를 다시 쓰자더라고요.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아오시마 씨는 사내 대행사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아무리 애를 써도 업무를 다 처리할 수 없거나 몸이 안 좋아 보이는 사원을 눈치 빠르게 찾아내 일을 해주는 대신 돈을 받는다. 비용은 한 시간에 이천오백 엔.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의 시급보다 높은 액수지만, 오늘은 그런 터무니없는 비용을 치르고서라도 빨리 집에 가고 싶었다. 아무튼 자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오늘이야말로 푹 자고 싶었다.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그때 빛나는 뭔가가 허공을 갈랐다. 뭐지? ……망치? 눈을 가늘게 떴을 때 강한 충격이 기요시의 머리를 덮쳤다.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이 썩을 놈아!"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부인이 귓가에 그런 소리를 지른 것 같기도 했지만, 기요시에게 의식은 이미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았다.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인구 감소도 장난 아니라서 많을 때는 20만 명이나 되던 인구가 지금은 만 명 아래로 떨어졌대. 그중 70퍼센트가 육십 세 이상의 고령자라 저출산고령화가 엄청난 기세로 진행되고 있다는군.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구체적으로 말하면 ‘배필 소개 사업’에 엄청 힘을 쏟고 있어. 왜 ‘지역 미팅’이라고 있잖아. 참가자에게 교통비와 숙박비는 물론, 수당과 기념품까지 챙겨주는 행사. 그 행사 모집 공고를 어제 인터넷에서 발견했어.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왕 아웃사이더: 2014/11/28(금) 23:51:43】
미안, 좀 길어질 것 같아서 나누어 올리기로 했어.
【불특정다수: 2014/11/28(금) 23:53:08】
처음부터 그러든가. 진짜 계획성 없는 놈이네. 그러니까 여친이 없는 거야.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뼈 때리기 없기. 확실히 계획성이 없긴 해. 그건 인정한다.
【불특정다수: 2014/11/28(금) 23:54:59】
아무튼 빨리 다음 이야기나 내놔!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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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요, 깨끗하다거나 더럽다거나 그런 문제가 아니라요, 전에 어떤 사람이 살았는지가 문제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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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저도 갔습니다. ……그러면 안 되는데. 평소 남이 불행에 처한 꼴을 보고 즐기는 구경꾼들을 괘씸하게 여겼지만, 막상 그런 상황에 처하자 호기심을 억누를 수가 없더군요. 아니, 호기심이라기보다는 본능이죠. 인간은 무리를 따르도록 되어 있습니다. 네, 본능이에요. 그러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하지만 지금은 그걸 왜 봤나 후회막심이에요. 한동안 고기 먹기는 글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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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불안정한 신발을 신고 다니면 보고 있는 사람이 조마조마하니까. 그리고 그 가방, 어째 무거워 보이는걸요. ……일하러 나오셨어요?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가방이 업무 중이라는 걸 강조하는 듯한 인상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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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집을 구하느냐 구하지 못하느냐는 본인의 운과 인연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직감으로 여기구나 싶은 곳은 이래저래 너무 따지지 말고 결정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어떠세요? 여기로 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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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버리겠네!"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하지만 선생님만은 복잡한 표정으로 웃었다.
‘그거 누구니?’
내게 아빠가 없다는 걸 아는 선생님은 시선으로 분명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누구지?
모른다.
정말로?
응, 정말로 모르는 사람!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버리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15분쯤 고민한 끝에 나오코는 ‘나중에 생각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지금은 아무리 생각해본들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정신상태가 아니다. 이럴 때는 미래의 자신에게 맡기는 편이 낫다.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그건 분명 남자가 무섭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없어서 남자라는 생물에 대해 잘 모른다. 따라서 남자를 대하는 방법도 잘 모를 수밖에 없다.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그 마음이 점점 부풀어 올라 어느덧 소위 ‘여우짓’이라는 갑옷을 몸에 걸치게 됐다. 중년 이상의 남자와 마주할 때만 걸치는 갑옷이지만, 그 덕분에 득을 볼 때도 적지 않았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니며 나이 많은 남자에게는 귀여움과 비호를 받았다. 회사원 시절도 마찬가지였고 프리랜서가 된 후에도 ‘여우짓’의 갑옷은 크게 유용했다. 같은 여자들이 그걸 나쁘게 보고 뒷말을 한다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멈추지 않았다. 아니, 멈출 수 없었다.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엄마도 야마시타 씨를 받아들인 것처럼 보였다. 엄마와 야마시타 씨가 알몸으로 부둥켜안고 있는 모습도 몇 번이나 목격했다. 유치원생이었지만 저러는 건 부부라는 증거라고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하고 있었다.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이 지역은 R자동차의 소위 조카마치(城下町. 일본에서 전국시대 이래 영주의 거점인 성을 중심으로 형성된 도시를 가리킨다―옮긴이)로, 이 지역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은 대부분 R자동차와 뭔가 관계가 있다.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사무실 크기에는 어울리지 않게 거대한 캐비닛, 뭘 구분하는지 잘 모를 훌륭한 파티션,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화이트보드, 묘하게 세련된 선반,

-알라딘 eBook <이사> (마리 유키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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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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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을 들은 허삼관이 허옥란에게 근엄하게 한마디 했다.
“그런 걸 두고 좆 털이 눈썹보다 나기는 늦게 나도 자라기는 길게 자란다고 하는 거라구.”

-알라딘 eBook <허삼관 매혈기> (위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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