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느리게 걸어유, 충남도보여행.

책 제목도 참, 느리게 느리게 걸어유가 멋여.
충남 사람들 말과 행동이 느리다지만 대신 언어의 경제성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예를들어(이런 예를 들면 동물협회나 애견인들에게 태클 들어오거나 욕을 먹겠지만 예니까 양해를), ˝개고기 먹냐˝를 단 두글자로 ˝개혀˝

충남의 다양한 걷기길을 자세히 소개한 책이다.
총 48개 코스를 소개하고 있으며 내가 걸어본 길은 겨우 9개네. 부지런히 걸어보자.
충남 서천출신 시인이자 공주문화원장을 지냈던 나태주 시인의 추천사가 있다.

오늘 내가 걷고온 길은 공주 고마나루 명승길 17km

공주, 백제의 두번째 수도. 욱리하를 차지하려는 고구려 장수왕 고거련의 파상공세에 백제의 개로왕 부여경사가 패사하고 그의 아들 문주왕 원년에 웅진으로 수도를 옮겼다.
공주가 우리 역사에서 수도가 된게 두번. 첫번째가 백제의 두번째 수도로 문주왕 원년, 삼근왕, 동성왕, 무령왕, 성왕 16년까지 63년간. 두번째는 신라 헌덕왕 김언승 14년 김헌창의 난 때 3월~4월 두달간. 무열계 귀족 웅천주(공주) 도독 김헌창이 세운 장안국(연호 경운)의 수도.
후에, 그의 아들 김범문 또한 동왕 17년 정월에 고달산(여주?용인?)에서 반란을 일으켰다가 죽임을 당하였다.

공주는 홍주(홍성)와 더불어, 경부, 호남선(고속도로, 철도) 분기점으로 교통의 요지가 된 대전이 충남 제일의 도시가 되기 전까지 제일 큰 도시였다. 충남 도청은 원래 공주에 있었으나, 대전 舊충남도청 자리(대전 선화동, 아직도 적산가옥이 남아있다) 땅주인이 땅 팔아 먹으려고 총독부에 로비해 대전으로 옮기고 나날이 쇠퇴해 지금은 인구수 10 만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충청남도 조직 건재상 천안에 이어 두번째, 내고항 보령은 세번째. 인구수로하면 천안, 아산, 서산, 당진, 논산, 공주, 보령... 보령은 이제 10만선도 무너졌다ㅠㅠ

시작점은 고마나루지만 난 백제보부터 시작했다.
고마나루, 내가 학창시절엔 곰나루 🐻 라 했는데 언제부턴가 고마나루란다. 아마 내 기억엔 명박선수가 4대강 사업할때 부터 였지않나 싶다. 곰을 고마라, 출처, 어원을 모르겠다. 공주시 홈피에 드가바도 없다. 인터넷 뒤져보니 중국의 양서에 나와 있다나. ㅠㅠ
근데 이 고마란 말이 꼭 일본말 구마에서 온 것 같아 난 거부감이 든다. 熊本縣 구마모토현 가등청정(가토 기요마사)이 세키가하라 전투이후 세습 다이묘가 됐던 그 웅본. 구마모토의 구마. 난 그냥 곰나루가 좋다.

백제보를 시작으로~고마나루~한옥마을 관광단지~국립 공주박물관~무령왕릉~산성시장~공산성~금강교~정안천 생태공원길~연미산 자연미술원~백제보 까지. 총 17키로, 두시간 오십분 소요. 시속 정확히 6km

나태주 시인의 추천사 중

‘충남 도보여행길‘이 열리는 날, 나는 어떤 길보다도 ‘솔바람길‘ 가운데 한 길을 택하여 제일 먼저 걸어보리라. 그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바람과 풀꽃과 햇살과 산새 소리들에게 나의 시 몇 편을 들려주리라. 그러면서 외롭고도 서럽게 보낸 나의 청춘의 어느 날, 그 길목에서 나의 사랑을 매정하게 거절하고 돌아선 여인들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울먹거려보리라. 오, 아름다운 배반이여, 나를 시인으로 만들어준 고마운 아낙들이여, 비록 그 길을 걸은 흔적은 내 발이 만든 낙엽 소리와 더불어 허공에 흩어지고 말 것이지만 나의 시들은 저혼자 남아 때로는 쓸쓸해하고 그리워하고 슬퍼하기도 하면서 낡아갈 대로 낡아갈 것을믿는다. 그러한 날, 내가 그 길 위에서 읽어주고 싶은 시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풀꽃, 전문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 행복 전문

하늘 아래 내가 받은
가장 귀한 선물은
오늘입니다.

오늘 받은 선물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당신입니다.

당신 나지막한 목소리와
웃는 얼굴, 콧노래 한 구절이면
한 아름 바다를 안은 듯한 기쁨이겠습니다.

- 선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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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0-18 00: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공주 하면 나태주 시인님이 떠오릅니다. 박물관 가보고 싶은데 ㅎㅎ 이번 주말도 알차게 보내셨군요~!!

대장정 2021-10-18 00:50   좋아요 3 | URL
09~16년까지 오래하셨죠, 공주문화원장. 박물관 인원수 제한하는 예약제라 못들어가고 문만 보고 왔네요. 감사합니다.

scott 2021-10-18 00: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장정님 말은 느려도 걸음, 산행 속도는 빠르시네유 ㅎㅎㅎ 공주, 🌰 귀신🖐^^

대장정 2021-10-18 07:17   좋아요 2 | URL
ㅎㅎ 말도 빠르고 뭐든 다 빠릅니다. 승질이 급해서요. 공주 정안 🌰 !!

오늘도 맑음 2021-10-18 13: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장니임~!!!
언어의 경제성에 또 한번 감명을 받으며.......
저희는 ˝마~!˝ 가있지요~
그리고 야구장에서 공이 관중석으로 날아들면, ˝아~ 주라˝는 말도 있습니다.(아이한테 공을 주라는 의미)
암튼 울 대장님은 산행도 좋아하지시만, 걷는 것 도 좋아하시네요~ 대장님께 자연인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오늘도 최선을 다하여 내안에 혁명을 이뤄 보겠습니다~!! 그런데.......
또 집에 가고 싶어요ㅠㅠ

대장정 2021-10-18 22:58   좋아요 2 | URL
감명 받을꺼 까지야...암튼 감사드리고, 자연인으로 살고픈 맘 뿐이지라. 퇴직후 산채하나 마련하는게 꿈. 집에는 퇴근후에 가셔야 됩니다. 조퇴를 하셔도 되구요. 오늘도 혁명을 가슴에 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