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의 35번 째 장편 영화 <눈 둘 데가 없네> 보았다. 원컷 원신으로 42컷으로 셌다. 처음에 권해효 배우가 펜션 앞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굴러 떨어진다. 신17 신22 신31 인상 깊었다. 보고나서 시간이 지나 신마다 뭐였는지 좀 잊어버렸다.

35개 작 모두 합해 러닝타임 55시간 12분이다. 55시간 완강했다면 98년부터 근 30년간 대부분의 작품에서 반복되는 라이트모티브가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느낄 것 같다. 어 항상 이런 장면은 있네?

그러니 신작은 그간 작품의 총 정리 복습처럼 느껴진다. 익숙한 시그니쳐 연출이 있다는 뜻. 켄 로치는 29편, 스티븐 스필버그는 36편, 디즈니 스튜디오는 드라마빼고도 64편, 짐자무시 14편, 웨스 앤더슨 12편 만들었다고 AI 제대리님이 정리해줬다.

가장 적은 웨스 앤더슨이라고 해도 수평 이동, 파스텔 컬러, 대칭 구도, 연극톤과 양많은 대사같이 생각나는 게 있다. 영국 노동자, 외계인, 엔팁형 너드, 커피와 담배..

늘상 나오는 배우 사단도 있고 홍상수 감독이야 말로 그 대표격이다. 이번엔 권해효 부인 조윤희 배우와(한국판 인턴에서 최민식의 사별한 아내 얼굴 사진으로만 스크린에서 봤다) 하성국 기주봉은 안나왔다.

집을 나와 걸어간다 같이 한 컷에 그 의도가 명확히 읽힌다. 롱테이크 안에서 줌인과 패닝을 사용해 장면 전환을 만든다. 로케 대상지로서 제주는 세 번째다. 2009년 잘 알지도 못하면서 후반부가 제주 서부 한림이고 코로나 시절 찍은 물 안에서가 제주 북동부 조천 함덕이며 이번엔 제주 서부 한림항을 포함해 조금 더 들어간 한경이다. 바다 너머에 보이는 풍력 발전기가 어디쯤일지 짐작하게해준다 동서부 양끝단 네 군데인 남서 대정 북서 한경 북동 조천 남동 표선밖에 없고 애월 제주시 서귀포 등 남북엔 없다.

배우는 홍상수 사단 중 4명 시니어 권해효 김민희와 최근 10년 사이 합류한 주니어 신석호 박미소 배우가 나왔다. 그리고 예상못했던 약방의 감초로 8-90년대 드라마 안방마님으로 전성기였던 최명길 배우가 나왔다.

시그니쳐 연출인 술자리 대화는 두 번으로 식당 소주 테이블과 이후 펜션 집 막걸리 테이블이다. 로컬 식당은 두 번으로 시장골목 순대국집도 있다. 그렇게 술마시다가 급발진하며 화내는 장면도 항상 있는데 식당 소주 테이블에서 김민희 배우가 다큐가 오히려 거짓이고 드라마가 사기라고 순순히 인정한다며 언성 높인다. 그간 작품에 없었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언급되며 시사적 터치가 있다. 그런 최근 트렌드에 대한 언급은 박미소 배우가 AI로 인해 대체되지 않는 노동으로 아이 보육 및 집관리하는 관리사를 언급할 때 한 번 더 귀에 밟힌다.

그외에도 진심을 담아 꾹꾹 글자를 누르며 발성하는듯한, 정말 예뻐요 정말? 보기 좋아요가 있고 (물 안에서는 대단해요 능력칭찬이지만 중기작에선 대부분 외모칭찬이었다)
정말요? (영어대사를 할 때는 리얼리? 로 치환된다)
까페에서 이야기하는 장면이나 골목길 롱테이크, 배우의 입을 빌려 감독으로서 영화인으로서 포부와 다짐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것, 클래식 음악, 후반기에서 주로 등장하는 우쿨렐레풍 기타음악 등이 있다. 신31인가에서 다른 이들 점심 먹으러 갔을 때 한림항 배경으로 김민희와 박미소가 대화하면서 그러한 감독으로서 영화를 어떻게 만들겠다는 다짐을 드러내는데, 계획하지 않고 우연한 상황 속에 마주치는 장면을 사진처럼 찍겠다고 한다. 루크레티우스가 에피쿠로스를 경유해 제안한 원자의 예측 불가능한 궤도 이탈을 이르는 클리나멘 같다.
똑바로 떨어지던 원자가 아주 미세하게 빗겨가며 다른 원자와 우연히 부딪히는 마주침.

이번에도 혼자 모든 작업을 다했는데 사운드믹싱이 부족해 두 장면에서 대사와 음악이 섞여 뭉개져 들린다. 두 번째 막걸리 술자리도 왼쪽 사람들만 초점이 안 맞는다.
포스터의 해먹 위에 누워 쉬는 장면은 박미소 배우의 작중 캐릭터가 쓰는 우울증 극복을 위한 2층 미술작업실이다. 이 장면에서 해먹에서 테이블에서 엄마에서 다시 해먹까지 네 번 패닝한다.

또한 영원이라는 말에서 미끄러져야한다는 라깡적 대사를 들었다.

대화가 어색한데 엄마는 아주 어릴 적 시절만 기억하고 최근 일은 모른다. 엄마는 펜션도 있고 인스타 유명 밥집도 운영하고 하얀색 벤츠 C클래스를 타고 다니며 딸에게 물려주려고 300평 나대지를 구매해두었으나 외로워 보인다.

에릭 로메르와 프랑스 누벨바그가 홍상수를 통해 계속 이어진다 생각했다. 남송 주자학 계승자로서 조선처럼. 본토인 중국에서는 송명시기 신유학이 청 고증학으로 바뀌고 말씨도 만주어와 동북얼화가 섞이지만 한국은 당나라 행정 율령 도입시기 한자발음 그대로 (일본은 불교는 오음 양음도 함께 유지해서 불교용어는 읽는 방법이 다름. 대표적으로 건립이 켄리츠가 아니라 콘류), 주자학을 그대로 계승하고 발전시킨 것처럼, 유럽 현지에선 누벨바그가 다른 영화사조로 흘러가지만 한국에 이식된 홍상수의 소셜코멘터리형 누벨바그는 지속된다

시간이 좀 지나 나머지는 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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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클랙슨은 강아지의 짖는 소리와 같아 소리의 강도와 빈도와 상황에 맞게 해석해야한다.

경고인지 반가움인지 주의하라는 말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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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기반으로 허구를 창작하는 픽션에서 대기업, 은행이름, 교명, 인명이 나올 때 현실에 있을 법하지만 실제로는 없는 이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재벌집막내아들에서 진회장의 명대사 "내가 제일로 사랑하는 자식이 누군지, 니 모리나? 순양이다!"가 "욜뢍뛟꿱이다!" 라고 하면 이상할테니까.


한국대, 대한은행은 차별점이 없고 안일하다.


예컨대

퀸즈그룹 (눈물의 여왕)

순양, 대영 (재벌집 막내아들)

장가 (이태원클라쓰)

주남대병원과 주남대학교 (SKY캐슬)

원인터내셔널 (미생)

홍성그룹, 한경은행 (로또1등도 출근합니다)

성진그룹 (황금의 제국)

효원그룹 (마인)

신화그룹 (꽃보다 남자)

정인은행 (머니게임)

한조그룹, 상화건설 (비밀의 숲)

미래자동차그룹, 한결은행 (내부자들)

가 있고


황석영의 소설 <강남몽>에는 대성백화점이 붕괴하고 (실제론 삼풍백화점)

중정부장 이후익(이후락), 육군 특무대장 김창수(김창룡), 이희철은 이철희, 장영숙은 장영자으로 앞뒤를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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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고 보았으나 쓰지 못하고 넘어간 것들


오사와 마사치의 <사회를 사고하는 법>
제임스 로젠퀴스트의 콜라쥬, 드로잉, 회화
<시간 여행자를 위한 중세 사전>
레이철 매도의 <아메리칸 파시스트>
장은별의 위즈덤 하우스 판타지 문학상 어린이부문 수상작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존재들을 위한 여행사>
타나카 타츠야의 <관점의 기술>
한국서양중세사학회 기획 <유럽의 도시에서 중세사읽기>
이윤 리 <자연의 것들은 그저 자란다>
리잉디의 <탈주자들>
임마누엘 토드, 오드리 탕, 모니카 토프트의 대담 <2030: 다가오는 세계>

<원피스 필름 레드>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
<경주기행>
<당신이 영화를 그만두면 안 되는 30가지 이유>
연상호의 <실낙원>
K-애니 허범욱 감독의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와
안재훈 감독의 구병모 소설 원작 <아가미>
홍상수 감독의 35번째작 <눈 둘 데가 없네>
이냐리투 감독의 <디거>
티빙 드라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한창록 감독의 <충충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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