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어제 드디어 이십도 이하로 내려가 선선해져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가을이 왔다는 느낌을 받은
어느 깊은 백로(9.7)의 밤

잠에서 깨어난 집사가 울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야옹이가 기이하게 여겨
집사에게 물었다.

˝무서운 꿈을 꾸었느냥?˝
˝아닙니닷˝

˝슬픈 꿈을 꾸었느냥?˝
˝아닙니닷. 밀린 책을 다 읽고 밀린 글을 다 쓰는 달콤한 꿈을 꾸었사옵니닷˝

˝그런데 왜 그리 슬피 우느냥?˝

집사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나지막이 말했다.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옵지용˝

혹시 냥냥펀지가 날라올까 깨물까 전전긍긍 두려워하던 집사를
야옹이는 한참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닥치고 쓰너라˝

˝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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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에 일반적으로 붙여진 명사가 아닌 다른 지시값을 준다는 말씀에서 옛날에 읽었던 어느 소설이 생각나네요! :)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무료하고 침울한 일상에 지친 노인이 책상을 양탄자라 부른다든지 하는 식으로 주변에 있는 사물의 이름을 원하는대로 바꾸어 부르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스위스 작가 페터 빅셀의 소설이이요 아마 책상은 책상이다 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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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군립미술관 여름 기획전시 단체전 순간의 지층에 다녀왔다. 지하에서 하는 이성근의 개인전도 흥미로웠다. 전시장 한 섹션에는 김기창의 생동감있는 말과 이중섭의 힘찬 황소의 표정이나 움직임을 더 과장되게 희화화해 차별점을 둔 그림이 있고, 한쪽에는 몬드리안의 추상, 피카소의 입체, 카드리안 말레비치의 기하학 조형이나 키리코의 마네킹 같은 얼굴, 혹은 페르낭 레제를 레퍼런스로 삼은 작품이 있다.

송수련의 작품은 정말 오랜만에 보았다.
김정옥의 물, 비늘, 껍질(2020)에 묘사된 어망 속 가득잡힌 물고기 드로잉은 최근 생태장애학 관련 책을 읽고나니 달리보인다.
최정유의 순백색 스테인리스 강선을 사용한 조각 작품(2007)은 글자가 각인돼있다.
표찬용의 장맛비(2015)는 아들을 모티프로 만든 청동풍 동상인데 몸통이 비어있다.
정학현의 사람의 세상(2026)은 스틸프레임으로 액자에 해당하는 작품의 윤곽과 내부의 드로잉선을 합치시키고 물이나 공기 등 유체를 딱딱한 금속으로 표현해 특이하다.


모바일 리플렛
http://newindependant.com/layered-moments.html#t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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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이상현상 연구원
최인서 지음 / 다이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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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입력이 좋고 공문서 지침서에 필기를 읽는 재미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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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인간
아베 고보 지음, 이선윤 옮김 / 고트(goat)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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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겉면은 책의 주 소재인 골판지 상자에 맞게 갈색 마분지 질감 커버로 감싸여있고, 앞면 상단에 상자인간의 엿보기 눈 구멍처럼 눈이 뚫려있다. 언뜻 두 눈동자 같기도, k k라고 쓰여진 것 같기도 하지만 커버를 벗겨 안을 보면 상자 상箱의 대죽 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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