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서울 오인환 장서영 타이틀매치가 열렸다. 북서울시립 타이틀 매치는 작가 선정도 좋고 DP도 좋아 항상 기대된다. 지난 장영혜 중공업/홍진훤은 오랜만의 전시이기도 했고 노동과 수행은 비평적으로도 의미있었다.

오인환은 이전의 향 작품으로 올해 초 아트선재에서 먼저 접했다. 그의 작품의도는 작가의 성정체성을 빼고 해석이 어렵긴 하지만, 주어진 시스템에 저항하고 교란하고 탈주하며 의도적으로 에러를 일으키는 존재로서 예술가에 주목했다는 북서울 전시의 테마로도 충분히 읽어낼 수 있어 좋았다.

하나의 해석이 지배적인 프레임이 되어 강요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그런 접근은 다양성을 거부한다는 점에서 비예술적이다. 같은 맥락에서 오인환의 작업도 퀴어로만, PKM 이근민의 장기그림도 정신병으로만 환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반 고흐의 흐르는 소용돌이의 붓질을 조현병으로, 쿠사마 야요이의 점을 강박증으로만 고착시킨다면 유체역학의 시각화나 양자역학으로, 신경다양성으로 독해할 가능성을 앗아가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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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랍풍토기 - 캄보디아, 1296-1297년, 개정2판
주달관 지음, 최병욱 옮김 / 산인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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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던 한자 용례를 알게되어 좋았다.

단지 아쉬운 갓은 앙코르와트를 건설한 인물을 중국 주대에 기계 제작에 비상했던 인물인 로반魯班이라고 해서 길게 볼멘소리를 내는데 힌두교의 신의 건축가이자 시바의 동생인 비시누카르만이라는 다른 주석가들의 말이 맞고, 아마 주달관은 중국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크메르 신화의 건축신 대신 중국인에게 가장 익숙한 발명가 노반의 이름을 빌려 번안했을 뿐인 것 같다

음차가 아니라 중국으로 치면 노반 같은 존재가 지은 묘라는 뜻으로 기록한 것 아닐까. 역자는 ‘얼토당토 않은 .. 도사리고 있는 심리.. 경외와 질시의 염이 복잡하게 얽혀져서 만들어낸 의도적이기도 하고 비의도적이기도 한 왜곡..‘p53 운운하는데 이 부분은 다소 과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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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출판사가 항상 그 특유의 큰 명조체 폰트에 일관성있는 마분지 질감 표지에 편집디자인과 서지사항도 늘 비슷했는데 언젠가부터 과거와 탈피하고 변화를 좀 주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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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비교 도감 - 서로 닮은 식물을 한눈에 비교하며 식물과 친해져요! ㅣ 보고 느끼는 도감
윤주복 지음 / 진선아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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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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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위촉오, 스타크래프트의 테란-프로토스-저그 삼각관계처럼 국제정치학에선 세 핵심 패러다임이 있다.
힘과 국익을 중심으로 냉혹한 무정부 상태의 국제 질서를 바라보는 현실주의(Realism)와
제도와 협력을 통해 국가 간의 갈등을 극복하고 평화를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 자유주의(Liberalism)와
문화, 정체성, 상호작용에 의해 국제정치의 규칙과 위협이 사회적으로 형성된다고 주장하는 구성주의(Constructivism)가 그것이다.

참고로 이때, 문학, 미학, 철학, 미술사학에서 말하는 있는 그대로를 묘사하는 리얼리즘/사실주의와
법경제학에서 말하는 책의 이론이 아닌 사회적 실제를 말하는 사실주의와
철학에서 인식과 무관하게 객관적인 존재가 있다고 믿는 실재론과
미디어학, 아트앤테크놀로지와 공학에서 말하는 시청각적으로 핍진하게 구현하는 리얼리즘과
정치외교학에서 말하는 힘밖에 없는 냉혹한 국제정치판을 의미하는 현실주의는 모두 같은 단어를 다른 학술적 맥락에서 사용한다.

그런데 이제 군사력만 중요시 여겨지는 오늘날의 국제정치에서 이런 삼각관계 외교론의 패러다임이 이제 틀렸다고 외교정책지(포린 폴리시)의 칼럼은 말한다. 이론과 현실이 따로논다는 것이다. 특히 현실주의가 현실설명력이 없으니 학자들은 현실주의 이론을 보완하고 업데이트해야하며, 그만 다음 세대 학생들을 가스라이팅하라고 강하게 외친다.

왜 현실주의 이론은 현실을 설명하지 못하는가? 워싱턴 정계가 이론의 정반대로 갔기 때문이다. 칼럼을 쓴 이는 이렇게 일갈한다.
현실주의 이론에 따르면 핵무기는 방어용으로 최소한의 제2격 핵억지력만 적당히만 있으면 된다고 했지만 미국 정부는 경쟁국을 압도하는 최강의 권력을 쥐고 핵 우위를 가지려고 질주했다.

현실주의 이론가들은 테러리즘을 막고 핵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했으나, 미국 정부는 비용이 얼마가 들든 그 극단적인 조치들을 그대로 강행했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이란 전쟁까지 폭주하며 돈과 피를 뿌리고 있는데 가성비와 효율성을 따진 이론의 소구력은 어디로 간 것인가

대만,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같은 취약한 최전선 국가들을 지원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현실주의 이론은 진단했지만 미국 정부는 정반대로 행동하며 이 국가들에게 천문학적 비용을 지원해 지정학적 화약고의 난제에 얽혔다.

저자는 나아가 이렇게 말한다. 관료 등 정책 입안자들은 현실주의 학자들이, 비록 현실정책에는 쓸모없을지라도, 학계 내에서만큼은 중요한 이론적 기여를 하고 있을 것이라 막연히 짐작한다.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이론이지만 대학교수들이니 학문적으로는 대단한 걸 연구하고 있겠지, 라며 좋게 생각해준다.

하지만 현실은 폭망이다. 현실주의자들이 학문적 성과도 못 내고, 현실정치인들에게 삿대질만 하며 실제정책입안에도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실 현실주의자들은 학문적 깊이와 정책적 유용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둘 다 잡으려다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되었다. 둘 다 실패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마치 비행기가 왜 날아다니는지 분노하며 우기는 물리학자들과 같다(physicists angrily insisting that airplanes should not fly)

이 마지막 블랙유머가 정말 재밌다. 현실주의 외교론을 주장하는 학자의 무능함과 아집을 비행기를 부정하는 물리학자에 빗대어 비꼬았다. 비행기가 나는 원리를 설명해야 하는 물리학자가 비행기가 날아다니는 현실을 보고 자기 이론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내 이론이 맞고, 저 비행기가 잘못 날고 있는 거야! 비행기는 날면 안 돼!, 라며 화를 내는 꼴과 같다.

다시 말해, 국제정치학자라면 실제 국제 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설명해야 하는데, 자기들의 낡은 이론에 현실 세계가 맞춰지지 않는다고 오히려 현실을 부정하며 징징대고 있다는 뜻이다.

https://foreignpolicy.com/2026/08/19/realism-international-relations-power-america-cold-war-hegem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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