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칼더의 모빌과 연극성에 대해 학위논문을 쓴 아라님께 매년 이맘 때 아트나인에서 하는 아녜스 바르다 기획전 영화 <이삭줍는 사람들>이 농산물과 폐기물 수집문화로 추천해드렸는데 이 전시도 추천해드려야겠다.


경리단길 이 일대에 P21말고도 10년 전엔 방배까페거리에 있다가 서촌으로 갔다가 용산 회나무로 온 스페이스윌링앤딜링을 포함해 휘슬, 상히읗이 있다


참가 작가는 다 어디에서 보았던 방귀 좀 뀌고 힘 깨나 쓰는, 내로라하는 핫한 전문가다


이를테면 잠깐 생각해봐도

권오상은 송지오, 리움, 강남역에서

듀킴은 CR콜렉티브, 서울시립난지스튜디오전에서

임민욱은 성북 BB&M, 안산 경기도미술관, 광화문 일민에서

오종은 이태원 뉴스프링, 평창 누크갤러리에서

양정욱 국현미 작가상, 어린이미술관에서

오묘초 서울시립에서

윤지영 국현미 작가상, 원앤제이에서 보았다


@p21.kr님의 이 Instagram 게시물 보기: https://www.instagram.com/p/DYzDYJek-SB/


사진은 P21 공식사이트, 찍은 사람은 이의록


아래는 전시 소개글


https://p21.kr/exhibition/Balance_in_Motion/installation


전시의 형식적 출발점은 모빌이다. 1931년 알렉산더 칼더가 공중에 매달려 바람에 반응하는 조각을 선보이면서 조각을 받침대에서 해방시킨 이후, 모빌은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 움직이는 사건으로 조각의 개념을 확장해왔다. 


이번 전시는 그 형식을 빌려 구현모, 권오상, 김민애, 듀킴, 로와정, 문이삭, 안태원, 양정욱, 오묘초, 오종, 윤정민, 윤지영, 이동현, 이동훈, 이은우, 임민욱, 최하늘 17인이 각자의 방식으로 '움직이는 균형'에 응답한다. 아트 어드바이저 채민진과의 공동기획으로 이뤄졌다.


17개의 작품은 서로 다른 무게와 재료, 속도와 리듬으로 공간을 채운다. 오종은 최소한의 재료로 공간의 미세한 조건에 반응하는 조각을 선보이며 빛과 그림자, 입체와 평면 사이에서 시적인 경험을 만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사당역에 있는 남서울미술관에 다녀왔다. 최근 2년 동안 지점을 2곳이 내 서울 전역에 문어발식으로 프랜차이즈 확장을 성공한 서울시립미술관의 남쪽 분관이다. 창과 아치는 르네상스식이고 기둥은 이오니아식인 2층 석조 건물로, 구 벨기에 영사관으로 사용되었다. 아래에는 권진규 조각가가 장기 입점해 있고 윗층이 기획전이다. 원래 디벨로퍼도 신축건물 지으면 사람의 눈높이 있어 얼굴격인 1층은 까페나 굿즈숍, 2층이 거주 혹은 순환업종이다.


서소문본관, 북서울, 남서울, 서서울, 창동사진, 평창아카이브가 있다. 여의도에 세마벙커가 있었는데 없어졌고 난지스튜디오는 작가 레지던시다.


서울미디어시티 비엔날레 사전(pre)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휠이 2개 달렸다는 바(bi)이시클과 같은 접두어를 공유하는 비(bi)엔날레는 2년마다 한다는 뜻인데 본편을 예고하는 맛보기 프로그램을 중간에 넣어 사실상 매년한다.


사전 프로그램이니만큼 대규모로 하지 않는다. 2년 전엔 바로 그 세마벙커에서, 4년 전엔 남서울 여기서 했다. 


동선은 신기하게 예술의 전당과 합이 좋다. 남부터미널역에 내려 그 짧은 거리를 힘들게 버스환승해서 올라가느니 남서울을 들렸다가 버스타고 예전 사거리에 내려 지하보도 서리풀을 포함해서 가는게 좋다. 영국 V&A뮤지엄 분관 MOU 체결한다는 기사가 있었으나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다.


특이하게 앞마당에 텐트를 3대 치고 그 안에 해녀영상을 상영 중이다.


네덜란드 판화 같은 우정수의 2026년 커미션작, 아마도, 백남준에서 봤던 한우리 영사기 같은 닐탐롱의 영사기, 최만린같은 옛 조각가의 조형성이 엿보이되 물성은 현대적 3D프린트로 한 황수영의 작품, 이이남의 디지털 산수화 같이 수직성이 강조된 스크린에 자연이 투사된 제시천 작품도 있다.


최찬숙과 이정우의 영상이 흥미로운데 다 보면 1시간 반걸린다.


-

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사전프로그램(프리비엔날레)

2022.07.21 – 2023.01.29


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사전프로그램(프리비엔날레)

2024.07.16 – 2024.07.2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소주안주의 지금 마시러 갑니다 - 술맛 나는 노포부터 숨은 맛집까지 전설의 안주 열전
남형욱(소주안주) 지음 / 클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디자인 컨셉이 좋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난 번에 넷플 일드 <지옥에 떨어집니다>에 대해 쓰면서 <국제시장>같이 한 사람의 생애를 두고 현대 경제성장사를 일별하는 재미가 있다고 했는데 댓글에 <파친코>가 생각난다고 누군가 달았다. <파친코> 보려고 마음먹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가 보았다.


<파친코> 시즌2는 아직 보지 않았다. 시즌1는 2022년 상반기에 나오자마자 애플tv에서 보았는데 UI가 완성되지 않아 플레이하는데 기술적 결함이 조금 느껴졌던 것이 기억난다. 지금은 티빙에서 볼 수 있다.


영화를 볼 때 흥미가 가거나, 먼저 알게 되거나, 구할 수 있는 버전부터 보는 편이라 가끔 시리즈 순서가 뒤죽박죽이 될 때가 있다. 그럴 땐 다 보고나서 재음미하면서 내용을 재구성한다.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 예컨대 아오야마 신지의 기타큐슈 3부작을 거꾸로 새드베케이션(2007)→유레카(2000)→헬프리스(1997)순으로 보고,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코케르 3부작을 섞어서,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1992)→올리브 나무 사이로(1994)→친구의 집은 어디에는가?(1987)순으로 보았다.


현대미술 전시장에서 정시에 상영되는게 아니라 계속 상영되고 있는 영상작품을 볼 때와 비슷하다. 중간에 시작해서 결말을 보고 도입을 보게된다. 모든 작품을 첫 시작을 기다리다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말 것이다. 그래서 앉아서 일단 보기 시작한 후 나중에 머리에서 짜맞추는 경험을 하다보니 형식적 순서에 별 의미를 두지 않게 되었다.


파친코 시즌2를 보기 전에 시즌1을 복습했다. 시즌1을 보는데 1-3의 서정적 연출과 달리 4화에서 갑자기 연출적 감각이 달라지는 게 눈에 들어왔다. 2022년 이후 다시 보니까 디테일이 보인다. 지난 4년간 매일 최소 영화 1편을 보려고 노력을 경주해 2천 편 이상의 경험이 쌓이니까 예전과 달리 눈에 밟히는 부분이 있었다.


예를 들어 고한수가 선자를 벽에 밀치며 위협하는 세 컷,성악가 죽음 연출, 배 안의 촬영구도, 지하 교회의 유리창에 밖의 아이들 모습이 일렁이는 광원효과 등 갑자기 4화에서 너무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래서 왜 감독이 이런 선택을 했을까 하면서 찾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감독이 바뀌었다. 1-3화는 <콜럼버스> <애프터앵>을 연출한 코고나다였고 4-6화는 저스틴 전이라고 한다.


특히 4화의 마지막은 특이하다. 사실상 미국 인디 성장영화의 연출적 문법을 차용했다. 중요한 계약을 파토내고 자리를 박차고 나와 비를 맞으며 달리다 도쿄 지하철 앞 버스킹 밴드의 락에 맞춰 정신없이 춤을 춘다.


아마 미국관객은 이 장면을 정서적 해방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연출이라 생각하겠지만 동아시아인은 너무 서구식 감정 투영 같다고 생각할 것이다.


동아시아 (역사)드라마에서는 캐릭터는 늘상 참고, 감정을 삭히고, 울고, 침묵하고, 책임을 끝까지 견딘다. 그런 전근대적 감성을 상징하는 선자 엄마와 선자의 모습이 나오다가 갑자기 현대 도쿄에 사는 출세 지향적인 솔로몬이 할머니의 마음과 교감한 후 계약을 망치고 거리로 뛰쳐나가 신체를 해방시켜 역사적 리얼리즘보다 현대적 개인의 모습을 드러낸다. 의례, 문화, 분위기에 억압된 존재가 잠시잠깐 자기 몸의 주인이 되는 순간이다. 이 장면에서 특히 감독이 한국-미국 두 문화권을 오가는 디아스포라 미국인 시선을 강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한국인은 너무 미국적이고 어색하다고 생각할 것이고, 미국인은 한국적이다가 드디어 미국 인디감성이 나온다고 생각할 것이다.


파친코 원작(영어) → 드라마 시즌1 → 파친코 원작(우리말) 의 순서로 보았다. 그리고 이제 드라마 시즌1을 한 번 복습하고 시즌2를 본다. 이민진 작가의 어메리칸 학원도 곧 나온다고 들어서 때마침 잘 되었다.




그리고 솔로몬이 할매집에 가서 보는 책 이름은 ローレンバコール 私一人 Lauren Bacall의 By Myself로 주제를 암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가 사랑한 책 - 함께 읽고 말할 때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
김혜리 지음, 신형철 외 인터뷰이 / 부기우기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후감이 아니라 독후담, 책 얘기하는 책이다. 신형철과의 대담이 전진배치된 것은 현명한 선택. 얘기가 끝이 나지 않길 바랬다. 소재도 다채롭고 문체도 개성있다. 특히 책의 물성p160 안일한 결론내리지 않고 함부로 낭만화하지 않고p208 불안의 영속화p230 사진 믿음 조류 삽화p317-8가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