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은, 임지선 감독의 <성적표의 김민영(2022)>의 오빠 군대간 김에 얹혀사는 서울 셋집 장면에 성북구 구세군교회가 보인다(사진1). 2021년 7월 철거된 재개발 구역이다.(사진2) 혜화 낙산공원과 한성대 부근으로(사진3), 2027년 4월 창경궁 롯데캐슬시그니쳐 부지 인근이다. 작품을 찍었을 때는 존재했으나 지금은 사라졌다.


이렇게 영상에서만 다시 볼 수 있는 재개발 지역이 많다. 미술전시로 예시를 들면 경기도 미술관에서 본 임민욱 작가의 작품도 재개발 부지를 담았고 캠코더에 담긴 그 거리는 이제 실제로 다시 볼 수 없다. 특히 서울시립미술관과 대전시립미술관 등 국공립미술관에서 재개발 도시공간을 다룬 작품을 자주 볼 수 있다. 수원시립미술관과 박물관도 지금은 없는 산업화 이전 아직 조선적 감각이 지속되고 있는 수원을 볼 수 있다. 국제적으로 보자면 베이징 후통이나 홍콩 구룡성채, 도심에 있던 홍콩공항도 영상에서만 볼 수 있다.


영화에선 대학을 가지 않은 주인공이 서울 친구집에 놀러온다. 오빠가 군대간 김에 들어와 사는 서울 셋집인데 궁금해서 입어 본 과잠 뒤를 보니 삼육대 간호학과라 쓰여져있고 서가에도 보건학 관련 책이 꽃혀있다. 아마 6호선 보문역이나 창신역으로 내려와 태릉쪽 상행선으로 이동해 등교했을 것 같다.


감독의 <성적표의 김민영> 다음 단편으로 넷플에서 올라 온 미장센 영화제 출품작 <헨젤: 두 개의 교복치마(2024)>가 있다. 이전에 한 두 문단으로 다룬 적 있다.

https://blog.aladin.co.kr/797104119/17027259


임지선 감독은 어쩌면 포스트 윤가은 감독일지도 모르겠다. 청소년의 삶을 핍진하게 카메라에 담는 방식이나 캐릭터 디자인과 주제가 비슷하다. 청소년과 소통은 타고난 재능이 필요하다. 다만 전자가 더 독특하고 비전형적이다.


철거사진2 출처 다음카페

https://m.cafe.daum.net/youngchuncorps/EvBj/3?listURI=%2Fyoungchuncorps%2FEvB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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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자전거, 자유 - 자립의 도구, 불확실성을 다루는 기계,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관문
마리아 E. 워드 지음, 이민경 외 옮김, 앨리스 오스틴 삽화 / 유유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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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공학, 생리학이 담긴 건조한 문장을 단아하고 따스하고 섬세한 표현으로 서술해서 참 편안하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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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스러운 돌봄 - 잘 키우려 할수록 나빠지는 불행에 대하여
신성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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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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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 엊그제 올라온 26년 봄 문화 프리뷰 기사에서 TV, 연극, 댄스, 영화, 전시 등에 대해 소개했다. 이중 내가 관심있는 영화와 미술전시를 읽다가 표현이 인상깊어서 가져와 설명한다. 솔직히 뉴요커 정갈한 문단에 감각적이고 뉘앙스가 풍부하면서 응축적이 표현 정말 잘써서 읽으면서 짜증난다 너무 질투햇!


출처 : https://www.newyorker.com/culture/goings-on/spring-culture-preview-2026


1. 미술분야 봄시즌 기대전시

뉴욕 멧 라파엘, 뉴뮤지엄 재개관 뉴휴먼전(히토슈타이얼 막스에른스트), 모마 프리다디에고전, 뒤샹전, 모마 5주년 중견작가 단체전(53명), 휘트니 비엔날레를 꼽았다.


좋은 표현

서두에서 : "This spring is an exciting season for acolytes of contemporary art, because two of New York’s most important recurring survey shows will align, giving viewers a chance to engage with a broad swath of new work."

올봄은 현대미술의 열성 추종자들에게 무척이나 설레는 계절이다. 뉴욕에서 가장 중요한 정기 기획전 두 개가 같은 시기에 맞물려 열리기에 관람객들은 방대한 범위의 신작을 폭넓게 접할 기회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1) a broad swath of NY

스웨스는 낫을 한 번 휙 휘둘러 베어나간 한 줄기 자리를 말하는데 뉴욕의 구역화된 거리를 시각화면서 넓은 영역이라는 의미를 전달한다. 뉴욕 여러 곳, 광범위한 뉴욕시가지에서, 정도로 풀 수 있는 말이다. 깔끔하고 괜찮은 표현.


2) acolytes of contemporary art 현대미술 다니는 사람, 열성추종자

학생, 제자 동의어로 pupil도 있고 disciple도 있는데 디사이플은 약간 그리스도적 느낌의 사도다. 한편 애콜라이트는 일본 zen이나 스타워즈와 언급되는 경우가 많고 명상적이고 동양적인 분위기를 풍겨 미술전시를 조용하지만 열정적으로 보는 사람을 수식하기 좋은 표현이다. 스승 관계를 함축할 수도 있어 열성 추종자+문하생의 느낌. 이정재가 스타워즈 시리즈 출연했을 때도 제목이 애콜라이트였다.


3) recurring survey shows는 명사구로 반복되는(리커링) 서베이 쇼(개괄, 개설하며 폭넓게 조망하는 전시)라는 뜻이다. 뒤에 will이라는 조동사(modal verb)가 나왔으므로 동사일리가 없다. 한 세트의 명사구다. 주기적으로 돌아오고 반복 개최되는 정기 동향전 정도의 의미다.


다른 단락에서

3) 뉴욕 멧에서 하는 라파엘전은 일생일대의 기회(once-in-a-generation opportunity)라고 하는데 문단을 깔끔하게 It’s worth braving the crowds for this one(인파를 무릅쓰고라도, 사람이 붐비는걸 감수하고라도 볼 가치가 있다)라고 맺었다.


brave는 형용사로서 용감하다, 지만, 동사로서는 위험이나 불쾌함을 무릅쓰다, 감수하다라는 뜻이고 brave the snow(눈보라를 맞서다) 같은 식으로 쓰인다. 영문학에서 종종 등장하는 진짜 글맛 있는 표현이다.



2. 영화분야 올봄 기대작


“The Devil Wears Prada 2” (May 1) boasts many of the same actors from the first installment—including Meryl Streep, Anne Hathaway, Emily Blunt, and Stanley Tucci—along with new ones, such as Simone Ashley, in a comedy about a fashion magazine’s efforts to cope with new media.

5월 1일 개봉하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패션 잡지사가 뉴미디어 환경에 적응하려 애쓰는 과정을 그린 코미디로, 1편에 출연했던 훌륭한 배우들(나열 생략, 다들 아는 이름들이므로)을 대거 재등장시키면서 시몬 애슐리 같은 새로운 배우들도 등장시킨다.(문장 순서 재조정)


여기서 boast는 뽐내다, 자랑하다가 일차적인 어의고, 나아가 자랑할 만한 무언가를 갖고 있다, 라고 푸는데 문맥에 따라 탄력적으로 번역한다.


시즌1에 출연한 훌륭한 배우들을 자랑하다, 라고 직역하기보다 더 적절하게 풀 수도 있다.


1편 배우들이 훌륭하다, 자랑할만하다라는 점을 관형격으로 수식하고

boast.. from을 살려 재기용, 대거 재등장하다라는 용언으로 바꾼다. 이렇게 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위처럼 바꾸었다.


이때, first installment는 1차 납입금, 할부금 1회차 정도의 뜻인데

첫 번째 영화first film나 시즌1이라고 밋밋하게 쓰지 않고 시리즈 프랜차이즈의 연속성을 의미하면서 영화업계의 상업성을 표현했다.재밌고 적절하다.


3. 뉴요커에서 언급한 봄시즌 영화 기대작품 중에 중동 지역 작품이 많다. 정치적 문제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들어올까? 깐느 경쟁분야 출품작은 가능할 수도.


아랍어와 현대 히브리어가 음성으로 들리는 영화다. 같은 아랍어라도 ㅈ를 ㄱ로 발음하는 이집트 구어와 20세기 초 팔레스타인을 배경으로 단아한 영국억양과 요르단쪽 레반트 구어(샴 암미야)가 공존하는 작품은 귀 밝은 이에게 달리 들린다.


1)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전기영화 Eagles of the Republic (4월 17일)

 - 굿뉴스 느낌. 감독은 스웨덴인 Tarik Saleh. Abdel Fattah El-Sisi에 대한 바이오에픽.


https://youtu.be/fdCVRcZ4x4c


2) 이스라엘 텔아비브 작곡가 겸 뮤지션이 가자지구 점령에 대한 찬양가를 의뢰받은 스토리의 풍자영화 Yes (3월 27일) Nadav Lapid 감독.

 - 풍자극이 아니었으면 제작, 개봉이 어려웠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궁금해서 트레일러를 보니 EDM이 들리는데 지난 2023년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 노바 음악축제를 기습해 납치해 간 사건이 떠오른다.

https://youtu.be/-1onUOERhXo?si=HoRI3PsITZEC_3Tk


3) 1936년 영국점령시기 팔레스타인의 한 마을에 유럽에서 온 유대인 난민이 도착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Palnestine 36 (3월 20일) Annemarie Jacir 감독. 역사드라마.

 - 웅장한 오케스트라 배경의 다키스트 아워같은 영국시대극, 현대역사물 좋아한다면 좋아할지도

https://www.youtube.com/watch?v=wWtwnae_5UI


4. 서브스턴스때문인지 바디호러도 인기를 끈다.

The fraught bonds of parents and children get a varied workout. Julia Ducournau’s “Alpha” (March 27) is a body-horror drama about a teen-age girl (Mélissa Boros) who, as a result of a tattoo, may have contracted a mysterious disease that her mother (Golshifteh Farahani), a doctor, treats. 

귀찮아 번역 생략. 


중세와 달리 아무도 신체훼손하지 않고 안전한 집에서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현대에 바디호러 픽션을 본다.

유복한 금수저 작가가 끔찍한 그림을 그리고 찢어지게 가난한 작가가 아름다운 판타지를 그리는 것과 비슷하다.


5.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원작기반 애니메이션 (5월 1일)도 눈에 띈다. Andy Serkis 감독.


동물로 은유해서 느슨하고 얕게 미국정치를 풍자하는 시의적절한 영화다. 영화개봉시점의 정치현실을 풍자하는 촌철살인 애니다.


극단주의 정치 시대다. 이런 숨막히는 시대야말로 마치 왕정의 광대처럼, 은유와 해학이 넘치는 풍자극이 조명받는다고 생각한다. 현실도 너무 각박하고 사람들이 양극화되어 싸우는데 픽션에서 마저 첨예한 문제를 다루고 싶지 않은데 그렇다고 너무 판타지로 현실도피하고 싶지 않다. 뜨거운 머리를 식혀주며 해학으로 웃게해주고 위트로 긴장을 풀어주면서 약간의 교훈을 남기는 이솝우화 형식이 마치 더위 먹은 자에게 찬물을 촥 끼얹어주는 것 같아, 앞으로 이 뜨거운 병오년과 뜨거운 기후변화의 시대와 뜨거운 화9운의 시대에 필요한 것이라 생각하다. 그래서 지난 포스팅에서 장항준 감독이 3.1 운동 배경으로 웰컴투동막골 풍의 영화를 만들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ttps://youtu.be/g8wLmj9SiKM?si=uWLTo5l6H4mdytX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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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문서 추천을 받아 조금 넘겨가며 빠르게 읽어보았는데 AI 환경파괴 이슈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인용참고)


문득 데이터센터는 AI의 수도원같다고 퍼뜩 느꼈다. 오늘의 아무말 대잔치가 시작될런가보다. 뭐가 비슷한가. 수도원에서는 인간이 기도하고 데이터센터에서는 기계가 연산한다. 침묵 속에. 끊임없이 반복해서 작동한다. AI의 litany연도는 기계음이며, 기도서는 깃허브라. 현실 속에 드러나 보이지 않으나 세계를 지배한다.


문서 자체의 성격도 생각해본다. AI 진단서라는 외피를 입었으나 해석학적 주권은 신학에 있다고 일갈하는 선언서처럼 보인다. 윤리학적 권력문서라고 할 수 있을까


안티쿠아 노바문서 3항에서 AI가 공공 광장에서 진리의 위기(crisis of truth)를 만들 잠재적 위험성을 지적한다. 으레 인공지능을 거짓말하는 기계로 생각하지만 정확히는 의미를 무한히 재조합해 양산하는 장치라고 생각한다. 하늘에 닿고자 증식하는 고대의 바벨탑의 컨템포러리 버전이다. 



로고스의 조화로 구성된 코스모스가 실리콘과 코드의 유니온, 즉 물질과 논리의 조합으로 환원되어 그 안에는 사랑의 의지가 결여된다. 번개를 맞고서도 인간의 욕망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여전히 선악과를 따먹도록 유혹한 뱀이 살아 있다.


그래서 AI가 실제로 위협하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 교회의 해석권이다. 문서는 인간과 지능을 정의하는 권한이 여전히 교회 공동체에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존재론 경쟁 끝에 AI가 지능이라는 단어를 점유하고 지능을 참칭하게 되면 인간의 본질을 데이터와 확률이 규정하게 되고 통계와 알고리즘으로 지능을 판단하게 된다.


신학이 인공지능을 컨트롤하지 못한다면 진리는 계시가 아니라 확률로 전락할 것이다. 권위는 전통이 아니라 알고리즘 신뢰도로 판명될 것이다. 공동체는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가 아니라 플랫폼으로 변모할 것이다. 주인의식을 지닌 관리자로 호명된 존엄한 인간이 기생적 소비자가 된다. 그래서 이 문서의 행간을 읽으면 AI가 신학의 경쟁자로서 경계되는 게 보인다.


AI는 인간을 대체할까? 생성형 인공지능은 인간의 노동이 갖는 의미를 탈각시킬까 AI는 인간을 소외시킬까? 혹은 도리어 인간의 오랜 욕망과 교만을 드러내는 거울은 아닐런지. 


이미 지니고 있지 않은 것은 드러날 수 없다. 인간에게 전능에 대한 부적절한 질투, 예측 가능성이라는 불가능한 욕심, 통제 욕망이라는 불경한 속마음이 없다면 AI가 이를 기술적으로 구현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AI를 통해 비로소 만천하에 낱낱히 드러난 것은 사람의 본질과 추악함 그 자체다. 그 결과 자신 안에 내재된 신적 속성을 고양시키지 않은 채, 열화된 버전만 반복적이고 충동적으로 현현된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성스러움은 이미 세속 안에 배태되어 있는 바... 한 줄기가 빛이 영원한 어둠을 밝히고, 한 줌의 소금이 거대한 바다의 속성을 유지하듯, 단 하나의 사랑이 무한증식하는 거짓의 회오리를 잠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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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번이 인상적이네요 current AI models and the hardware required to support them consume vast amounts of energy and water, significantly contributing to CO2 emissions and straining resources.

좋아요 클릭 한 번으로 촉발되는 전기 신호가 해저 케이블 왔다갔다하면서 바다 온도를 올린다는 책이 생각났어요














질서 있는 사랑을 말한 아우구스티누스라면 기계의 창조세계를 소모보다 중요한 건 인간이 무엇을 더 사랑하는가에 있다 했을지 모르겠어요 우리는 진리를 사랑하는걸까요 아님 속도와 편리를 사랑하는걸까요 AI의 환경파괴문제는 기술문제라기보다 마음의 지향성과 사랑의 질서가 왜곡된 증상일지도요 그러다보며 정보를 자연보다 더 실재적인 것으로 여기게 될지도요


https://www.vatican.va/roman_curia/congregations/cfaith/documents/rc_ddf_doc_20250128_antiqua-et-nova_e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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